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 무렵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황혼, 해가 뉘엿 뉘엿하여 어두워질 무렵.

황석영의 <해질 무렵>은 한 해가 저물어 가는 12월 말쯤에 읽으면 더욱 가슴에 와닿는 소설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인생의 해질 무렵에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많은 날들의 기억들. 그 기억을 더듬어 가는 시간여행을 다룬 소설들은 아주 많다. 그만큼 젊은 날의 흔적들은 먼훗날 생각해 보면 빛바랜 추억에 불과할 지도 모르겠으나, 그 순간들은 우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아니면 잊고 싶은 이야기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어느날 문득 마주친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가진 사람이었다면, 스쳐 지나가는 풍경 속에서 옛 추억의 그림자가 살포시 떠오른다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지냈던 추억 속의 물건을 보게 된다면....

그래서 인생의 해질 무렵에는 그 모든 것이 아련한 추억이면서도 그리움이 되는 것이리라.

이 책은 200 페이지 정도의 아주 짧은 장편소설이다. 무심코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밤늦었는지도 모르고 몰입해서 읽다보면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게 된다.

소설의 화자는 두 명이다. 학창시절에 달골이란 마을에 살았지만 그곳을 빠져 나와서 나름대로 자신의 힘으로 출세를 한 건축가 박민우 그리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연극 대본을 쓰고 연출을 하기도 하지만 만만치 않아서 각종 알바로 생계를 유지하는 정우희.

두 명의 화자는 서로 어떤 인연으로 맺어졌을까 소설을 읽는 초기에는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그들이 어떤 관계인가는 소설을 거의 다 읽을 즈음에야 그 비밀이 풀린다.

반전이라고 하기 보다는 '이런 관계였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이 소설이 가지는 매력이자, 황석영 작가의 탄탄한 구성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박민우는 성공한 건축가이다. 그러나 어쩌면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온 세상의 고향이 다 사라지는데 일조를 한 상업 건축가라 할 수 있다. 달골이라는 곳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그에게는 '강아지풀 홀씨' 하나가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 우리가 살았던 달골이 지상에서 이미 사라진 기억 속의 박제에 지나지 않듯이, 한번 지나간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 (p. 102)

서울의 산동네에서 폭력을 일삼는 구두닦이 패들과 함께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그곳을 빠져 나가기 위해서 공부를 했고, 가정교사를 해 가면서 대학을 마치고 유학까지 가게 된다.

건축가가 된 이후에는 비리와도 타협하고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 행동했다.

" 온 세상의 고향이 다 사라졌어요. 내 말에 김선배는 먼바다 쪽을 내다보다가 고개를 돌려 우리를 보았다. 그거 다 느이들이 없애버렸잖아. " (p. 28)

어느날 강연을 갔다가 젊은 여성이 전해준 쪽지 한 장이 그를 아스란히 잊혀진 추억 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산동네에 살 적에 좋아했던 차순아가 전화를 해 달라고 한다. 그래서 박민우는 그와의 인연을 더듬어 본다. 그런데 여기에서 작가가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박민우와 차순아의 옛 사랑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그것은 이 소설의 큰 얼개에 해당하고 그 얼개에는  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촘촘히 박혀 있다.  작가는  신분상승, 젊은이의 희망과 좌절, 동반 자살, 고독사, 기러기 아빠 등의 사회적 문제들을 소설 속에 자연스럽게 끼워 넣어서 그 문제들을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게 한다. 

특히 이 소설의 주인공이 박민우가 건축가이기 때문에 그의 사회적 성공을 통해서 근대화 과정에서 일어난 도시재개발사업 등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 보게 한다. 그 과정에서 어떤 편법과 부정, 비리가 일어났는지를 깨닫게 해 준다. 그 밖에도 정치적인 문제, 사회적인 문제 등을 생각하게 해주는 내용들이 소설 속에 자리잡고 있다.  

