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 - 한국경제 대전망
심영철.선대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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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질 수 밖에 없는 거품.. 부동산 대폭락의 시대가 온다.
  
      
  외환위기 이후 엄청난 속도로 집값이 오르기 시작하였다. 상식을 넘어선 집값의 폭동, 한국 특유의 부동산 불패신화와 함께 한국사람에게 부동산은 특별한 존재로 생각되어 왔다. 하지만 지나친 거품은 꺼질 수 밖에 없다. 널뛰기하는 금융위기가 진정된다면, 경기부양책을 무리하게 쓰지 않는 이상, 집값은 점점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베이비 붐 세대가 점점 은퇴를 결정하고, 출산저조의 시대인 80세대들이 점점 사회인으로 자리잡는 지금, 조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부동산의 폭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이 논리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빠르면 2년, 늦으면 5년 안에 찾아오는 부동산 거품의 제거의 시기. 건설경기를 침체시키면 안 된다는 논리에 빠져, LG 카드의 위기를 구제금융한 것과 같이 건설사의 위기역시 정부가 부채를 세금으로 떠앉게 되면, 우리 나라의 미래는 없어진다. 아무리 정부에서 애를 쓰고 경기를 살려보려 해도 이미 초과해버린 미분양 사태와 점점 늘어나는 공급에 비해, 집을 살 여건을 가진 사람들이 줄어드는 상황은 부동산 경기의 미래를 밝게 볼 수 없다.
  
   
# 위기의 원인, 그리고 어떻게 집을 구매해야 하는가.
  
    
  역대 정권의 경기부양책과 부동산 경기가 무너지지 않은 이유를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정부가 애를 쓰고 있지만, 막차의 열차를 타고 싶어하는 사람들 때문에 집값은 잘 떨어지지 않고, 집값은 떨어지지 않으면서 매물이 줄어드는 부동산 스태그플레이션의 단계인 현재의 상황을 현실지표로 잘 알 수 있게 해준다. 부동산에 대해 문외한 이지만, 수요와 공급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을 생각해 보더라도 향후 부동산으로 투기를 하는 일은 한계가 있다 생각한다. 
 
  부동산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며 난개발을 하다가 결국 헤이세이 불황에 빠진 일본의 선례를 보면서, 우리도 준비를 해야 하는데, 실제 자산이라는 생각이 들고 현실적인 지표가 보이지 않으면 손해보면서 팔고 싶지 않은 것이 한국인의 심리인가 보다. 위험신호등은 자꾸 알려주지만, 계속 보듬고 안다가 추락한다고 할까. 언제 바닥을 칠지 모르기에, 자신의 재무계획과 자본에 어울리는 소유가 아닌 투자의 대상으로 부동산을 선택하는 일은 하루 빨리 접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 책이다.
  계속되는 가격이 떨어지고 잠시 반등하다가 쭉 떨어지는, 거품이 다 떨어진 이후에 집을 구매하는 방법에 대해 잘 소개되어 있다. 무엇보다 집을 투자의 대산이 아닌, 잠시 생활하고 간다는 마인드의 변화가 더욱 중요하다고 저자는 중요하다. 이미 집에대한 특별한 애착이 형성되지 않은 지금의 2030세대들의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할까. 집을 무조건 사야한다는 재테크 전문가들의 허위논리와 뉴타운으로 인해 하숙방을 빼앗기는 불쌍한 청년세대들을 만드는 원인이 정부당국이 정책이였음을 볼 때 정치가 우리에게 치는 영향의 소중함을 알 수 있기도 했다. 비밀을 알게 되면 될수록 분통이 터지지만, 앞으로라도 좋은 정치인을 뽑고 감시활동을 잘해야 서민의 생활이 나아진다는 점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 부동산이 아니라면, 투자는 어떻게?


  마지막으로 부동산 투자 대신 자산관리 방법으로, 전환사채, 연금저축, 장기마련저축, ETF 등의 다양한 상품들에 대해 저자는 권유하고 있다. 어려운 경제 용어들이 많아 재무 컨설턴트에게 문의를 해야 겠지만, 안정과 수익의 자신만의 모델을 찾아 다양한 방법으로 포트폴리오의 구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부가 주는 혜택과 경제 흐름을 스스로 알고 전문가와 상담을 하며 적절한 해답을 찾는 것이 중요성을 실감했다.

