눈치보는 나, 착각하는 너 - 나보다 타인이 더 신경 쓰이는 사람들 심리학 3부작
박진영 지음 / 시공사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눈치 보는 나, 착각하는 너>는 '나도 몰랐던 나', ' 이해할 수 없었던 너'를 분석해 보는 책이다.

저자는 인간은 '하드코어한 사회적 동물'이기때문에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사랑을 받기를 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타인의 눈치를 보고, 누군가를 의식하면서 살아간다. 우리의 생활을 되돌아 보아도 많은 부분들이 나의 의지와는 다르게 남의 이목에 신경을 쓰면서 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식이 어떤 대학에 갔느냐? 내가 가지고 있는 명품은 어느 브랜드인가?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몇 평짜리인가? 나의 월수입은 얼마인가? 나의 사회적은 위치는?

이와같이 사람들은 사회 속에서 서로를 의식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오늘날, 사회 속에서 사람들이 서로 부대끼면서 누구나 피부로 느끼는 궁금증을 연구하는 학문이 있는데, 그것이 사회심리학이다. 우리들의 모든 상황, 모든 행동은 사회심리학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사회심리학에서는 우리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연구를 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연구사례들을 중심으로 우리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풀어 나간다.

이 책을 읽다보면 실생활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이 대다수이기에 많은 부분들이 흥미롭게 다가오는데, 그중에는 '아니, 이런 것도 연구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연구사례들도 많이 담겨 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의 심리를 분석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이 책은 4 part로 구성되어 있는데,

part 1 : 나도 몰랐던 나 - 인간관계의 어려운 부분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를 생각한다.

part 2 : 행복에 가까워진 너 - 타인과 좋은 인간관계를 쌓은 후에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기술을 알아본다.

part 3: 이해할 수 없었던 우리 -어떻게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생각한다.

part 4: 상처받지 않고 단단해지는 단계 : 친구관계, 연인관계, 직장에서의 관계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알아본다.

우리는 흔히 남들이 나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한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 그래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데, 실제로는 타인들은 나의 행동에 그리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것은 단지 나만이 가지고 있는 착각일 뿐이다.

그러니, 각자 자신의 고유한 삶의 기준에 따라 산다면 훨씬 행복해 질 수 있다.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늪에 빠져 쓸데없이 괴로움과 열등감에 시달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스포트라이트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가 나오는데, 실제로 존재하지 않고 내 마음 속에만 있는 것 바로 착각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를 바라보는 관점은,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이 있는데, 1인칭 시점은 내가 운전자가 되어 차를 운전할 때 바라보는 세상이다.

그런데 반하여 3인칭 시점이란 카메라를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듯한, 즉, 운전하는 나를 카메라를 통해 들여다 보는 것으로 타인의 시점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런 3인칭 시점은 타인을 많이 의식하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경향이 많으며, 이렇게 자신을 3인칭 시점으로 바라보니, 내 삶의 주인공은 내가 아닌 타인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인간은 사랑하고 사랑받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충족되기 위해서는 좋은 인간관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은 곧 행복의 필요조건이 된다.

배우자나 자식,친구, 동료... 마음이 잘 맞지 않을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때에 우리는 나와 성격이 다른 사람들의 성격을 바꾸어 보려는 노력을 기울인 적이 있지만 그리 쉽게 상대방의 마음이나 행동이 바뀌지 않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성격 = 씨앗'이라고 한다. 성격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많은 부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잘 변하지 않으며, 우리의 행동은 타고난 성격 + 상황에 따라 발휘되는 자기 통제력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이다.

간혹, 너무 가까운 사람이기에 '너희들은 내 마음을 알지?' 라는 착각을 하기도 하는데, 그건 '투명성의 착각', ' 훤히 보인다는 착각'이다. 나도 다 알지 못하는 나를 남이 어떻게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밖에도 part 4에서는 좀더 구체적인 사례들, 흥미로운 사례들이 많이 담겨 있다.

매력적인 이성, 데이트하고 싶은 여성, 운명적인 사랑을 믿느냐, 이상형을 만난다면 좋을까, 상사앞에서 대처하는 방법, 권력 앞에서 살아남기, 상대방 설득하기 등...

