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2 - 미천왕, 다가오는 전쟁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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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김진명의 <고구려>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미천왕, 고국원왕, 소수림왕, 고국양왕, 광개토대왕, 장수왕에 이르는 대하소설인 것이다.
지금 TV에서는 드라마 <광개토대왕>을 방영하고 있다.
고국양왕이 통치를 하는 고구려의 태자 광개토대왕의 활약이 돋보인다.
광개토대왕의 영토확장이전에 이미 요동의 서안평을 점령하고, 대방군을 점령하여 고구려 영토를 넓혔던 미천왕의 일대기는 소설 <고구려>의 첫 번째 이야기인 것이다.

미천왕편이 3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그 한가운데에 속하는 미천왕편 - 다가오는 전쟁은 고구려 봉상왕 9년 봄에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왕손이면서도 도망자 신세가 되어 낙랑으로 소금장수를 하면 떠돌던 을불이 저가 일행과 함께 이제 숙신으로 들어가게 된다.
숙신은 을불의 존경하는 작은 할아버지인 안국군의 땅이자, 을불의 고향인 것이다.
과연 봉상왕을 몰아내고, 도탄에 빠진 고구려를 부흥시키려는 의지는 이 땅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을불은 숙신으로 들어가는 길에 본 백성들의 눈물겨운 삶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것은 을불이 고구려 왕이 되어야 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왕이 되기 위한 밑천과도 같은 철을 백성들을 위해서 서슴없이 내놓는 모습에서 성군의 자질을 엿 볼 수 있는 것이다.
"왕손님은 이런 철이나 재산이나 잘 훈련된 병사나 마필의 수가 힘이 아니란 걸 아시는거요. 진정한 힘은 백성의 마음에서 나온다는 걸 깨달으신 분이란 말이요" (P86)

그렇다. 을불이 숙신의 백성들에게 베푼 것은 철이나 밥이 아닌 마음을 준 것이라는 것을 우리들은 깨달을 수 있는 것이며, 여기에서 을불이 왕재임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나와 네가. 너와 내가 따로 없는 마음을....
또한, 이달휼이 을불을 잡은 장로들과 병사에게 내뺃는 말에서도 을불의 됨됨이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머리가 있다면 생각을 해 보아라!
누가 온 재산을 가지고 와 숙신에 토해 내겠으며, 누가 숙신 백성들을 위해 밥을 퍼주겠으며, 누가 전식을 하는 부부에게 말을 베어 주겠느냐 ?
저 개걸루가 그럴 것이냐? 아니면 단구가 그러겠느냐? 대답을 해 보아라 !"   (P118)

<고구려>의 작가인 김진명이 말했듯이.
우리는 <삼국지>,< 초한지>등을 비롯한 중국의 역사소설이나 만화에 길들여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우리의 역사 중에서도 가장 넓은 영토를 확장했던 고구려의 역사를 등한시하였던 것은 사실이다.
소설 <고구려>는 을불이 떠돌이 신세가 되었던 봉상왕시대의 주변국가들이나 한사군의 정세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세력을 넓히기 위해서 벌이는 전쟁이야기도 스펙터클하게 그려내고 있다.
독자들은 <고구려> 1권을 펼치는 순간 고구려의 역사에 궁금증이 하나 하나 풀려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한민족의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고구려>2권의 후반부에서 창조리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상부의 마음을 얻어야 했음을 알게 되는 을불의 마음이 세세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봉상왕 8년간의 폭정이 끝나고 미천왕 시대로의 문이 열린다.
그래서 <고구려 >3권이 더욱 기대된다.
미천왕은 그렇게 어렵게 되찾은 고구려의 부흥을 위해서 어떤 치세를 펼칠 것인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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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진실 - 우리가 몰랐던 뜻밖의 디자인 이야기
로버트 그루딘 지음, 제현주 옮김, 박해천 해설 / 북돋움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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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디자인은 디자이너, 건축가들의 전유물은 이미 아니다.
우리의 삶 속에 깊숙이 디자인이 들어와 있기에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흥미롭게 접하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실제로 <디자인과 진실>도 디자인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 일반인을 독자로 삼은 책이다.
여기까지만 생각한다면 이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우리의 생활과 디자인의 관계를 파헤치는 내용의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은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디자인을 바라다 보는 디자인 교양서인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접해보지 못했던 독특한 디자인의 세계를 살펴 볼 수 있는 것이다.