" (...) 조금 살 만해지자 전통을 재해석다고 콘크리트에 단청을 입히는 식이 됩니다. 여기까지가 선배 세대의 작업이었고 다음 세대는 재개발과 상자 같은 아파트의 시멘트 산을 만드는 데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 대가로 우리는 수많은 이웃들을 왜곡된 욕망의 공간으로 몰아 넣거나 내쫓았습니다. 건축이란 기억을 부수는 게 아리라 그 기억을 밑그림으로 사람들의 삶을 섬세하게 재조직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그 같은 꿈을 이루어 내는 일에 이미 많이 실패해버렸습니다. " (p. p. 96~97)

언제나 황석영 작가의 소설을 읽고 나면 분명 우리 사회의 문제점인데도 내 일이 아니니까 스쳐 지나가 버리는 그런 이야기가 숨겨 있듯이 이 소설 속에서도 그런 사회문제들이 구체적으로 크게 부각되지는 않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문제들을 되짚어 보게 된다.

" 내가 간직했던 기억은 거기 살던 사람들이 식구들과 함께 간직했던 추억과는 다른 것들이다. 내 것은 주민들의 기억을 한꺼번에 밀어붙이고 휩쓸어서 말살해버린 과정일 뿐이다." (p. 181)

인생의 해질 무렵을 살고 있는 박민우의 일대기를 통해서 우리는 그의 회한을 엿 볼 수 있고, 그 속에서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를 찾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경의 도서관 - 황경신의 이야기노트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황경신하면 <생각이 나서>를 대표작품으로 드는데, 이 책은 50만 독자가 읽은 책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책은 읽지를 못했고, 몇 년 전에 그녀의 다른 책인 <눈을 감으면>을 읽었다.

이 책은 참 독특한 책이었다. 미술 작품에 대한 책을 즐겨 읽기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읽었지만 그 책 속에는 미술 작품 33편이 담겨 있고, 그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나서, 한참 후에 눈을 감고 있으면 연상되는 이야기를 작가 나름대로의 짧은 글로 만들어낸 이야기들이었다.

뭐라고 해야 될까? 알 듯, 모를 듯한 그런 내용들도 있어서 읽으면서 어리둥절했던 느낌.

그리고 다른 작품으로는 <밤 열한 시>를 읽었는데, <생각이 나서>이후의 이야기를 120개의 이야기로 날짜까지 기록해 놓은 내용이었는데, 작가 자신의 일기가 아닐까 하는 그런 이야기인데, 작가는 어떤 하루의 기록은 시로, 어떤 하루는 에세이로 채워 나갔다.

    

이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황경신의 글쓰기는 참으로 독특하구나 !'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읽은 <국경의 도서관>도 그런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이 책은 '초콜릿 우체국' 두 번째 이야기인데, 책의 부제로는 '38 True & Innocent Lies'이니 현실인 듯도 하지만, 환상인 듯도 한 그런 짧은 이야기이다.

특히, 명작 속의 문장을 근거로 하여 한 편의  짧은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명작을 근거로 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발췌해서 인용된 문장의 뒷 이야기, 숨은 이야기 같은 이야기이지만 그런 이야기는 황경신이 만들어 낸 이야기일뿐이다.

작가, 소설가, 음악 등의 이야기의 밑바탕이 되는 그런 이야기와 사랑과 이별, 남자와 여자, 그런 주제를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야기로 만들어 놓았으니, 황경신의 글쓰기의 독특함을 알지 못한다면 꽤나 혼란스러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성은 때로는 동화나 우화와 같은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읽다보면 허무맹랑하게 생각되기도 하고, 때론 사랑과 이별에 대한 심리를 잘 파악하고 있기도 하다.

생의 마지막 날에 악마가 찾아오고, 뒤이어 천사가 찾아온다면...

셰익스피어와 슈베르트가 시공간을 무시하고 찾아온다면...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를 재조명해 본다면...

