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단 한번의 만남 - 단 한 번의 만남을 기적의 순간으로 바꿔주는 10분의 매직
임한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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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 한번의 만남으로 목적을 달성하는 그, 비결은 뭘까?


  첫 눈에 반했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사람과의 첫 만남은 의도적으로 꾸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번의 만남으로 누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지만, 결코 큰 성과를 내기 힘든것이 판매직이라 생각한다. 인맥과 관계의 싸움이라고 할까, 결과를 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집념과 사람들을 설득하는 화술, 그리고 계속 관리해 가는 노력들.. 잘 모르지만, 인간관계로 부딪쳐야 하는 일들이기에 더 많은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난 말을 잘 하지 못한다. 설득력도 부족하고 상대의 마음도 잘 사로잡지 못한다. 둔하기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잘 하려고 노력하지, 상대에게 뭔가 목적에 맞게 이야기를 하고 설득하는 건 하는 것도 싫고 너무 힘들다. 나에게 갖지 않는 부분 가지고 있는 저자의 인생 철학이 궁금했다.

 

  '단 한번의 만남',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철학자가 산책을 하면서 제자에게, 매일 같은 길을 걷고 있지만, 우리는 같은 길을 두 번 걷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본 기억이 떠올랐다. 일본 다도의 '일새에 단 한번만 만나는 인연'에서 깨달았다는, 저자의 만남의 소중함과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많은 계약과 성과를 이뤄낸 그의 화법과 인생관이 궁금해졌다.

 

  배송에 문제가 있어, 반쯤 구겨지고 접혀진 책을 받았다. 첫 만남이 구겨진 상태에서 시작해서 마음이 언짢았다. 며칠간은 무거운 책을 위에 두고 구김을 없애는데 시간을 보냈다. 지인과 함께 공부를 하기로 약속했다. 버스로 걸리는 소요시간은 3시간, 중간에서 갈아타는 버스안에서 책을 펼쳤다. 구김은 여전했다. 하지만, 책을 하나씩 읽으면서 구김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빠져들었다. 내가 가지고 못한 생각들, 내가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한 생각들이 책 안에 담겨있었다. 무엇보다 모든 논리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들려준 이야기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 10분의 마법, 그 뒤에 숨은 많은 노력들..

  39 꼭지에 저자의 판매기록의 비하인드 이야기와 마인드를 엿볼 수 있다. '벼랑을 만나면 매워라'에서 알 수있는 저자의 보험 시작의 계기는 갑작스런 보증빚으로 인한 월 이자 300만원을 갚기위한  보험 영업사원의 취업이었다. 처음에 큰 계약을 따냈지만, 오히려 3개월 후에 그 회사가 부도나서, 유지율을 이루기 위해 미친듯이 사람들을 만나고, 효과적인 통합 프레젠테이션을 개발하여 2년 7개월에 빚을 모두 갚고 8년 연속 보험왕을 이루어 낸 그의 이야기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시련에 지지않고, 계속해서 노력한 흔적들과 항상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위해서 노력한 꾸준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지인들을 상대로 시작하는 지인마케팅에서 벗어나, 모르는 사람의 낯선 경계심을 무너뜨리기기 위해 노력한 사람은 많을지 모른다. 하지만 효과적인 표준어 구사를 위해 연필을 입에 물고, 30권이 시집을 만 번 읽고, 그 내용을 다시 들어보며 체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계심의 원인을 찾아내서 그것을 무너뜨리게 만드는 그 마음을 알아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그 시행착오에 져서 포기하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오늘의 그가 달성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마술을 연습하는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마술을 잘 알지 못하지만, 마술은 실제로 보여주는 것보다 그 원리를 이해하는 건 매우 쉽다는 것은 알고 있다. 또한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너무나 쉬워 가볍게 생각하지만, 그렇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은 기본, 상대의 마음의 타이밍을 뺐는 심리게임에도 능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보험회사 직원과 다르게 접근하고, 상대의 마음에 대해서 많은 공을 들이고,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성공할 수 밖에 없는 마인드, 인생의 자세를 배우다. 