디자인 연구자인 '박해천'은 '한국어판 해제'라는 글을 통해서
" (...) 한국 독자들에게 이 책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디자인 관련 문제들에 대한 산뜻한 해답을 구할 수 있으리라는 성급한 기대는 마시라. 이 책은 독자의 고민을 해결해 주겠다며 섣불리 앞장서는 그런 부류의 책이 아니라 독자에게 함께 고민해보자고 조심스럽게 제안하는 유형의 책이기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독자들이 이 책에서 눈여겨 볼 것은, 미국 자본주의의 흥망성쇠를 몸소 경험한 세대의 노학자가 개인적 경험과 인문학전 지식을 서로 교직해가며 새로운 디자인의 개념을 찾아 나서는 지적인 여정이다." (p13)

또한, 옮긴이인 ' 제현주'는 '옮긴이의 말'에서
" 이 책은 디자인에 대해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하나는 '소통으로서의 디자인', 또 하나는 '자기 창조로서의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면서 디자인이 주는 것은 경쟁력이 아니고, 진실이요 자유라고 말합니다. " (p16)

두 사람의 말처럼 <디자인과 진실>은 예술서적이 아니라 인문학서적인 것이다.
그래서 디자인관련 서적이지만 생소한 시각의 글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것이다.
디자인의 의미부터 복합적이라는 것을 알고 읽어야 이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디자인이란 "디자인 행위의 대상과 그로부터 창출되는 모든 결과물을 일컫는다. 물질적인 인공물뿐 아니라 무형의 사상, 행동의 패턴 등도 디자인 행위의 대상이자 결과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인공물의 외양부터 총체적인 설계까지, 그리고 철학이나 사상의 골조, 특정행위나 일상에서 반복되는 절차나 계획 등을 디자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p25)

철학이나 사상의 골조, 특정행위나 일상에서 반복되는 절차나 계획 등을 우리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을 것이다.
이에 관한 내용은 이 책의 2장을 읽게 되면 자연스럽게 복합적인 디자인의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처음부터 쉽지 않은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

이 책의 구성은
1부 : 소통으로서의 디자인
2부: 자기창조로서의 디자인
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 '소통으로서의 디자인'에서는



'좋은 디자인은 진실을 말한다'는 명제를 시험해 본다고 할 수 있다.
좋은 디자인은 정직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세상과 호흡을 하도록 해주는 것인데 반하여 나쁜 디자인은 얕은 식견 혹은 속임수에 가까운 착취적 생산전략의 징후라는 것이다.
그래서 "좋은 디자인은 진실을 말하고 나쁜 디자인은 거짓을 말하는 것이다."
그에 관한 내용으로 '과잉 디자인'에 관한 사례로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을 든다.
나도 로마에 갈 기회가 있어서 성베드로 성당을 간 적이 있는데, 그 웅장함에 찬사를 보내기보다는 권위적인 종교의 힘에 회의를 느꼈던 기억이 떠오른다.
성베드로 성당이 건축될 당시에 여러 차례 설계의 변경이 있었음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브라만테의 디자인을 채택한 후에 카를로 마데르나의 설계가 추가되어 거대한 건출물로 변했던 것이다.
이 거대한 성당은 로마와 교황의 압도적인 권력을 선포하는 수단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권력이나 금권을 드러내는 과잉 디자인은 대중들에 대한 눈속임이기에 나쁜 디자인이고, 그런 디자인은 거짓말을 하게 된다.
또한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게리의 작품인 스타타 센터의 조각조각 해체되어 떨어지는 것같은 디자인도 결국에는 떨어지지 않았던가....


