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학교 - 제10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35
전성희 지음, 소윤경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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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소설이야? 추리소설이야?"
" 어떤 것이 거짓이야? 어떤 것이 진실이야? "
내가 이 책을 읽은 후에 '거짓말 학교'를 표현할 수 있는 두 문장이다.


이 책은 제10회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낯선 작가의 작품인데, 주제와 내용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만큼이나 '소윤경'의 그림도 낯설게 느껴진다. 강렬한 색을 바탕으로 한, 표정을 알 수 없는(표정에 너무도 많은 느낌이 담겨 있는) 주인공의 모습과 SF적인 요소가 담겨진 그림.



이야기는 어린이의 상상속에서 펼쳐질 수 있는 독특한 내용이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거짓말 학교.
이 학교의 존재는 극소수의 사람만이 알고 있다. 중학교 과정의 특성화 학교로 알고 입학시험을 치른 학생들. 정부의 빵빵한 지원에 의해서 많은 특혜를 받기에 전국의 수재들은 모두 모여서 치른 시험에 합격한 40명의 학생 중에 10명의 이 사실을 알고 입학을 포기했고, 나머지 30 명중의 10명도 탈락을 시킨다.
그래서 수업은 경쟁의 연속.
여기에 등장하는 나영, 인애, 도윤, 준우.
이들은 가정환경상 이곳에 머물러야 할 처지이다.
그런데, 거짓말 학교에는 석연치 않은 무언가의 또다른 비밀이 있다.
그 비밀을 찾아라.
왜 아이들은 갑자기 쓰러지게 되는 것일까?
비밀을 밝히고자하는 타지에서 온 의사 선생님의 정체는?
또 그는 왜 갑자기 사라졌을까?
진실학 선생님의 행동은 4명의 학생들의 도우려고 한 것일까?
왜 진실학 선생님은 학교를 갑자기 그만두었을까?
의사선생님과 교장선생님이 말하는 뇌파실험이란?
이 소설의 내용은 전재되면 될수록 더 미궁에 빠지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메티스칩' - 뇌에 이식하면 뇌특정부위를 자극하여 거짓말할 때 양심과 죄의식을 없애주고 완벽한 거짓말을 하도록 도와준다 - 고 한다.  
이 부분에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가 연상되기도 한다.
푸이스트 법칙 - 침팬지는 싸움에서 궁지에 몰리면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는데, 상대 침팬지가 이에 방심을 하게 되면 공격을 하는 수법으로 위기모면의 전형적인 거짓말 수법 - 이라고 한다.
교장의 언행도, 의사 선생님의 언행도, 진실학 선생님의 언행도, 4명의 각각의 언행도 '푸이스트 법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애와 진실학 선생님이 암호편지를 나누던 곳에서 인애가 발견하게 되는 유리병 속의 암호편지.
그것 역시 진실일까? 거짓일까?
소설의 이야기는 모두 끝나지만 그 누구도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말인지 가늠할 수 없게 된다.
결말없는 결말 !!!
SF적 기법과 추리적 기법이 함께 사용된 소설이라는 것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그리고 탄탄한 구성과 빠른 전개.
거기에 반전에 또다른 반전으로 이야기에 날개를 단 듯 추진력있는 전개가 펼쳐진다.

 
거짓말? 하얀 거짓말?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학교에서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 거짓말을 그런듯하게 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 나간다는 발상에서부터 이 소설의 내용은 풍자적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이 어린이대상 도서이기에
과연 하얀 거짓말이라고 해도 그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거짓말의 진실~~~ 진실의 거짓말~~~
이것이 이 소설의 핵심적 내용인 것이다.
거짓말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과 사고를 하게 해주는 독특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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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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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에 친구와 선릉에 간 적이 있다. 그 근처는 뻥뚫린 대로에 잠시 쉬었다가 갈 곳도 찾기 힘들 정도로 개발이 덜 될 상태였다. 겨우 찾은 곳이 그당시 유명한 뉴욕제과였던 것이다. 그때는 주택지도 조성단계였기에 밤에는 돌아다니지도 않을 정도로 휑한 모습이었다. 그때 그곳은 강남도 아닌, 영동이었던 것이다. 그당시에는 어찌 지금과 같은 금싸라기 땅을 생각조차 했겠는가. '강남몽'에도 이곳의 땅값이 몇십원. 그리고, 올라서 몇 백원, 또 눈 깜짝할 사이에 올라서 몇 천원이라고 묘사를 하고 있다. 이런 강남이 짧은 기간내에 눈부신 변화를 할 수 있었던, 그리고, 지금의 강남이 만들어지게 된 '강남 변천사'를.... 그리고, 그 변천과정에서 나름대로의 욕망을 챙겨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가 '강남몽'이 아닐까 한다.

