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8 제너시스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7
버나드 베켓 지음, 김현우 옮김 / 내인생의책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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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글부터 부담스러운 글귀로 시작된다.
'인지과학, 분자 생물학, 진화론, 플라톤 철학을 한 권에 담아내 소설' - 열거된 단어들에 대한 학문적 지식이 미미하기에 처음부터 잔뜩 긴장하고 읽어야 했던 소설이었다.
  또한, 뉴질랜드 출신의 작가인 '버나드 베켓' 역시 처음 접해 보는 작가이기에 그의 작품 성향을 잘 알지 못했다. 그는 경제학을 전공하고 과학교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이미 십여 권의 책을 출간하고, 많은 문학상을 수상한 뉴질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가이다.
  작가들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하여,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세계에 대한 글들을 많이 쓴다. 환경오염, 자원고갈, 지구멸망, 우주전쟁, 로봇의 세계제패.....
'2058 제네시스'는 이런 상상속의 미래의 세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정말로 가능할 수도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입장에서 본다면 너무도 끔찍한 상상의 세계인 것이다.
소설속의 상상의 나라는 2058년. 이미 2031~2032년에 전쟁과 전염병때문에 세상의 종말이 찾아오게 된다. 그것을 피해서 외딴섬에 해양방벽을 세우고 외부 세계와는 완전히 단절된 공화국이 세워진다. 공화국의 건국자는 개인을 인정하지 않는다. 전염병에 대한 위협은 공동의 적이었기에 공화국의 유지가 쉬웠지만, 시간이 흐르게 되면, 긴장감은 둔해지고 공포 분위기도 사라지게 된다. 해양방벽을 지키던 아담이 어느날 배를 타고 떠내려오는 소녀를 구해준 것을 계기로 감금이 되고, 아담을 지키는 로봇 아트과의 이야기가 액자소설의 구조로 펼쳐진다.
이런 액자구조의 이야기가 소개되는 것은 소설의 주인공인 아낙스가 공화국의 학술원에 들어가기 위한 구술면접시험에서 3명의 시험관과의 질문과 답변을 통해서, 그리고, 아낙스가 준비한 홀로그램을 통해서 보여준다. 아낙스가 연구주제로 선정한 인물이 바로 아담이기에 그는 사례연구의 주제가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은 4시간의 면접을 통해서... 그렇기에 이 소설의 목차 역시 특이하게 ㅣ교시, 첫번째 휴식시간, 2교시.... 로 표시된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이름도 아낙스는 철학자 '아낙시만드로스인데 그가 주창한 만물의 근원은 '혼돈'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공화국의 건국자인 플라톤, 아낙스의 스승인 페리클레스, 연구대상인 아담, 그밖에 탈레스, 아리스토텔레스 등 철학자, 과학자 등을 비롯한 잘 알려진 인물의 이름이 차용되는 것은 그들이 지니고 있는 이미지를 작품속에서 보여주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야기의 얼개가 되는 인간 '아담'과 로봇 '아트'의 논쟁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인간이 만든 로봇,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감정이 없는... 그러나, 되풀이 되는 시도에 의해서 눈물도 흘릴 수 있고, 프로그래밍된 것만이 아닌 사람의 곁에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인간적인 면모를 갖출 수도 있는 그런 로봇의 시대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든다.
과연,아담이 주장하는 것처럼 로봇은 '전기스위치를 복잡하게 연결한 깡통일 뿐일까?' 아니면 '관념이 만들어 낸 로봇은 로봇의 주장처럼 '사유하는 기계'가 될 수 있는 것일까?

흙은 세포를 창조하고, 세포는 다세포와 뇌를 낳았으며, 뇌는 언어와 관념(idea)을 만들었고, 관념은 사유하는 기계인 로봇을 낳았다는 것이다.
작가가 이 소설에서 가장 강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진화론도, 인지과학도, 플라톤 철학도 아닐 것이다. 그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철학적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인간인 '아담'과 로봇인 '아트'를 통해서....