좋은 디자인은 거짓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좋은 디자인은 자연에 가까워짐으로 자연의 진실을 흉내내기  때문인 것이다.
권력과 돈을 향한 추구와 결부된 거짓된 문화를 만들어낸 나쁜 디자인으로는 성베드로 성당, 베를린 시민회관, 세계무역센터, 자동차 엣셀의 예가 그 이유를 말해주는 것이다.
세기적인 엄청난 재앙을 몰고 온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역시 거대한 프로젝트에 개입된 금전적 정치적 이해관계로 디자인의 왜곡을 가져왔던 사례의 건축물이다.
이에 대한 설계단계에서부터 붕괴까지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 왜 좋은 디자인이 진실을 말해주는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건물은 야마사키가 설계했는데, 처음에는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생각한 80층 타워였는데, 항만청의 야망이 110층의 타워로 만들게 한 것이다.
특히 이 건물은 이슬람 전통의 디자인이 들어가게 된다. 이것은 일종의 기호적 선언을 만들어 낸 것인데,이는 이슬람 근본주의, 이슬람 법 에 의하면 신성한 언어를 침범한 것이다.
그러니 쌍둥이 빌딩이 비극적 참사의 주역이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이슬람 디자인을 향한 건축적 오마주가 이슬람에 대한 모독으로 해석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히틀러와 그의 숙적인 윈스턴 처칠의 그림을 비교한 내용이다.



  


 사진에 나타나듯이 히믈러의 그림은 미술조차도 히틀러를 마음 속의 감옥에 가두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처칠의 그림에서는 일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즐거운 도피처가 미술임을 느끼게 해준다.
단 한 장의 그림이지만 이 그림은 그린 사람의 심리까지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에서 좋은 디자인이 우리와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진실을 가르쳐준다.



2부: '자기 창조로서의 디자인'



이 부분은 1부의 내용과는 많이 다른 이야기이다.
디자인이 심리적, 사회적 구동에 끼치는 영향을 탐색해 보는 것이다.
사물에 대한 디자인이라기보다는 인간의 다양한 활동영역에 디자인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제퍼슨의 삶, 마키아벨리의 삶 등을 조명해 본다.
이들의 삶은 자기 디자인의 연속이었고, 그들은 자신이 참여한 포로젝트에서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들은 디자인이 인간 절대성의 한 종류, 자아실현의 형태임을 가르쳐준다.
결국에 이 책의 저자인 그루딘이 말하는  '소통으로서의 디자인'은 통제력을 행사하는 행위이며, 여기에서의 디자인은 사물에 관한 디자인이 아닌 자기자신에게, 나아가 더 많은 사람에게 삶의 지평을 넓히고 자유를 선사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디자인을 이와같은 시각으로 접한다는 것은 이 책을 읽기 전에 독자들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들일 것이다.
디자인에 관한 폭넓은 에피소드를 생각하고 이 책을 접했던 나에게는 디자인의 두 형태인 '소통으로서의 디자인'과 '자기 창조로서의 디자인'이라는 색다른 두 이야기를 인문학적으로 분석하는 내용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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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100년의 기억을 찾아 일본을 걷다 -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잔혹사
이재갑 글.사진 / 살림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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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징용을 갔던 조선의 젊은이들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한수산의 <까마귀/ 한수산, 해냄,2003>이다.
오래전에 읽었던 5권으로 구성된 장편소설이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서 작가 한수산은 1990년 첫 취재를 하게 되었고, 거의 15년만인 2003 년에 출간을 하게 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일본의 나가사키로 징용을 간 조선인들이 지옥섬 하시마에서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는 이야기인데, 그들은 결국에 나가사키 원폭투하로 희생당한다.
일본의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원폭투하에 의해서 일본인들만이 희생당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조선의 수많은 젊은이들도 희생양이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가슴아픈 역사를 <한국사 100년의기억을 찾아 일본을 걷다>에서는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주로 하는 사진작가 이재갑에 의해서 공개되는  것이다.
이재갑은 이런 역사적 사실을 파헤치기 위해서 1995 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선인 강제 노동자를 포함한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는 건축물 등을 사진으로 찍고,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증언을 들으면서 사진작업을 계속해 왔던 것이다.
" 역사를 어떤 방식으로 재해석하느냐에 따라 현재와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사진작업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다."  ( 책 속의 글중에서)