 
'강남몽'의 저자인 '황석영'은 굵직 굵직한 대하소설과  한 권에 담아지는 소설이지만 읽은후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을 써왔다고 생각된다.
그가 우여곡절끝에 북한에 갔었고, 망명생활과 영어의 생활을 한 후에 출간한 '개밥바라기별'이나 '바리데기'도 참 많은 독자들에게 읽혔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젊은 시절에 남다른 많은 체험을 했기에 그런 이야기들이 녹아있는 성장소설 '개발바라기별'. 그리고, 어쩌면 자신의 또다른 체험에서 우러나온듯한 '바리데기'도 참 특색있는 작품인 것이다. 특히, '바리데기'에서 전통설화의 '바리'와 특이한 능력을 가진 탈북소녀 '바리'의 연관과 그녀의 질곡많은 삶의 묘사는 '황석영'작가이기에 가능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한 작가가 선보이는 '강남몽'은 출간을 앞두고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 소설을 접했던 사람들의 입을 통해 많은 이슈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강남몽'은 작가가 한 번은 꼭 쓰고 싶었던 이야기였다고 한다. 개발독재시대의 산물이 하루 아침에 폭싹 주저앉는 그 광경....
'성수대교'이 무너지고, 하루 아침에 '삼풍백화점'이 잿더미가 되다니.....
바로 '삼풍백화점'의 붕괴사고가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는 것이다. 도덕적인 사고와는 무관하게 달콤한 곳을 찾아다니며, 돈을 쉽게 벌고, 쉽게 번 돈을 펑펑 쓰는 삶. 그들의 삶은 겉치레.... 겉만 뻔지르르하면 그만인 그런 생활인 것이다. 마치 건물속에는 고가품들이 즐비하고, 건물은 최첨단을 자랑하는 그런 백화점의 모습과 닮음꼴이 아닐까.... 하루 아침에 주저앉을 수 밖에 없는 그런 허망한 허상들.
삼풍백화점의 붕괴가 한여름밤의 꿈이듯 묘사되는 가운데, 이 소설은 우리의 근현대사의 자유롭지 못한, 치욕적인 치부들을 들추어 준다. 일제 강점기에서부터 전두환정권까지의 이야기를 함께 다루고 있다.
누가 가난하기에, 배운 것이 없기에 민족을 괴롭히는 일제 순사의 끄나풀이 되었다고 말하던가? 해방후에 이런 끄나풀들이 경찰이 된 과정을 당연하다고 했던가? 그 들이 다시 이승만 정권에서 박정희 정권으로... 다시 전두환 정권의 선봉에 서게 된 것을 보고만 있었던가? 그것은 모두 핑계이자 자기 합리화가 아닐까 한다.
너무도 질곡많았던 근현대사의 장면 장면들, 그 과정에서 자본주의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우리들을 부끄럽게 만들어 준다.
그런데, 나는 '강남몽'을 읽으면서 잠시 혼돈이 왔다. 이야기의 연결이 자연스럽지가 않고, 각 장이 서로 겉도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4장 '개와 늑대의 시간'에 이르러서는 이 이야기의 삽입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마치 얼마전에 읽은 '칼럼 매캔'의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를 읽을 때 느꼈던 '이 소설이 분명 장편소설인데, 단편소설처럼 느껴졌던~~~' 그런 느낌이 들었다.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에서는 한 사건을 둘러싸고 연관성이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조각 조각 떨어졌다가 함께 모이는 것과 같은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나처럼 어린시절에나마 강남의 변천을 어렴풋이 듣고 알아왔던 세대이기에 이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근현대사의 흐름을 책과 생활을 통해서 알고 있기에 수월하게 읽을 수 있지만, 젊은 세대들에게는 그런 '근현대사의 다큐멘터리'식의 이야기가 이해가 되지 않고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들었다. '오히려, 한 권의 장편소설이 아닌 대하소설이라면.....'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런데, 끝부분의 '작가의 말'을 통해서 모든 의문점이 풀렸다.
작가는 강남 형성사를 '광복 반세기'식의 대하소설로 쓸 수는 없고, 그런 접근은 낡은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p376) 또한, 그는 '강남몽'을 통해서 소설 구성상에 있어 새로운 시도를 했던 것이다. '꼭두각시 놀음'(p376)을 했던 것이다.

