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침대 위에 부는 바람 - 야하고 이상한 여행기
김얀 지음, 이병률 사진 / 달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여행 에세이, 포토 에세이라는 장르만을 보고 읽게 된 책. 읽으면서 읽고 난 후에 그리 유쾌한 느낌이 들지 않는 책이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의 저자인 '이병률의 사진이 담겨 있다는 이유였다. 이 책의 저자인 '김얀'은 전혀 모르는 작가였고...

그런데, 저자인 '김얀'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섹스 칼럼니스트'이다. 그는  한겨레 hook <김얀의 "색, 계">, Lstyle24 패션웹진 snapp <색콤달콤한 연애> 등에 고정적으로 섹스칼럼을 썼으며, 잡지 allure 등에도 여러 칼럼 등을 기고한다고 하니 그의 글의 방향이 어디로 튈 것인지는 이 책을 읽은 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에게 있어서 여행이란 여행했던 도시에서 만난 남자들이 생각난다는 책소개글이 있으니, 내가 생각한 잔잔한 느낌의 감성적인 여행과는 달라도 너무나 다른 여행이란 개념, 그래서 이 책은 야하고 / 이상한 / 여행기이다.

"외국의 낯선 도시를 홀로 걸어본 적 있나요? (...) 결국, 돌이켜보면 그 낯선 도시에서 나는 한 번도 혼자였던 적이 없었습니다." (Prologue 중에서)

서른번째 여름, 그녀는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녀가 그동안 안고 있었던 많은 문제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래서 떠난 여행. 그 여행을 바탕으로 그녀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인 여행, 섹스, 그런 것들이 녹아 있는 글을 쓴다.

저자는, "13개국의 낯선 도시와 13명의 남자들에 관한 이야기. 그중에는 정말 사랑했던 남자가 있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상상 속의 남자도 있습니다. 꼭 다시 가보고 싶은 도시가 있고, 꿈에서조차 가본 적 없는 도시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방황하던 이십대 때의 내가 만나고, 듣고, 상상했던 나의 이야기입니다. " (Epilogue 중에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에게 묻는다. "그래서.... 자신의 이야기를  쓴 거냐, 아니면 소설이냐...."

다시 말하면 "이 책의 장르는 에세이? 아니면 소설?"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무슨 이런.... 내가 읽고자 했던 책이 아니군"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가는 곳마다 만나게 되는 남자들. 그리고 그들과의 섹스.

그녀의 이야기는 솔직 대담하지만 여행 에세이로 생각하고 읽게 되는 청소년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 것인지 우려스럽기도 하다.

이병률의 사진들은 이 책 속의 이야기처럼 어떤 상징성을 가지고 여행지의 풍경이라기 보다는 일반인들의 카메라가 머물지 않는 욕조, 휴지걸이, 침대시트, 문고리, 냉장고 속, 섞어가는 사과 등에 머문다.

김얀의 글과 이병률의 사진은 겉도는 듯하면서도 나름 매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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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미술관 산책 미술관 산책 시리즈
전원경 지음 / 시공아트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관심을 가지면 보이는 것들, 특히 예술작품은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같은 작품을 이해하는 폭이 달라진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런던에 위치한 5곳의 미술관를 소개해주고 그곳에서 볼 수 있는 미술작품을 설명해 주는 것이지만, 그 보다는 미술작품을 보는 안목을 키워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장인 " 모든 그림은 저마다의 사연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어떤 작품을 접하든지 자신의 눈높이에서, 자신의 마음에 다가오는 대로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림은 전문가의 소개나 미술사 책의 해설 보다는 마음의 눈, 남이 아닌 내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 한다" (p. 14)

그래도 그동안 꾸준히 예술작품에 관심을 가져서인지 이제는 작가의 성향이나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적 상황, 작품에 담겨져 있는 의미들이 많이 보인다.

 

이 책에는 런던에 있는 미술관인 내셔널 갤러리, 코톨드 갤러리, 국립 초상화미술관, 테이트 브리튼, 테이트 모던이 소개된다. 런던의 미술관을은 20세기 말부터 21세기 초에 걸쳐 시대의 흐름 속에서 변화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책의 저자인 '전원경'은 런던에서 런던에서 예술경영 및 예술비평을 전공하였고, 월간 <객석>, <주간동아>의 문화팀 기자로 활동하면서 1998년부터 런던의 미술관들을 즐겨 찾으면서 약 10 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에 걸쳐서 런던의 미술관과 그곳의 작품들을 관찰하면서 조금씩 이 책의 원고를 써나갔기에 이 책의 저자가 런던 미술관에서 느낀 점들이 많이 담겨 있다.