  전문가들도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발언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결국 다들 자신이 이익을 위해 살아가는 사회, 정글과 같은 곳에서 빠른 판단과 행동력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파도에 휩쓸리듯이 자산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에 겁이 난다. 많은 수익을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나에게 맞는 재무설계와 버는 것이 아닌, 잃지 않는 방법을 찾아내는 현명한 판단과 꾸준한 정보습득을 갖춰야 살아갈 수 있다고 할까. 5060 부모님세대에서는 빨리 저축만 잘하기만 해도 큰 돈을 모을 수 있지만, 지금의 세대는 자신의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 선택의 폭이 넓기에 더욱 불안해지는 시대라고 할까. 그래도 걸어야 하는 길, 한 번에 빨리 날아가려 하지 말고, 현명하게 잘 살펴 걸어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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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과 연애하기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지음, 유주현 옮김 / 이콘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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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환율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저축만으로 자신의 노후를 안심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금리와 경기가 널뛰기를 하는, 알 수 없는 경제상황일수록 경제에 대한 흐름을 아는 능력이 중요하다. 돈을 더 많이 불리는 기술이 아닌, 경제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능력! 그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환율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제문외한인 내게 입문서로 시작할 수 있는 책을 고르다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환율과 연애한다는 제목도 신선했지만, 전체의 흐름을 읽는 데는, 국가 단위의 개입을 통해 엿보는 일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우리나라가 금융위기에 처해있을 때 일본의 통화당국자였던 저자의 책을 선택하였다.


# 예측은 늘 맞을 수 없고, 외환시장은 정보전쟁이다.


  보통 투자평론가나 애널리스트 등의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예측은 맞을 수 없다는 전제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많은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는 일본의 당국이 적절한 타임에 개입을 할 수 있지만, 전체의 규모가 매우 큰 외환시장에서는 각국의 통화당국 역시 하나의 참여자일 뿐이라는 주장에 공감이 갔다. 신문에서 미인의 후보를 간추려 많은 사람들이 미인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을 예측하는 '미인투표'처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단기적으로 흘러가고, 새로운 정보에 따라 환율이 급변하게 되는 현실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개입의 극대화의 효과를 이루기 위해, 소수로 다량의 돈을 적시에 개입해서 파급력을 넘치게 했던 저자의 전략이 이전까지의 잘못된 실패를 교훈으로 해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과 실패를 통해 전략을 수정하는 일이 매번 중요함을 강조하는 현실적인 정보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 경제를 알기 위해서는 환율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외국에 영향을 떠날때에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하던 마음이, 세계의 각국의 정세와 정보들의 실시간 결합에 의해 나날이 변화하는 살아있는 물체와 같다는 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일본은 일본은행에서 엔화를 찍어내서, 환율조정을 할 수 있지만, 한국은 외환보유고에 의존해서 통화량과 전략을 조절해야 하니, 대처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실감하였다.

  헤지펀드로 불리는 고위험 고수익을 노리는 금융집단의 수장이였던 '조지 소로스'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새로웠던 책이었다.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모순을 공격하는데 동의하면서, 그의 정보수집능력과 기민한 선택과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점이 놀라웠다. 기관투자나 통화당국에서는 적절한 설명이 필요하기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없지만, 헤지펀드는 순간순간 반응할 수 있는 장점을 잘 활용한다고 할까. 헤지펀드의 실패사례를 언급하며,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일대일 접촉과 인간관계를 통한 정보의 중요성, 정답을 제시하는 이론은 없지만 늘 꾸준히 변화에 대응할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한국의 통화당국자도 이런 센스를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들었다. 태국의 통화위기가 한국의 외환위기 로 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러시아 위기로 인해 세계의 신용경색이 이뤄지는 과정을 보며,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가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지구촌이라는 말처럼 세계화의 진행이 가속화되면서 개별국가의 상황이 다른 나라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다가왔다.

  실제 사례를 통해 환율의 영향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거시적인 맥락에서 환율시장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직감은 많은 경험을 통해 정확도가 높아지게 되고, 그에 못지않게 정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고급 정보는 인간관계에서 나온다는 말, 가슴 속에 새겨 두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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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수업 - 이별이 가르쳐주는 삶의 의미
폴라 다시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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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힘겨운 여정을 이겨내는 힘. 사랑..


