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하라 - 황광우와 함께 읽는 동서양 인문고전 40
황광우 지음 / 생각정원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철학 !

이 학문은 그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골치아프고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그래도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서 좀 유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그동안 철학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접해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 <철학콘서트/ 황광우, 웅진지식하우스 ㅣ2006>이다.

이 책은 <철학콘서트 2>도 있지만, 나는 1권만을 읽었다.

저자가 에필로그에서 말하듯이, "철학은 인생의 깊이만큼 이해가 된다 "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 책은 상당히 읽기 쉽게 씌여져 있다.  

<철학 콘서트>에는 우리들이 익히 잘 알고 있는 동서양의 현인 10 명이 소개된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석가, 공자, 예수, 이황, 토머스 모어,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 노자.

 

  

 

     

 

        

 

<철학 콘서트>에서는 10명의 현인들의 사상을 깊이있게 들려주고, 해석해주고, 그들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면 그들이 남긴 고전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접해 보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나 노자의 <도덕경>에 까지도 저자 특유의 문체로 책을 읽는 재미에 빠지게 해 주었다.

그러니, <철학 콘서트>를 쓴 저자인 황광우의 <철학하라>도 철학에 관한 이야기, 고전에 관한 이야기가 뭐 그리 어렵겠느냐는 생각에 덥석 읽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600 페이지가 넘는 책 두께부터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 책 속에는 동서양 인문 고전 40 권과 그 책을 쓴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니, 읽는데만도 만만치 않은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의외로 잘 읽힌다. '1부 : 나를 찾다 (동양편)까지만.

저자인 황광우는 항상 주문을 걸듯이 마음에 새기는  말이 있으니, 그것은 곧 "사유하라", " 철학하라"라고 한다.

동서양 인문 고전 40 권. 여기에서 고전 앞에 붙은 '인문'이란 단어가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책이라는 뜻처럼 생각된다.

책의 구성은 ,

1부 : 나를 찾다 (동양편)

2부: 불확실한 세계를 이해한다. (서양편)

3부: 세계밖으로 나아가다 (서양편)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 내가 1부는 읽기가 수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학교 교육의 결과인 것이다.

그동안 학교에서 도덕, 윤리, 한문 등을 통해서 동양의 인문고전인 <논어>,<맹자>, <도덕경>, <순자>, <대학>,<중용>, <목민심서>, <성학십도> 등에 나오는 구절들은 그래도 많이 접해 보았던 것이다.

그래서 익숙한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나에게 새롭게 조명되는 인물이 있으니, 그는 순자이다.

우린 그동안 공자와 맹자를 더 잘 알아고 있었다.

그것은,

" <순자>에서 주장한 사상때문에 순자는 죽은 후 유가 사상사에서 '찬밥'신세가 된다. '성악설'을 주장하고 '인격자로서의 하늘을 부정'했기때문이다. 특히 송나라 주자가 성리학을 완성하면서 순자의 학문은 거의 이단시된다. 그러나 이제 성리학 관점에서 자유로워진 학자들은 순자의 사상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이는 <순자>가 담고 있는 체계적이고 풍부한 사상을 재평가하는 것이다." (p. 44)

순자의 예가 공자, 맹자의 예와는 조금 다르며, 순자의 사상은 체계적이고 종합적이다. 그래서 서양의 아리스토텔레스와 비교되데, 그것은 문제제기하는 방식과 논증하는 방법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순자의 <왕제편>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의 구절들이 비교되기도 한다고 한다.

 

제1부에서 어려운 부분은 나에게는 언제나 이황과 이이의 사상 비교이다. 학창시절부터 혼동을 하곤 하던 그 이기이원론.

여기까지 읽으면서 책 속의 한 구절, 한 구절이 구구절절 옳은 말들뿐이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그런데, 책을 읽을 때는 깨달음이 있고, 모두가 알고 있는 것같다.

특히, 저자는 인문고전들의 내용을 현실의 실생활과 연결지어서 설명해주기도 하고, <tip>이란 공간을 이용하여 인문고전을 쓴 사상가들의 일생, 일화까지 들려주니, 재미있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안다는 것으로 그치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 책을 읽으면 안다. 텔레비젼을 보고도 지식은 알 수 있다. 물론 아는 것은 중요하다. 모르고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단지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 (p. 58)

특히, 마음에 와닿던 노자의 도덕경과 현실과의 연관을 지어 생각해 본 구절이 있어서 적는다.