그런데,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는 결말부분이다. '절대로 마지막 장면을 읽지 말기 바란다.'는 Michelle의 이야기처럼 반전의 묘미를 톡톡히 맛보게 해준다.
방심하고 있다가 한 방 얻어 맞은 것같은 마지막 장면이 이 소설이 가진 진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과 로봇의 다른점'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 '인간이 사유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일까?'
이런 많은 생각들을 해보게 하는.... 그리고, 우리들의 2058년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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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 마니아 - 유쾌한 지식여행자, 궁극의 상상력! 지식여행자 9
요네하라 마리 지음, 심정명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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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하라 마리' 이제는 그 이름만으로도 친근하게 다가오며, 그의 글들을 떠올리면 살포시 미소가 지어지는 지식의 샘물이 철철 넘쳐 흐르는 위트있는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녀의 글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미식 견문록'을 통해서 폭넓은 지식탐구와 날렵하면서도 섬세한 유머 감각을 느끼게 되었으며, 그의 유고작들을 엮었던 '문화편력기'는 '미식견문록'이 음식에 관한 이야기로 국한된 것에 비해, '마리'특유의 통찰로 경계를 넘나드는 지식 탐구와 톡톡 튀는 반전의 재치로 독자들을 '요네하라 마리'의 매력에 푹 빠지게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발명 이야기'라니~~~~ 또 어떤 이야기로 우리들을 반전의 묘미로 '팡' 터지게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

'발명 마니아'에 실린 '마리'의 '궁극의 상상력'은 2004년경부터 '선데이 마이니치'에 연재되었던 글들이다. '미식 견문록'과 '문화 편력기'가 음식이나 문화 전반에 걸친 지식 탐구를 보여준다면, '발명 마니아'는 그보다 더 폭넓은 관심사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하루에 7권의 책을 읽고, 러사아어 통역사로 일하면서 통역과 관련된 내용을 통역을 하기 전에 사전 공부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책은 무엇이든지 섭렵한 그녀의 모든 지식이 축약되어서 나온 글들이고,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에 '미식 견문록'과 '문화 편력기'를 읽을 때는 한밤중에 읽는 도중에 '마리'의 특징인 '허를 찌르는 반전'에 '깔깔~~' 웃거나, '하하~~'웃었는데, 이번의 '발명 마니아'는 '아, 정말 그럴 수도 있겠네~~' '나도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하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아들이 초, 중학교에 다닐 적에 여름방학이면 골치거리가 '과학 탐구대회'에 출품할 발명품을 만들어 가는 것이었다.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생각에 생각을 해도 떠오르지 않던 발명품들.....
그런 발명품을 '마리'는 100가지나 책 속에 소개하고 있다. 그 발명품들은 '말도 안돼' 라는 생각이 드는 황당무계한 것에서부터, 나도 언젠가는 그런 상품이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하는 생각을 했던 공감이 가는 발명품, 장난삼아 이런 것이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했던 것들, 그리고 너무도 그럴듯해서 지금이라도 실용성이 인정되어 상용화가 가능한 발명품까지.....
이렇게 기발하고 특이한 상상력이 동원된 발명품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책이 재미있는 것은 발명품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발명품을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이 더 재미있고 의미가 있는 것이다.

언니는 늘 세계 정세에 분노하고, 환경 파괴를 염려하며, 애완동물을 귀여워하면서 진지하게 발명을 생각했습니다. 언니밖에 생각해 내지 못할, 언니밖에 못 쓸 글이 완성됐습니다. 일러스트를 그린 아라이 야요도 실은 언니였습니다.(p507)- 이오우에 유리(요네하라 마리의 동생)의 말
'요네하라 마리'의 동생인 '이노우에 유리'의 말처럼 '요네하라 마리'의 관심사는 무궁무진해서 불쌍한 애완동물 돌보기에서부터, 세계정세, 환경오염, 지구 자원고갈과 온난화, 광우병위험보다 더 심각한 소를 비롯한 식용 동물에게 행하는 항생제 투여, 인공위성을 돈을 적게 들이고 쏘아 올리는 문제 등등~~~
특히, '궁극의 팍스 아메리카'에서는 그녀가 이 글들을 연재하던 시기에 세계적 관심을 가졌던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견해, 빈라덴, 북한의 동향, 한반도 정세 등의 국제 정세에 대한 내용들도 피력하고 있다. 