우리 민족에겐 가슴아픈 역사의 현장들, 그리고 생생한 증언들은 읽는 사람들에게 진실된 역사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저자가  답사한 지역은 아래와 같은데, 지역답사에 관한 지도까지 책에 수록되어 있다.





후쿠오카 - 철도 침목 하나에 담긴 모질었던 삶의 애환
나가사키 - 원폭의 도시에서 만난 쓰라린 기억의 편린들
오사카 - 여전히 계속되는 고난과 희망의 역사
히로시마- 가장 낮은 곳에서 싹트는 평화
오키나와- 아직 끝나지 않은 기억과 기록
 
강제 징용을 갔던 조선인들은 탄광, 광업소, 댐, 해저탄광, 비행장등에거 혹독한 강제 노역에 시달려 왔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먼 타국에서 억울하게 죽어가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죽은 조선인들은 묘지조차 제대로 가질 수 없었던 것이다.
일본인들은 전통적으로 애완 동물이 죽으면 묘를 만들어 주는데, 조선인들은 애완동물의 묘가 있는 사이 사이에 보잘 것 없는 작은 돌조각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이다.





관부 연락선을 타고 현해탄을 건너 간 재일 조선인들이 시모노세키항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이 머물렀던 곳은 창고였다니....
그곳에서 2~3일에 감금되어 있다가 각자 조선인들의 인력이 필요한 곳으로 흩어졌던 것이다.









한수산의 소설에도 나오는 원폭투하 지역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서는 조선인들이 상당수 원폭의 희생자가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들마저도 변변한 묘를 가질 수 없었기에 그들의 유해를 담은 작은 그릇에는 이름조차 적혀 있지 않다.


 
또한 오사카 평화박물관에는 많은 전쟁의 흔적들을 전시하고 있다.
" 특히 눈에 띈 것은 전쟁의 잔혹함과 비인간적인 모습을 재현한 전시실이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참상과 잔인함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한국을 포함한 중국과 동남아시아 각국의 피해 상황을 전개하여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인 일본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말하고 있다. " (p224)

지금은 퇴락한 강제 노역의 현장들이지만, 사진 속의 현장들을 눈여겨 보게 되면 우리들에게서 차츰 잊혀지고 있는 역사의 현장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의 일본인들의 만행이 그대로 담겨 있는 역사의 현장.
결코 우리들이 잊어서는 안되는 역사의 현장인 것이다.
우리들은 이 책을 읽고 보면서  좀더 강한 역사의식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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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와 바나나 -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지구촌의 눈물과 희망 메시지
손은혜 지음 / 에이지21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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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 특파원 현장보고'는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건들을 방송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특파원들은 세계 오지마을이나 분쟁지역들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발빠르게 취재하여 그 영상들과 함께 그 곳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다른 프로그램에 비하여 큰 여운이 남는다는 것을 종종 느끼곤 하던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소개되었던 10편의 프로그램을 직접 취재하였던 기자가 <홍차와 바나나>의 저자인 '손은혜'이다.
그녀는 서른 살의 젊은 여기자인데, 이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다루고 싶었던 내용들이 세계 각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 성폭행, 인권, 빈곤 등의 이야기들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스리랑카 내전지역에서 시작하여 파키스탄 탈레반 점령지역, 만주 콩고의 성폭행 여성들이 살고 있는 마을, 케냐 빈민가, 에콰도르의 인디오 마을, 공정무역의 바나나를 재배하는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취재를 하여 '특파원 현장 보고'에서 소개를 하였던 것이다.
이 이야기들을 프로그램에 담고자 했던 것은 '인간은 존엄하다'는 명제를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뚜렷하게 전달하고 싶었기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앞에 소개된 지역들은 자칫하면 자신의 목숨과도 바꾸어야 할 정도로 위험한 지역들이고, 그 지역에서도 민감한 사안들을 다루고자 하였기 때문에 쉽게 취재할 수 있었던 내용들도 아닌 것이다.
저자는 이런 내용의 이야기를 자신의 취재 여정을 보여줄 수 있는 일기형식의 글과 함께 '특파원 현장보고'에서 방영되었던 방송원고를 함께 책 속에 실어서 읽는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의 배경인 스리랑카는 26년간의 내전이 공식적으로 이제 막 끝난 나라이다. 이 내전의 원인은 갖가지로 분석이 되고 있지만, 그 중의 하나가 다수족인 싱할라족과 소주족인 타밀족의 갈등이기도 하다.   






