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골라주는 남자>의 작가인 노중훈은 MBC 라디오에서 <노중훈의 여행의 맛>을 진행하는 여행작가다. 라디오를
듣지 않기 때문에 어떤 내용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요즘 유행하는 맛집 소개와 음식에 관한 내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데, 노중훈은 여행작가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여행관련 서적을 내놓지는 않았다고 한다. 2014년에 출간된 <백년식당>은
노포(老鋪)기행을 통해서 맛있고 오래된 식당을 18곳을 소개한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시간과 공간을 지켜온 맛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찾아낸
음식이야기와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이 책은 박찬일 셰프가 글을 쓰고, 노중훈이 사진을 찍었다.
그래서인지 <식당 골라주는 남자>에 소개되는 식당들 중에는 그 책에서 소개되었던 식당들에 관한 내용들도 또다시 나온다.
<식당 골라주는 남자>에 나오는 식당은 전국의 104곳의 식당이다. 특징을 보면,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소개했던 식당들,
잡지나 신문에 안내했던 식당들, 노중훈 자신의 단골집들이다.

그런데 소개되는 식당들은 겉모습만 보면 참으로 허름하고, 간판도 촌스러운(?) 그런 식당들이 대부분이다. 만약에 내가 그 도시에 갔다면
결코 들어가려는 마음을 가지지 않았을 그런 식당 모습에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하다. 식당에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도 할아버지, 할머니, 아줌마라고
할 수 있는 초라한 모습이니, 요즘 잘 나가는 셰프들의 음식과는 달라도 한참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나온 식당들의 맛도 자극적이지 않고, 맛을 내기 위한 첨가물도 넣지 않고, 담백하고 때론 밍밍한 그런 맛을 가진 음식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허름한 식당, 순수한 맛, 진한 국물.... 이런 조합처럼 느껴진다.
소개되는 맛집에는 주소, 메뉴, 가격까지 친절하게 소개해 주니, 책을 읽고 그 식당을 가보고 싶다면 수월하게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작가는 국수 마니아인지 국수를 참 좋아한다고 하니, 골막국수, 멸치국수, 고기국수, 비빔국수, 냉국수, 성게국수, 밀면, 일본식 국수인
가케우동, 붓가케 우동, 유자우동 가마타마 우동, 물냉면, 비빔냉면 쌀국수, 메밀국수, 막국수, 짜장면, 짬뽕.... 다양한 국수들이 소개된다.

특히 평양냉면의 대명사인 1946년에 문을 연 우래옥은 냉면집에서 빠지면 섭섭하다 할 것이다.
장작불을 때는 아궁이에 솥을 걸고 국수를 삶은 장작불 국수까지.

그밖의 식당으로는 쌈싸먹는 김치찌개, 보쌈, 떡갈비, 무쇠솥밥, 곰탕, 해계탕, 문어요리, 붕장어 요리, 빵집 그리고 떡볶이, 튀김,
김밥까지....
책의 내용 중에 색다른 식당으로는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의 정호영 셰프의 카덴과 박찬일 셰프의 로칸다 몽로이다.
셰프의 요리이니 책의 다른 식당들과는 아무래도 차별화가 된다.
서울 종로 해장국집인 청진옥은 1년내내 하루도 쉬지 않는 식당으로 1937년에 문을 연 후에 전쟁 중이나 불가피한 날을 빼고 80년간 솥이
끓고 있다.
괴팍한 식당 주인들도 있는데 영업시간이 딱 1시간인 식당도 있고,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까지 3시간 문을 여는데, 메뉴는 딱 3가지,
짜장면, 짬뽕, 짬뽕밥만을 하는 중식당도 있다.
책 속에 소개되는 식당들은 작가 나름대로 10개 테마로 나누어서 소개해 준다. 늦은 밤에 책을 읽어서인지 책을 읽는내내 입안에 침이
고이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니, 책 속에 나온 식당 중에 한 번 꼭 가보고 싶은 곳들이 몇 곳이 눈에 들어온다.

만약, 그 지역에 가게 된다면, 꼭 한 번 들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