이 모든 이야기들이 다양한 연구자료를 토대로 설명된다.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장은,

" 사랑하고 사랑받지 않으면 인생을 잘 살기 어려워진다. " (p. 285)

" 짧은 인생을 풍성하게 살려면 돈이나 명예보다 사람에게 투자하라 " (p. 286) 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와 타인과의 관계에 관한 심리학을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이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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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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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번에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이며 수필가인 '마스다 미리'의 책이 3권이 출간되었다.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 주말엔 숲으로> <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뭐지?>인데,이 3권의 책은 30대 여자들의 일상 속에서 그 소재를 찾았다.

30대 여자들의 결혼, 꿈, 휴식을 다룬 <여자 만화 3종 세트>이다.

얼마전에 그 책 중의 한 권인 <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뭐지?>를 읽었는데, 이 책 속에는 초등학생 딸 리나를 둔 마흔 살을 갓 넘긴 전업주부인 미나코와 리나의 고모인 직장여성 다에코의 이야기가 나온다.

'결혼한 여자들은 그들이 가졌던 꿈을 이루는 것만이 삶의 주인공이 되는 것인가, 아니면 리나의 고모처럼 독신주의자로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삶의 주인공이 되는 것인가 '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리나는 엄마와 고모 사이에서 결혼을 한 여자와 결혼을 하지 않은 여자의 생활과 생각을 엿 보게 되는데, 아직 어려기 때문에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고, 그런 점이 순수한 어린이의 마음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효과를 주고 있다.

어른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 한 마디가 리나의 마음에 와닿으면서 어른들이 찾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리나의 생각을 통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이번에 읽게 된 <주말엔 숲으로>는 직장생활을 하는 여자들에게 휴식이란 무엇인가를 이야기한다.

물론, 직장 여성이 아니라고 해도 삶의 활력소를 얻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하다. 그 휴식을 산에서, 숲에서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결혼을 한 직장여성이라면 휴일이 더 피곤할 수도 있다. 그동안 밀린 가사일에 '휴~~' 한숨이 나올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 속의 3명의 여자는 싱글이다. 주말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얼마든지 살 수 있는.

3명의 친구 중에 하야카와는 영어책을 번역하는 일을 하는데, 어느날 경품으로 받은 자동차를 주차시킬 공간을 찾다가 시골에 가게 되고, '그래 시골에서 살자!' 해서 그곳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번역을 하는 일이니 출퇴근의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때론 시골 생활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그녀의 친구인 마유미는 출판사 경리부에 근무하는 14년 경력의 커리어 우먼이고, 세스코는 자신이 좋아서 선택한 직장인 여행사에 근무하는 여성이다.

그런데, 직장생활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경험한 일이겠지만, 직장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

그것을 날려 버리기 위해서 그녀들은 주말에 시간이 되면 하야카와가 사는 시골을 찾게 된다. 꿈같은 주말여행. 그곳에서 그녀들은 자연을 알아가게 된다.

나무 이름을 알게 되고, 새 소리를 듣고 새 이름을 알 수 있으며, 나무 열매를 보고 그 이름을 알 수 있을 정도가 된다. 그리고 숲에서 함께 운동을 하면서 자연을 만끽한다.

그외에도 하야카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능력을 발휘하여 시골에 사는 사람들에게 강의까지 하게 된다.

조금씩 자연과 친해지는, 그곳의 사람들과 익숙해지는 삶을 보면서 도시인들이 시골로의 이주를 하는 것도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세련되지 않은 듯한, 그리고 최대한 단순하게 그린 듯한 그림이 처음에는 성의없는 그림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마스다 마리'의 만화가 가지는 특색인 듯하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이지?> 에 비하면 내용이 단순하고, 가슴에 와닿는 부분들도 그리 많지는 않다. 그냥 '주말에 어디론가 갈 수 있다면 참 좋겠다'하는 생각이 스쳐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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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
윌 슈발브 지음, 전행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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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 한 마지막 북클럽>을 읽으니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 머리 속을 맴돈다. 너무도 잘 알려진 소설이니 많은 독자들이 읽었을 것이다. 루게릭 병에 걸린 모리 교수가 죽음을 앞두고 제자와 함께 삶과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화요일의 이야기이다.

