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 교보클래식 1
에른스트 테오도어 아마데우스 호프만 지음, 정영은 옮김, 강주헌 감수 / 교보문고(단행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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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즈음해서 세계 곳곳에서는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한다. 호두까기 인형하면 아름다운 왈츠가 생각난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율에 따라서 발레단이 펼치는 우아하고 환상적인 공연.

어느 해인가 12월에 <호두까기 인형>공연을 봤다. 그때는 몰랐던 이야기를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왕>을 읽으면서 알게 됐다.

<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은 '에른스트 테오도어 아마데우스 호프만' (1776~1882)의 동화인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왕>이라는 동화에서 출발된다.

 호프만은 독일의 낭만주의 작가이다. 원래 법학을 공부했고 어릴 적에는 피아노 연주, 글, 그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후에 찬송가 작곡, 극장 매니저, 음악평론가 등에서 활약을 보인다.

19세기 문학과 예술에 큰 영향을 끼친다. 카프카, 히치콕, 디킨스, 보들레르, 도스토옙스키 등이 그의 영향을 받은 작가들이다.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왕>은 1816년에 발표한 동화이다. 친구의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지어낸 이야기로 작품 속에 나오는 '마리'와 '프리츠'는 실제 아이들의 이름이다.

프랑스 작가인 '알렉상드르 뒤마'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을 '클라라'라는 주인공으로 각색을 하여 작품을 쓴다. 이 작품을 바탕으로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곡인 <호두까기 인형>이 재탄생된다.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프리츠와 마리는 드로셀 마이어 대부로 부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다. 아이들에게는 가장 즐거운 날 !!!

오빠인 프리츠는 병정 인형들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고, 마리는 인형놀이를 좋아해서 평소에도 장식장에는 아이들의 장난감이 채워져 있다.

아이들이 받은 선물 중에 딱딱한 호두를 까주는 호두까기 인형, 볼품없는 얼굴도 못 생긴 인형이지만 마리는 호두까기 인형을 좋아하게 된다.

그런데 오빠가 너무 크고 단단한 호두를 까다가 인형은 부서지게 된다. 이도 빠지고 턱도 부서진 인형.

그래서 마리는 호두까기 인형과 밤늦게 놀고 있는데.....

한 밤중에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

생쥐떼들이 몰려 오고, 그들의 우두머리인 생쥐왕은 머리가 일곱 개 달렸다.

호두까기 인형이 장난감 부대를 이끌고 생쥐들과 벌이는 치열한 전투.....

이 와중에 마리는 유리에 부딪혀 기절을 하게 되고....

부모님을 비롯한 사람들은 이 모든 일이 꿈이라고 하는데, 마리는 현실이라 믿는다.

대부는 호두까기 인형의 부러진 이를 고치고, 덜거덕 덜거덕거리던 턱도 고쳐 온다. 대부가 들려주는 호두까기 가문의 이야기.

'왜 호두까기 인형이 이렇게 흉한 외모를 가지게 되었는지를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마리는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세상으로 모험을 떠나게 되니....

뉘른베르크 출신의 젊은 대부와 마리의 이야기.

아름다운 장난감 왕국의 달콤한 풍경, 그곳에서 들려오는 감미로운 음악 소리.

아이들에게 흥미로운 동화의 소재는 모험의 나라가 아닐까,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책은 교보클래식의 첫 번째 책이다. 얇아서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는 그런 책.

앞으로 <폴리애나>, <비밀의 화원>, < 기찻길의 아이들>, < 마리 클레르>가 출간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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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나에게 건네는 말 - My Book
전승환 지음 / 허밍버드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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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00 : 나에게 건네는 말>은 '내내 고마웠던 나에게 선룰하고 싶은 책'이다. 지인 중에는 어떤 특별한 날에는 자신에게 선물을 하곤 한다.

생일날 혼자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갖고 싶었던 믈간을 자신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이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이 자신일 수도 있다. 그런 자신에게 선물을 한다면 어떤 선물을 하면 좋을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항상 고마운 자신에게 좋은 글을 담은 책을 한 권 선물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이 책은 독자가 자신을 위해서 만드는 책이다. 책 속에는 저자가 뽑은 좋은 문장들이 99가지 담겨 있다. 그리고 마지막 100은 '나에게 던지는 질문' 하나이다.

질문은 "결국, 나에게 가장 건네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나요?"