스리랑카 최대 홍차 생산지 누와르엘리야는  세계 홍차 시장의 50%를 스리랑카 최고급 홍차 재배지이다.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싱할라족과 타밀족과의 뿌리깊은 갈등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홍차 농장에서 일을 하는 타밀족이 받는 임금은 하루 2달러라고 하니, 우리가 즐겨 찾는 홍차 한 잔이 얼마나 이들을 착취하는 것인가를 깨닫게 해준다.
특히 이곳에서는 타밀족 아이들의 불법입양과 장기밀매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도 이곳이 암울하기만 하지 않은 것은  사르보다야 공동체가 타밀족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찾은 또 다른 곳은 탈레반 테러공격이 끊이지 않는 파키스탄 스왓밸리.
이곳은 아름다운 산맥과 계곡으로 아프가니스탄 최고의 관광지였지만, 지금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졌다.
탈레반이 이곳을 점령했었기때문인데, 탈레반은 여성의 교육을 금지하고 있기에 이곳에 있는 여학교들은 지금도 테러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그러니, 이곳의 여자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여학교에서 만난 여자아이들은 그래도 자신들을 공부를 하여 자신의 꿈을 이루겠다고 이야기한다.
선생님이 될거라는 사진 속의 리사의 모습은이 아름답다.



" 삶이 책이라면 저는 단어입니다.
  삶이 새장이라면 저는 새입니다.
  삶이 바다라면 저는 물 한 방울입니다.
  삶이 들판이라면 저는 곡식입니다.
  삶은 한 번 뿐이기에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 (p98)

그동안 우리들에게 많이 소개되었던 장수마을 훈자.
훈자마을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장수의 비결 세 가지를 알려준다.
욕심없는 삶, 가족에 대한 사랑, 소박한 식사.
참 쉬운 비결이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나,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 볼 때에 과연 이 세가지의 비결이 우리들에게 쉽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항상, 우리들은 덕지덕지 욕심이 붙어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나 자신보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더 깊었던가?
한 끼의 소박한 식사보다는 맛있는 것을 탐닉하던 적이 더 많지는 않았던가?


 
 가난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케냐의 아이들의 이야기는 음악을 통하여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케냐 소년합창단을 그곳에서 만나게 된다. 또한 티카 시각장애인 합창단, 캄부이 청각장애인 합창단의 이야기는 아프리카 음악과 그것을 둘러싼 휴먼 스토리인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작년에 읽었던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를 연상시킨다.
버림받은 거리의 아이들이 오케스트라를 결성하여 희망를 찾았던 아르헨티나의 엘 시스테마 운동.
그리고 또 이태석 신부님이 톤즈마을에서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서 결성되었던 오케스트라이야기가 떠오른다.
절망 밖에 없는 곳에도 음악이 꿈과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마지막 이야기는 바나나 이야기.
어릴적에 바나나는 가장 먹고 싶은 과일이었다. 아프면 먹을 수 있는 고급 과일.
그때는 정말 바나나가 너무 비쌌는데....
지금은 가장 저렴한 과일이 바나나가 되어 버렸다.
값싼 바나나 가격에는 에콰도르의 바나나 재배 농민들의 아픔이 있는 것이다.



