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리커버 에디션)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21세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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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에 따라서 나이가 들기 마련이지만, 나이에 있어서도 代가 바뀔 때에 느끼는 감정은  복잡하다. 10대에서 20대가 될 때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지만 20대에서 30대로, 30대에서 40대로, 40대에서 50대로 그리고 그 이후...

그런 즈음에는 많은 생각들이 스쳐가는데,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 그리고 다가올 날들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런 사람들에게 자신이 스쳐오면서 느낀 이야기들을 들려 주는 책이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정여울 ㅣ 아르테 ㅣ2013>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정여울 ㅣ 아르테 ㅣ 2017>이다.

<그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작가가 스무 살을 거치면서 겪었던 일들과 함께 그 때의 생각들을 담아 놓은 책이다.

흔히, 사람들은 그 나이에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던 일도  세월이 흘러서 훗날 생각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작가 역시 20대에는 견딜 수 없었던 아픔들이 30대~ 40대가 되면서 견딜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기게 된다.

그래서 서른 살이 지난 후에  쓴 책이 <그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이고 그 후속작으로 30대가 끝난 후에 쓴 책이 <그때, 나에게 미처하지 못한 말>이다.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서른 살을 앞두고 방황, 여행, 타인, 직업, 행복 등의 20가지를 주제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본다. 정여울의 첫 번째 에세이로 여행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기에 글 속에는 자신의 경험담이 많이 담겨 있었다

<그때, 나에게 미처하지 못한 말>은  자신의 파란만장한 30대를 향한 이별편지라고 말한다. 작가인 정여울은 이 두 권의 책으로 인하여 문학평론가에서 작가가 됐다고 말한다.

 

정여울은 에세이를 쓰더라도 신변잡기류의 글이 아닌 자신의 삶 속에서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여행을 하면서의 체험과 함께 인문학적 분석, 심리학적 내용을 담아낸다.

특히, 여행을 즐기기에 그가 찾은 여행지에서 문학가, 예술가의 발자취를 찾아 다니면서 작가들의 작품활동을 엿보기도 하고 거기에 평론을 곁들이기도 한다.

그래서 작가의 책들 중에는 품위있는 여행서적들도 있는 여행작가이기도 하다.

이렇게 잘 나가는 문학평론가, 작가인 정여울에게도 자신의 불투명한 장래에 대해서 고민했던 20대, 30대가 있었기에 그런 젊은이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쓰게 된 것이다.

작가는 이 책은,

" 어른인 척, 행복한 척 하느라

외롭고 불안한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번에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된 이 책은 리커버 에디션이다. 아르테에서 출간했을 때에 한 번 읽고, 이번에 다시 읽었는데도 글들이 지적이면서 깔끔해서 천천히 읽게 된다.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작가가 20대를 보내면서 놓쳐 버렸던 감성들을 이야기한다. 청춘이 아름다운 건, 실패해도 이루지 못해도 얼마든지 앞으로 많은 시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여울에게 30대는  인생에서 가장 많은 생각을 했던 시기, 자신이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했던 시기이다.

그 고민들이 20개의 주제로 이야기된다. 방황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심각하게 고민했던 주제들이다.

이 책은 4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고, 각 PART는 5개의 주제가 담겨 있다.

PART 1 나,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나이 : 세상이 나에게 부여한 숫자
소개 : 나라는 존재를 스스로 증명하는 시간
포기 :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기회
선택 : 인생은 객관식이 아니다
독립 : 경제적 독립을 넘어 정서적 독립으로

PART 2 외로움 앞에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

관계 : 멀리서 바라만 보아도 그저 좋은 사람
자존감 : 나를 지키는 일의 어려움
소외 : 문득, 내가 이방인처럼 느껴질 때
상처 : 나에게 마음껏 아파할 기회를 주자
걱정 : 고민의 질량을 숫자로 따질 수만 있다면


PART 3 일상에 여백이 필요한 순간들
습관 : 삶에도 뺄셈이 필요하다
직업 : 일하는 날들의 기쁨과 슬픔
기다림 : 어쩔 수 없는 시간을 견디는 힘
생각 : 생각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우연 : 마음껏 부서지고, 무너지고, 깨질 준비를 하자

 PART 4 평생 후회할 일을 저지를 때, 비로소 어른이 된다
순간 : ‘오늘’을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다면
이기심 : 내 안의 잔인한 ‘사피엔스’를 넘어서
용기 :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내면의 힘
후회 : 그때 고백했더라면, 그때 도전했더라면
균형 : 삶의 온도를 조절하는 법

" 노년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젊음은 그 자체로 축복이지만 노년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더 좋은 삶, 더 따뜻한 삶을 향해 노력해야 하니까. 그 노력마저 너무도 자연스러워야 하니까. " (p. 24)

"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나에게 많이 투자하는 게 아니다.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고 해서 나를 더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를 사랑할 줄 안다는 것은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지키는 일이다. 나만 돋보이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만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만이 더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 (p.p. 26~27)

"포기 :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는 기회" (p. 51)

"포기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우고 나니 인생은 더 크고 넓고 다정해졌다. 눈부신 희망보다는 허심탄회한 포기가 차라리 나을 때가 있다. 아주 가끔은 포기가 희망보다 더 아름다울 때도 있다. 그때 우리는 비로소 철들기 시작한다. 나는 무엇보다도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남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강박'을 버릴  때 진정한 만족감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 (p. 66)

"인간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도 시간의 흐름이고, 인간을 가장 괴롭게 하는 것도 시간의 흐름이다. (...) 시간은 진보와 희망의 약속이기도 하지만 쇠약과 죽음의 징표이기도 하다. " (p. 328)

책 속에는 마흔의 문턱에서 서른을 두려워하는 모든 젊은이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

단 한 번뿐인 인생을 눈부시게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느냐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다, 독자 자신들의 자신의 삶에서 느낄 수 있는 20가지의 감정에 대한 간략한 지표이다. 인생은 아름답고 소중하다. 사람들은 항상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힘겨움을 느끼게 되지만 그건 우리들이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성장을 위한 것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사랑과 희망 그리고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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