  세일즈는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감과 강렬한 마음을 파는 것이라는 그의 말이 가장 와 닿았다. 숙련된 기술에 익숙해지면서, 그것에 매이는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의 가치에 매여 그것이 없으면 안절부절 못하는 존재가 아닌, 고객에게 기의 에너지를 판다는 말이 와 닿았다. 좋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좋은 상품을 소개하는 자신을 소개해서, 그것을 통해 관계를 이어간다는 그의 마인드는 강한 일에 대한 자신감과 자기에 대한 긍정의 힘이 있기에, 성공할 수 밖에 없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80의 사회라는 말 처럼, 저자또한 사람들을 만나면 80프로는 실패하고 20프로 성공한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실패를 보며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20의 작은 희열을 크게 간직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마인드, 그리고 고객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편견을 가진 고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도우미가 되어야 한다는 말에서 사람의 마음을 뺐는 마인드와 사람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 20대는 재테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고개만 끄덕이지 말고 실천하자!

  사회 초년생 준비생인 나이기 때문에 더 끌렸던 이야기는 '재테크'보다 '자신'에게 투자하라는 말이었다. 결과를 먼저 말하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파악해서 그것에 맞추어 대답해주는 실용적인 통합 프레젠테이션을 배우라는 그의 말은, 꼭 영업이 아니더라도 말로 사람들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입이 많아진 후에 재테크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그의 말은, 솔직히 다른 데서도 많이 들었던 말이다. 하지만, 실제 바닥에서 극복한 그가 이야기 했기 때문에 더 설득력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난 왜 안될까' 포기하면서, 우울해 할 것이 아니라, '난 할 수 있다'고 외치면서 당당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지금 내게 온 소중한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설득을 위한 프로젠테이션을 할 기회가 많이 생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결론부터 간결하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담긴, 마음가짐이 있는 사람이라면, 판매가 아니라 어디에서도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많은 책과, 시집, 관련서적, 그리고 자신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왜'라는 호기심을 견지하면서 노력하는 사람, 그리고 '처음처럼'의 열정을 잊지 않으려고 애쓰고 노력한다면, 모두가 성공할 것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주었다.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들이 태반이다. 하지 않는다면, 내가 게으르고 변화를 싫어하는 겁쟁이이기 때문이다. 사실 저자처럼 할 자신이 없다. 하지만, 나에게 부족한 것을 하나씩 찾아서 꾸준히 생각하고 노력한다면,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될 것이라 믿는다. 이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부터 소중하게 생각하기. 변화를 위한 나의 작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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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
김진송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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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를 찾아 동산에 오르다.

 
  산에 오르고 싶어졌다. 하지만 높은 산은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집 근처 동산에 오르기로 내 마음과 타협을 했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꿋꿋하게 피어난 잡초가 눈에 띄었다. 그 강인한 생명력에 주춤거리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꿀벌이 수정하는 노란 꽃도 보고, 치자 꽃 등 이름모를 꽃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꽃이 진 뒤에는 열매가 피어오르겠지?'

  자연의 매력은 자꾸 보아도 질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나무와 돌로 다듬어진 등산로를 천천히 오르기 시작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산에는 소나무만 가득 있다고 생각했었다. 막상 한걸음 한걸음, 정상이 목적이 아닌, 나무 하나 하나를 살펴보며 걸었다. 소나무와 향나무, 그리고 이름 모를 많은 나무들이 제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가을에 오면 좋다던 단풍나무는 녹색빛으로 가득했고, 이름 모를 열매가 피어있는 나무들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많은 나무들과 각 나무마다 개성이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사람만큼 다양한 나무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집에 도착 돌아와 나무로 된 물건들을 찾아 보았다. 책상, 책장, 전화 받침대, 옷장, 의자까지.. 주변 곳곳에 나무로 만들어진 목물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상업적 목적이였겠지만, 각 하나하나에는 목수의 정성이 들여있다고 생각했다. 아는 목공일을 하는 분이 없다.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은 자연히 멀어지게 마련이다. 하나의 목물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사연이 담긴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흔이 되기 전까지, 국문학과 미술사를 공부했었고 나무와 함께 동고동락한지 10년, 나무 작품전도 여러차례 내었다는 저자의 경력이 흥미로웠다. 국문학도의 깔끔한 글솜씨와 미술사의 예술 작품에 대한 안목, 그리고 10년의 세월이 배어난 경험의 노하우까지, 작품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닌, 작품 과정을 글로써 느낄 수 있는 좋은 책 하나를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기기 시작했다. 들뜬 마음으로 펼친 목수 김씨의 이야기는 사람을 이끄는 힘이 있다.

 

# 색다른 매력을 지닌 목수 김씨의 감칠맛 나는 일기에 빠져들다.

  책은 5 부분으로 이루어져있다.