에콰도르는 전 세계 바나나의 1/3를 재배하는데,
공정무역 바나나 농장의 임금은 1주일에 60달러.
일반 농장의 임금은 1주일에 10달러이다.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고 직접 현지인 농장주들이 바나나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길만이 에콰도르 바나나 농민들의 아픔을 덜어주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길이다.

커피, 차, 바나나 등의 농작물이 공정무역에 의해서 재배되고 거래되는 것만이 가난한 현지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이다.
우리 소비자들도 공정무역에 의한 생산품을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는 3번에 걸쳐서 '특파원 현장 보고'를 취재하기 위하여 출장을 가게 되는데, 그녀가 간 곳들이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유럽 등에 위치한 나라들이고, 오지마을이나 분쟁지역들이 많아서, 가고 오는 길은 인내심이 있어야 갈 수 있을 정도로 머나먼 곳들이었다.
특히, 취재 허락을 받지 못한 지역에 대한 취재 활동을 하는 중에 현지 경찰의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절망 속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작은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가 3번에 걸친 취재를 위한 출장에서 얻은 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그래도 희망은 있다.
(2) '그러니까' 사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는 것이 인생이다.
(3) 모든 것은 신의 뜻대로 인 듯하다
.

이 책은 읽는내내 마음이 숙연해짐을 느끼게 해 준다.
우리들이 무심코 내뺃는 불만들이 얼마나 하찮은 일들인가를 느끼게 해준다.
지구촌에 도사리고 있는 아픔들이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들의 작은 노력에도 그들에게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음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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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 속의 책
정진국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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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날 때에 내 여행가방 속에는 여행 가이드북까지 합쳐서 대여섯 권의 책이 담긴다. 책의 무게만해도 상당하기에 고르고 골라서 되도록 가벼우면서도 깊은 생각없이 술술 읽힐 수 있는 책을 가지고 간다.
물론, 여행지에서는 바쁜 일정으로 책을 읽을 시간이 별로 없다. 그 책들은 오고 가는 비행기 속에서 읽기 위한 책들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잠든 가운데 홀로 읽는 책은 여행을 떠날 때는 설레임을, 여행에서 돌아 오는 길에는 피곤함을 잠재워준다.



<여행가방 속의 책>은 이런 여행자들이 여행길에 가지고  떠나는 책들에 대한 가벼운 에세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읽게 되었지만, 읽기 전의 생각과는 다르게 폭넓고 깊이있는 에세이이다.

이 책의 저자인 '정진국'은 미술평론가인데, 그동안 글쓰기와 사진기록을 병행하는 작업을 하기도 하고, 유럽에서 출간되는 예술가의 전기 등을 번역하기도 하였다.
그의 저서로는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와 <유럽의 괴짜 박물관>이 잘 알려진 책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여행가방 속의 책>은 해박하고 격조높고 지적인 내용들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데도 문체가 딱딱하지 않고 유연해서 읽기에 편안함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자기 자신과 자신이 살고있는 시대, 사회에 대한 갈등과 고민을 하던 16명의 여행자들이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을 떠나서 새로운 세상을 접하면서 겪게 되는 여행의 이야기와 그들이 여행중에 읽게 되는 책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런데, 16명의 여행자들은 제각각의 모습이다.
국적, 나이, 성별, 취미, 직업, 인종 등이 모두 다르다. 그리고 그들이 떠난 여행지도 아프리카,, 아시아의 타클라마칸, 티벳, 아프가니스탄, 남태평양의 타히티, 서유럽의 프로방스, 아비뇽, 아를, 로마, 아메리카의 멕시코, 페루 등, 5대륙 6대양에 걸쳐져 있는 것이다.