죽음을 앞둔 스승과 제자, 그 이야기도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불러 일으켰는데, <엄마와 함께 한 마지막 북클럽>은 췌장암 말기의 엄마와 다가오는 엄마의 죽음을 옆에서 바라보는 아들의 이야기이니 읽는 나의 눈가에는 이슬이 촉촉히 맺힌다.

이야기 속의 아들이자 이 책의 저자인 '윌 슈발브'가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기획한 편집장이라고 하니, 두 권의 책이 가지는 의미는 비슷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것은 엄마와 아들이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녀들이 어릴 때에는 부모와 자녀가 책으로 가깝게 지낼 수 있다. 엄마는 책을 읽어 주고, 아이는 엄마의 책 읽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부모와 자녀가 책으로 유대감을 갖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 아들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게 된다. 아들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까지는 아들이 읽는 책은 모두 같이 읽었다. 그리고 나는 내 나름대로 관심있는 책들을 더 읽었다.

아마도 가장 마지막에 아들과 함께 읽은 책은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일 것이다. 그 책을 읽을 당시에 아들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서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할 기로에 서 있었다. 결국에는 같은 길이기는 하지만 약간의 방향 전환이 필요했던 시기였다. 마치 김난도 교수가 자신이 가고자 하던 길을 포기하고 유학을 떠나고, 대학교수가 되는 길을 선택한 것과 같은 그런 전환점에 서 있었다.

그때 내가 권해 준 책이 <아프니까 청춘이다>이다. 그당시에 내가 아들에게 책을 읽은 소감을 물었더니, 아들은 딱 한 마디를 했다.

'별 내용없던데요' 김난도 교수가 책을 읽을 대상으로 생각했던 그 시기를 이미 넘겼으니, 그런 답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된다. 청춘이지만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할 수 있었으니, 그 책이 주는 감동은 반감되었을 것이다.

그밖에 아들에게 권했던 책으로는 '미치 앨봄'의 <단 하루만 더>, '호아킴 데 포사다, 레이먼드 조'의 <바보 빅터> 그리고 '쑹훙빙'의 <화폐전쟁>이 있다. 그러나 나는 아들에게 책을 건네 준 것으로 끝났지, 서로 그 책을 읽은 후의 생각들을 나누어 본 적은 없다.

그래서인지, 이 책 속의 엄마와 아들의 북클럽은 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북클럽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머니인 메리 앤 슈발브는 하버드대 입학처장을 지냈으며, 돌턴 스쿨의 대학 진학전문 지도교사를 지낸 교육자이다. 또한 국제 구조 위원회에서 활동을 하였으며, 아프가니스탄의 도서관 건립 등을 비롯한 국제 자선활동을 하였다. 그래서 전쟁과 기아에 허덕이는 곳을 주로 돌아 다녔고, 그곳에서 돌아오면 한동안 건강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건강이상이 췌장암 4기라는 판정을 받게 된다.

수술 시기를 이미 놓쳤고, 암은 다른 장기까지 전이된 상태였다. 엄마는 치료를 위해서 뉴욕 맨해턴의 외래 환자 진료소를 찾게 되는데, 그때에 아들은 동행을 하게 되고, 엄마가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 그곁에서 서로가 함께 읽은 책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북클럽의 시작은 엄마가 아들에게 건낸 일상적인 질문인, '요즘 무슨 책을 읽고 있니?' 라는 질문이었고, 그때부터 아들은 엄마가 추천해 주는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생각을 서로 나누게 된다.

인위적이 아닌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단 두 명(엄마와 아들)의 회원을 가진 북클럽이다.

죽음을 앞둔 엄마와 그를 지켜 보는 아들은 책을 통해서 서로의 마음을 전하고, 때론 책을 매개체로 하여 물어보기 힘들었던 말, 꼭 하고 싶었던 말들을 전하기도 한다.

"나는 여전히 어머니에게 하고 싶은 중요한 말이 있었고, 언제 어느 시점에 그 말을 해야 할지 때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내가 어머니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 또 당신이 이룬 모든 것을 얼마나 자랑스러워 하고, 내게 베풀었던 모든 것에 얼마나 감사하는지,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어머니였는지 알려 드리고 싶었다. 그러면 어머니도 나를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털어 놓겠지만, 그 말 속에는 약간의 죄책감도 묻어날 터였다. 그러면 나는 어머니를 용서하게 될 것이다. 그것도 완전하게, 하지만 어머니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는 전혀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이런 중요한 대화를 나눌 만한 기회는 여러 날에 걸쳐 여러 번 찾아 왔지만, 우리는 하지 않았다. " (p. 379)

거의 2년간에 걸친 엄아의 투병기간 동안에 서로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위대한 책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불행 속에서 건진 행복한 시간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책을 읽으면서, 어머니는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고, 아들은 어머니가 떠난 후에 살아갈 날들에 대한 준비를 한다.