책 속의 재미있는 발명품들중에 '애완견 우산'과 짐을 많이 들었을 때의 '우산'
나도 애완견을 기르는데, 우리집 강아지는 밖에서만 용변을 본다. 장마철에는 난감하기 그지없다. 집에서는 응가를 하지 않으니, 비를 맞고 산책을 해야 하는 어려움. 그것을 해결할 발명품.

그리고, 도로에서 차가 막혔을 때에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했을 자동차의 변신. 바로 '궁극의 교통체증 탈출법'을 소개한다.

그러나, 이런 발명품 하나 하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소개하는 '마리'의 '궁극의 상상력'이 더 돋보이는 것이다. 아무나 생각할 수 없는 지식의 창고에서만 나올 수 있는 그녀의 글들.... 그래서 나는 '요네하라 마리'의 글에 어느새 익숙해지고, 그의 글을 대하면 편안한 느낌이 든다.
그녀의 글이 밝고 위트가 넘쳐 흐르듯이 책에 그려진 삽화들. 'ARAI YAYO' 대충 대충 그린듯하지만, 그림이 나타내고자 하는 것들을 아주 잘 표현한 책 속의 그림.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이 아닌 저자인 '요네하라 마리'의 그림이라니....
"'마리' 여사.... 도대체 못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어 보고 싶다.
그녀의 폭넓은 지식, 상식, 잡학....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이처럼 유쾌하고 기발한 이야기가 쓰여진 것이다.
  '마리'를 알게 된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마리'가 원하던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밝은 세상이었는지를 책을 읽으면서 새삼 깨닫게 된다.
앞으로도 미처 읽지 못한 그녀의 책들을 시간나는대로 한 권, 한 권 찾아서 읽어야 겠다. 그리고, 아직 우리곁에 오지 않은 그녀의 책들이 또 출간되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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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하루
이나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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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철학자의 삶을 지배했던 세 가지 열정은 사랑에 대한 열망, 지식에의 탐구,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연민이라고 했다. 그 글을 읽는 순간 전적으로 동의했다. 나 역시 아직도 진실한 사랑을 꿈꾸고, 지식을 갈구해 책장을 넘기며, 타인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해 가슴앓이한다. 여기 실린 아홉 편의 소설은 일천하나마 그 결과물이다. (p6~7, 작가의 말 중에서)
누구네의 인생은 귀하고 소중하며, 누구네의 인생은 남루하고 비천한 것은 아니겠지만, 누군가는 세상의 중심에서 보란듯이 살아가고, 누군가는 세상의 귀퉁이에서 찌그러져서 아프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세상으로부터 소외되고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가인 '이나미'는 '수상한 하루'에 담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 아니 고귀한 사람들이야 이런 사람들을 살아가면서 아마 만날 일조차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민갔다 외식사업의 꿈을 안고 돌아와서 사업자금마저 말아먹고 변두리 지하에서 횟집을 하는 잔뜩 거칠대로 거칠어진 남자. 인터넷카페에서 여의사인양 행세하는 마트 아르바이트 여자. 고학력이지만 백수로 옥탑방에서 미니거북과 동거하는 여자. 낄 때, 안 낄 때 가리지 않고 나대는 연립주택 반장 아줌마, 노조 활동으로 짤린 전직 여교사, 남편에게 소외된 여자....