" 어떻게 사느냐가 어디에 사느냐보다 중요하다. (...) 노자는 컵과 집이라는 형체의 형식에 집착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형체에 집착하면 그 쓰임을 간과하게 되는 것이다. " (p. 70)

 

 

 

또한, 삶과 사상이 하나였던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의 내용은 현실의 데자뷰가 그 책 속에 살아 있는 것이다.

요즘의 정치계나 권력층에게 따끔한 질책을 던진다.

" 백성이 궁핍하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은 위정자의 커다란 임무다. 백성이 배부르도록 그 일을 마련하는 것도 위정자의 임무다. 경제가 어려울 때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것이 지도자의 일이다. 사람들이 일할 수 있고, 교육받을 수 있고, 병을 고칠 수 있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지도자다. 어느 이익 집단에 휘줄리지 않고 국가와 지역의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지도자다. " (p. 156)

마치 조선시대에 오늘날을 들여다 보고 그의 생각을 적은 것같은 이 문장이 왜 이리도 마음에 다가오는지....

동양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마천의 <사기>.

그것은 바로 사마천의 처절한 고통, 갈등, 방황,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극복한 산물이 아닐까.

 

 
이렇게 제 1부는 재미있고,흥미롭게 다가온다. 그에 비하면 동양의 인문고전에 비하여 좀 낯설게 느껴지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서양의 인문고전들이다.

 

기라성같은 작품들.

<고백록>,< 순수이성비판>,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꿈의 해석>,< 역사철학 강의>,<자유론>,< 자본론>,< <국가>,<정치학> <군주론>...

이런 인문고전을 남긴 사상가들.

아우구스티누스, 데카르트, 베이컨, 칸트, 니체, 밀, 마르크스, 베버, 홉스, 로크....

책이름과 사상가의 이름만으로도 말할 수 없는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그만큼 어려운 책들과 사상들이다.

그래서 동양편을 읽을 때보다는 서양편을 읽을 때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이해도 힘들게 된다.

그나마 심리학에 공헌을 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 쉽게 느껴진다. 인간이 꾸는 꿈을 가지고 그 뜻을 해석하고, 이것이 바탕이 되어서 심리학에 일조를 하였으니.

그래도, 서양편의 마지막 6장인 세계밖으로 나아가다 <과학편>은 과학적 인문 고전들이어서 이해가 쉽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명언을 남긴 갈릴레오.

그것은 종교와 과학의 갈등이었을까?

" 아니, 그것은 지나간 과학과 새로운 과학의 충돌이었고, 나아가 우주를 바라보고 현상을 이해하는 세계관의 충돌이었다. " (p. 550)

그 유명한 명언마저 갈릴레오가 실제로 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한다.당시의 사회분위기와 한 과학자의 냉소를 잘 보여주는 한 문장이고, 역사 속의 한 장면인 것이다.

 

과학사의 한 획을 그은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나 '뉴턴의 3대법칙'

그리고 다윈의 진화론이 담겨 있는 <종의 기원>.

다윈은 인간의 오만에 경종을 울리고 생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룬 과학자가 아니던가.

물론, 아직까지도 진화론과 창조론은 대립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긴 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것처럼 책읽기는 때론 이해하기 쉽게 풀이해 놓아서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하고, 아무리 쉽게 풀이해 주어도 가지고 있는 지적 수준이 모자라서 힘겹게 읽히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달콤하고 읽기 쉬운 책들에 길들여지기 보다는 세기를 넘어 공존하는 인문 고전들을 접하려는 시도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인 황광우는 새로 출간된 또 다른 책 < 고전 혁명 : 리딩멘토 이지성과 인문학자 황광우의 생각경영 프로젝트 / 이지성, 황광우 공저 ㅣ 생각정원 ㅣ 2012>의 인터뷰 기사에서 " 천 권의 책보다 한 권의 고전을 읽어라" 라고 말한다.

 "그건 바로 고전을 읽는 것입니다. 저는 한 번에 책을 20, 30권씩 주문해서 읽습니다. 밤새워 가며 읽어요. 그런데 서른 권 중에 ‘정말 이 책 잘 만났다’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 한 권이라도 있으면 아주 행복한 독서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고전은 천 권의 책을 구입해도 만나기 어려운 책이에요. 천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고전 한 권을 읽으면 비용도 절약될뿐더러, 훨씬 더 위대한 효용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얼마나 경제적인 선택인가요.” (채널예스 인터뷰 기사 중에서)

물론, 마음먹고 한 권의 고전을 샀다가 읽지도 못하고 책장 속의 장식품으로 남으면 안 되겠지만...