이 책이 감명깊게 다가오는 또다른 이유는,

죽음을 대하는 엄마의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들은 초조하고 두렵고 불안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가족들에 대한 걱정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엄마인 메리 앤 슈발브는 자신의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남겨 주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한다. 책을 통해 아들과의 교감하기도 하고, 자신의 부고를 작성하기도 하고, 손주들이 열여덟 살이 되면 읽어 보게 하려고 편지를 쓰기도 한다. 장례 미사에는 어떤 찬송가를 불러 주면좋겠다고, 성경은 어떤 부분을 읽어 주면 좋겠다는 것까지 미리 준비를 함께 한다.

이 책에는 엄마와 아들이 함께 읽은 책들이 많이 소개된다. 그리고 그 책에 대해서 엄마는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아들은 그때 어떤 마음이었는지까지 상세하게 쓰여져 있다.

특히 그 책들 중에 <망고 한 조각><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나도 감명깊게 읽었던 책이다.

시에라리온 반군 소년들에게 양 손을 잘린 '마리아투 카마라'의 실제 이야기인 <망고 한 조각>은 메리 앤 슈발브가 난민 캠프를 다니면서 만날 수 있었던 소년소녀들의 이야기이기에 그곳에서 만났던 특별한 인연들이 생각나서 더욱 엄마의 가슴에 깊이 남았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나에게 두 가지 생각을 남겨 주었다. 하나는 엄마와 아들의 사랑을, 그리고 또 하나는 죽음을 대하는 초연한 자세를 생각해 보게 해 주었다.

책에 관한 이야기가 있어서 더욱 흥미로운 책, 그러나, 엄마의 죽음을 생각해야 하기에 읽으면서 눈물이 흘러 내리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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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또르 씨의 시간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이재형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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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프랑수아 를로르의 저서 중에 <꾸뻬 씨의 행복여행>이 있다. 거의 10 년전에 출간된 책인데, 요즘 갑자기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이다.

그 이유는 '달빛 프린스'라는 TV 프로그램에 나온 여자 연예인이 이 책을 소개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출간당시에 읽었으니, 지금은 겨우 줄거리 정도 만 기억에 남아 있다. 그렇지만 책표지에 나와 있는 문장은 지금까지도 마음 속에 남아 있는데, 이 문장은 다른 책에서도 인용된 것을 읽을 적이 있다.

"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 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 받지 않은 것 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 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날인 것 처럼" ( 꾸뻬 씨의 행복 여행 중에서)

<꾸뻬 씨의 행복여행>을 쓴 프랑수아 를로르는 프랑스 파리의 권위있는 정신과 의사인데, 자신이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실화 소설을 썼다.

그 중의 대표적인 심리치유 소설이 <꾸뻬 씨의 행복여행> <엑또르 씨의 사랑여행> <엑또르 씨의 시간여행>이다.

이 소설들의 주인공은 작가와 마찬가지로 정신과 의사이다. 마치 자신의 분신과 같은.

각각의 책에서 꾸뻬 씨는 행복을 찾아서, 엑또르 씨는 사랑을 찾아서, 시간을 찾아서 신비한 나라를 탐험한다.

나는 그 3권의 책 중에 <엑또르 씨의 사랑여행>은 아직 읽지를 못했다.

흔히, 우리들은 이런 말들을 하곤 한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가?" Yes or No.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빠르다고 한탄하는 사람, 지루한 시간을 견디다 못해서 시간이 왜 이렇게 안 가냐고 투덜거리는 사람.

엑또르 씨가 만난 환자들도 이와 다르지는 않았다.

꼬마 엑또르는 학교 생활이 너무 지루해서 시간이 너무 늦게 간다고 말하고,

또 어떤 환자는,

" 시간이 느려졌으면 좋겠어요. 인생을 즐길 시간을 갖고 싶어서요. 나만을 위한 시간을,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구요." (p. 15)

시간을 늦추고 싶어하는 사빈.