분위기있는 사진과 함께 저자가 고른 문장이 소개되고, 그 옆에는 독자들이 꾸며야 한다. 문장을 읽고 생각나는 단상을 적어도 좋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림를 그리고 간단하게 생각을 써 넣어도 좋겠다.

독자 자신이 만들어 가는 책...

정 쓸 문장이 생각이 안 난다면, 옆의 문장을 필사를 해도 좋고...

순전히 내 마음이 가는대로 만들어지는 세상에서 단 한 권 밖에 없는 책을 만들면 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100이란 숫자의 의미는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수, 온전함, 가득함, 충만함을 상상하는 수이다.

저자는 100개의 문장을 "하루, 한 문장씩 좋아하는 펜을 들고 고마운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문장으로 적어 보세요" (프롤로그 중에서)라고 적어 놓았지만 나는 간밤에 순식간에 읽어 버렸다.

다른 날 보다 일찍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올빼미 근성이 있는지 잠이 오지 않는다. 그래서 책꽂이에 꽂아 놓았던 책들 중에서 이 책을 골라 단숨에 읽었다.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메시지들, 그래서 어젯밤에는 단숨에 읽었지만, 오늘부터는 천천히 한 문장씩 음미하듯이 읽고 옆 페이지를 메워 나가야겠다.

전에 읽었던 책 속에서 좋은 문장이 있으면 옮겨 적어도 좋을 듯 하다.

# 06 네가 가진 용기 있는 마음을

       꼭 붙들고 있으라고

       그렇게,

       삶이 내게 말한다.

       내 삶이 나를 응원한다.

# 09  답을 찾지 마세요.

        모든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합니다.   - 박웅현 < 여덟 단어>

# 16   나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라....

         잘 했다. 잘 했다. 잘 했다.

# 39   생각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말이 되니까

         행동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습관이 되니까

         습관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성격이 되니까

         성격을 조심하세요

         언젠가 운명이 되니까       - 마더 데레사

# 54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당신에게 등을 돌린 것 같아도

         누군가는 분명

         당신을

         응원하고 있을 겁니다.

# 65    인생에서 가장 슬픈 세 가지

          할 수 있었는데

          했어야 했는데

          해야만 했는데        -루이스 e 분

# 77    사랑을 받는 것은 행복이 아니다.

          사랑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다.      - 헤르만 헤세 -

# 95    책 한 권을 읽는다는 것은

         그 사람을 읽는다는 것이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이다.

         책과 사람

         공통된 의미를 지닌 위대한 스승이다.

책의 끝부분에는 <Free Note : 미처 못다 한 이야기>가 있다. 그 부분은 17 페이지 정도의 빈 Note인데, 빈칸을 메우면서도 더 남은 자신의 이야기를 그 곳에 쓰면 된다.

" 세상에 단 하나 뿐인 My Book"

그래서 이책은 전승환이 짓고,              쓰다.

이 책의 저자인 '전승환'은 내가 읽은 책 중에는 <나에게 고맙다/ 허빙버드 ㅣ2016>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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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안 죽어 - 오늘 하루도 기꺼이 버텨낸 나와 당신의 소생 기록
김시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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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안 죽어>의 저자는 응급의학을 전공한 의사이다. 그러니 그가 있을 곳은 병원의 응급실, 극도의 긴장감과 급박함이 흐르는 곳에서, 죽음과 소생의 갈림길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일을 했다.

밤에 갑자기 아픈 경우에 응급실을 찾은 적이 있는데, 119의 사이렌 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환자들, 피투성이가 되어 들어 오는 환자들.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생명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저자는 이곳에서 10여 년을 근무했다. 삭막할 수 밖에 없는 의사로서의 생활.

" (...) 때로는 햄버거를 주문하고 쟁반을 받아 드는 시간보다 더 짧은 시간에 삶과 죽음이 결정되기도 했다. " (p. 26)

그런데 그는 지금 시골 장터 근처의 동네 의원에서 환자를 보살피고 있다. 이곳에 오는 환자들은 할매, 할배가 많다.

그리고 "동네 의원의 진료는 대화가 거의 전부다" (p. 21)

할매, 할배들은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오면서 '익지도 않은 갓 딴 감', ' 종이봉지에 담긴 붕어빵', ' 까만 봉투에 담긴 찰 옥수수' 등을 의사에게 전하기도 한다.

연세가 많이 든 환자들이기에 보청기를 끼고 오거나, 아니면 보청기를 미처 끼지 않고 오는 환자들이 있으니 의사 선생님은 화자의 진료를 위해서 고래 고래 악을 쓰면서 대화를 해야 되는 경우도 많다.