마음을 파는 가게가 있다면....

작가에게 상상력은 얼마든지 시공간을 뛰어 넘을 수도 있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 그 이야기들을 읽어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런 류의 이야기들에는 별로 공감을 받지 않기에 책을 읽으면서도 뭔가 불편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황경신의 글은 글을 책을 많이 읽지 않은 독자들의 성향에는 좀 맞지 않는 감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나 역시 다음에는 황경신의 신작을 선뜻 읽으려는 마음이 들지는 않을 것 같다.

" 가로수 녀석의 말이 옳다. 행복이나 불행은 개념일 뿐이고, 나는 애초에 행복을 위해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다. 나는 그저 거리에 서 있기 위해 만들어졌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오늘 같은 날, 가로수 녀석이 어린 싹을 재촉하고 있는 날, 횡단보도에서 파란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느긋하게 하늘이라도 한 번 올려다 보는 날, 먹이를 쫓전 비둘기들이 가끔 걸음을 멈추고 멍하게 서 있기도 하는 날, 나는 그 소녀를 떠올려본다. 언젠가 시작되고 언젠가 끝이 난, 내가 모르는 이야기를 상상해 본다. 그리고 나, 하나의 우체통, 거리의 마음은 지금도 같은 자리에 서서 모든 것을 바라본다. 그대와 나 사이의 좁혀지지 않는 마음의 거리를 가늠하며, 오늘도 시를 쓴다. " (p. 57)

" 우리가 영원히 소유할 수 건 없잖아. 그게 사랑이든, 삶이든, 늦기 전에, 나이 들기 전에, 현명해지기 전에,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기 전에, 또 죽기 전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친밀함을 나는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어, 그것이 비록 소유할 수 없는 것을 소유했다는 착각에서 나온 것일지라도. 난, 사랑은, 하나의 생명처럼, 살아 있는 것이라고 믿어. " (p. 102)

" 이별은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일과 같아. 너무 성급하게 마시면 마음을 데고, 너무 천천히 마시면 이미 식어버린 마음에서 쓴 맛이 나. 이별을 잘 견딜 수 있는 방법 같은 건 없어. 하지만 겁먹을 필요도 없어. 지금 네가 커피를 마시는 것처럼, 그 마음을 다하면, 시간이 흐른 후에도 향기는 남는 거니까. " (p. 182)

" 지나가지 않는 마음은 없다. 그것이 아무리 간절한 그리움이었어도. " (p. 195)

" 지나가지 않는 사랑은 없다. 그것이 천 년의 기다림 끝에 온 사랑이라 해도.

그리고 그때는 하지 못했던 말.

'지금 갖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지금 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지금 만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 지금 이 순간에만 반짝이는 것. 그대가 망설이는 사이에 지나가 버리는 것. 영영 돌이킬 수 없는, 그런 것. 그건 어쩌면 앞으로도 영원히 하지 않을 말. " (p. 196)

" 우리가 서로를 미치도록 갈망했던 건, 우리가 서로를 만나기 전부터 간직하고 있었던 외로움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외로움은 우리의 사랑으로 치유되었던가? 그렇지 않다. 우리가 너ㅜ나 사랑하여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나 자신이 되었을 때, 우리의 외로움은 우리 속에 그 뿌리를 더욱 튼튼히 내리고 무성한 가지에 무수한 잎을 매달아 우리들을 깊은 그림자 속에 가두어 버렸다. 우리가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인정하기 싫지만, 그것 때문이었지. " (p. 215)