 

일반인들에게 낯설게 다가오는 책들인 인문고전들. 이 책들이 지금까지 내려오는 것은 그 책은 과거 속의 책들이지만,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고, 지금이 있게 한 책들이고, 앞으로 우리, 그리고 우리사회를 만드는 거울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달콤한 책들이 아니라고 도외시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다가가는 독서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인문고전을 통해서 "사유하라", "철학하라"는 황광우의 말이 힘있게 다가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이, 아프다 - 김영미 세계 분쟁 전문 PD의 휴먼 다큐 에세이
김영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처음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이 터졌을 때에 그곳의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거처도 없이, 먹을 식량도 없이 추위에 떨면서 웅크리고 있던 가족들의 영상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미국은 과연 이 두 곳에서 명분있는 전쟁을 한 것일까?

그 대답은 이미 나와 있으며, 거대 국가의 이익을 위한 전쟁이었지만, 그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곳의 사람들은 아직도 아파하고 있다.

 

 

<사람이, 아프다>의 저자인 김영미는 이런 전쟁과 분쟁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 다니면서 그들의 삶의 모습을 취재하고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는 다큐멘터리 PD이다. 

2000년에 <동티모르 푸른 천사>를 시작으로 약 12년 간에 걸쳐서 분쟁지역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보여주고 있다.

소말리아 해적 소굴이나 탈레반 본거지도 두려움없이 찾아가서 취재를 하기도 했다.

그가 그동안 취재를 갔던 곳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레바논, 파키스탄을 비롯하여 60 여개국을 다녔는데, 그중 반 정도가 분쟁지역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그녀가 그동안 취재다녔던 곳인 아프가니스탄의 이야기는 제 1부에, 그리고, 이라크의 이야기는 제 2부에 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이미 전쟁이 시작한 후에 가게 되었는데, 그녀에게는 기자에서 PD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된 나라이고, 이라크는 전쟁 전에, 그리고 전쟁이 일어난 후에도 가게 된 나라인데, 그래서 전쟁 전후를 비교할 수 있는 나라이기도 하고,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나라라고 한다.

2000 년에는 약 1년간을 동티모르에서 생활하면서 취재를 했고, 2001년에는 가족들에게는 전쟁터인 아프가니스탄에 가는 것을 속여가면서 취재를 떠나기도 했다.

이미 나는 인테넷 서점의 블로그를 통해서 이 책의 내용의 일부를 읽었는데, 블로그를 통해서 읽는 것과 책을 통해서 읽는 것은 약간은 다른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인터넷 서점의 블로그에 올라온 사진들은 천연색 사진에 사진의 크기도 컸는데, 책 속의 사진들은 작고 흑백사진이었다. 그것도 몇 장의 사진을 함께 한 페이지에 올려 놓았는데, 좀 더 큰 사진에, 천연색 사진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가니스탄의 이야기 중에 오마이라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임시학교에서 만나게 된 오마이라는 다른 아이들보다도 더 열심히 공부를 하는 아이였는데, 어느날 구걸을 하는 아이를 보게 되고, 수소문끝에 아이의 집에 찾아가게 된다. 아이의 엄마는 남편의 죽음으로 마약을 하는 상황이었고, 아이가 구걸하는 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듯했다.

 

취재가 끝나고 돌아올 때에 취재할 때 쓰던 A4 용지를 노끈으로 묶어서 뒷면을 사용할 수 있는 노트를 몇 권 만들고, 취재할 때 쓰고 남은 펜, 홍차, 설탕, 밀가루를 선물로 주게 된다.

오마이라는 공부가 하고 싶어서 저자에게 '아줌마 딸로 태어나고 싶다'는 말까지 할 정도였다.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취재를 갈 때마다 그 아이를 찾아 보게 되는데, 10년 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은 시골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결혼도 하여 예쁜 남내를 두고 있다고 한다.

오마이라는  저자에게는 폐지에 불과했던  종이였지만, 그것을 노트로 만들어 선물을 해 준 것에 감동을 하였으며,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 준 것에 감사를 하는 마음을 가졌다고 한다.