이들이 평범한 것 같지만, 평범하지 않듯이, '수상한 하루'에 시린 단편들의 소재는 평범한 듯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고 특이한 것이다.
  '집게와 말미잘'의 미국에서 부두 노동자였던 횟집 아저씨가 이웃 상인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서 쥐껍질을 벗겨서 문에 걸어 놓는 행동이나,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여의사인양 신분을 속였던 여자를 저녁 파티(?)에 초대하고는 한 밤중에 횟칼을 가는 장면은 오싹함과 끔찍함을 느끼게 한다. 더군다나 단편들에 담겨있는 리얼한 묘사들은 작가의 체험이 없었다면 결코 상상력이나 매체를 통한 지식만으로는 쓸 수 없는 글들이 여기 저기에 등장한다.
'집게와 말미잘'에서의 티베트 조장의 리얼한 묘사. 그동안 여행 에세이를 통해서 접했던 내용들이지만, 소설속에서의 묘사는 아무런 숨김없이 그대로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파묘'에서는 군복무 당시 유해발군단의 임무를 맡았던 주인공이 산소의 이장을 하는 일을 하게 되는데, 그때의 이장 과정에서의 파묘 모습, 수습,굿 등의 묘사.
'푸른 푸른'에서 군복무중 상사의 성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을 하는 동생의 화장 모습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또한 '자크린느의 눈물'은 지하철 잡상인이 대구 지하철 참사 사건에서 사망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특이하게도 참사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다. 지하철 화재 사건에서 죽어가는 주인공이 그 현장을 바라보는 모습, 그리고 망자가 되어서 자신의 사체를 찾지 못한 가족들을 바라보는 모습. 영혼의 무게는 7g이라고 했던가....  그러나, 그 가벼운 영혼이 자신의 길을 찾아 가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무거운 영혼', '날지 못하는 영혼'이 된 이야기를 쓰고 있다.
작가가 생각하는 죽음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한다.
죽음은 결코 두려운 것도, 부정(不淨)한 것도 아니다. 삶의 종착역은 더 더욱 아니다. 한때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삶이전에 무엇이 있었고, 넋은, 영혼은 어디로 가는가 (p139)
또한, 소설속에는 우리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많이 나와서 작가가 우리말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조붓한 오솔길'  '따북따북 올라갔음' '허위단심 민친듯' '끄느름한 오늘' '쫑상거려 모은 천조각' 등등.....

'쑥할매'이야기는 노조 활동으로 해직당한 전직 교사의 이야기가 초등학교 시절에 '따' 당하던 아픈 기억과 어머니에 대한 마음, 거리에서 쑥을 파는 할머니를 보고 떠오른 '할미꽃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가 옛추억들과 함께 어우러진다. 아마도 자각와 같은 시대를 살아온 독자들이라면 기억에 남는 추억들이 떠오를 것이다.
'수상한 하루'는 이렇듯 세상의 모퉁이에 있는 남루하고 비천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9편이 모여서 한 권의 책이 되었다. 그런데, 각 이야기들에는 씨줄과 날줄이 되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 이야기들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를 처음엔 잘 알지 못한다. 이 이야기와 이 이야기는 어떤 연관이 있지? 하는 생각에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한 편의 이야기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작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부분들이 아닌,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도 못하는 부분까지 폭넓게 바라보고 사고하는 것이다. 소외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때론 남루하고 비천한 사람들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들의 모습을 좀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들이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보듬어 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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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새는 집 돈 모이는 집
윤기림 지음 / 살림Biz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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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돈관리 방법도 유행이 있는 것일까. 누군가가 부동산으로 부자가 되었다고 하면, 무턱대고 부동산에 투자를 하고, 주식시장의 전광판이 붉은 색으로 물든다고 하면, 주식시장으로 돈이 쏠리고, 한동안은 펀드의 열풍으로 TV의 오락프로에서까지 펀드를 부추기는 방송을 하더니, 펀드가 반토막이 났다고 울상들을 짓고 있다.
