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하나를 메고 N양과 T군은 자신들의 꿈의 1순위 꿈인 '좀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마음'을 실행하기 위해서 유럽, 북미,
중남미의 3대륙 21개국을 141일 동안 여행을 한다.
T군인 오채철은 사진을 전공한 여행잡지 기자였고, 부인인 N양은 7년간 웹 에이전시로 근무하다가 결혼을 계기로 남편과 함께 세계
여행을 하게 된다.
결혼 하면 부수적으로 따라 오는 예단, 혼수, 집장만... 그 대신 그들은 세계여행을 선택한다.
일반인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지만 두 사람에게는 가능했고, 그들의 이야기는 미디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다. 그렇다고
이들의 삶을 따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아주 아주 극히 드물 것이다.
그들의 여행 이야기는 이미 2권의 책으로 출간됐다. 2015년에 < 함께, 다시, 유럽> 그리고 2016년에는 <꿈꾸는
여행자의 그곳, 남미>

여행 에세이를 즐겨 읽기에 그 중의 한 권인 <함께, 다시, 유럽>은 읽었는데, 그 책의 내용는 처음 떠나는 유럽 여행이 아닌
약 10년 전에 각자 가 보았던 유럽을 부부가 된 한 쌍의 신혼부부가 함께, 다시 떠난 유럽 여행이야기이다.
책 속에는 여행에 관한 단상들이 많이 담겨 있는데 그 중에 가장 공감이 가는 문장은,
"여행은 각자에게 다르게 기억된다" 라는 내용이다.
같은 곳을 보아도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누구와 함께 여행을 가느냐에 따라서 훗날까지 남겨지는 여운은 각자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어떤 여행지를 떠올리게 되면 남편과의 추억이 살아나고, 또 어떤 곳을 생각하면 아들과의 추억이 떠오르고, 또 어떤 곳에 대한 기억
속에는 지인들의 얼굴이 생각나게 마련이다.

<함께, 다시, 유럽>은 그동안 읽었던 천편일률적인 여행 에세이와는 약간 차별화가 되어 있다. 두 번째 떠나는 유럽여행이기에
구태여 여행자마다 반드시 꼭 가는 그런 여행지 보다는 어떤 사진 한 장이 매개체가 되어서 찾아 가 본 곳, 여행을 하다 보니 찾아가게 된 곳들이
몇 곳 소개된다.
포르투갈의 베나길, 스코틀랜드의 기닝고 성, 스위스의 룽게른....

그리고 다른 여행지들은 대부분 여행자들이 가곤 하는 유럽의 관광지이지만 그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그곳을 여행을 한다.
저자들은 '가이드북을 버린 후에 보이는 세상, 나만 찾아갈 수 있는 여행지! ' 라는 표현을 쓰지만 그래도 유럽 하면 가게 되는 여행지도
여러 곳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들이 추천하는 여행지는 40곳이다.
그리고 며칠 전에 오재철과 정민아의 3번째 여행 에세이인 <우리 다시 어딘가에서>를 읽게 됐다. 그들의 여행은 여행자들이 많이
가는 곳도 있지만 그런 곳에서도 자신들만의 색깔이 진하게 나타나는 여행을 한다.

처음 소개된 미국의 올랜도,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씨월드 등 테마파크의 성지와도 같은 곳, 이곳에서 각종 체험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T군에게는 익숙한 뉴욕, 그는 대학생 때 달랑 100달러를 들고 뉴욕으로 떠나서 3년을 그곳에서 보냈다. 그러니 그에게는 뉴욕관광이 그리
흥미롭지는 않다. 대신 젊은 날의 추억을 재생할 수 있는 최고의 여행지이다. 그러니 각자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N 양은 10일간의
캐나다 퀘벡 단풍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다시 T군과 N양의 가을 속 캐다다.....
특히 캐나다의 가을 단풍은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황홀한데, 사진작가인 T군의 사진들이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 너무 아름다워~~~ '를
연발하며 사진 속으로 빠져든다.

이 책은 글 보다 사진이 더 아름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진 한 장, 한 장이 가슴 속으로 들어와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특히, 더 웨이브의 사진은 물결치는 듯한... 나무의 나이테를 연상시키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할 말을 잃는다.

옐로우 나이프의 오로라. 인생의 버킷 리스트에 오로라를 꼭 보겠다는 열망은 이번 여행으로 이루게 된다.

그리고 T군과 N양의 예쁜 딸이 등장한다. 딸인 오 아란은 강원도 캠핑장에서 100일을 맞고 600일이 되는 날에는 캐나다에서 겨울여행을
한다.

아이와 떠난 40일 간의 여행 중에 10일은 T군의 장인, 장모도 동행을 하니....
밴쿠버에서 위니펙까지의 로키산맥을 지나는 여행. 우연히 흘러 들어간 마을에서 파티에 참여하기도 하고.... 이들에게 여행은 새로운 것을
보는 것만이 아닌 삶 그 자체이다.

캐나다 로키산맥, 아이스필즈 파크웨이는 T군과 N양의 신혼 여행의 종착지이자, 딸과 함께 한 가족 여행의 시작점이다.

우리들에게는 어쩌다가 삶의 활력소가 되는 여행이지만, 그들에게는 삶이 된 여행.
책 속의 사진들이 너무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 속에 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반적인 삶의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들의 여행이 부럽다. 그런데, 아무나 따라 할 수 없는 삶이자 여행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
앞에는 바로 내일의 내 모습이 벽처럼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