  '나무는 다 다르다'에서는 나무에 얽힌 사연과 각 나무의 특성에 대한 목수 김씨의 경험이 잘 배어 나와있다. 그 나무의 특성과 나무로 만든 공예품, 그리고 얽힌 재미난 이야기들은, 멀게만 느껴진 나무들을 가까운 이웃처럼 만들어 버린다.

  '본전 생각나는 의자'에서는 정성이 가득 담긴 추억이 서린 나무로 만든 '목물' 특히 의자들의 이야기가 배어있다. 등받의 의자에서부터 노래 부르는 악기인 기타의 등부분으로 의자의 등부분과 앉는 부분을 만든 '기타 의자', 야한 책상, 매달린 뚝지 스탠드, 지게를 만들 때 생각할 것들 등, 의자에 얽힌 에피소드와 작가 자신만의 삶에 대한 경험들이 목물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잘 배어나온다. 에세이와 목공예 이야기의 경계가 모호할 만큼, 두 가지의 매력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나무토막과 몽상'에서는 나무로 만든 인형들과 작가의 재미난 상상력을 느낄 수 있고, '서툰 목수의 연장 탓'에서는 목공을 할 때 사용되는 공구에 관한 여러가지 사연을 접하게 된다. 공구와 얽힌 이야기들에 때론 걱정하고 울고 웃다보면 자연스레, '목수 생각'으로 넘어가게 된다.

  '목수 생각'에서는 목공예 품에대한 작가의 다양한 생각들이 담겨있다. 작가의 목공예에 대한 가치관이라고 할까?, 미술사와 국어학의 공부의 실력이 깔려있어, 독특한 시각과 깔끔한 문장이 좀 더 그의 생각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 도판과 스케치, 글이 함께 어우러져 놓칠 수 없다.

  작품만 보는 전시회 도판이였다면 많이 허전했을 것이다. 작업 기록의 글만 있었다면, 글로 연상되는 상상력이  실제 작품을 왜곡할 수 있다.  작품을 처음 구상한 스케치 도안에서, 실제 만들었던 그림이 깔끔하게 올컬러로 잘 담겨있다.  그리고 단정한 문체와 어렵지 않은 어휘 사용으로 쉽게 글을 읽을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입으로 글을 읽고, 눈으로 작품을 보고, 귀로 작품 과정의 이야기를 듣고, 상상력으로 만져보고 맛보는 냄새를 맡는 착각에 빠진다. 오감을 이용한 독서를 할 수 있다고 할까? 작가의 표현이 섬세해서, 마치 오감으로 작업실을 경험한 느낌이다. 

  거기에 자랑하지 않고, 겸손한 작가의 내적 성찰과 만만치 않은 글솜씨는 작가의 깊은 인격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아무리 좋은 나무가 있더라도, 자연에 잘 어울렸을 때 그 마음을 접을 줄 알고, 나물꾼의 욕심에 나무가 헐벗고 꺾여졌을 때 욕해줄 수 있는 따뜻한 심성의 목수이기에 더 마음이 갔다. 

 

# 단정한 수필에 마음이 정겹고, 공예인의 삶을 배우고, 눈이 즐거운 목물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


  '상상력의 대한 몇가지 오해', '자연은 자연스럽지 않다'부분은  에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 목물에 관한 이야기에서 목수 김씨의 작업실 뿐 아니라, 그의 삶의 방식과 여러가지 삶에 대한 시선을 알 수 있었다. 컬러에 잘 담긴 목물의 모습들은 전시회에 발품을 팔지 않고 전시회에 다녀온 느낌이다. '나무로 깎은 책벌레'의 단풍나무로 만든 '책의 바다에 빠져들다'는 구할 수 있다면, 책을 좋아하는 지인에게 선물해 주고 싶었다.
 
 
# 소장 가치가 높은 책을 만나다.

  책은 읽어본 사람만이 안다. 타인의 서평은 말 그대로 그의 느낌일 뿐이다. 책 가격이 일반 소설책의 3배, 인문학 서적의 2배이지만, 작가의 10년의 세월과 많은 목물들을 두고 두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니다. 한 번 보고 말 책이 아닌, 자연과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소장한다고 치면, 책 가격이 아깝지 않다.

  한 번 흥미롭게 읽어볼 사람에겐 도서관에서 구비하기를, 책의 가치를 느끼는 이에게는 소장하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무엇보다 도서관 사서분들이 꼭 구비했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사기엔 가격이 만만치 않다.

