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 마니아 - 유쾌한 지식여행자, 궁극의 상상력! 지식여행자 9
요네하라 마리 지음, 심정명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요네하라 마리' 이제는 그 이름만으로도 친근하게 다가오며, 그의 글들을 떠올리면 살포시 미소가 지어지는 지식의 샘물이 철철 넘쳐 흐르는 위트있는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녀의 글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미식 견문록'을 통해서 폭넓은 지식탐구와 날렵하면서도 섬세한 유머 감각을 느끼게 되었으며, 그의 유고작들을 엮었던 '문화편력기'는 '미식견문록'이 음식에 관한 이야기로 국한된 것에 비해, '마리'특유의 통찰로 경계를 넘나드는 지식 탐구와 톡톡 튀는 반전의 재치로 독자들을 '요네하라 마리'의 매력에 푹 빠지게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발명 이야기'라니~~~~ 또 어떤 이야기로 우리들을 반전의 묘미로 '팡' 터지게 만들려고 하는 것일까?

'발명 마니아'에 실린 '마리'의 '궁극의 상상력'은 2004년경부터 '선데이 마이니치'에 연재되었던 글들이다. '미식 견문록'과 '문화 편력기'가 음식이나 문화 전반에 걸친 지식 탐구를 보여준다면, '발명 마니아'는 그보다 더 폭넓은 관심사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하루에 7권의 책을 읽고, 러사아어 통역사로 일하면서 통역과 관련된 내용을 통역을 하기 전에 사전 공부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책은 무엇이든지 섭렵한 그녀의 모든 지식이 축약되어서 나온 글들이고, 발명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에 '미식 견문록'과 '문화 편력기'를 읽을 때는 한밤중에 읽는 도중에 '마리'의 특징인 '허를 찌르는 반전'에 '깔깔~~' 웃거나, '하하~~'웃었는데, 이번의 '발명 마니아'는 '아, 정말 그럴 수도 있겠네~~' '나도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하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아들이 초, 중학교에 다닐 적에 여름방학이면 골치거리가 '과학 탐구대회'에 출품할 발명품을 만들어 가는 것이었다.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생각에 생각을 해도 떠오르지 않던 발명품들.....
그런 발명품을 '마리'는 100가지나 책 속에 소개하고 있다. 그 발명품들은 '말도 안돼' 라는 생각이 드는 황당무계한 것에서부터, 나도 언젠가는 그런 상품이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하는 생각을 했던 공감이 가는 발명품, 장난삼아 이런 것이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했던 것들, 그리고 너무도 그럴듯해서 지금이라도 실용성이 인정되어 상용화가 가능한 발명품까지.....
이렇게 기발하고 특이한 상상력이 동원된 발명품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책이 재미있는 것은 발명품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발명품을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이 더 재미있고 의미가 있는 것이다.

언니는 늘 세계 정세에 분노하고, 환경 파괴를 염려하며, 애완동물을 귀여워하면서 진지하게 발명을 생각했습니다. 언니밖에 생각해 내지 못할, 언니밖에 못 쓸 글이 완성됐습니다. 일러스트를 그린 아라이 야요도 실은 언니였습니다.(p507)- 이오우에 유리(요네하라 마리의 동생)의 말
'요네하라 마리'의 동생인 '이노우에 유리'의 말처럼 '요네하라 마리'의 관심사는 무궁무진해서 불쌍한 애완동물 돌보기에서부터, 세계정세, 환경오염, 지구 자원고갈과 온난화, 광우병위험보다 더 심각한 소를 비롯한 식용 동물에게 행하는 항생제 투여, 인공위성을 돈을 적게 들이고 쏘아 올리는 문제 등등~~~
특히, '궁극의 팍스 아메리카'에서는 그녀가 이 글들을 연재하던 시기에 세계적 관심을 가졌던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견해, 빈라덴, 북한의 동향, 한반도 정세 등의 국제 정세에 대한 내용들도 피력하고 있다. 
책 속의 재미있는 발명품들중에 '애완견 우산'과 짐을 많이 들었을 때의 '우산'
나도 애완견을 기르는데, 우리집 강아지는 밖에서만 용변을 본다. 장마철에는 난감하기 그지없다. 집에서는 응가를 하지 않으니, 비를 맞고 산책을 해야 하는 어려움. 그것을 해결할 발명품.

그리고, 도로에서 차가 막혔을 때에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했을 자동차의 변신. 바로 '궁극의 교통체증 탈출법'을 소개한다.

그러나, 이런 발명품 하나 하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소개하는 '마리'의 '궁극의 상상력'이 더 돋보이는 것이다. 아무나 생각할 수 없는 지식의 창고에서만 나올 수 있는 그녀의 글들.... 그래서 나는 '요네하라 마리'의 글에 어느새 익숙해지고, 그의 글을 대하면 편안한 느낌이 든다.
그녀의 글이 밝고 위트가 넘쳐 흐르듯이 책에 그려진 삽화들. 'ARAI YAYO' 대충 대충 그린듯하지만, 그림이 나타내고자 하는 것들을 아주 잘 표현한 책 속의 그림.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이 아닌 저자인 '요네하라 마리'의 그림이라니....
"'마리' 여사.... 도대체 못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라고 물어 보고 싶다.
그녀의 폭넓은 지식, 상식, 잡학....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서 이처럼 유쾌하고 기발한 이야기가 쓰여진 것이다.
  '마리'를 알게 된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마리'가 원하던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밝은 세상이었는지를 책을 읽으면서 새삼 깨닫게 된다.
앞으로도 미처 읽지 못한 그녀의 책들을 시간나는대로 한 권, 한 권 찾아서 읽어야 겠다. 그리고, 아직 우리곁에 오지 않은 그녀의 책들이 또 출간되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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