  타인과 관계를 맺는데 서툴고, 폭력으로 자신의 의사표현을 했던 아버지와의 불편한 관계를 가졌던 심리치료사 폴라 다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 아이를 첫 아이를 낳고 행복한 생활을 하였지만, 둘째 아이의 임신을 알고 여행을 다녀 오다가 음주운전사로 인해 자신의 남편과 딸을 잃게 된다. 임신중이였던 둘째가 열살이었던 때 재혼을 결심하였지만, 5년만에 다시 결심해야 하는 이혼의 상황. 삶의 절박하고 힘겨운 여정에서 자신을 잃어가기 힘든 상황에 내면의 힘을 발견하고, 사랑하는 이에게 도움을 구하면서 어려움을 하나씩 사랑의 힘으로 극복해 가는 과정이 책에 담겨있다.



#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 맺어준 인연.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로 유명한 모리 교수가 죽음을 앞두고 매주 금요일에 자신의 치료와 관계없이 인간대 인간의 만남으로 선택했던 폴라 디시. 모리 교수가 다가오는 죽음을 맞이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계기와 폴라 디시 역시 모리와의 만남으로 아버지와의 관계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알 수 있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만나기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저자인 폴라 디시가 자신의 아픔을 이겨내는 과정과 재소자 교화시절에 다니면서 자신과 재소인들이 변화하는 과정을 기술하면서 책은 시작된다. 바쁜 스케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내키지 않았던 일에서, 마음을 열어가며 그들에게서 지금의 삶의 소중함을 배워가는 과정은, 그녀의 마음이 깨어있는 사랑이 넘치는 상태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과 부딪치면서 많은 관계를 맺어가지만, 어떤 눈길과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개인의 삶과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오만하고 자신감이 넘쳤던 모리교수와의 첫 만남과 그를 한 번 더 만나기 위해 1.5Km의 거리를 왕복해야 하는 수고와 돈을 벌 수 있는 시간을 버리면서 그 와의 만남을 선택하기로 결심하게 된 스콧과의 만남과 그와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그들은 다가오는 죽음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영성지도자로서의 저자의 경험을 차지하고라도, 모리 교수와 폴라 다시의 두 사람이 서로의 만남을 통해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 마음이 뭉클했던 일이었다.
 

# 이별과 눈물이 주는 힘..

 
  종교에 대한 견해도, 삶을 살아온 방식도 달랐지만, 아픔을 감싸안고 소중한 순간들을 감사해하며, 하나씩 자신의 오감이 주었던 소중한 추억들을 고마워하고 떠나보내는 시간, 그러면서 이별을 맞이하는 과정에 마음이 움직였다. 오래전 기억하던 유안진 님의 글이 생각났다.
 

  눈물을 흘려본 이는 인생을 아는 사람입니다.
  살아가는 길의 험준하고 뜻있고 갋진 피땀의 노력을 아는 사람입니다.
  고독한 영혼을 아는 사람이며 이웃의 따사로운 손길을 아는 사람이며
  가녀린 사람끼리 기대고 의지하고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귀하게 평가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눈물로 마음을 씻어낸 사람에게는 사랑이 그의 무기가 됩니다.
  용서와 자비를 무기로 사랑할 줄 압니다.
  눈물로 씻어낸 눈에는 신의 존재가 어리비치움니다.
  강팍하고 오만하고 교만스러운 눈에는 신의 모습이 비쳐질 수 없지만
  길고 오랜 울음을 거두고 모든 존재의 가치를 아는 눈에는
  모든 목숨이 고귀하게 보이고
  모든 생명을 고귀하게 볼 줄 아는 눈은 이미 신의 눈이기 때문입니다.
 

  출전 : 유안진의 <그대 빈 손에 이 작은 풀꽃을> 중에서


#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사랑.


  신의 존재를 부정했던 모리 교수가 '사랑'에 대해 신에 대해 관대하게 다가설 수 있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저자의 영적 체험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사랑'의 소중함을 인정하게 된 가장 큰 연유는 매주 먼 길을 그를 위해 다녀주었던 수고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음에 동의한다. 신의 언어를 믿지 않지만, 신의 가르침을 따르는 그의 모습에서, 다른 종교와 함께 어울리는 그녀의 행동을 보며 사랑의 힘과 신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주는 과정을 책으로 지켜보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사랑임을 알 수 있었다.