저 삼십여년에 걸친 남한 자본주의 근대화의 숨가쁜 여정과 엄청난 에피쏘드들을 단순화하고, 이를테면 꼭두각시, 덜머리집, 홍동지, 이심이 등등처럼 캐릭터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인형 같은 캐릭터들은 남한 사회의 욕망과 운명이라는 그물망 속에서 서로 얽혀서 돌아가고 그러면서 모르는 사이에 역사가 드러나게 하면 어떨까 (p376~377)

그렇다. 작가는 '강남몽'을 통해서 새로운 구성방법을 시도했던 것이다. 각각 다른 캐릭터를 가졌지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가 역사속의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눈부신 개발의 상징처럼 꿈꾸듯이 삶을 살아 왔던 것이다. 한 순간에 허물어질 줄을 모르고.....


그런데, 과연 백화점의 붕괴와 함께 그들은 이런 꿈(夢)들에서 깨어났을까....
차라리 한여름밤의 꿈처럼.... 한낱 꿈이라면 좋으련만....
아직도 강남불패는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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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치지 않고 화내지 않고 초등학생 공부시키기 - 아이들의 입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말이 터지게 하는 28가지 학습지도 솔루션
고봉익.오혜정 지음 / 명진출판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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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기대치는 그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겨우 말을 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시작되는 자녀에 대한 지나친 학습기회부여와 관심이 오히려 자녀들을 학습의욕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놀 때는 신나게 놀고, 공부할 때는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가정에서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다루는 초등학생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자신이 조성해 나갈 수 있는 때로 생각하는 것이 무난하다고 본다.
흔히 말하는 '자기주도학습'.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공부를 왜 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이해와 동기부여를 해 주면 어떨까 한다.


초등학생때의 학습태도는 이후의 중,고등학생이 되어서도 쭉 이어지는 것이기에 이 시절의 공부습관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물론, 공부습관은 생활의 습관에서 나온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그리고, 초등학생의 공부습관은 부모의 생활습관과도 연결되어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자녀가 공부에 대한 열의를 가지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 자신이 자신들의 생활을 되돌아보기를 바란다.
그래도, 초등학생들의 공부습관에 자신이 없으신 분이라면 '소리치지 않고 화내지 않고 초등학생 공부시키기'를 참고로 해보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ㅏ.
이 책은 학습 컨설턴트인 고봉인과 오혜정이 학생들의 학습활동을 도와주는 가정에서 겪어던 사례들, 특히 부모들이 '우리 자녀는 이런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할까요?'하는 질문들을 받곤 했던 것들을 토대로 하여 아이들의 학습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는 28가지 멘토링을 제시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목표를 정하고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지금의 공부와 어떻게 연결시켜야 하는 것인지 연결고리를 찾는 일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사례중에 초등학교 5학년 C 양의 장기로드맵의 경우는 상당히 구체적인 것이다. 10대 초반의 아이의 로드맵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이다.


학생들에게 플래너 사용을 하도록 하는 것도 공부습관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이다.

플래너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은 바로 자신의 인생목표와 전략을 잊지 않고 매 순간 되새기며 삶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점(P45)이다.

플래너 작성에 있어서는 초등학생을 위한 플래너는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아이의 이해 속도에 따라 차근차근 단계별로 잘 설명하고 지도하는게 중요하다.
그런데, 이 책에서 너무 지나치다 싶은 부분들도 있는데, 그중의 하나는 초등학생의 자기관리중에 '시간일기' 적기이다.
요일별, 한 시간단위로 시간일기를 적는다는 것.
말이 쉽지, 이런 사항을 실천할 수 있는 초등학생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 책의 사례들은 가정에서 너무도 많이 접하는 부모와 자녀사이의 갈등을 불러오는 상황들이다.
게임과의 전쟁, TV와의 전쟁, " 딱 30분만 하고~~"를 일삼는 학생. 멀뚱멀뚱 뒤치락거리며 시간을 보내는 학생. 작심삼일은 커녕 작심한시간도 힘든 계획표. 계획표만 예쁘게 만드느라 시간만 낭비하는 학생, '공부해라'하면 3분도 못 되어 냉장고를 열고, 화장실에 다니는 학생.