이처럼 폐허 속에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었던 오마이라,  자신의 운명을 극복한 오마이라의 이야기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 감동적이었다.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 시절의 여자에 대한 차별과 학대, 거기에서 파생되는 여자의 교육금지, 외출 금지 등은 이 책에서도 소개된다.

탈레반 시절 외출을 할 수 없어서 학교에 갈 수 없었지만, 독학으로 공부를 하여 탈레반 정부가 무너진 후에 카불 방송국의 여자 TV 앵커가 된 여자의 이야기도 역시 감동적이다.

 

 

운명은 자신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극복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산증인인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탈레반 시절의 그 악습은 남아 있어서 가문을 더럽힌다고 여자 앵커에게 협박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 책의 내용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고 슬픈 이야기는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시인인 나디아 안주만의 이야기이다.

 

 

그녀의 시집 <어두운 꽃>의 한 구절이다.

"나는 우울과 슬픔에 잠긴 채 새장 속에 갇혀 있다.... 내 날개는 접혀 날 수가 없다.... 나는 목 놓아 울어야만 하는 아프간 여인이다. " (p. 109)

 

 

탈레반의 악습에 젖어 있는 아프간의 여인들의 심정을 잘 나타낸 시의 한 구절이다. 그런데, 이 여인은 이 시집을 낸 후에 남편에게 맞아서 죽게 된다.

남편은 헤라트 대학출신의 엘리트 남성이었지만, 자신의 아내가 쓴 시 속의 내용중에 '사랑', '욕망'이라는 단어들이 들어간 것은 여자로서 쓸 수 없는 내용이라는 이유로 구타를 하다가 결국에 죽이게 된 것이다. 25살 나이의 꽃다운 시인이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명예 살인당한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이런 이야기들은 처음 듣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절절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큰 아픔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탈레반의 음악금지때문에 숨어서 음악을 연주하여야 했던 무스타바와 그 밴드.

샤피한 계곡에서 은밀하게 연주되는 음악을 듣기 위해서 모여든 사람들.

" 이제 우리가 언제 당신 노래를 들을 수 있겠어요? 우리도 음악을 듣고 싶은데 탈레반이 무서워 듣지 못합니다. 한 곡 더 불러 주세요" (p. 155)

 

 

이라크의 이야기도 아프가니스탄의 이야기 못지않게 가슴이 아프다.

전쟁의 기운이 일촉즉발일 때에 이라크에 들어가서 취재를 시작하여 지금까지 그녀의 취재는 이어지고 있다.

이라크는 통제가 심하여 취재 기자들까지도 감시를 받게 된다. 감시원이 항상 따라 다니고, 취재한 영상을 요구하기도 하기에 마음대로 취재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진실된 영상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했을 저자의 마음이 책 속에서 느껴진다.

그런데, 그녀에게 그렇게 잘 해 주던 호텔 룸 서비스 담당 청년 하킴이 나중에 알고 보니 정보 요원이었다니....

이라크 이야기 중에서는 폭격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 남은 가족들의 아픔이 그려진다.

아침에 20여명의 가족들이 빙 둘러서 아침 식사를 하던 중에 폭격을 맞게 되고, 이때 아침에 먹을 계란을 사러 갔던 아버지만 살아 남는다. 그러나, 그가 목격한 폭격의 순간은 트라우마로 남게 되고...

그들은 정신병에 시달리게 된다. 그 현장의 취재 내용이 리얼하게 기록되어 있다.

죽은 자의 억울함, 그러나, 남은 자들은 그보다 더 큰 충격에 평생을 시달리는 것이다.

"가족이 죽은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사람, 폭격에 놀라 정신 줄을 놓은 사람, 암울한 미래에 희망을 잃어 버린 사람들이 거리에서 방황하고 있었다." (p. 231)

 

 

아프가니스탄의 전쟁, 이라크의 전쟁.

사람은, 아프다.

미국은 9.11 테러의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을 폭격하기 시작했고, 대량 살상 무기를 제거한다는 명분하에 이라크를 공격했다.

이 두 곳에서 사람들은 죽어 나갔다. 살던 집은 폐허로 변해 버렸다. 그들은 굶주리고 있다.

누구를 향한 전쟁이었을까. 이곳에서 전쟁을 끝났고, 멀지 않아 미군은 이곳을 떠나게 된다.

그러나,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은, 아물지 않은 상처는....

이 두 전쟁이 남긴 많은 아픔을 우린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이 그곳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희망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에 그곳의 사람들은 아픔을 이겨낼 것이다.