" 사라지는 것들은 언젠가 한 번 존재했던 것들이다.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은 사라질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이 세계에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내 마음 어딘가에 그 파편들이 남아, 가끔 내 심장을 콕콕 찌르는 것을 느낄 뿐이다. " (p 2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렌드코리아 2016]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트렌드 코리아 2016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6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해가 끝날 즈음에 꼭 읽게 되는 책이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트렌드 코리아>이다. 아마도 2008년도 말에 <트렌드 코리아 2009>가 처음 출간된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미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 TRENDERS'날'에서는 2005년부터 트렌드를 예측하고 시도했으며 2007년부터는 '올해 트렌드 예측'을 주요 일간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렇게 해마다 <트렌드 코리아>라는 책제목으로 출간된 것은 <트렌드 코리아 2009>가 처음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연말이 다가오면 다음 해의 트렌드에 관심이 가게 되는데, 이 책이 처을 출간된 2008년 12월만 해도 트렌드를 미리 예측한다는 것이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었지만 책을 접해 보면 내용이 꽤나 흥미로웠다.

그런데, 2015년 11월부터 트렌드 관련 서적들이 여러 권 출간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이젠 트렌드 예측이 한 해를 마무리짓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하나의 통과의례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16년은 병신년(丙申年)이다. 원숭이해이다. 2016년 트렌드 키워드 슬로건은 Monkey Bars이다.

" 2016년 대한민국을 둘러싼 정치, 사회, 경제적 위기의 골을 원숭이가 구름다리를 넘듯 신속하고 현명하게 무사히 건너, 안정된 2017년에 도달하고자 하는 소망을 담은 키워드다. " (p. 8)

책의 내용을 먼저 살펴보니, <트렌드 코리아> 선정 2015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 10개를 소개한다. 단맛, 마스크 &소독제, 복면가왕, 삼시세끼, 셀카봉, 셰프테이너, 소형 suv, 저가 중국전자제품, 편의점상품, 한식뷔페.

긴 설명을 곁들이지 않아도 왜 위의 상품들이 2015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리고 책의 구성을 보니,

1. 2015년 소비트렌드 회고

2. 2016년 소비 트렌드 전망으로 되어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15>에서 미리 예측했던 소비트렌드가 얼마나 적중이 되었는지 먼저 살펴보고, 각각의 트렌드에 대한 설명과 함께 향후 전만을 살펴본다.

그리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2016년 대한민국을 지배하게 될 트렌드를 10개를 전망해 본다.

트렌드 코리아에서 전망하는 2016 주요 키워드는,
플랜 Z 소비, 미래형 자급자족, 있어빌리티, 해시태그, 아키텍-키즈, 램프증후군,
가면을 쓴 착한소비, 미래형 자급자족, B급의 반란, 1인 미디어

Monkey Bars " 로 시작하는 2016년 10가지 트렌드 키워드를 하나 하나 살펴본다.

1. Make a 'plan Z' : ' 플랜 Z', 나만의 구명보트 전략.

플랜 Z는 최후의 방안, 구명보트 전략이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구명보트를 준비하듯, 소비자들도 불경기의 파고에 대비하는 자기만의 생존전략에 입각한 삶의 방식, 즉 플랜 Z를 마련하자.

 

플랜 Z 소비의 핵심은 오로지 생존만을 위한 초절약, 소비활동이 아닌, 삶의 여유와 즐거움을 누리는 소비활동이 가능하기를 소망하는 평범한 소비자들이 만들어 가는 소비전략을 말한다.

플랜Z세대는 돈은 적게 쓰지만 만족은 크게 얻으려고 한다.

2. Over-anxiety Syndrome 과잉근심사회, 램프증후군

 

불안과 공포가 일상화되면서 불안정한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어떤 것을 과장되게 인지하는 특성이 있다. 이를 과잉근심현상, 램프 증후군이라 한다.

과잉근심 현상이 지속되면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점이 생기는데,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분노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불안감은 인간을 더욱 성실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작용을 하기도 한다. 구성원을 분노하게 하고 무력화시키는 과잉근심사회에서, 우리가 적정한 성취를 자극하는 적절한 근심으로 걱정의 긍정 에너지를 살릴 수 있어야 한다.