# 작가의 삶에 마음의 여유를 얻다.

  아이러니하게, 오랜시간 목공예를 한 장인이 아닌, 40이라는 중반에 시작했다는 그의 삶이 더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 20대에는 뭘 먹고 살아야 할지 너무 막막하다. 뭔가 할 수 있는 걸 하나만 정하기에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내 자신을 하나로 정의내리기 힘들다. 자꾸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감과 선택의 압박에 더욱 스트레스만 받았다. 40에 시작했다는 그의 목물과 이야기와 삶을 보며, 너무 나이와 시간에 매달리는 건 바보같은 짓이라는 걸 깨달았다. 초조함은 자신과 타인을 힘들게 할 뿐이다.

  지금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하지만 조금만 마음이 흐트러지면.. 무기력감과 패배의식이 나를 찾아온다. 인생이 힘들어 질때, 이 책을 보려 한다. 나무들과 작가의 글들이 '괜찮아'라고 속삭이는 느낌이 좋다.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책을 만났을 때 책이 어떤 이야기를 해 줄지 기대가 된다. 여러가지 삶에 대해 느낄 수 있는 많은 고민거리들이 많았다. 다시 읽을 때는 그 고민거리와 씨름을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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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결혼 할래 - 연상녀.연하남 커플의 같은 생각, 다른 생각
박주연 지음 / 푸르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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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관념에서 우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비슷한 조건에 같은 성향 그리고 비슷한 나이까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사회적 결합이 아닌 두 남녀가 만나면 사람들은 큰일이나 되는 것처럼 간섭하고 말이 많아진다. 연상남 연하녀는 결혼에 대한 편견이 그리 많지 않지만, 연하남 연상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아직도 많이 낯설다. 

  작년 여름이었던가, 30대가 되었을 때, 독신으로 살 것인지, 배우자를 찾을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했었다. 단순한 끌림과 책임이 아닌,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함께 걸어갈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아니면 멋진 솔로가 되기 위해 내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이것저것 알아보았다.  

  '멋진 솔로'가 되는 것이나, 결혼 생활을 하는 것 모두 아무런 준비없이 해서는 후회하기 십상이라는 것을 배웠다. 멋진 결혼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위한 배려의 마음과 즐거웠을 때가 아닌 화가 났을 때 다시 화해할 수 있는 소통의 창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혼자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둘보다 배 이상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계획성 있는 생활, 인생목표가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최근에 연애에 관한 책을 보다, 결혼 상대가 아니라면 연애는 시간낭비에다 사치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고정관념이란 걸 깨달았다. 결혼할 사람과 연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연애를 하다 보니 결혼 할 사람을 만난다는 걸 배웠다. 미리 결혼을 생각하면서 만나는 관계는 잔뜩 기대하면서 보는 영화처럼, 내용이 재밌더라도 쉽게 만족할 수 없다고 할까? 추리소설을 뒤에서 읽는 것처럼 재미없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이에 대한 편견은 없다. 연상녀라고 딱히 포근하고 마음이 넓고 모든 걸 이해해 줄거라 생각하지도, 연하녀라고 항상 애교많고 싹싹하고 귀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머니가 되었다고 해서 모두가 현모양처가 되는 것도,  악처가 되는 것도 아니듯이, 결국 그 사람의 품성과 배우자와의 관계에 의해서 나타나게 되는 것이라 믿는다.  

  문제는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현실은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현실은 감정적이며, 비합리적이고 불공평한 부분이 많다. 보이지 않는 관습의 족쇄는 언제나 여러가지 발목을 붙잡는다. 진자하게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대상이 연상이었을 때 미리 겁먹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현재 연상녀, 연하남의 연애를 하는 사람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알고 싶었다. 잠재적 연애대상의 폭을 넓히고 싶다고 할까, 사회적 소수의 사람들이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하는지 알고 싶은 마음에 책을 집어 들었다.

     
# 사회적 시선에 노예가 되지 말라!!!

   
  전체 8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1부에서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와 함께 연상녀 연하남 커플의 증가와 대중문화의 연상연하 트렌드를 알려준다. 2부에서는 연상녀, 연하남이 다른 커플들에 비해 가지고 있는 강점이 나와있다. 3부에서는 실제 마음을 빼앗긴 사례에 대해서, 4부에서는 마음에 드는 연상녀, 연하남의 공략법, 5부에서는 현실적인 연하남, 연상녀의 고민과 편견을 짚어주고, 6부에서 연상녀, 연하남이기 때문에 겪는 불안과 스트레스에 대해 알려준다. 7부에서 주변의 편견과 오해를 짚어주고, 8부에서는 상처주는 말들을 짚어주고 간단한 조언이 담겨있다.