자신의 수명을 개의 수명으로 계산하는 페르낭.

시간을 앞당기고 싶어하는 꼬마 엑또르.

그리고 엑또르가 사랑하는 사람인 클라라.

엑또르는 환자들의 치료과정에서, 그리고 자신의 일상 속에서 시간에 대한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된다. 그의 꿈 속에서도 시간은 존재하고 어떤 계시를 전달하고자 한다.

그가 꾼 이상한 꿈, 달리는 기차 속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늦추지도 못하고, 종착역만을 향해서 가는 그 꿈을 꾼 후에 그는 시간을 찾아서 먼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첫 번째 여행은 시계가 없다고 해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사는 얼음의 나라, 이누이트족의 마을을 찾아간다.

이누이트족은 매년 겨울마다 석 달씩 계속되는 하루 밤을, 매년 여름마다 석 달씩 계속되는 하루 낮을 보내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에스키모의 시간은 우리의 시간과는 그 개념부터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들은 시간이 순환한다고 생각한다. 계절이 되돌아 오는 것 처럼, 태양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것 처럼, 사람은 죽었다가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한다.

" 11. 당신의 손목시계를 감춰버려라. 가끔씩 짐작으로 시간을 기록해라, 그러고 나서 손목시계의 그것과 비교해 보라." (p. 99)

엑또르 씨는 시간에 대한 생각들을 작은 수첩에 적어나가는데, 윗 문장은 그가 이누이트 족의 마을에서 느낀 시간에 관한 단상을 적은 것이다.

우리도 한 번 시계를 감추어 보면 어떨까? 그리고 시간을 측정해 보는 것이다.

다음 여행지로, 그는 이번에는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돌아간다는 중국으로 간다. 중국에는 그가 만나고 싶은 노스님이 있기때문이기도 하다. 노스님은 어느날 훌쩍 세상에서 사라져 종적을 감추어 버렸다. 그래서 세인들은 노스님에 대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 중의 하나는 스님의 나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 모든 사람들.... 죽음을 두려워하는 모든 불쌍한 사람들에게, 자네도 알겠지만, 나는 일종의 상징이네. 그래서 나는 내 나이를 알게 될 경우 수많은 사람들이 나의 종교를 향해 달려들 것이라고 생각했지, 마치 그렇게 하기만 하면 틀림없이 오래 살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야. " (p. 264)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온 엑또르 씨가 느낀 것은 무엇일까?

"현재가 곧 영원이며, 그것이 전부인 동시에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 을 깨닫게 된다.

이해할 듯,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라고 생각되는 이 한 문장이 이 책의 키워드이다.

이 책은 심리치유소설이기 때문에 소설이라기 보다는 자기계발서나 심리 관련 서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책의 내용 중에도 엑또르의 꿈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그것은 그의 행동에 대한 암시이자, 시간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가질 수 있는 장치이기도 하다.

엑또르 씨는 작은 수첩 속에 시간에 대한 단상들을 꼼꼼하게 적어 나간다.

그 단상은 번호가 매겨져서 25번에 이른다. 그리고 마지막 번호가 없는 방법이 소개된다.

" 번호가 없는 방법 : 현재가 곧 영원이며, 그것이 전부인 동시에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느끼도록 애써 보라" (p. 272)

시간 !

지나가 버린 시간, 잃어버린 시간, 지금의 시간, 그리고 다가올 시간들.

나에게 시간이란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해 보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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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조선 프린스 - 조선왕실 적장자 수난기
이준호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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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비운의 조선 프린스>의 '들어가는 글'에 써 있는 저자의 글에 공감이 간다. " 이책을 집필하게 된 데에는 (....) '일반인을 대상으로 출판한 역사책을 읽어보면 너무 피상적이고 상투적인 내용 일색이라 전혀 와 닿지 않는다' (....) " (p. 8)