물론, 환자들은 분초를 다투는 사람들은 없다. 고혈압, 당뇨병 약을 타러 오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환자들의 진료는 그들의 일상생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 늙음에 적응해 간다는 것이 어쩌면 이렇게 조금은 서글프고, 또 조금은 따뜻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p. 24)

대형병원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많이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명의를 찾아서 진료 예약을 하면 며칠에서 수 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만난 의사와의 진료시간은 고작 5분 정도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의사와 환자의 사생활에 관한 이야기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인데....

시장 옆의 조그만 동네 의원은 주민들의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한다. 병원이란 이미지 보다는 사랑과 인정이 깃든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의사로서의 저자의 삶은 극과 극을 치달리는 생활이 아닐까 한다.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초를 다투던 곳에서의 생활과 환자들과 끈끈한 정으로 엮인 동네 의원에서의 생활.

그래도 어느 곳에 있든지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의 자세가 돋보인다.

"'당신 덕분에 참 즐겁고 행복하게 잘 살았어요'라고 말해 줄 사람이 곁에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것이 100세 넘게 장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아니 지금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가치있는 삶이 아니겠는가. " (p138)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저자가 페이스 북을 통해서 남긴 글들이다. 작가다운 글이라기 보다는 투박하지만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을 담은 글이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과의 일화를 담은 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공감을 준다기 보다는 특별한 이력을 가진 의사의 과거와 현재의 삶이 대비되는 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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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제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황정은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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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해마다 꼭 읽었던 책이다. 그 책을 통해서 만난 작가들은 이후에도 좋은 작품으로 또다시 만나곤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문학상과 관련된 책을 읽지 않게 됐다. 그런데도 꾸준히 사 둔 책이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이다.

오래도록 책꽂이에 꽂혀 있던 책 중에 한 권을 읽기 시작했다. 2014 제5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이다.

'젊은 작가상'은 문학동네에서 제정하고 시행하는 상이다. '젊은 작가'라는 이미지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비교적 독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일 확률이 높다. 등단 십 년 이하의 젊은 작가들이 한 해 동안 발표한 작품들 중에서 7편을 골라서 '젊은 작가상'을 선정하고 수여한다.

대상인 황정은 작가의 이름이 눈에 들어와서 읽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황정은 작가의 작품 중에 몇 권을 읽었는데, 좋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문학작품집은 문학평론가의 해설이 함께 실리기에 작품을 읽으면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부분들을 찾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문학상 수상작품들은 내용이 난해한 경우가 있어서 술술 읽히지는 않는 경우도 있다.

2014년 제 5회에 수상작은 대상 수상작은 황정은의 <상류엔 맹금류> 그리고 조해진의 <빛의 호위>, 윤이형의 <쿤의 여행>, 최은미의 <창너머 겨울>, 기준영의 <이상한 정열>, 손보미의 <산책>, 최은영의 <쇼코의 미소>이다.

대상인 황정은의 <상류엔 맹금류>는 여러 관점으로 읽을 수 있겠지만 가족이란  굴레가 될 수도 있지만 그걸 묵묵히 받아 들여야 하는 자식의 입장을 생각하게 해 준다.

제희의 여자친구인 화자는 어쩌면 제희와 결혼을 했을 지도 모르는 자신아 남의 아내가 되어 제희의 가정에 대해서 회상하는 이야기이다.

제희의 부모는 장사를 하면서 착실하게 살았는데, 어머니가 계를 만들면서 소개한 계원이 곗돈과 제희네의 신뢰를 바탕으로 여기 저기에서 돈까지 빌려서 도망을 친다. 

갑자기 닥쳐온 불운에 제희 부모는 야반도주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많은 돈을 갚아 나가기로 한다. 그건 제희 가족 모두가 짚어져야 할 굴레가 된다. 자식들까지도 그 돈을 갚기 위해서 어려움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제희 아버지는 병에 걸리게 되고 폐를 잘라내고 허리에는 호스를 꽂고 살아가야 한다. 이런 어려움에도 가족들은 묵묵히 서로의 어려움 앞에서 돈을 보탠다.

어느날, 제희와 부모 그리고 화자인 나는 수목원에 놀러간다. 도시락을 싸고 이것 저것 짐을 챙겨서 가는 가족 나들이. 폭염이 극성을 부리던 그 날, 제희 아버지의 고집으로 비탈 밑의 계곡에서 점심 식사를 하게 되는데....