" 그래. 참 여행자는 혼자 떠나는 법
떠나려면 가벼운 마음으로 풍선처럼
운명을 멀리 물리치지도 못하고
왜 떠나는지도 모르면서 늘 하는 말은, 가자 ! " (p98)

그러면 16명의 여행자들은 누구일까?
<사관과 신사>을 쓴 영국의 소설가 이블린 워.
헤밍웨이와 결혼을 했었던 여성 종군기자이자 언론인인 마사 겔혼.
007의 실제 모델이었다는 영국의 기행 작가 피터 를레임.
'20세기의 오디세우스'라는 별명을 가진 프랑스의  알랭 제르보.
<보물섬>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아르헨티나의 혁명가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 등이다.





영국의 소설가 이블린 워의 '아프리카의 겨울'로 이 책은 시작한다.
당시 28살의 청년이 왜 아프리카로 들어가려고 했을까? 
그리고 그는 아프리카에서 어떻게 여행을 하였으며, 여행중에 어떤 책을 읽었을까  궁금해 질 것이다.
이블린 워보다 약 30년후에 홀로 아프리카에 들어갔던 최초의 여성 종군 기자인 마사 겔흔의 이야기도 관심이 간다. 
그 당시에 아프리카 여행은 미친짓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니, 이들의 여행은 쉽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아프리카 못지 않게 교통이 불편하고, 환경이 열악한 아시아의 사막지대와 티벳, 아프가니스탄을 간 사람들도 있었다. 
그중의 키니는 탕구르족에게 그가 가져갔던  <투르크스탄 가는 사막길>이란 책을 보여준다. 탕구르족은 지금까지 사진을 본 적이 없는데, 책 속에 그들의 고향의 모습이 담겨 있는 것이다. 
탕구르족에게 이 책은 얼마나 경이로웠을까.



이 책의 내용 중에 크리스토퍼 이셔우드는 "중일전쟁터에서 읽은 책들"을 이야기하는데, 그 이야기들은 크리스의 일기체로  쓰여진 글이기에 일기따라 그의 여로를 함께 떠나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체게바라의 이야기는 그의 평전들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접했을텐데, 의사를 지망하던 그가 혁명가로 변신하게 된 배경이 바로 여행이었고, 그 여행 중에 읽었던 책이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인 것이다.
체게바라의 오토바이 무전여행은 훗날 라틴아메리가의 혁명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고, 쿠바로 건너가 바타스타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게 되는 것이다. 
그가 여행 중에 읽었던 책 중에 <칼 마르크스 독서>와 <국경없는 하나의 라틴아메리카>는 그의 갈 길에 신념을 심어준 책이 아니었을까....

이렇게 <여행가방 속의 책>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채로운 여로와 책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16 명의 여행자들은 분명히 문명의 발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장기간의  여행을 떠났던 것이다. 그리고 그 다른 세상에서 새로운 가치관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떠날 때에 책을 가지고 떠났다. 
왜 그들은 자신들이 살아가는 곳을 떠나면서도 책을 가지고 떠났을까.
그리고 그들은 그 책 속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까.
저자의 표현처럼 책은 문명의 끄나불이고, '언어의 감옥'이고, '창살없는 감옥'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책을 결코 놓을 수 없었던 것. 
그것이 이 책의 여행자들의 공통점이기도 한 것이다.

이 책 속의 여행자, 여행, 책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우리들에게 친숙한 사람, 책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소개되는 책들도 고뇌하는 지식인들에게 어울리는 깊이있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 책에는 여행자들이 활동하는 19 세기말에서 20세기에 걸친 흑백사진들이 있는데, 이 사진들은 그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기록의 의미가 있어서 더 흥미롭기도 하다.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삶, 여행, 독서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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