미술작품들 속에도 시대적 배경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기에 미술관의 작품 속에서 영국의 역사, 영국인들의 일상, 유럽의 변화와 발전상 등도 엿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첫 번째 미술관인 내셔널 갤러리 소장작의 절반 이상은 신화와 성서가 주제가 된다.

'한스 홀바인2세'의 '대사들' 은 그림 속의 상징물들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숨은 그림찾기 처럼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상징들은 16세기 종교의 속박에서 해방된 과학과 인간의 시대인 르네상스를 말하고 있다. 류트는 하모니를 뜻하는데 2줄이 끊어져 있다. 댕트빌의 목에 걸린 해골 목걸이는 건강이 안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가 홀바인은 원근법의 극단적인 형태인 '아나모로포시스(왜상)기법을 사용해 그림 속에 해골을 숨겨 놓았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 이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는 허망한 것이며, 우리의 종착역은 결국 '죽음'임을 기억하라"는 것이니...

BBC방송이 조사한 '가장 위대한 영국 그림' 1위는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의 '전함 테메네르'이다. 트라팔가 해전을 승리로 이끈 전함의 최후모습은 대영제국의 종말을 예고하는 듯하다. 예인선에 끌려 런던의 운수업자에게 팔려갔다고 하는데...

영국인들은 자극적이고 강렬하고 화려한 그림 보다는 자연스러움을 좋아하는데 이것이 바로 영국인이 생각하는 최고의 미덕이라고 한다.

두 번째 미술관인 코톨드 갤러리 인상파의 숨겨진 왕국이라고 할 정도로 런던의 숨어 있는 진짜 보석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은 런던이 아닌 프랑스에서 그려진 인상파 화가의 그림들이다.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 폴리베르제르의 술집>, 피사로, 르누아르의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가끔 미술작품을 보다가 궁금했던 화가에 앙리 루소가 있다. 그의 그림은 몽환적이고 유쾌, 모던, 원시적인 그림 등 독특한 느낌을 주는데, 그는 나이 마흔이 넘어 화가로 변신하였고 미술 공부도 독학으로 했다.코톨드 갤러리에서는 고흐와 고갱, 마네와 모네의 그림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겠다.

세 번재 미술관은 국립 초상화 미술관이다. 12만 점에 달하는 영국 위인들, 왕족들의 초상화와 사진들이 있다. 이곳은 그림과 사진으로 보는 영국 역사라 할 수 있는 미술관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곳의 초상화를 통해서 웃지 않는 영국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헨리 8세와 그 여인들의 초상화 그리고 그들의 자녀인 엘리자베스 1세, 메리 엘리자베스까지 초상화로 만날 수 있다.

네 번째 미술관은 테이트 브리튼이다. 라파엘 전파 (라파엘로 이전, 르네상스가 아닌 중세 시대의 미술을 본보기 삼아 그림을 그린 모임)의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누구나 알 만한 그림은 거의 없다.

다섯 번재 미술관은 테이트 모던이다. 화력발전소가 미술관이 되었다. 개관 당시에는 비난도 많았다고 한다.

" 오래된 발전소 건물을 뜯어 고쳐 미술관으로 만든다는 것은 구질구질한 발상이라고, 차라리 돈이 없어서 미술관을 못 짓는다고 솔직히 말하는 게 낫겠다. "고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대영박물관을 제치고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미술관이 됐다. 소장작들은 현대 미술품들로 샤갈, 마그리트, 달리, 베이컨, 피카소, 뭉크 등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그래서 테이트 모던만의 젊고 자유롭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찾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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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미래의 역습, 낯선 세상이 온다 / 매튜 버르스 ㅣ 비즈니스북스  ㅣ2015>

 

 

 

다가올 미래의 모습,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미래에 닥쳐올 낯선 모습들을 상상해 봅니다.

 

 

 

 

 

 

 

 

 

 

 

2. 관계수업 / 데이비드 D 번즈 ㅣ 흐름출판사 ;2015

 

  심리행동과학과 교수가 직접 고안한 체크시트를 중심으로 인간관계, 의사소통의 비결 등과 관련된 내용을 독자들과 함께 풀어나가는 책이다.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이 책을 읽고 싶습니다.

 

 

 

 

 

 

 

 

 

 

 

 

3. 부동산 상식사전/ 백영록 ㅣ 길벗 ㅣ 2015

 

   살아가면서 부동산을 매입하여야 할 때에 각종 서류를 비롯하여 법에 관하여 무지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법은 또 왜 그리도 자주 바뀌는지요.

그에 따른 모든 것들을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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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6 1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07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다크, 일처럼 여행처럼 - KBS 김재원 아나운서가 히말라야에서 만난 삶의 민낯
김재원 지음 / 푸르메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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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크, 일처럼 여행처럼>의 책표지를 보는 순간 '산티아고 순례기'인 작가 '서영은'의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 서영은 ㅣ 문학동네 ㅣ 2010>이 생각났다.