  냉정히 말하자면, '연상연하커플 백서'라고 할까?, 신문 기사나 주변에 실제 빠져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알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편견의 늪을 대항하려는 것이 아니라, 결국 도망치고 싶은 순간에 사회적 편견을 이용해서 비겁하고 도망가는 거라고 할까?  주변 가족들의 반대와 친구들의 부담, 그리고 확신 없는 마음은 결혼 적령기라는 시점에서 뭔가 절박한 분위기에 빠진 사람들에게 사회적 핑계를 대서 도망칠 명분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이지만,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할까? 주변의 특이한 커플에 대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편견의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바라보았거나 암묵적 동의의 마음이 내 안에 있었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의 연애는 두 사람만의 문제라고 할까? 사회적 시선이 까칠함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멋져 보였다. '용기있는 자만이 연애를 할 수 있다고 할까?' 가볍게 생각한 연애는, 자신과 상대에게 더 많은 상처를 줄 뿐이다.


# 사회적 시선의 벽이 없는 사회는 언제 올까?

  유교적 질서가 강한 우리나라에서만 연상녀, 연하남의 연애가 어려운 장벽이라 생각했는데, 2005년 독일의 프리랜서 기자인 수잔느 발스레벤이 '연하남 신드롬'의 서문에서도 '어찌되었건 연상녀 연하남의 사랑은 쉽고 단순해 보이는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나폴레옹 1세와 쇼팽도 6세 이상의 연상녀와 릴케와 살로메는 14살차의 나이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정말 사랑한다면,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사랑에 대한 신념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랑은 떨리는 마음과 함께, 최소한의 인간적 예의를 동반한다 생각한다. 사귈때나 헤어질 때나 예의를 갖춘 만남이라고 할까.. 역시 연애는 어렵고 글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

  사회적 편견의 벽은 없어지지 않을지 모른다. 그 장벽을 극복하려면 개인이 강해지는 방법밖에 없다. 연애에 대한 편견의 폭을 넓이려는 사람들에게, 가볍게 읽어보는 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평이해서 읽기도 편하다. 그리고 읽다보면, 연상남, 연하녀에서 발생되는 연애의 문제점 역시 그 안에 담겨있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닌 사랑에 대한 생각의 공유라고 생각한다.

  말이 통하고, 부정적인 상황에서 자기만 생각하지 않는 사람과 멋진 연애를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당연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편견 하나를 발견하였다. 모르는 것도 죄이지만, 알게 된 후에도 똑같이 행동하는 건 비겁하고 나쁜 짓이라 생각한다. 연상녀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버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P.S 읽고나서 든 생각 셋.

   '누구나 나이는 먹는다.', 

   '중요한 건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살아오고 삶을 바라보는 것이다' 

   '비겁한 자들이 변명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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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경영학 - 위대한 영웅들의 천하경영과 용인술
최우석 지음 / 을유문화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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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 경영학과 만나다.

 
  처음 삼국지를 보았던 것이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어려운 한자어들과 단어의 명확한 뜻을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사전을 찾아가며 이야기의 흐름이 좋았고, 각 등장인물의 개성이 강해서 흠뻑 빠져들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다시 삼국지를 만난 건 TV에서 만화 삼국지를 해 주었을 때였다. 어려웠던 지명과 이야기들이 만화를 통해서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가장 삼국지에 빠져들게 된 건 Koei 사의 삼국지 게임이였다. 원작과 다른 부분도 많았지만, 재미있는 게임을 하면서 무언가 알게 된다는 재미도 느낄 수 있어, 방학때면 게임과 삼국지 책에 빠져 살았다. 

