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사 100년의 기억을 찾아 일본을 걷다 -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잔혹사
이재갑 글.사진 / 살림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징용을 갔던 조선의 젊은이들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한수산의 <까마귀/ 한수산, 해냄,2003>이다.
오래전에 읽었던 5권으로 구성된 장편소설이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서 작가 한수산은 1990년 첫 취재를 하게 되었고, 거의 15년만인 2003 년에 출간을 하게 된 작품이다.
이 소설은 일본의 나가사키로 징용을 간 조선인들이 지옥섬 하시마에서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는 이야기인데, 그들은 결국에 나가사키 원폭투하로 희생당한다.
일본의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원폭투하에 의해서 일본인들만이 희생당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조선의 수많은 젊은이들도 희생양이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가슴아픈 역사를 <한국사 100년의기억을 찾아 일본을 걷다>에서는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주로 하는 사진작가 이재갑에 의해서 공개되는 것이다.
이재갑은 이런 역사적 사실을 파헤치기 위해서 1995 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선인 강제 노동자를 포함한 일제의 잔재가 남아있는 건축물 등을 사진으로 찍고,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증언을 들으면서 사진작업을 계속해 왔던 것이다.
" 역사를 어떤 방식으로 재해석하느냐에 따라 현재와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사진작업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다." ( 책 속의 글중에서)
우리 민족에겐 가슴아픈 역사의 현장들, 그리고 생생한 증언들은 읽는 사람들에게 진실된 역사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저자가 답사한 지역은 아래와 같은데, 지역답사에 관한 지도까지 책에 수록되어 있다.

후쿠오카 - 철도 침목 하나에 담긴 모질었던 삶의 애환
나가사키 - 원폭의 도시에서 만난 쓰라린 기억의 편린들
오사카 - 여전히 계속되는 고난과 희망의 역사
히로시마- 가장 낮은 곳에서 싹트는 평화
오키나와- 아직 끝나지 않은 기억과 기록
강제 징용을 갔던 조선인들은 탄광, 광업소, 댐, 해저탄광, 비행장등에거 혹독한 강제 노역에 시달려 왔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먼 타국에서 억울하게 죽어가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죽은 조선인들은 묘지조차 제대로 가질 수 없었던 것이다.
일본인들은 전통적으로 애완 동물이 죽으면 묘를 만들어 주는데, 조선인들은 애완동물의 묘가 있는 사이 사이에 보잘 것 없는 작은 돌조각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이다.

관부 연락선을 타고 현해탄을 건너 간 재일 조선인들이 시모노세키항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이 머물렀던 곳은 창고였다니....
그곳에서 2~3일에 감금되어 있다가 각자 조선인들의 인력이 필요한 곳으로 흩어졌던 것이다.



한수산의 소설에도 나오는 원폭투하 지역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서는 조선인들이 상당수 원폭의 희생자가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들마저도 변변한 묘를 가질 수 없었기에 그들의 유해를 담은 작은 그릇에는 이름조차 적혀 있지 않다.
또한 오사카 평화박물관에는 많은 전쟁의 흔적들을 전시하고 있다.
" 특히 눈에 띈 것은 전쟁의 잔혹함과 비인간적인 모습을 재현한 전시실이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참상과 잔인함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한국을 포함한 중국과 동남아시아 각국의 피해 상황을 전개하여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인 일본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말하고 있다. " (p224)
지금은 퇴락한 강제 노역의 현장들이지만, 사진 속의 현장들을 눈여겨 보게 되면 우리들에게서 차츰 잊혀지고 있는 역사의 현장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의 일본인들의 만행이 그대로 담겨 있는 역사의 현장.
결코 우리들이 잊어서는 안되는 역사의 현장인 것이다.
우리들은 이 책을 읽고 보면서 좀더 강한 역사의식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