정말, 부모들과 자녀들의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의 사례가 아닌가~~
책의 3장 '아이가 이러니 엄마가 미쳐요'에서 엄마가 먼저 알고 있어야 할 공부법의 구체적인 예를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셀공(LUNA), 필기요령, 오답노트, 복습, 예습, 영어, 수학, 방학플래닝~~



책의 4장에서는 '엄마가 알아야 할 교육법'으로 흔히  오류를 범하기 쉬운 교육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공부는 아무리 부모가 시켜도 학생들이 하기 싫으면 아무런 성과를 가져올 수 없는 것이니, "왜 공부를 하여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자녀 스스로 찾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자기주도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녀의 학습태도와 습관은 부모의 생활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자각하고 부모 스스로 고칠 생활습관은 고쳐 나가는 가운데, 자녀들도 부모를 본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책을 아무리 읽어도 자녀의 학습에 도움이 안되는 것은 바로 부모에게 문제점이 있기때문이다.
그런 여건이 해결된다면 그때 이 책을 참고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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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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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법정스님을 잘 나타낸 내용은 스님이 2002 뉴욕 불광사 초청법회에서 하신 말씀이다.

제 이름은 '법정'입니다. 법정 큰스님이 아닙니다. 분명히 알아 두십시오. 보시다시피 바짝 마른 중입니다. '큰스님'은 체구가 크고 모든 거시 커야 합니다.
저는 크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이름이 '법정 큰스님'이 아니라 '법정'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p96)

아주 사소한 일화같지만, 이 이야기 속에 담겨있는 의미는 법정스님의 됨됨이를 말해주는 것이다.
근래의 사찰은 겉모습은 옛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듯하지만 내부는 현대식으로 바뀌었고, 속세를 떠난 스님들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좀 아니다 싶을 정도로 편안해지고 있다.
사찰의 주지스님이 되기위해서 벌이는 행태는 세속의 모습과 같거나 더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법정스님의 이 말씀은 겸손한 말씀이기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스님이 가신 후에 공개된 거처의 모습도 스님이 '큰스님'이심을 느끼게 해 주었다.
가시면서 하신 자신의 저서들에 대한 말씀도 큰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는 스님의 저서인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을 읽을 수 없게 될 날도 올 것이다.


법정스님의 첫 번째 법문집은 '일기일회(一期一會)이고, 두 번째 법문집이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이다.
이 표제는 2002년 2월 17일, 2월 정기법회에서 설법하신 말씀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그동안 스님의 말씀을 연도나 장소의 순서없이 17년동안 행하신 법문 중에서 35편을 싣고 있다.


'일즉일체 다즉일 (一卽一切 多卽一)'.
'남이란 타인이 아니라, 또 다른 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면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를 이르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스님은 스님다우시게 작은 것에 만족하는 삶을.
그리고, 모든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기를 말씀하신다.
조금 모자란 것에 만족하는 삶은 어리석음이 아니라 지혜입니다. (p22)

모든 것은 우리들의 마음 밖에서 찾지 말라는 말씀도 하신다.
그런데, 법정스님은 '왜 출가를 하셨을까?'
이런 질문을 많이 받으시는데,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이렇다.

"나 답게 살기 위해서. 내 식대로 살기 위해서 집을 떠났노라고" (p55)

그렇다면 어떤 의문이 갖게 되셨기에

"나는 왜 살고 있는가? 나는 무엇이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어떻게 하면 내 식이 삶을 살 수 있는가?  (p56)

스님의 법문은 법구경만을 가르쳐 주시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는 지구촌의 굶주리는 아이들의 이야기도 있고, 자원과 식량을 마구 버리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환경오염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져 있다.
행복, 집착, 죽음, 인생. 늙음.


 

날마다 하루 하루 살아가는 바로 이 마음.
미워했다가 좋아했다가 하루에도 몇 번씩 변화하는 이 마음.
이것이 바로 도이다.
도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내 일상생활의 이 마음, 이 중생심. 이 갈등.
온갖 얽히고 설킨 이 마음이 도이다.
그 하루하루의 삶 자체가 도의 세계이다. 진리의 세계이다.
이 밖에 다른 것이 없다. (p284)