수로라고 생각했던 곳은 상류의 맹금류의 오물이 내려오는 배수로였으니...

여기에서 상류란 맹금류가 존재하는 곳이라기 보다는 상류 사회를, 계곡의 배수로는 비루한 사람들의 은신처라고나 할까....

가족이란 어떤 어려움도 묵묵히 받아 들여야 하는 그런 것일까? 아니면 세상 많은 사람들이 사는 것처럼 힘들때는 비켜 나가도 되는 것일까?

다친 다리를 끌면서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고 아버지를 따라가는 제희의 모습에서 깊은 한숨이 나온다.

화자인 나처럼 제희와 결혼을 할 것같았지만 결국에는 다른 사람의 아내로 살아가는 그 모습이 우리의 현주소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편이 가지는 매력을 한 편의 작품 속에 잘 담아낸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해진의 <빛의 호위>도 꽤 흥미로운 작품이다. 잡지사 기자인 나는 사진작가 권은의 인터뷰를 위해서 만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알마 마이어와 장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바이얼리니스트인 알마 마이어에게 장은 은신처를 마련해 준다. 장은 음식과 자신이 작곡한 악보를  전달하는데....

연주를 할 수는 없지만 악보를 보면서 마음의 연주를 하던 알마 마이어는 훗날 그 악보가 자신을 살려줬다고 말한다. 극한 상황에서 악보가 있었기에 살 수 있었다는 그 이야기와 얽힌 나와 권은의 이야기는?

기자가 알아 보지 못했던 권은은 초등학교 시절 같은 반 아이였다. 반장이었던 기자는 결석을 하는 권은의 집에 가보라는 선생님의 말에 따라 그녀의 집에 가게 되고....

이미 고아가 된 권은의 비밀을 지켜주면서 자신의 만화책, 스노우볼 그리고 카메라를 건네 주게 되는데....

그 카메라는 권은에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었고, 훗날 사진작가가 되는 계기가 된다.

알마 마이어와 장, 그리고 나와 권은...

그들에게 베푼 작은 관심이 그들을 힘든 세상을 헤쳐 나가게 하는 힘이 되었으니....

다른 수상작품들도 나름대로의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역시 젊은 작가들이라서 신선하다는 그런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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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22
헤르만 헤세 지음, 안영준 옮김 / 생각뿔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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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는 추억이 깃든 책이다. 그동안 4 정도를 읽었는데, 그때 마다 마음 속에 울림이 조금씩은 다르다.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학창시절에, 어른이 되어서, 엄마가 되어서.

그리고 5년쯤 전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을 몇 권 사면서...

         

'헤르만 헤세'의 삶과 문학에 대해서는 작가이자 문학평론가인 '정여울'의 <헤세로 가는 길/ 정여울 ㅣ 아르테 ㅣ 2015>를 통해서 자세하게 알게 됐다. 그 이전에 읽은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 헤르만 헤세ㅣ 웅진지식하우스 ㅣ2013>도 좋았다.

          

헤세는 독일의 칼프에서 태어났지만 인생을 마무리한 건 스위스의 몬타뇰라이다. 히틀러 통치하에서 작품활동을 할 수 없어서 스위스로 망명을 했기 때문이다.

헤세의 아버지는 선교사였고, 신학계 집안의 어머니 밑에서 성장을 한다. 그래서 헤세는 신학교에 입학을 하기는 하지만 적응을 하지 못하고 1년 만에 학교를 그만둔다.

그는 할아버지의 책들을 읽으면서 수도사가 아닌 시인이 되기를 원했고, 그것이 신학교를 뛰쳐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학교를 그만 둔 후에 신경쇠약으로 정신병원에서 요양을 하기도 하고, 이듬해에는 김나지움에 입학을 하지만 다음 해에 학업을 중단한다. 서점 점원으로 일하기도 하고 시계부품공장에서 수습공으로 일을 하기도 한다. 

청소년기의 방황과 고뇌를 다룬 작품인 <수레바퀴 아래서>는 헤세의 자전적 소설이자 성장소설이다.

그래서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으면 한스의 모습에서 헤르만 헤세의 청소년기를 보는 듯하다.

중고등학생들의 필독도서에 빠지지 않는 성장소설로는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제롬 다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로제 마르탱 뒤 가르'의 <회색노트>가 있다.