물론 여행을 가서 사진을 찍다 보면 나도 가끔 이런 사진을 찍게 된다. 여행지에 우뚝 선 나의 그림자 사진을.

   

이런 낯익음을 뒤로 하고 아나운서 '김재원'의 책을 살펴 보았다. 이 책에도 나오는 책이지만 2007년경에 읽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오래된 미래-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ㅣ 중앙북스 ㅣ2007>을 읽고 라다크를 알게 되었다. 그 이전까지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곳인데,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자연 속의 순수한 지역이었던 라다크 세상에 알려지면서 현대화를 맞는 것을 아쉬워 하는 내용을 읽게 되었고, 이후에 이 지역의 여행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었다.

대부분의 책들에는 라다크의 변화를 아쉬워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곤했다.

그런데 김재원이 이곳을 여행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하니 그는 어떤 여행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깔끔하고 단정한 아나운서의 이미지는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아나운서가 아닌 예능 MC의 모습으로 변화하기도 하여 간혹 아나운서 출신인 MC들의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인하여 재미를 위한 그들의 행동과 언어에 곱지 않은 시선이 가기도 한다.

그러나, KBS의 김재원 아나운서는 그의 에세이인 <마음 말하기 연습/ 김재원 ㅣ 푸르메 ㅣ 2013>에서 썼듯이 " 꾸미지 않고, 덧붙이지 않고, 마음에서 숙성된 담백한 언어로 말하기" ( 마음 말하기 연습 중에서)를 하는 반듯한 아나운서이다. 그는 <마음 말하기 연습>에서 그동안 방송을 통해서, 강의를 통해서, 자신의 인생 속에서, 생활 속에서 느꼈던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이 책을 유익하게 읽었다. 

두 번째 에세이인 <라다크, 일처럼 여행처럼>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읽어 내려갔다.  

  

저자는 여행을 좋아하기에 여행 자유화 이후에 세계 50여 나라를 돌아다녔다. 그는 저자 소개글에서,

" 생각을 표현하는 두 가지 방법, 말하기를 밥벌이 수단으로, 글쓰기를 성찰의 수단으로 삼고, 여행을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며 산다. " 고 한다.

그가 라다크로 떠난 이유는, TV프로그램 촬영을 위해서이다.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라다크 편)에서 자전거로 히말라야의 산자락을 누비기 위해서이다.

"여행지의 첫 느낌은 그 여행을 좌우한다" (p. 28)고 하는데, 그의 첫 여정은 라다크 왕국의 수도였던 레이다. 티베트 불교 사원인 곰파는 마을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다. 그리고 곰파를 비롯한 그들의 삶의 터전에는 기원을 담은 깃발들이 여기 저기에서 나부낀다. 

" 만나는 여행자들의 만남과 이별은 지친 여행의 활력소다. " (p. 45)

" 기도깃발은 곰파가 있는 흙산의 오색 꽃이 되어 바람에 꽃잎을 날려 보내고 있었다." (p.45)

" 혼자 하는 여행은 성찰을 위한 것이지만, 함께 하는 여행은 성찰을 갈등에 양보한다. 발걸음의 주인은 여행자가 아니다. 여행자가 밟고 있는 땅과 그 땅을 덮고 있는 하늘이다. 나는 그 땅과 하늘에 나를 맡겼다. " (p. 76)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마음 말하기 연습>을 통해서도 그는 중학교 때에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의 마음을 담았었다. 감기가 걸렸기에 임종을 앞두었던 어머니의 병상을 자주 찾지 못했던 아픈 마음을, 그리고 캐나다 유학 중에 갑자기 쓰러지셨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역시 그에게는 그 아픈 마음이 이 책에서도 '상담자'와의 대화를 빌려 언급된다. 상담자의 말처럼 그는 자신을 아픈 부모님을 둔 아들로만 기억하고 있는데, 이제는 그 자리에서 벗어나 아버지의 자리로 갈 수 있기를 바란다. 라다크의 여행을 통해서....

라다크의 여정은 레에서 해발고도 5,328m의 타그랑 라에 이르고, 카르낙으로 그리고 초모리리에서 다시 서울에 이른다.

때론 생각 보다 힘든 자전거 트래킹에 힘겨워하고, 고산증세에 시달리기도 하고, 유목민들의 천막에서 지내면서 그들의 생활을 체험하기도 한다. 야크 똥 치우기, 야크 젖짜기, 치즈 만들기, 술담그기를 하면서....