그리고, 국제정세와 환경문제, 사회문제까지 다양한 주제들이 들어 있다.
깨달음이란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본래의 자기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알게 해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탐욕스러운 인간의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지고, 그것도 모자라서 더 많은 것을 욕심내는 모습이 더 부끄럽게 느껴졌다.
인생은 한낱 스쳐가는 바람결에 머무는 순간인 것을 깨닫게 해준다.
흐르는 강물이 어제의 강물이 아니듯이.
오늘의 우리도 어제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우리의 모습이 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은 너무도 오염된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스님의 말씀을 한꺼번에 받아들이기에는 좀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틈틈이 마음의 욕심이 생길 때 마다
어떤 것들에 집착이 생길 마다.
35편의 법문 중에 어떤 편이라도 펼쳐 놓고 읽을 수 있는 마음을 가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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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 일기 뭐 써! 맛있는 글쓰기 9
정설아 지음, 마정원 그림 / 파란정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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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의 가장 큰 스트레스중의 하나가 '일기쓰기'일 것이다.

엄마: " 오늘 일기썼니?"
학생: " 아직, 안 썼어요."
엄마: " 시간이 이렇게 됐는데, 아직도 일기를 안 썼으면 어떻게 해?"
학생: " 조금있다가 쓸께요"
- 초등학생은 고민에 고민을 하면서 오늘 하루를 생각해 본다.- 
그러나, 매일 똑같은 생활의 반복이기에 글감이 떠오르지를 않는다.
엄마: " 일기 썼니"
학생: " 아직~~~"
엄마: "언제 쓸려고 아직까지도 일기를 안쓰는 거야"
학생: " 근데 엄마, 나 오늘 일기 뭐 써?"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의 고민이지만 "엄마!! 나, 오늘 일기 뭐 써?" 하고 물어보기도 겁난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상황이기에 이 말을 하는 순간 엄마들은 폭발을 하니까.
나도 마찬가지로 아들이 초등학생 시절에는 이 질문을 허구한 날 들었다.
그때에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글감'을 찾아주는 것이 고작이었다.
오늘 하루의 생활 속에서 이런 것을 일기를 쓰면 좋겠다는 말 밖에 해 줄 수 없었다.
물론, 일기의 형식은 주로 생활일기였고, 여행을 다녀오면 여행일기, 독서를 하면 독서일기, 간혹 관찰일기나 편지일기는 쓰도록 지도했던 것이다.
저학년때는 그림일기도 그렸지만 고학년이 된 후에 그림일기를 그리는 것은 좀 나이에 걸맞지 않는다고 생각되어 그림일기는 저학년으로 끝났었다.
그런데, '나, 오늘 일기 뭐 써!'를 읽으면서 이 책이 내가 아들에게 일기지도를 해 줄 당시에 있었다면 얼마나 다양하게 일기를 쓸 수 있게 도와주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기란, '나'라는 주인공이 일상에서 체험하는 경험, 생각, 감상 등을 적어 놓은 자신의 기록 (p10)

모든 초등학생들의 고민을'확' 풀어주는 이 책에는 다양한 형식의 일기를 소개해 준다.
이 책의 주인공 준수 역시 일기 고민에 빠진다. 그때에 일기장 속에서 나온 '일기장의 요정, 지니'는 준수에게 다양한 일기의 형식을 가르쳐 주게 된다.
무려 20 종류의 일기의 형태.
일기를 꼭 생활일기로 쓸 필요가 없음을, 그리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그날 그날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방식으로 일기를 쓸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날씨의 기록부터 재미있다.
맑음, 비, 눈, 흐림이 아닌 다음의 날씨 표현을 보면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0 종류의 일기의 형식 중에 몇 가지만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일기: 다양한 방법으로 그림과 함께 내용을 적는다.


★ 마인드맵 일기  

그날 있었던 일 중 가장 생각나는 일을 지도처럼 그림과 기호로 연결시켜 표현하는 일기 (p43)


★메모일기

★단어그림일기

★한자일기

★영어일기

 
※ 한자일기와 영어일기는 문장이 아닌 아는 한자나 영어단어만으로도 쓸 수 있는 일기이다.
 
★ 만화일기

 
★ 가족일기 : 가족 구성원 중에 누구를 글감으로 삼아도 되고, 가족의 신체부위 등에 대한 이야기를 써도 무난하다.

 
일기는 소재에 따라서 이렇게 다양한 형식으로 쓸 수 있는 것이다.
일기의 예시까지 책에서 소개해 주니 엄마와 자녀들이 함께 읽으면서 일기쓰기는 힘들거나 막막한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재미있게 그날의 기록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일기지도에 이보다 더 좋은 책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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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05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고맙습니다

라일락 2017-10-05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도움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