  '비전'을 믿고 영적체험을 하는 그녀의 에피소드는 '영적 신앙'을 가진 이에게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라 생각한다. '신'에 대한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내게는, 신의 뜻을 '사랑'으로 실천하는 그녀의 모습이 좋아보였다. 그와 모리와의 만남이 있었기에 많은 이 책을 읽을 수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사랑만 하기에도 짧은 인생, "사랑할 수 있는데도 사랑하지 않는 쪽을 택하는" 일이 많지 않았는지 내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지금 내게 주어진 조건을 감사하고 고마워 할 줄 아는 일, 내 자신안에 모든 해답이 있고, 살아갈 힘이 있다는 믿음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내면의 힘'과 저자와 모리교수의 아름다운 만남을 볼 수 있어 기뻤다. 따스한 마음을 가진 이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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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인삼색 미학 오디세이 1 - 진중권.현태준과 함께 떠나는 원시~근대 미와 예술의 세계
진중권 원작, 현태준 글.그림 / 휴머니스트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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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학'이 어렵게 다가온다면.. 이 책으로 시작하세요.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라는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원작보다 이 책을 먼저 읽기로 결심한 것은 책이 만화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만화에는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친근감이 있다. 11명의 큰 줄기의 등장인물이 나온다. 플라톤과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루벤스, 칸트처럼 이름을 들어 보았던 인물도 있고, 플로티노스, 빙켈만, 푸생, 바움가르텐처럼 처음 듣는 인물도 있다. 빙수쟁이, 칙칙폭폭, 컨닝대장 등 각 인물마다 이름을 패러디해서 재미있게 다가설 수 있게 한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 원시예술부터 근대 예술까지.

 

  눈에 보이는 대로 그렸던 구석기시대의 벽화와 아는 대로 바라본 신석기 시대의 '개념적 사유'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놀이로써, 일로써,주술(상상력)으로써 살펴보는 미술이 만들어지는 계기, 진짜와 가짜의 차이의 살펴보는 미술, 그리스 예술의 특징과 중세예술의 특징들을 즐겁게 배우고, 그 지식들이 교양으로 쌓이게 된다. 유명한 철학자들이 생각했던 미의식의 특징과 그 특징들이 잘 드러난 작품들을 살펴보며 쉽게 저자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다. 
 

  유머가 넘치는 만화가의 개성과 잘 만들어진 원작의 즐거운 만남이라고 할까. 무엇을 아름답다고 말할 것인가부터, 언제, 어떻게 아름답다는 점까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미학에 대한 관점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각 시대마다 각기 다른 미의 관점을 알고 있다면, 작품을 이해하는데에도 더욱 즐거운 기분으로 감상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플란다스의 개의 네로가 보고 싶어했던 그림이 루벤스였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 수 있었고, 한장으로 전체내용을 정리한 돌고 도는 원시 ~ 근대 미학 오디세이로 전체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원작의 저자의 학창시절을 알 수 있는 인터뷰도 재미있었다.

 
# 생활에서 찾아보는 미학.


  진중권이 쓴 <미학 오디세이>와 <삼인삼색 미학 오디세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생활미학산책 코너라고 생각한다. 만화가가 생각했던 우리 일상 주변에 남아있는 미학의 흔적들을 보는 즐거움이 좋았다. 생활속에서 미학의 지식을 복습할 수 있었다고 할까. 80년대 우리나라 미술계의 화두였던 민중미술이란 존재를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진짜와 가짜의 구별이 없던 시대를 그린 반지의 제왕이 <요술 반지>의 이름으로 1979년 동화책으로 나왔다는 사실과 아직도 마술사의 역할을 하고 있는 '도'를 닦거나, '신'이 내린 분들의 거처를 보며 일상속에 숨어있는 미학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미학에 문외한인 내게는 친근감 있게 다가온 부분이었다.