3. Network of Multi-channel Interactive Media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최근 1인 방송은 메이저 콘텐츠로 급부상하고 있다. 1인 미디어는 현존하는 미디어 중 가장 젊은 세대에 속한다. 컴퓨터와 웹갬만 있으면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는 시대, 1인 미디어가 콘텐츠계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1인 미디어는 개인이 자신의 글, 사진, 영상 등을 대중에게 내보이는 매체 또는 행위를 폭넓게 의미하며 그 출발점은 블로그였다. 이후 기술이 발전하고 동영상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트렌드의 중심이 사용자 제작 콘텐츠인 UCC로 옮겨 갔다가 1인 방송의 형태로 진화하였다.

앞으로 기업과 1인 방송인의 컬래버레이션도 더욱 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4. Knockdown of Brands, Rise of Value for Money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

브랜드의 역할이 흔드리고 있다. 가격과 성능의 대비를 의미하는 가성비가 브랜드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브랜드 보다 제품의 품질을 더 따지는 '사치의 시대'는 가고 '가치의 시대'가 오고 있다.

IT업계의 스타가 된 샤오미는 브랜드의 인지도는 낮았지만 저렴한 가격이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했다. 품질을 압도하는 절대적인 가격 경쟁력이 이성적인 소비자의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성비의 특징 중 하나는 완벽한 품질이다. 최고의 수준이 아닌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품질, 즉 '적정'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가성비는 무조건적인 절약과는 개념이 다르며 저렴한 가격만이 판단 기준이 아니다. 값이 비싸도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소비자는 지갑을 열게 된다.

5. Ethics on the Stage 연극적 개념소비

일방적인 물질적 기부가 아닌 공감과 공유, 교환을 통한 행복한 나눔이 개념있는 착한 소비의 중요한 가치가 됐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기부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게 됐다. 착한 소비가 과시의 대상이 되며 무대 위의 연극처럼 연출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펼쳐지고 있다. 베푸는 것은 단순한 적선이 아니라 행복을 위한 선택, 기부는 헌신적 기부에서 본인의 존재 가치를 확인시켜주는 기부로 바뀌고 있다.

6. Year of Sustainable Cultural Ecology 미래형 자급자족

좀 더 '지속 가능하고 인간적인 삶'을 누릴 것인가?

미래형 자급자족은 100세 시대를 맞았지만 갈수록 척박해지는 도시생활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생태주의적 삶을 실천하려는 현대인들의 노력이 반영된 트렌드이다.

100세 시대에는 웰 에이징(well - aging)을 실천하는 방법에 집중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웰빙시대에서 사람답게, 아름답게 늙어야 하는 웰 에이징시대가 도래된 것이다.

'좋은 것'을 '잘 먹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쉽고 중요한 선택이다. 또한 ' 웰 다잉 (well-dying), 즉 죽음, 그리고 아름답고 존엄한 나의 삶을 살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친환경적인 미래형 자급자족의 삶이 개인의 일상까지 뿌리 내려야 한다.

7. Basic Instincts 원초적 본능

잔인하고 유치하고 솔직한 것들을 적나라하게 추구함으로써 힘든 현실을 돌파해 나가고자 하는 사회적 현실을 반영한다. 의도적인 부조화, 비상식적인 극단적 조합에 이끌리는 현상을 말한다. 고상함 보다는 경박함에, 조화 보다는 부조화에, 현실을 미화하지 않는 솔직함을 말하는데, 원초적 본능 트렌드는 우리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저성장의 좌절감에 대한 반발로서의 성격이 감지된다.

8. All’s Well That Trends Well 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

대충 빠르게 그러나 있어 보이게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는 꿀팁이 필요하다. 있어빌리티(있다 + ability)는 있어 보이게 하는 능력을 통해 과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 대상은 돈, 센스, 인맥이다.

대충 빠르게 트렌드는 투자한 시간 대비 결과물이 더 잘 나오기를 원하는 소비자 요구의 산물이다.