  스타크레프트를 모방한 실시간 진행이 되기 전, 깨끗한 2D 그래픽과 한 턴씩 돌아가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서 선택해야 하는 긴박감과 고심들은 게임을 더욱 즐겁게 했다. 인재를 향한 영웅들의 끊임 없는 노력과, 중요한 순간 참모들과 상의하면서 내리는 결정, 그리고 인간적인 매력등을 통해, 경영학과 관련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삼국지와 경영을 접목한 책을 만나보진 못했다. 100년에 걸친 수많은 인물들과 그들의 이야기들을 경영의 관점에서 어떤 점을 배울 수 있는지 궁금한 마음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 각양 각색의 개성을 가진 3 CEO, 조조, 유비, 손권

   글로벌 시대와 무한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회사들이 생겨난다. 하지만 변화에 대처하고 인재를 기르면서 유연하게 대처해 가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 한나라의 황실의 쇠락과 함께 많은 영웅들이 노력했지만 결국 위, 촉, 오 세개의 나라가 남았고, 마지막에는 위나라로 통일이 되었다. FTA의 타결과 글로벌 경영으로 무한경쟁의 시대에 직면하게 된 기업 역시, 어제의 대기업이 계속해서 그 명세를 유지하라는 보장이 없다.

  능력있는 CEO와 잘 정비된 회사 시스템, 그리고 인재의 삼박자가 조율이 되어야 회사 또한 성장할 거라 믿는다.   '삼국지 경영학'에서는 위나라와 촉나라와 오나라의 발전과 쇠락을 조조, 유비, 손권의 세 군주를 CEO에 빗대어 세 CEO가 성공할 수 있는 비결과 매력, 그리고 명망하게 된 연유까지 경영자라는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군인, 시인, 정치가 세 분야에서 모두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기민한 판단력, 재빠른 표정관리,  둔전제와 병호제 등의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법치를 확립하고. 명분보다 능력을 우선시 해 실력만 있다면 과거를 고려하지 않고 등용하고, 자신의 능력 이상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조조의 모습은 뛰어난 정치가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삼고초려라는 정성과 예의로 최고의 인재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고, 한 번 보면 자신의 사람으로 만드는 강한 인간적 매력,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인재들도 서로 충돌하지 않게 잘 이끄는 용인술, 그리고 지나친 인간적 매력은 어떤 사원이던지 이상적으로 바라는 CEO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하지만, 상처뿐인 전쟁을 한 오나라와의 전쟁은 인간적 매력과 함께 냉정한 판단 역시 중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아들 역시 적합하지 않으면 직접 통치하라는 모든 걸 던질 수 있는 마음은 유비가 아니면 힘들지 않은가 하는 마음과 함께, 자신의 아들을 위한 최고의 선택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창업형 CEO와는 달리, 어느정도 안정된 기반을 잘 이용해서 발전시킨 수성의 명 CEO 손권은 부담스러운 원로들을 잘 달래면서 활용하였고, 뛰어난 인재에 대한 노력과  때론 명분보다 실리를 위해 굽힐줄 도 아는 유연한 처신으로 전쟁을 최대한 피하고, 전쟁을 하게 되면 효과적인 승리를 이뤄낸 뛰어난 CEO였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삼국지연의에서 유비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어 오나라의 강점을 잘 보기 힘들었는데, 손권의 재발견이라 할까, 안정한 리더의 힘과 편안함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 각양 각색의 CEO. 난 어떤 인재, CEO일까?

   명석하고 정략적이며, 평가 시스템을 정확하게 만든 만기총람형 조조,
   인정과 의리로 생사를 함께하는 마음으로 일단 일을 맡기면 끝까지 믿어주는 권한 위임형 유비,    부하를 신뢰하고 인화를 중시하는 합의형 CEO 손권,

    세 사람중 자신의 역활모델을 정해서 노력하면 뛰어난 CEO를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선호하는 사람은 자신이 닮고 싶은 사람이거나 자신이 갖추지 못한 면을 동경하는 경우가 강하다. 둘 중 어느 경우이던지 내가 어떤 스타일인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 믿는다.

   인정과 덕으로 사람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유비와 같은 CEO를 동경한다.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강한 매력과 뛰어난 인재를 파악하고 크게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준 마음씨가 멋지다. 그런 멋진 CEO 밑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을 했다.

  하나의 CEO에 매이지 말고, 배울 수 있는 매력을 총체적으로 분석해 보는 것도 멋지다고 생각한다.   세 CEO 모두 좋은 인재를 향해 꾸준히 노력하고 잘 사용하였다. 좋은 인재를 보는 안목도 중요하지만  내가 좋은 인재가 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했는가 하고 자문하면 부끄러워진다. 지금이라도 조금씩 노력하면, 나를 필요로 하는 장소에서 잘 해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중요한 건 이 마음을 잊지 않는 것이다.