 
  처음에는 재미로 읽고, 두 번째부터는 지식을 쌓는다는 느낌으로 읽다보면 재미와 교양을 함께 잡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미학은 미술 영역뿐 아니라, 사회와 정치, 철학 등 여러분야를 알아야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다 한다. 멀게만 느껴졌던 미학에서 살짝 가까워진 느낌이다. 2편인 모더니즘편도 서둘러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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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개미지옥 - 2007년 문학수첩작가상 수상작
서유미 지음 / 문학수첩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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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주 잠자리, 개미귀신 그리고 개미지옥

 
  명주 잠자리의 유충은 개미귀신이라 불린다. 양쪽 더듬이로 개미 또는 벌레를 잡아먹으며 1년 내지 2년간 생활하다가 명주 잠자리가 된다. 날개가 명주처럼 곱다고 해서 붙여진 명주잠자리의 유충인 개미귀신은 원뿔을 뒤집어 놓은 듯한 구덩이를 만들어, 그 안에 개미나 벌레들이 들어오면 잡아먹는다. 개미들이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덫인 개미지옥처럼, 바겐세일 중의 백화점 쇼핑의 유혹에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다.


# 화려한 백화점 내부의 모습, 화려한 빛깔 이면의 어두운 긴 그림자.

  
  전문대를 졸업하고 딱히 취직할 곳은 없고, 등록금 대출금과 생활비 때문에 장기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소영, 고졸 백화점 직원이라는 학력을 떼고 싶어 악착같이 공부하는 미선, 4년제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1년반째 휴학하며 일하고 있는 윤경, 미선과 고등학교 친구였고 가난한 형편에 허덕이는 정민은 백화점 옷 매장에서 근무한다. 상품권 깡으로 발품을 팔며 생활하지만, 매점 노인에게 밥목이 잡혀 악마의 덫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선영도 백화점 근처에서 배회한다. 백화점의 화려한 풍경과 그 뒤 어두운 그림자에서 허덕이는 인물들의 모습의 사실성 있는 묘사가 눈에 들어온다.  백화점 바겐세일 3일째 화장실에서 살인사건과 과도한 다이어트가 원인인 지영의 탈진사건이 벌어진다.


 3일간 있었던 일들을 옷 코너의 직원의 시선과 범행자 피해자의 시점에서 다시 보여준다. 추리소설의 형식으로 소설이 전개되는 듯 하지만, 사회성 강한 메세지에 더욱 관심이 갔던 작품이다.  쇼핑의 덫에 빠져, 카드를 긁으며 개미지옥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는 덫에 빠져가는 소영, 윤경, 정민의 모습과, 개미지옥의 모습들은 허영심을 자극하기도 하고, 크나큰 돈으로 사람을 매수하기도 한다. 구매능력으로로 사람을 평가하고, 매출에 의해 평가받는 자본주의 사회의 꽃인 백화점과 그 백화점의 허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할까.


# 공감가는 표현들에 끌리다.


  다섯 명의 여인들의 개인사와 사건들이 얽혀들어가면서 이야기들의 전개가 하나로 집중되는 것보다 여러가지 풍경의 단면들을 보는 느낌이 강했다. 하나의 사건들이 잘 연결되었다기 보다는, 각개의 사건들의 풍경들이 지금 현실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고 할까. 첫 직업을 고를때 망설이던 "처음 시작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말, 백화점 내 풍경을 보면서 '자꾸만 갖고 싶은게 생기는 마음', 존중받는 기분을 얻고 싶어 백화점을 찾아간다는 말과 "여행하고 싶은 곳의 사진을 한 쪽 벽에 붙여둔 채 하루에도 몇 번 씩 쳐다보면서 자질구레한 업무를 해결하는 것이 일상이다"는 말, 어른이 되면서 가면무도회에 쓰는 가면을 쓰면서 생활하는 것 같다는 표현에 공감이 갔다.

  선량하고 약해보이는 백화점 근처 매점 노인의 얼굴 뒤에, 악덕 포구와 거간꾼의 뒷모습이 있다는 건 자본주의에 경도되어 돈에 물든 어두운 인간의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아래를 보며 잘 걷지 않으면 어느새 개미지옥에 빠져 허우적거리지만 결국 파멸을 맞이하는 개미처럼, 화려한 쇼핑의 풍경과 자본의 유혹에 빠져 빚의 수렁에, 인격이 무너져내려가는 모습을 쓸쓸하게 잘 담아냈다. 

 

# 자본주의의 개미지옥, 그리고 무기력..


  무기력한 인물들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지만, 그 또한 현실 사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컴플렉스와 외모를 중시하는 세태를 비난하면서도 그 잣대에 익숙해진 내 모습을 보았을 때 정신이 번쩍 든다. 의식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현실의 모습에 적응하면서 자신을 합리화 하고 만다. 초라한 거울속의 우리 사회의 풍경을 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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