9. Rise of ‘Architec-kids’ ‘아키텍키즈’, 체계적 육아법의 등장

'아키텍 키즈'는 부모의 계획에 따라 설계된 도면을 바탕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길러지는 아이들을 말하는데, 이런 체계적 육아법이 등장했다. 아키텍키즈의 등장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부모들이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키우려는 경쟁의식의 연장선 상으로 보면 된다.

잘 기르고 싶은 마음이 아이의 행복, 부모의 행복, 가정의 행복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나아가 사회 구성원의 건전성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들여다 보는 성찰이 필요하다.

10. Society of the Like-minded 취향 공동체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이색적 취미를 즐기거나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인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시기에 효과적이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세분화되고 세련되어 가면서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 보다는 소수의 핵심 소비자를 공략하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다.

멀티 미디어 시대의 현대인은 천편일률적인 획일성을 원하지 않는다. #(해시태그: sns의 수많은 정보 중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수지하기 위한 키워드)는 관심사를 기반으로 연대를 형성하는 힘이 있다.

세밀화된 소비자의 니즈를 맞추려는 작은 전략에 집중해야 할 때이다.

올해는 다른 해 보다도 트렌드 관련 서적이 많이 출간된 듯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트렌드에 주목을 하고 있다. 트렌드를 안다는 것, 특히 다음해의 트렌드를 예측하고 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트렌드 관련 서적의 시초라고 할 수 있고, 가장 권위있는 트렌드 관련책이라고 생각하기에 몇 년을 계속해서 이 책을 꼭 읽게 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1-16 1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16 1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경제는 살아 는 인문학이다 / 현자의 마을

 

 저자인 박일호가 경제, 경영에 관한 책 40권을 읽고 쓴 서평집.

경제, 경영 책을 읽은 후에 서평을 쓰려면 어떻게 써야할까 망설여질 때가 많았다.

그래서 유독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해진다.

40권의 책을 살펴보니, 내가 읽은 책은 겨우 8권 밖에 안된다.

그래도 꾸준히 이 분야의 책에 관심을 갖고 있었건만....

읽은 책에 대해서는 저자의 생각을, 그리고 아직 못 읽은 대다수의 책들에 대해서는 그 내용을 살짝 들여다 보아야겠다.

 

 

 

 

 

 

 

 

2. 다양한 인재가 세상을 바꾼다 / 한국경제신문

 

  우리 교육을 되짚어 본다. 과연 암기 위주, 주입식 교육을 받은 우리의 청소년들이 유연하고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창의성이 아닐까. 창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질문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고, 다양한 경험과 폭넓은 시각이 필요할텐데....

우리 교육이 지향하는 인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3. 대전망 2016 / 한국경제신문

 

불확실한 세상, 급변하는 세계, 2016년이 밝았지만 새해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으리라는 것을 누구나 짐작하고 있지만...

이 책을 통해서 2016년을 내다보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4. 2016 이코노미스트  세계 경제 대전망 / 영국 이코노미스트  / 한국 경제신문

 

  <대전망 2016>를 검색하던 중에 이 책이 알게 됐다. 한국경제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전망한 책이라는 점이 관심을 끈다.

위의 책과 함께 비교하면서 읽으면 좋을 듯하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1-01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커피 한 잔 할까요? 3 - 허영만의 커피만화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에 어린이 잡지나 학생 잡지를 통해서 만화를 접한 적은 있지만 만화책을 시리즈로 읽으면서 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화에 대해서 잘 알지를 못했다. 그리고 나의 성장기에는 만화 가게를 가는 것을 그리 좋게 생각하지 않던 때였기에 만화책은 불량서적처럼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름다운 소녀들이 나오는 순정만화는 가끔씩 친구들을 통해서 빌려 읽곤 했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요즘은 대학에 만화학과가 있고, 시중에 출간되는 만화를 보면 많은 정보가 담겨있기도 하고, 사회상이나 역사성을 가진 만화도 상당수가 있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 중에서 가장 처음 접한 <식객>은 작품 기획에서 11년간의 세월을 거치면서 27권의 만화로 완성이 됐고, 이후에 <식객2>가 3권 시리즈로 나오게 된다.