  100권이 넘는 참고문헌과 현장 답사를 통해 꼼꼼하게 고증된 정보와  경영자의 길을 걸었던 사람들의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삼국지를 보지 않은 이에게는 삼국지에 대한 흥미와, 삼국지를 보았던 사람에게는 새로운 형식의
삼국지 바라보기를 엿볼 수 있다.

   삼국지를 좋아하고, '인재'와 사람의 중요성을 느끼는 분에게는 좋은 시간이 될거라 믿는다. 오랬만에 보는 삼국지를 보는 즐거움과 인재의 중요성을 함께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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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논술에 빠지다
김영성 지음 / 북마크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 두려움 없이 논술의 늪에 빠지다.
    
  많은 학생들이 좋은 대학을 가고 싶어한다. 대학에서 논술의 비중을 강화한다고 한다. 'Text' 이해능력과, '사고능력'을 판별하는 데, 논술만큼 좋은 변별력 높은 자료도 없다. 문제는 공부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논술에만 매달릴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애들아, 대학이 중요한게 아니야. 네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정말 중요해. 그걸 한 번 살펴보는 건 어떨까?'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내가 수험생일때, 그런 설교를 했던 사람이 더 미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남들은 다 준비하는데,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될거 같은데' 하는 불안감은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수험생의 무시할 수 없는 딜레마를 해결하면서도, 대학에 들어와서도 읽어도 좋은 논술책을 하나 찾고 싶었다. 일단 재미있고, 내용이 깊이가 있으면서도 쉽게 빠져들게 만들고, 정형화된 틀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책을 찾고 싶었다.
   
  학교공부와 상관없는 추리소설, 무협소설, TV 매니아도 논술에 늪에 빠질 수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교과서만 보는 학생이면 된다. 뛰어난 자질이나, 비법을 외우지 않아도 논술을 잘 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생각하는 힘과 세상을 다르게 보는 능력, 자신의 마음에 지지 않는 끈기이다. 거기에 호기심까지 있다면 더욱 좋다. 그것도 힘들다면 책을 펼치기만 하면 된다. 내 경우에는 책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책도 재밌어지고, 자신감도 생겼다.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다. 정말 재밌다. 읽다보면 시중의 논술책과는 다른 이 책의 매력에 빠져들거라 믿는다.
 

# 명탐정 홈즈도 틀릴 수 있다!, 케플러와 과일 장수의 차이, 논리적 사고를 배워가는 알찬 시간들..

  책은 크게 4부 15가지 이야기로 묶여 있다.

   첫 장에는 홈즈의 추론이 틀릴 수 있는 이유를 찾으면서, 논리적 오류 찾기와 정답이 없는 논술에 대해 알려준다. 누구나 다 아는 박지성과 박찬호를 이야기하며, 논술에 필요한 기초체력인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대하기 힘든 플라톤과 항상 곁에 붙어다니는 핸드폰의 머나먼 거리를 '기억'이라는 소재로 연결시켜 쉽게 논술을 쓸 수 있는 힌트를 알려준다. 거기에 논술 답안을 외우는 것보다 논리적 사유가 더 중요하다는 것까지 알려주니 더욱 좋다. 영화 트로이와 호메로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읽고 나면 모든 논제들을 지금 현실의 입장을 바탕으로 글을 써야 한다는 것까지 배우게 된다.

  두번째 장에는 주변에서 배우는 지식을 논술에 써먹는 방법과 창의적 사고가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는 것, 논리적 사유에 통계를 활용하는 방법과 통계의 함정을 함께 배울 수 있다. 3인 결투와 죄수의 딜레마를 살펴보고 나면, 논술의 가장 큰 힘은.. 직관적 예측 능력이 아닌,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논리적 검증의 연속이란 걸 알게 된다.

  세번째 장에서는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특별한 소재가 아니더라도 솔직한 글이 감동을 주게되고, 많이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목이라는 과녁을 잘 정해서 쓰는 것의 필요성과 논술에는 현재의 이슈가 숨어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면, 신문과 주변에 대한 관심이 논술 능력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게 된다.

  네번째 장에서는 TV를 보면서도 논술을 공부할 수 있는 비법과 미리 겁먹지 않는 자신감의 중요성, 하나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반대측의 의견을 미리 헤아려야 한다는 마음가짐까지, 배우게 된다. '게으른 천재보다 부지런한 둔재가 성공하는 법이다.' 라는  글로 시작되는 논술노트까지 살펴보고 나면, 논술에 무지하더라도 재밌고 유쾌한 이야기에 '나도 한 번 해 봐?'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 대학생에게 더 유용한 건 아닐까?  