"넘어진 자리에 머물지만 않아도 인생은 앞으로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쓰러진 자리에서 그대로 남아 있거나 아프다고 되돌아간다면 여행의 종착역은 멀어진다. 여행자의 허기는 다음 마을이 채운다. 우리는 여행자의 허기를 채우면서 넘어진 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지금 우리는 라다크 자전거 대장정을 마치고 파란 초모리리를 마음에 담은 체 레로 돌아가는 중이다. " (p. 300)

이 책을 통해서 라다크의 이곳 저곳을 따라가 본다. 그리고 촬영을 위한 작은 에피소드들을 솔직하게 써 내려가는 그의 이야기를 읽는다. 책 속에는 몇 권의 책에 관한 짧은 글들도 있는데 모두 읽은 책들이기에 그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느낄 수 있다.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나는 정유정 작가의 소설을 어느 누구 보다 높이 평가한다)에 못지 않은 수려한 문장력은 그동안 그가 읽은 많은 책들을 통해서 다져진 글쓰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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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음이 행복해지는 희망 편지 - 개정판
김선규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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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규는 서강대 신방과를 졸업하고 1987년 한겨레 신문에서 언론사 생활을 시작으로 문화일보 사진부 차장을 지냈다. 작가가 말하는 모습은 구석에 핀 식물과 대화하기, 동물의 심리파악하기, 사진을 찍기 위해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시골의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길위에 앉아서 수다떨기라고 말할 정도이니 그의 사진의 소재가 작은 청개구리,모기부부에서부터 길위의 민들레, 아침녘의 이슬, 주름살이 굵게 파인 노부부, 철도원 등 우리들이 하찮게 생각하고 눈여겨 보지 않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김선규가 만들어낸 사진의 이미지컷들은 너무도 아름답고, 따뜻하고, 푸근하고, 행복하고, 희망이 넘쳐 흐르고 있다.

 그래서, 작가는 '보이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을, '눈으로 보기'보다는 '마음으로 보기'를 말한다.

 길모퉁이 벽끝자락에 수줍게 핀 민들레의 모습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수돗가 수도꼭지에서 한 방울 떨어지는 물방울을 먹기위해 푸드득거리는 참새의 날개짓에서 갈증을 해소하려는 몸짓을.....

해맑은 어린이의 눈동자에 선연하게 비치는 푸른 하늘과 해바라기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빨간 토마토위의 작은 청개구리의 모습에서 생명의 고귀함을....

뻥뚫린 밀짚모자사이로 보이는 풀꽃 클로버의 모습에서 싱그러움을....

주름살이 깊게 패인 노부부의 미소에서 삶의 연륜을....

역내로 들어오는 기차를 향해 손을 드는 철도원의 모습에서 옛추억의 향수를....

아침 이슬을 함빡 머금은 이슬 방울에 비친 자연의 모습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사진만 보고 있어도 행복이 보이고, 희망이 보이고, 입가에 미소가 머무는 그런 사진을 보여준다.

 이 책에 실린'참새의 갈증'을 비롯하고 UFO 사진 등은 수많은 특종으로 신문에 실려서 보도 사진전 금상, 삼성언론인 상, 언론인 홈피 새사 등을 수상했고, 2005년 12월에는 환경재단이 주관한 '세상을 밝게 하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원래 이 책은 '살아있음이 행복해지는 편지 93통'이라는 책이었는데 2008년에 '살아있음이 행복해지는 희망편지'로 새롭게 개정판이 나왔다.

또한, 93명이 아닌 100명의 사람들이 그동안에 김선규가 신문에 게재하였던 사진들을 보고, 각각의 사진을 보고 떠오르는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 밀짚모자에 담긴 행복

밭에서 고추를 심던 아버지가 밭둑에 벗어놓은 모자 사이로 연초록 토끼풀이 고개를 내밀며 흰 꽃을 피웠습니다.

네잎클로버는 '행운'을 가져오고 세잎클로버는 '행복'을 준다지요.

행운을 찾느라 지천으로 깔린 행복을 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 (p.23)

공동저자 100인에는 김수환추기경, 이해인수녀, 안도현시인,방송인 신영일, 개그우먼 김미화,섬진강 시인 김용택 등이 있는데, 이들은 우리시대 휴머니스트 100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살아 있음이 행복해지는 희망 편지'은 글과 사진의 어우러짐이 자신의 사진 설명이 아닌 김선규의 사진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시각들이 다채롭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들이 느끼는 공통점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은 곧 희망이다'라는 생각들이다.

살아있는 생명체의 순간포착에서 작가가 이세상을  얼마나 밝게 보고 있는지, 자연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살아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생각을 하게 책이다.

신문의 한컷을 장식했을 사진들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오래 오래 마음에 남아 있을 그런 책이다. 그렇기에 책을 읽는내내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희망도~~

우리 사회의 희망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꼭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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