           

<식객>을 읽어 본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감탄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철저한 취재를 바탕으로 그려졌으며 만화 속의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나 그 음식으로 유명한 맛집을 소개하는 부분들은 굵직한 이야기 구조 속에서 세밀한 디테일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지방을 가게 되면 <식객> 속에 나왔던 음식을 먹으려고 책 속에 소개된 음식점을 찾아가곤 했다.

몇 년전에 연말 책관련 시상식에서 허영만 화백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만화 속에서 나온 듯한 유쾌하고 호탕한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물론, 유머 감각도 꽤 있으신 분이었다.

그런 허영만 화백이 이번에는 커피에 도전장을 내놓으셨다.

<커피 한 잔 할까요?>인데, 이 만화는 2015년 4월에 1편이 나오고 이번에 3편이 나왔다. 하루에도 몇 잔씩 마시는 커피, 길을 걷다보면 유명 커피전문점 뿐만아니라 작고 예쁜 인테리어의 커피 전문점까지 몇 집 건너 커피 전문점을 만날 수 있다.

처음 창업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업종이 커피 전문점, 벌써 커피 전문점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많은 커피 전문점이 창업을 하고 폐업을 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이렇다 보니 커피 전문점의 커피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웬만한 커피 종류, 커피의 맛은 물론, 커피를  고르고 볶고 갈고 드립하는 사람들도 꽤나 많아졌다.

또한 커피에 관한 책들도 에세이에서부터 시작하여 전문적인 책들까지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게 되니 커피에 관심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허영만 화백의 커피에 관한 만화. 철저한 정보 수집, 취재, 인터뷰 그리고 직접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몸소 즐기실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이 책이 더욱 기대가 된다.

서울에 있는 커피 전문점 2대커피의 주인 박석과 거기에서 일하는 바리스타 강고비가 주요 인물로 나온다. 박석은 커피라면 책임지는 일은 싫어서 하지 않지만 '커피 하나 만큼은 자신이 있다', 강고비는 박석의 가르침에 따라 최고의 바리스타를 꿈꾸는 젊은이다.

최고의 바리스타가 되기 위한 관문 중의 하나는 생두를 고르는 일이다. 어느날 박석은 강고비에게 생두 수입업체에 가서 생두를 골라 오라고 한다. 이곳에서 커피 평론가인 초이허트와 마주치게 되는데, 그 역시 생두를 고르려고 왔다.

그들이 고른 최고의 생두는 같은 것인데, 한 포대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생두는 누구가 가지고 갈 수 있을까.  수입업체 사장은 두 사람에게 미션을 내준다.

" 대신 오늘 각자 샘플로 500 g씩 가져가. 그리고 5일 후 맛을 보여줘." " 더 나은 맛을 보여주는 사람에게 주겠어!" (p. 109)

자만심으로 똘똘 망친 초이허트, 커피,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강고비.

" 최고의 커피는 손님의 생각과 느낌이 들어갈 틈이 있는 커피, 그래야 의미가 생기고 존재감이 생기는 커피야. 그게 박석의 커피였어. " (p. 154)

강고비에게는 최대의 위기이자 최고의 바리스타로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절호의 찬스....

그렇다, 허영만 화백은 자신의 만화를 통해서 항상 인간에 대한 신뢰의 중요성을 말해 왔다. 그래서 그의 만화를 보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물론 이야기 속에는 재미를 주기 위한 역경이 있지만 그 역경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이 항상 함께 했다.

하루의 시작과 끝이 커피가 일상화된 사람들, 그들이 마시는 커피에는 커피의 쓴 맛 속에 담겨 있는 향긋한 커피 본연의 맛이 살아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