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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너희가 나쁜 게 아니야
미즈타니 오사무 지음, 김현희 옮김 / 에이지21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기분이 묘하다는 말처럼, 이 책을 읽고 난 기분을 설명할 적당한 말을 찾지 못했다.
2004년이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님이 야간교사를 한지 12년 째였으니까,
지금은 14년째가 오후 10시가 되면, 길거리에서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먼저 말 걸어주는 일을 계속 하고 계시고 있을 것이다.
내 마음을 울린건, 5000여명의 아이들과 만나서 그 아이들에게 먼저 말 걸어주고,
약물중독이라는 곤란한 상황에 여린 마음에 있는 아이들을 구하려 애 써서가 아니다.
어둠의 세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소년을 위해,
손가락 하나를 잃고,
손가락 하나를 잃은 아픔은 매우 컸다.
그러나 소년의 위해서
손가락 하나쯤은 희생할 수 있었다.
이렇게 멋진 행동과 말을 해서도 아니다.
처음 만난 아이들이..
저 도둑질 한 적 있어요., 저 원조교제 했어요, 친구 왕따시키고 괴롭힌 적 있어요.
본대 했어요. 폭주족 이였어요, 죽으려고 손목 그은적 있어요, 공갈 한적 있어요
학교에도 안 가고 집에만 쳐박혀 있었어요
이런 말들을 했을때.. 괜찮아..라고 이야기 해주고,
죽어 버리고 싶어요. 라고 이야기 했을때,
하지만 얘들아, 그것만은 절대 안 돼. 우선 오늘부터 나랑 같이 생각해 보자.라고
이야기 하는, 지금까지 잘 살아와 줘서 고마워.. 살아주기만 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단다. 라고
이야기 해서도 아니였다.
내 마음이 움직였던건,
[만남이란, 한 발을 앞으로 내딛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내가 처음으로 한 발을 내디딘 장소는 밤거리다.
나는 12년동안 밤거리를 돌아다녔다.. ... 그렇게 몇 백명, 몇 천명의 아이들과 만났다.
하지만 나는 줄곧 고독했다. 아무도 내 뒤를 따라와주지 않았다.
몇 번이고, 뒤돌아보았지만, 내 뒤에는 어둠만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그러나 밤거리를 걸으면서 나는 구원을 받았다. 그들이 나에게 구원을 받은것이 아니라,
내가 그들을 통해 구원을 받은 것이다.] --p 212
아,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정이 쌓이고, 머리로만 생각해서는 불가능하다는 일도
가능해지는구나.. 하는 뜨거운 사랑의 힘과
자신을 위해서 아이들을 만난다는 미즈타니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였다.
그렇게 솔직하게 다가갔기 때문에, 아이들도 마음이 움직인 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밤거리를 걸어다니면서 아이들과 만나서 이야기 할 자신은 없다.
하지만, 그저 보이는 모습으로만 아이들을 판단하고 규정하려는 마음은 고칠 수 있다.
주변에 아이들과 이야기 하게 되면, 미즈타미 선생님처럼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위대한 일이라는 걸 알려주어야 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도서관 디지털 자료실에 KBS 스페셜로 방송된 내용이 있다고 한다.
가서 한 번 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