  사실, 고등학생보다 대학생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대학생활에 피할 수 없는 레포트와 토론, 프로젝트 보고서 등은 논리적 사고와 적확한 글솜씨를 필요로 한다. 그냥 말하는 것과, 상대를 설득시키는 말하기는 다르다. 상대가 수긍하지 않을 수 없게 말을 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인정하는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다. 그 사고의 힘을 길러주는 데 딱 좋은 책이다.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사회생활'하기 전에 책을 알게되어 즐거운 책이다.
 
  논술이 아니더라도 알아두면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유용한 '알아두면 논술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와 '논술에 도움이 되는 읽을 거리'는 '올해 읽어볼 도서 목록'에 하나씩 자리를 잡았다. 논리적 말솜씨에, 글을 잘 쓰는 비법까지 간명하면서 명쾌하게 잡아주어 '논술 글쓰기 입문서'로 나쁘지 않다.
 
  
# 내일 공부하지 말고, 지금 하자!!

  글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머리를 쥐어짜도 글은 잘 안써지고, 내 글은 도통 맘에 들지 않는다. '작가가 될 것도 아닌데... 스트레스 받아가며 공부해야 하나' 하는 의문때문에 펜과 거리를 둔 것도 사실이다. '나중에 하면 되지' 하는 자만심과 '잘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 '내가 어떻게'하는 소심함은 더욱 더 글에 대한 두려움만 키워주고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마저 떨어뜨리게 했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다.' '장인은 수십년간 시행착오를 거쳐서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었다'를 생각하며 두려운 마음을 버리기로 했다. 2주간 끙끙댔지만, 역시 잘 되지 않는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금방 뭔가 하면 될것이라고 내 자신에게 뭔가 큰 기대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정도 꾸준히 글을 쓰고 그 글을 천천히 살펴보면, 조금은 글 솜씨가 나아질텐데.. '몇번 해 보고 안 되면 바로 포기해 버리는 끈기 부족'이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쉽게 포기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일단 1년만, 하루에 한 시간씩 글쓰는데 투자하자'고 결심했다. '작심 30분'을 수천번 해 가다보면, 지겨워서 습관이 박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건 내 자신과 타협하지 않는 것이다.

#  늘어나는 논술 실력와 더불어 정립되는 나만의 가치관.

  '지금에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논술 역시, 현재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이슈를 고전이라는 옛 글이나 전혀 접해보지 않는 Text를 가지고 현재의 시점으로 끌어와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다.

  사회 모든 현상에 대한 나의 입장을 밝히는 일이 논술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주장이 정답이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틀에 박힌 이야기는 논술 점수에도 떨어지고, 뉴스에 나오는 말을 되풀이 하는 앵무새로 만들어 버린다. 생각없는 사람들이 사는 사회는, 독재자나 기만하는 지도자를 만들게 된다. 일반 사람들이 현명해 질수록, 지도자 역시 허튼짓을 못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머리속에 한번 거쳐나온, 나만의 생각을 가지는 건 주변의 일상에 무관심하지 않는 것이다. '나와 상관없어, 나만 잘 살면 돼'가 아닌, 주변의 일들이 왜 일어나게 되고, 숨겨진 의미가 무엇인지를 하나 하나 알아나가게 하는 호기심을 잃지 않는 것과 나만의 생각을 기르는 사유의 힘의 필요성 느끼게 된다.  자연스럽게 다르게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법을 찾게 되고 TV나 신문, 결국 다양한 생각이 담겨있는 책들을 찾고, 그것을 읽으면서  자신의 의견과 저자의 의견과 싸워가면서 자신의 생각의 위치를 찾게 된다고 믿는다. 

  하루에 한 권의 리뷰를 쓰고, 일주일에 한 권 손으로 도서 노트를 적기로 다짐했다. 이번 주, 손으로 적는 노트는 이 책으로 결정했다. 천천히 살펴보면서, 다시 한 번 음미할 계획이다. 돈이 아깝지 않은 책이다. 글쓰기에 자신 없어하는 후배가 있다. 곧 생일이 돌아오는데, 생일선물로 꼭 찜해 두었다. 오랬만에 글쓰기 책을 읽으면서, 기분이 우울하지 않아서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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