이 소설들은 발표된 지는 오래됐지만 여전히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있다. 아마도 청소년들은 이 작품의 의미를 잘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저 학교에서 읽으라고 하니까 읽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른이 돼서 다시 읽게 된다면, 자신의 청소년기를 뒤돌아 보는 계기가 되고, 이 소설들이 왜 세계적인 작품인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마을에서는 가장 똑똑한 아이, 재능이 뛰어난 아이, 지성으로 충만된 아이인 한스가 조금씩 삶의 무게가 무거워지기 시작하는 것은 슈바벤 신학교 시험을 보러 가면서 부터이다.

항상 머릿속에는 공부로 가득찬 아이이지만 각지에서 모인 아이들과 함께 보는 시험은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한스는 시험을 보면서 자신감이 없어지고 무력해짐을 느끼게 된다. 불합격할 것이라는 걱정을 하지만 , 다행히도 신학교에 2등으로 합격한다.  그래서  한스는 다시 공부에 대한 열정과 뜨거운 욕구가 솟아나기도 했지만, 새로운 학교 생활에는 적응을 못한다. 

천재성을 지닌 한스에 대한 교장 선생님를 비롯한 선생님들의 기대는 크지만, 소년은 차츰 나락의 늪으로 빠져 들어간다.

한스 기벤라트와 친구가 된 헤르만 하일너는 학교에서 가장 어울리지 않는 짝이라는 인상을 준다.

성실한 아이와 경박한 아이, 천재적인 사고능력을 가진 아이와 시적 능력을 가진 아이.

틀 속에 갇힌, 순종적이고 모범적인 한스 기벤파트.

관습과 제도에 저항하고 교칙을 어기고, 시를 쓰는 헤르만 하일너.

한스 기벤라트와 헤르만 하일너는 헤르만 헤세의 분신이다. 헤르만 헤세 역시 마음 속의 두 청소년 사이에서 갈등하고 방황했으리라

한스 기벤라트와 헤르만 하일너의 만남은 소년을 반항심이 들끊는 소년기에 들어서게 되는 계기가 된다. 4년간의 수도원 학교 생활에서 궤도를 벗어나거나 끝없이 추락하는 소년들이 몇 명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것이 바로 한스 기벤라트일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한스를 그렇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기만당하고 억압당했던 어린시절의 기억들이 봇물터지듯이 한꺼번에 용솟음쳤기 때문일까?

그렇게 고생하며 열심히 공부하던 한스. 작은 즐거움(낚시, 토끼 키우기)까지도 포기하고 공부에 몰두했던 한스.

그의 마음에 꽉 차 있던 자부심, 명예욕, 희망에 부푼 꿈은 대관절 어디로 다 사라져 버렸단 말인가?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아버지와 선생님은 그를 끝까지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없었을까?

그 모든 것이 마음에 유리조각이 꽂히듯이 알알이 박힌다.

지독한 사춘기를 겪은 한스의 불운은 그 누구의 삶보다도 극명하게 극과 극을 치달린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이전에 읽었을 때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살아난다. 그러나, 결말 부분에 가서는 갑자기 가슴에 멍울이 새겨진다.

'맞아, <수레바퀴 아래서>의 그 무거웠던 그 결말이 바로 이랬었지!'

너무도 가슴이 아픈 한스의 파란 작업복, 한스가 이런 작업복을 입으리라고 누가 생각했을까?

차디찬 죽음으로 다가오는 결말에서 한스를 짓눌렀던 수레바퀴들이 내 가슴의 수레바퀴로 돌아온다.

한스는 수레를 끌지 못하고 수레바퀴 아래에 깔린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이렇게 무참하게 허물어지는 천재의 최후는 그리 흔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학교가, 부모가 아이들의 꿈을 지켜 줘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을 향한 지나친 기대와 관심도 문제가 되지만, 활짝 피어날 수 있는 아름다운 꽃을 피지도 못하고 벌레가 파 먹거나, 꺾어 버리는 것도 우리들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한스에게 자신의 생각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자상한 엄마가 있었다면, 올바른 길로 함께 갈 수 있는 친구가 있었다면, 소년은 훌륭한 인물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 훌륭한은 아니라도 평범한 인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한스의 짧았던 삶이 그리도 아프게 다가오는 것이다.

소년에게는, 청춘에게는 꿈이 있고, 목표가 있다, 그것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어른의 힘이다. 

어른들은 짓누르는 수레바퀴가 돼서는 안된다.

우리의 청소년들을 다시 한 번 눈여겨 보면 어떨까, 힘이 되어 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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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2020-07-16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정말 인상깊게 본 책이라 리뷰도 정말 잘 보았네요.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 라는 문구 정말 와닿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리뷰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