이 모든 가슴 아픈 곳을 찾아 다니며 생생한 증언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아내는 이영미 PD와 같은 사람이 있기에 우린 그들의 이야기를 가슴아파하면서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영미 PD는 사람이 아파하는 곳에 또다시 찾아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그 소식을 가장 신속하고도 진실되게 알려 줄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 / 돌베개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분노하라 !!

코이케 류노스케 스님(화내지 않는 연습/ 코이케 류노스케, 21세기북스, 2011)이 들으면 어떤 말씀을 하실까?

여기에 대한 답이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조국의 글에 담겨져 있다.

" 분노는 삭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삶의 지혜가 널리 퍼져 있는 한국 사회에서 "분노하라!" 라는 직설적, 선동적 메시지는 생경하게 들릴 수도 있다. (...) 그러나 이 '마음 공부'가 '공분(公憤)'과 '의분(義憤)'의 불씨를 마음속에서 꺼버리는 것으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 " (p71)

 

 

 

이 책은 우리사회의 많은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것들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가 담긴 글 6편이 실려 있다. 아주 짧은 글들이다.

지금 프랑스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들.

즉, 국가의 최고 영역까지 금권의 충복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 민영화된 은행은 이익배당과 경영진의 고액 연봉액수에만 관심을 가지는 상황, 극빈층과 최상위 부유층의 격차 심화, 돈을 좇아 질주하는 경쟁적 사회, 외국 이민자에 대한 차별 등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의 저자인 '스테판 에셀'은 1917년생이니, 100세를 바라다 보는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우리 사회를 향해서 외치는 소리는 힘이 있고, 깊이가 있는 것이다.

저자는 아버지가 유대인인 독일태생이었지만, 프랑스에 건너가서 생활을 하게 되고, 20세에 프랑스에 귀화를 하였으며,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독일의 부헨발트 수용소에서 사형당하기 전날 극적으로 살아나게 되는 등의 드라마틱한 일생을 살아 온 사람이다.

젊어서는 반나치 레지스탕스 운동가였고, 세계인권 선언문의 초안을 작성한 외교관이기도 하다.

 

6편의 스테판 에셀의 글은 표지를 포함해서 34쪽에 이르는 아주 얇은 책인데, 그 울림은 묵직하고 힘이 있다.

 

그의 글 중에 무관심에 대한 글은 지금의 우리들의 마음을 보는 것같다.

무관심은 최악의 태도이며, 인간을 이루는 기본요소의 하나인 분노할 수 있는 힘을  잃어 버린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곧 참여의 기회를 영영 잃어 버리는 것이다.

또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나의 분노'는 너무 큰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유엔 산하 팔레스타인 난민 수용소에는 이스라엘에 의해 살던 땅을 쫓겨난 300만 명의 사람들이 있다.

가자지구에는 150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창살없는 감옥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왜 국제사회는 이런 상황을 보고도 침묵을 하는 것일까?

이런 문제는 우리들에게 " 분노하라!!" 고 소리치는 것이다.

 

 

93세 (2011년에)의 저자가 젊은이들에게, 그리고 미래를 향해서 던지는 메시지는 힘이 넘친다.

"젊은 이들은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 " (p59)

 분노하라는 것은 정신을 개혁하자는 것을 의미하는데, 저자는 결코 폭력을 거부하는 것이다. 비폭력이 바로 자기 자신을 정복하는 일인 것이다.

이 책은 아주 얇은 책인데, 스테판 에셀의 글이외에도 이 책의 한국판을 내기 위한 작업 중에 저자와 옮긴이가 나눈 이메일 중에서 독자들에게 이 책과 저자를 알려 줄 수 있는 10가지 질문과 답이 담겨 있다.

 

 

그런데, 저자의 글들이 힘있게 쓰여진 것에 비하여 이메일에 의한 저자와의 인터뷰 내용은 저자의 삶과 그의 생각을 좀더 자세하게 살펴 볼 수 있으면서도 저자의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글들이다.

스테판 에셀은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 이렇게도 다양하고 풍요롭고 힘찬 삶을 살아 왔다니 ! 굉장한 연애도 해 보았고 ! 그러니 난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인가!" 삶은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남에게 베풀고 싶은 마음과 베푸는 기쁨을. 남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책임을 감수하는 것. 어떤 경우에도 남에게 베풀고 싶다는 마음. 이 마음을 북도워야 합니다. 사람을 책임있는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그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 (p56)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사회에서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스페판 에셀이 젊은날의 레지스탕스 투사로서 행했던 것처럼 우리도 창조적 저항의식을 실천해야 되겠다는 것을.