이것은 자산관리, 재테크에 아무런 경제적 상식이 없으면서 남이 돈을 벌었다고 하면, 이렇게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하면, 그곳에 돈이 몰려 갔다가 또 썰물처럼 빠져 나오는 것이다. 부동산도, 주식도, 펀드도, 금리도, 모두 불안정한 시기에 나의 자산관리는 어떻게 할 것이며,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풀어 주는 책이 '돈 새는 집 돈 모이는 집'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윤기림은 재테크 전문가로 7년간에 걸쳐서 강연과 자산관리의 상담을 통해서 얻어진 노하우를 아낌없이 이 책에 소개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저금리' 시대에 우리집의 돈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모든 사람들에게 지대한 관심사일 것이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기때문이다. '쩨쩨하게 굴면서 매일 쪼개쓰고, 아껴쓰면서 절약에 절약을 하지만 돈이 새는 집'이 있는가 하면 '쓸 것 다 쓰고도 돈이 모이는 집'이 있으니 이에 대한 해답을 이 책에서 찾아 보면 어떨까한다.
  저자도 이야기하지만, 우리집의 자산관리는 다른 사람과 같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Life Style 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의 큰 그림. 즉, 언제 결혼을 하고, 집장만을 언제하고,자녀는 언제 낳을 것이며, 학자금은 언제 필요한가. 그리고,노후설계는..... 이것은 가정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런 인생의 큰 그림은 크게는 일생을, 그리고 작은 단위로는 5년미만으로 설계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이 큰 그림이 재무설계이며, 여기에 구체적인 집은 어떻게 살 것이며, 자녀 교육은 어떻게 시킬 것인가 등등을 생각하여 투자하는 것이 재테크인 것이다. 그래서 재무설계와 재테크는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어떻게 보면, 경제에 대한 이야기들은 딱딱하고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면서, 또한 필요한 부분에 대한 표와 그림까지, 그리고 어려운 용어들은 따로 더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책을 통해서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의 목표가 돈의 목표보다 우선해야 된다는 것이다. 돈의 목표가 먼저이다보면 우리들은 돈의 노예로 전락하게 될지도 모른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5년안에 소득 구조의 다변화를 통해 투자 가능한 현금 규모를 늘려서 자산을 불리라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우리들의 생활이 경제 관념이 없이는 살아 갈 수 없는 것이기에 전반적인 경제 흐름을 알아야 할 것이며,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기본 실력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들에게 관심이 있는 세금, 부동산, 그리고 요즘 평균 연령은 늘어났지만, 일찍 은퇴하는 사람이 많기에 최대의 관심사인 은퇴준비까지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냥 '돈'에 관한 평범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너무도 많은 정보들이 담겨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들은 책을 읽을 때는 머리로는 이해가 되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또 모두 잊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 저자가 권한 재테크와 자산관리 방법을 읽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나의 재무 설계와 재테크로 응용해 보아야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집의 미래를 위한 돈관리 방법은 이제 사람들이 몰려 다니는 곳으로, 아니면, 돈이 쏠리는 곳으로 찾아 갈 것이 아니라, 내 머리, 내 손으로 '나의 재무 현황'을 작성해 가면서 설계해야 될 것이다.
요즘의 경제 흐름이나, 자산 관리의 중요성, 그리고 세금이나 노후자금 문제까지를 폭넓게 생각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으며, 그냥 책을 읽고 지나친다는 생각보다는 생활에 응용해야 되겠다는 생각까지를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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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 - 북원더러 서진의 뉴욕서점 순례기
서진 지음 / 푸른숲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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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서 서점은 만남의 장소였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사라진 종로2가에 위치했던 종로서적의 입구는 언제나 사람들도 북적거렸다. 책을 사려는 사람들보다는 만남을 위한 약속장소로~~ 그러나 꼭 약속을 위한 장소는 아니었다. 약속시간보다 좀 일찍 나가서 새책코너을 둘러보고는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손을 들고 나오기도 했는데, 그중 많이 선택된 책이 아마도 문고판이었을 것이다. 100권 이상 번호가 넘어가는 소형책자인 문고판을 한 권씩 사서 읽고 모으는 재미도 솔솔했으니까....
