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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철학자의 살아 있는 위로
최훈 외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6년 6월
평점 :
이 책의 제목은 부제가 '현대 경제사상의 이해를 위한 입문서'인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한다. 이 책은 경제학의 핵심 아이디어를 주요 경제학자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쉽게 풀이한 경제학 관련
서적이다.
그런데 <죽은 철학자의 살아 있는 위로>도 동서양의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실생활과
관련지어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은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고민들을 유명한 철학자들에게 질문을 하는 형식의
편지글을 담고 그 편지에 대한 답변을 철학자들의 답변을 통해서 해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즉,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철학자를 지정하여 자신의 사연을 편지로 쓴다. 그 편지
속에는 삶의 방향을 묻는 질문들이 담겨 있다. 이 질문에 철학자는 답변을 한다. 그리고 해당 철학자의 생애와 이론을
살펴본다.
그렇기 때문에 철학이라고 하면 머리가 지끈지끈한 사람들까지도 쉽게 이해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물론, 그 바탕에는 철학적 이론이 깔려 있다.
누군가 우리들이 힘겨워 하는 일상 속의 문제점을 해결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이 책에서는 현실로 돌아온다.
책의 구성은,
1장 : 관계에 지친
그대에게
2장 : 내 마음을 찾고 싶은
그대에게
3장 : 변화가 두려운
그대에게

이 책에 소개되는 철학자는 23명인데, 그 중에 '피터 싱어'는 '죽은 철학자'가 아닌
지금도 활동을 하고 있는 유일한 철학자이다. '피터 싱어'에게는 '죽은 철학자'라 해서 미안하지만 그래도 그만큼 우리들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철학자라는 점에서는 철학자 자신도 그리 불쾌하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피터 싱어'는 실천 윤리학 분야의 거장이자 동물 해방론자이다. 그의 철학적 관점은 윤리적
삶을 산다는 것은 우주적 관점을 취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피터 싱어'가 받은 편지의 사연은 무료한 일상,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현실 감각을
잃어가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은 사람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똑같은 날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이라면
관심이 갈 수 있는 내용이다.
우주적 관점을 취하면 자신의 즐거움을 고려하는 것에 앞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밖의 철학자들은 동양 철학의 공자, 노자, 맹자, 장자, 묵자, 한비자, 왕필,
순자.
서양 철학에 있어서는 에피쿠로스, 아리스토텔레스, 존 스튜어트 밀, 쇼펜하우어, 니체,
아이데거, 데이비드 흄, 에픽테토스, 플라톤, 스피노자, 미셀 푸코, 칸트, 소크라테스 등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한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철학자들은 우리들의 고민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삶의 방식이 다른 부부의 이야기는 에피쿠로스가 쾌락이란 관점에서 살펴본다. 우리는 쾌락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의미로 생각하기 쉬운데, 에피쿠로스는 외부의 자극에 어떠한 감정적 동요나 혼란이 없는 마음의 평정, 즉 아타락시아를 말한다.
아타락시아는 곧 행복을 말하며, 철학의 궁극적 목표를 일컫는다.
친구간의 돈거래로 우정에 금이 가는 경우가 있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가를 일깨워준다.
공자의 <주역>에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우주론적 지식이 담겨 있다. 공리주의의
완성자인 존 스튜어트 밀은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를 말해 준다.

자녀 교육 하면 떠오르는 철학자는 맹모삼천지교의 맹자가 아닐까.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맹자에게 묻는다.

중학생인 딸과 부인을 캐나다로 보낸 기러기 아빠, 과연 아빠의 인생은 무엇일까? 자식을 잘
키우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삶일까?
니체라면 어떤 답을 말해 줄까?
항암치료를 받는 40대 주부, 그녀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묻는다. 이에 하이데거는
'존재'의 의미를 설명해 준다.
만약 동서양 철학자들의 주요 이론을 살펴본다면 이해가 쉽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일들을 중심으로 철학자들과 편지를 주고 받으니 삶의 방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철학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고, 그들의 답변을 통해서 철학적 사고를 넓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