그것의 실천은 바로 참여에 있는 것이다. 분명히 스테판 에셀은 폭력을 거부하였다.

참여란 자기뜻에 맞는 정당에 투표하여 지지를 표명하는 것이 그 한 방법이 된다고 하였으니, 절대 무관심은 안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2012년 우린 분노해야 한다 !!

그 어떤 선택이든간에....

물론, 올바른 선택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전에 <닥치고 정치/ 김어준 저, 지승호편, 푸른숲, 2011>을 읽게 되었는데, 그 책의 첫부분은 <진보집권플랜>의 조국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진보집권플랜>이 괜찮은 기획이기는 하지만,  조국은 그렇게 점잖게 소명의식만을 호소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에서 조국에 대한 생각을 김어준은 이야기하다보니, 가카를 이야기하게 되고, BBK를 이야기하게 되고, 삼성을 이야기하게 되고, 오늘날의 정치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 라는 내용이 있었다.

과연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인 조국은 <진보집권플랜>에서 어떤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사실, 나는 진보라기보다는 보수에 가깝고, 현 정치상황에서 진보도, 보수도 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정치가들에 대해서도 아집과 자기 합리화를 위한 주장만을 거듭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그래도 조국의 생각을 엿보고 싶어졌다.

이 책은 인터넷신문 <오마이 뉴스>기자인 오연호가 묻고, 서울대 법학 전문대학원 교수인 조국이 답하는 대담형식의 책이다.

 

 

이 대담은 2010년 2월초에서 9월초, 약 7개월간 10차례에 걸쳐서 진행된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먼저 조국은 이 대담의 취지에서 <촛불'을 기억하는 당신에게 >라는 조국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 이명박 정권의 무도(無道)함에 대한 비판과 분노 표추을 넘어 지난 김대중, 노무현 두 민주 정부의 공과 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고 미래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해야 진보, 개혁 진영이 권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 (p6)

조국 교수는 한국 사회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한다. 이 대담의 콘셉트는 '조국, 조국을 말하다.', ' 진보의 집권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기 전에 정리할 부분이 있는 것이다.

정치계에서 이야기하는 진보, 보수, 개혁, 수구.... 저마다 다른 표현을 쓰기도 하는 용어부터 제대로 알고 가야 할 것이다.

조국이 말하는 진보란,

" 진보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주 거칠게 정의하자면, 남북 문제에서는 군축, 평화공존,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경제에서는 자유지상주의, 시장만능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모순을 직시하면서 시장에서 패자를 아우르는 정책을 추구하고, 양심,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위시한 각종 정치적 기본권의 확대, 강화를 지지하는 것이 진보입니다. 계급적으로 보면 진보는 강자나 부자의 편이 아니라 약자나 빈자의 편입니다. 특권을 가진 엘리트의 편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편입니다. (...) 저는 서민과 보통 사람이 자존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 봅니다. " (p26~27)

조국은 자신을 진보라고 자처한다.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는 이 책의 내용은,

2012년, 늦어도 2017년에는 진보진영에서 집권을 해야한다는 플랜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왜 진보가 집권을 해야 되는가에 대한 답변과 현재 우리 사회에 있어서의 불합리하고 고쳐 나가야 할 문제들을 모두 다루게 되는 것이다.

사회 경제 민주화,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한 교육 문제, 통일을 위한 남북문제, 그리고 괴물 검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현재 대중들이 고통받고 있는 일자리, 교육, 주택문제를 해결하려면 정치가 바로 서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은 각자의 영역에서 참여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현상황에서 진보개혁 진영은 어떤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인가.

사분오열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그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또한 조국의 세대인 386세대들의 이중성도 문제가 되는 것이다. 정치에서는 진보이지만, 다른 면인 생활에서는 보수와 다를 것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것이 근본적 모순인 것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관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

또한 교육문제에 있어서도 서울대 분할론, 김예슬 선언, 반값 등록금, 지방대출신 우대정책, 사교육 문제 등에 대한 소견을 들려준다.

특히 괴물 검찰에 대한 견해는 민주화이후에도 제대로 개혁이 되지 못한 검찰 권력을 되짚어 보게해준다.