그리고, 학교앞에서 살 수 없는 대학교재를 사기 위해서는 무교동에 있는 전문 학술 서적을 파는 서점을 들리곤 했다. 지금은 이름도 잊혀진 서점이 되었지만.
그런데, 언제부턴가 생활속에 자리잡은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에서 신간서적까지. 클릭만으로 내용까지 검색해 보고 카드결재까지.... 그리고, 다양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서점에 갈 기회는 줄어들게 되었다. 아들 동화책에서부터 학습교재까지 사주던 동네 서점은 언제 사라졌는지도 모를 정도로 슬며시 자취를 감추어 버리고....
  이런 서점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담긴 책이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한국이 아닌 북러버들의 성지라고 하는 뉴욕의 서점 순례기. 83+4일 동안 51개의 서점을 찾아다닌 이야기이다. 그러나, 내용은 그렇게 간단 명료하지는 않다. 북원더러의 뉴욕 서점 순례기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하다가, 어느 순간 '아니, 여행에세이가 아니었어? 이 책의 장르가 소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서진'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그가 소설가라고는 하지만,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었다. 그는 장편소설 '체리'와 연작소설 '하트모텔'을 자체 출판하였으나, 별로 팔리지 않았고, 3번째 소설인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러나 이 책도 그리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는 않을 것같다. 그리고, 그는 인디 문화잡지 '보일라(VoiLa)'의 편집장을 지내며 30여 호의 잡지를 기획하였고, 2004년부터 현재까지 대안출판 프로젝트 ‘한페이지 단편소설’을 운영하면서 다수의 책을 만들었다. 그리고  문화웹진 〈나비〉의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자 소개를 읽어보니 평범하지는 않은, 어찌 보면 책과 관련되어 낭만적인 삶이라고 볼 수 있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름도, 그가 쓴 작품도 읽어 본 적은 없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느낀 것은 문장력이 유연하다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의 장르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 것은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는 참 독특한 책이라는 것이다. 뉴욕하면 세계 경제의 중심지이기도 하지만,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록펠러센터, 링컨센터,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 센트럴 파크를 비롯하여 관광할 많은 곳이 있는데, 뉴욕의 서점가를 순례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닌 4차례씩이나. 그가 서점에서 찾는 책은 '내가 쓰고 싶은, 만들고 싶은, 인생의 모든 궁금증을 풀어 줄 책'을 찾는 것이다. 뉴욕의 대형서점, 소형서점, 중고서점, 그리고 분야별로 특화된 서점들. 동화책, 추리소설, 희귀본,예술서적, 만화책, 슈퍼히어로물 전문 등등~~~ 그런데, 이렇게 특화된 서점중에 게이가 작가인 작품, 또는 그런 류의 작품들만을 취급하는 서점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점들을 돌면서 만나는 사람과의 인터뷰 형식의 글도 함께 실려 있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에세이 형식이지만, 이 책에는 3명의 주인공이 나온다. 북원더러인 이 책의 저자인 '서진', 그는 종이책을 좋아한다. 책이라는 물건 자체를 좋아한다. 책 냄새를 좋아한다. 그리고, 서점 순례를 통해 서점들이 사라지는 것을. 종이책이 사라져서 책장을 넘기는 것조차 미래에는 꿈같은 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나는 종이로 만든 책을 사랑한다. 서점에 들어서면 서가에 꽉 차 있는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평생이 걸려도 꽂혀 있는 책들의 절반, 그 반의 반도 읽지 못할 텐데, 이미 다 읽어버린 것 같은 황홀한 느낌이 든다. 수많은 책들이 바로 눈앞에 있기때문에 그런 착각을 하게 된다. 무형의 지식과 이야기를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어서, 읽기도 전에 경험한 것 같은 그런 착각말이다. 멋진 표지와 묵직한 장정, 책을 넘길 때마다 느껴지는 감촉과 종이 냄새는 또 어떻고, 나는 책의 내용을 사랑하는 것일까? 책이라는 물건을 사랑하는 것 일까? (p72)
또 한사람, '로버트',서점가에서 만난 사람으로 60년대 서점가로 꽉 들어찼던 뉴욕을 그리워하며, 아직까지 뉴욕에 서점다운 서점이 남아 있어 죽을 때까지 뉴욕에 있겠다는 사람이다.
