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할머니시대에는 깊어가는 밤에 이불 속에 누워서 듣던 전래동화.
그러나, 어린이들에게는 그런 아름다운 추억은 없고, 동화책을 통해서 접했던 전래동화들.
그런데, 전래동화는 선조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가 대부분이기에 지역마다, 시대마다 조금씩 이야기가 변하기도 한다.
그것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과 그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는 사람들의 상상력이 이야기속에 가미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조금씩 변한 전래동화 속에서 변하는 않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이야기 속에 담긴 깊은 뜻과 교훈은 한결같다는 것이다.
이렇게 전래동화는 이야기의 재미와 함께 교훈을 남겨 주는 것이다. 그 교훈은 대체로 "권선징악", "욕심을 부리지 말아라" 등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런데, 이런 교훈적인 메시지만을 생각하지 말고, 이야기를 읽는 관점을 조금 바꾸어 보면 어떨까?
"나쁜 사람은 왜 나쁜 행동을 하게 되었을까?"
"나쁜 사람에게도 좋은 점이 있지는 않을까?"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동화의 내용을 조금 바꾸어 본다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렇게 전래동화의 내용을 읽는 어린이들의 생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도와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2010년에 새롭게 개정된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전래동화의 전문을 싣고 있는 책이다.
새로 개정된 초등학교 교과서는 통합교육을 추구하는 취지에서 사회, 과학, 수학 교과에서도 다양한 읽기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교과서에는 전래동화의 전문이 실리기 보다는 일부가 실려 있기에 그 이야기를 좀더 자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펴낸 책이 <교과서 속 전래동화 쏙쏙 뽑아 읽기>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전래동화 전문을 싣고, 그 다음에 <생각 쑥쑥>을 싣고 있다. <생각 쑥쑥>은 어린이들이 전래동화를 읽고 교과학습과 연관지어서 어린이들이 얼마나 이 이야기를 이해하고 있으며, 앞에서 예를 든 것처럼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는 질문들을 함께 생각해 보는 과정인 것이다.
전래동화는 조상들의 이야기이기에 지금의 주변환경이나 배경과는 많이 다르기도 하고, 몇 몇 이야기들은 너무 잘 알려진 이야기여서 흥미를 자아낼 수 없을 지도 모르겠으나, <생각 쑥쑥>과 같은 생각키우기를 통해서 어린이들의 사고력과 상상력을 키워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보는 재미도 있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중의 <재주많은 오형제>는 몇 몇 전래동화가 합쳐진 것과도 같은 생각을 들게 하는 이야기인데, 아이가 없어서 삼신할머니 덕에 얻은 큰손동이가 부모님의 허락을 얻어 세상구경을 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콧김동이, 오줌동이, 배돌동이, 무쇠동이와 의형제를 맺게 되는데, 이들을 해치려는 호랑이를 오형제가 가진 재주로 물리친다는 이야기이다.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같기도 하고, 처음 읽는 이야기같기도 한 전래동화인데, 이처럼 어린이들도 새로운 전래동화 패러디를 만들어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재미있는 여행을 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이야기 속에서 우주, 용궁에도 갈 수 있고,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을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전래동화는 더 다양한 곳과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불가사리> 이야기도 재미있다. <불가사리>의 어원에서부터 흥미롭다.
"不(아니다) 可 (옳다) 殺(죽이다)" 에서 온 말로 "죽일 수 없다"는 뚯(p111)이다.
쇠를 먹는다는 불가사리. 그래서 쇠를 마구 먹어 치우는 불가사리는 마을사람들의 미움을 받는다. 그런데, 이 마을에 왜적이 침입하자 불가사리는 활약을 펼친다. 모든 화살과 전쟁 무기를 먹어치우니, 왜적의 침략을 가볍게 막을 수 있어서 고마운 존재이기는 한데, 다시 평화로운 마을이 되자, 농기구까지 마구 먹어치운다. 어떻게 불가사리를 없앨 수 있을까?
힌트는 "불가살"이다. 바로 불로 죽일 수 있다.
이렇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이 전래동화이다.
이 책은 단순히 교과서 속의 전래동화의 전문만을 싣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전래동화를 읽고 교과서에서 학습하고자하는 학습목표에 접근할 수 있는 질문들을 통해서 어린이들의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여기에 부모님들이 함께 좀더 새로운 방향으로 전래동화를 생각해 보도록 도움을 준다면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생각하는 신선한 생각들을 들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