" 한 편으로는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권력의 비리를 파헤치면서 권력과 타협하고 협상한다. 어느 경우든 최고의 행동 준칙은 조직을 옹위(擁衛)하라이고요." (p235)

조국은 자신이 진보 지식인이기에 진보만을 두둔하지는 않는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기 이전의 진보진영이 집권하였던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에서의 정책들 중에서 그들 정권이 진보의 날개를 펼치지 못했던 미흡한 정책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잘못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 10년의 경험 중에서 아쉬움이 많았던 그 부분들을 앞으로 진보 진영이 집권을 하기 위해서는 진보 정권의 성공과 함께 좌절들도 교훈을 삼아야 함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조국는 진보진영의 정치인들에 대한 인물평을 한다.

유시민, 정동영, 손학규, 안희정, 이광재, 김두관, 송영길, 노회찬, 심상정 등 그리고 보수 진영의 몇 몇 정치인까지.

 

 

<진보집권플랜>이 쓰여질 당시는 2010 년이었기에 그 해에 있었던 6.2 지방선거와 관련된 정치계의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그당시의 정치인들의 위상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지만, 정치라는 것이 흐름이기에 2012년 1월의 정치계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올해는 선거의 해가 될 것이니, 어떤 선거에서 어떤 인물들이 등장하고 사라질 것인가도 주목할 사항이기도 하다.

조국이 말한 것처럼 빠르면 2012년에, 늦어도 2017년에 진보 정당이 집권을 할 수 있을 것인가는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가느냐 하는 것일 것이다.

 

 

조국의 생각이 신선한 것은 정치인이 아니기에 가지게 되는 선입견도 있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진보 진영이 정권을 잡았던 시절의 잘못된 정책들에 대해서는 그것을 인정할 줄 안다는 것이다.

노무현의 성취가 한계가 있었음을 인정한다. 그것이 바로 진보진영이 또 다시 집권을 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때의 성공에 안착하지 않고, 그때의 실패를 거울 삼을 수 있는 것이 또다른 성공을 가져 올 수 있음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물론, 조국이 이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정책들에 대해서 모두 수긍을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상과 현실은 또 다른 미묘한 차이를 가져 올 수도 있기에 현실 속에서 이루어지기에는 힘든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국이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진보 지식인이기에  진보나 보수나 모두 그의 이야기에 귀를 열고 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의 이야기는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닌 뼈있는 비판과 조언들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
박에스더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는 책제목만으로도 공감이 간다.

분명 나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을 사랑한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태어난 것에 대해서도 감사드린다.

애국가를 들어도 가슴이 찡해져 온다. 해외여행길에 '삼성', ' LG' 등의 광고 간판이나 상품들을 보게 되면 코끝이  찡해져 온다.

누군가 "대한민국"에 대해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거나, 나라 이름만을 알아 주어도 어깨가 으쓱해진다.

그런데, 이 책 제목이 너무도 가슴에 와닿는 것이 과연 왜 그럴까?

나뿐만 아니라 이 책의 제목을 접하게 되는 사람들은 한 번쯤은 마음 속으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쩌면, 내 맘을 저렇게 잘 표현했지?" 하고.

 

 

몇 년 전인가, 어린 유아들이 여름 캠프를 갔다가 밤에 화재가 나고, 이에 희생된 아이들이 있었다.

희생된 아이의 엄마는 대한민국을 버리고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갔다. 그 마음이 오죽 했을까?

분명히, 우리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국민들은 내 조국을 사랑한다. 그러나, 너무도 많은 문제들때문에 조국을 등지고 싶을 때가 많이도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박 에스더가 이런 떠나고 싶은 대한민국,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대한민국에 가지고 있는 고질병들에 대해서 명쾌하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 대한민국은 왜? 이러 이러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가?, 그것을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

이 책을 읽어 보면 저자는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다른 대한민국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책 뒷표지 글처럼 "독약같은 애증의 에세이" (김병근의 추천사 중에서) 인 것이다.

저자인 박에스더.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누구인가를 알 수 있었다.  KBS 9시 뉴스를 시청하는 사람이라면 그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저자는 KBS 보도국 시자로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중에 파키스탄 종군기자로 갔었으며,  KBS 최초의 법조 출인 여기자, 2004년부터 약 4년간에 걸쳐 KBS 라디오 ' 라디오 정보 센터'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1년간의 미국 연수를 다녔와서 지금은 '취재파일 4321'를 맡고 있다.