마지막, 제니스. 미래에서 온 여자, 책이 사라지는 것을 구하기 위해서 세상의 모든 책이 불탄다면 구하고 싶은 세 가지 책이 무엇인지를 묻고 그것의 리스트를 만들어서 세상의 모든 책이 불타더라도 구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바로 '궁극의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다. 이 세 명의 주인공은 쓰여지지 않은, 그러나, 쓰여진 책인 '도서관을 태우다'를 둘러싸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시공간을 넘나들고 있다. 그리고, 뉴욕서점 순례를 바탕으로 하여 찾아간 서점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그 서점의 종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그들에게 책 속에서 나오는 내용인 '세상의 모든 책이 불탄다면 구하고 싶은 세 가지 책이 무엇인가'를 물어보고 그에 대한 답을 실어 준다. 그 책들이 그들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즌지도 함께 덧붙여서 물어보고 내용도 실어준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은 이런 내용외에 로버트와 제니스라는 가공의 인물과 서진이 소설속의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듯이 픽션이 가미된다.
과거, 현재, 미래의 시공간을 초월한 이야기가 바로 픽션인 것이다. 여행기에 소설적 픽션까지. 서점 순례기, 소설, 인터뷰 기사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특색있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가 알려주고 싶은 뉴욕서점들의 정보와 함께, 그가 아쉬워 하는 것은 음악에서 CD가 슬며시 사라지듯이 인간이 만들어 낸 가장 인간적이고 문화적인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종이책이 북리더의 등장으로 어느 순간에는 사라질 것이며, 이미 서점들은 사라지고 있음이 너무도 확연하게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또하나는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도서관을 태우다'라는 소설을 쓰는 것에 대한 내용인데, 작가가 쓰는 글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 꾸며내려는 이야기가 아닌,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을 그대로 담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은 'The My Sterious book shop'의 파트타임 할머니의 충고를 통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그냥 둘러보았던 서점에 대해서 써보는 건 어때요? 때로는 소설보다 논픽션이 더 픽션 같으니까. 어차피 소설을 쓰기 힘들다면, 지금까지 돌아다닌 것을 바탕으로 편하게 써요, 그렇게 워밍업 한다면 소설의 돌파구가 마련될지도 몰라요. 소설로 어설프게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사설을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는 편이 훨씬 좋으니까요. (p84)
점점 사라져 가는 서점, 거기에 비례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서점.
그러나, 어느 순간에는 종이책은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고, 우리들은 편리한 문명의 이기인 전자책 리더를 손바닥위에 올려놓고 책을 읽게 될 것이다.
새 책을 받으면 갓 제본된 느낌의 빳빳한 책의 느낌, 그리고, 읽은 후에 책장에 오랫동안 꽂혀 있다가 어느날 문득 뽑아서 읽으려는 순간에 느껴지는 묵은 종이책의 냄새. 그런 것들이 사라질 날도 멀지 않았을까?
그러나, 나도 아직은 '서진'처럼 종이책이 좋다. 그리고, 책 냄새도......
어느땐가 뉴욕에 가게 된다면 이 책에 소개된 서점중에 몇 군데는 들려 보리라.
그리고, 그때는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를 다시 한 번 떠올려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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