역사책에서도 이러하니, 역사를 소재로 한 역사 드라마나 역사 영화는 더 어처구니 없는 상황들이 연출된다. 그래서 역사에 관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은 드라마나 영화의 내용 중에는 역사적 사실이 아닌 가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을 믿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때론 그 장면이나 상황이 뇌리에 박혀서 그것을 그대로 역사적 사실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내가 알고 있던 역사적 사실들에 오류가 있음을 여러 군데에서 찾을 수 있었다. 물론, 저자도 어떤 역사학자들은 이렇게 말하지만 이라는 단서를 달아 놓은 부분들도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잘못된 역사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조선의 왕자들에 관한 이야기 중에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많다. 2번의 왕자의 난을 일으켜서 왕위에 오르는 이방원, 세종에게 세자 자리를 내 주어야 했던 양녕대군, 광해군에 의해서 증살된 영창대군, 아버지에 의해서 뒤주 속에 갇혀 생을 마감한 사도세자, 인조의 견제 때문에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고 생각되는 소현세자 등.

그런데, 이렇게 잘 알려진 왕자들의 이야기들 마저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잘못된 지식을 그대로 알고 있을 뻔한 사실들도 책 속에서 찾아 볼 수가 있다.

조선 왕실의 왕위 계승자 결정은 적서차별, 적장자 계승을 원칙으로 한다. 그런데 독자들은 적장자 우선이라는 것 조차도 일반적인 왕위계승 원칙이라고 생각해 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조선 특유의 권력 세습 방법이고 이로 인하여 조선의 왕자들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거나, 있는 듯 없는 듯이 살아야만 하는 가엾은 신세이기도 했다.

세자가 되지 못한 왕자들은 벼슬길에 오를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가지고 있는 재물로 방탕한 생활을 하는 한량 신세였다. 왕이 된 왕자는 자신의 형제임에도 불구하고, 왕위를 넘 볼 것 같은 왕자나. 서자 왕자들을 경계해야만 했다. 그래서 왕자들 중에는 유배길에 오르거나, 반역이란 죄목으로 처형을 당하기도 했다.

정종은 이방원으로부터 자신의 입지를 보장받기 위해서 불노와 지운을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내치기도 했다. 한량으로 알려진 양녕대군도 세자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은 하나, 워낙 불미스러운 일이 많다 보니 세자의 자리를 충녕대군(세종)에게 내 놓아야만 했다.

월산대군과 제안대군은 왕이 된 성종보다는 왕의 조건을 갖추었음에도 이런 저런 이유로 왕이 될 수 없었다.

조선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적장자는 영창대군이 아닐까 생각된다. 선조의 적장자였지만 이미 광해군이 세자로 책봉되어 있었기에, 선조의 죽음은 영창대군의 앞날을 어둡게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에는 증살이라는 방법으로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하니, 조선시대의 적장자 중에 단종과 더불어 가장 참혹하게 생을 마감한 왕자이다.

인조때 청나라 볼모로 잡혀 갔던 소현세자에 대한 내용은 다른 사학자가 쓴 책을 통해 소현세자에 대해서 긍정적인 면이 부각되었는데, 이 책에서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분석을 한다.

인조가 자신의 아들인 소현세자를 경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해 준다.

볼모로 잡혀간 소현세자가 심양주재 조선대사로 조선 국왕의 업무까지 활동영역을 넓히는 모습은 인조에게는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강력한 정적으로 보였던 것이다.

조선시대의 왕자는 동화 속의 백마탄 왕자만은 아니었다. 왕은 항상 형제들을 자신의 왕좌를 위협하는 존재로 생각했다. 심지어는 자신의 아들까지도 의심의 눈으로 보아야 했으니...

조선에는 27명의 왕이 있었는데, 그중의 적장자는 7명 뿐이었다. 조선초기에 세워진 적장자 계승 원칙은 이로 인해 더 많은 희생자를 만들어 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왕자들의 기록이 담긴 사료을 통해 왕자들의 삶을 추적해 보았다. 그리고 기록으로는 남아 있지 않지만 당시의 전후 상황들 예리하게 분석하여 비극적인 왕자들의 기록을 유추해 보기도 했다.

그래서 이 책의 집필기간이 5년이나 걸렸다고 하니, 쉽게 써진 책은 결코 아니다. 그만큼 역사 속의 왕자들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찾으려고 많은 노력을 한 결과물이다.

독자들은 흥미위주의 역사책, 역사 드라마, 역사 영화만을 접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 수 있는 <비운의 조선 프린스>같은 책들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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