이 책은 그녀의 체험담이 바탕에 깔린 이야기들이 주축을 이루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내용들이다.

책의 구성은 5 part 로 나누어져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를 말하고 있다.

권위주의, 집단주의, 합리성의 부재, 비교, 차별.

특히, 여자이기에 성차별을 받았던 경험들이 많이 소개된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다르다고 잘못 된 게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며, 어떤 가치든 일단 존재해야 토론과 합의가 가능하다는 것...." (프롤로그 중에서)

장유유서를 통해 우리 사회의 헤체되지 않은 권위주의를 생각해 본다.

사회생활 속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위계질서, 남녀 차별, 폭탄주 문화까지. 그 속에 저자의 체험은 당연히 그 부분을 차지하고, 그렇기에 그런 문제점을 파헤치고 분석하는 수준이 남다르게 날카롭다.

장유유서는 권위주의적 문화, 상하 위계적 문화를 존속시키는 데 가장 일반적인 규범 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이지만, 권위주의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자신이 당했던 젊은 시절의 일은 세월이 지나면 자연스레 없어지고, 자신이 권위주의자의 수혜자로 바뀌어 버린다는 것이다.

아마도, 직장생활에서 이런 경우를 많이 보아 왔을 것이다.

 

또한 우리들은 다양성이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 가정만 보아도 집의 규모만 다를 뿐 거의 비슷한 가구에 비슷한 인테리어에, 비슷한 패턴의 가정생활이 이루어지고 있다.

학생들도 마찬가지. 학교 공부나, 학교 밖의 공부나, 모두가 비슷비슷. 개성이 없는 것이다.

'단일 가치'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다양성'을 두려워하기까지 한다.

다양한 사고, 다양한 생활방식,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임은 알고 있지만, 자신들은 단일가치 속에 얽매여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아마도 이부분의 내용만 잘 숙지해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엄마라는 이름의 사람들. 그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 자신의 인생에 대한 엄마의 영향력과 자식의 인생을 위한 엄마의 희생 (...) 그런데, 그 희생은 무조건적인 희생이 아니다. 때로 조건이 붙는다. (...) 우리가 이만큼 희생했으니, 너희들은 우리가 바라는 삶을 살기 바란다. (...)" (p. 131)

자식은 결코 부모들에게 속한 존재인 소유물이 아니다. 자신의 인생이 투영된 또다른 자신이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안될 것이다.

이부분을 읽고 마음에 가책이 드는 부모들은 반성하고, 자식을 그들이 가고 싶은 길로 갈 수 있도록 풀어주면 좋으련만.

저자가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를 하면서 인터뷰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을 접하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정치인들은 정당의 입장은 있지, 자신들의 소신이 없었음을 토로한다.

우리나라는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매버릭(maverrick: 소속된 조직의 입장과 다른 자신의 소신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우리는 TV토론을 통해서 많이 보아 왔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part 5는 성과 결혼에 관한 이야기, 외국인을 대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야기, 여성들에 대한 차별 등을 다루고 있다.

앞의 내용들보다는 좀 가벼운 것같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들이다.

우리 사회의 성문화가 예전과 같지 않고, 결혼보다는 동거를 선호하게 되는 것, 그리고 동성애에 대한 저자의 생각, 미혼모 문제, 낙태문제 등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상당히 진보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한국 여성들이 '결혼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이라고 부를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 여성들의 결혼.

저자는 이 모든 것들을 단일 잣대로 바라보지 말고 모든 것에는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부터 출발해야 무언가를 이룰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저자의 생각에 공감이 가는 부분들도 많지만, 어떤 생각에 대해서는 아직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될 수 있는 것과 이해되지 않는 것, 공감할 수 있는 것과 공감할 수 없는 것들이 나에게는 있다.

저자가 책의 앞부분에서부터 수차례에 걸쳐서 자신을 싸가지 없다고 이야기한 이유가 때론 이유가 있음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자기주장이 상당히 강하기에 때론 싸가지 없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는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생각에 확신이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사랑하기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들을 조목조목 따져서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저자가 말하는 "다른 대한민국"은 언제쯤 실현 가능한 것일까?

아니, 그런 "다른 대한민국"이 있기는 있는 것일까?

그래서 마음이 더 답답한지도 모르겠다.

나도 "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

그런 "다른 대한민국"이 있다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