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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결혼 할래 - 연상녀.연하남 커플의 같은 생각, 다른 생각
박주연 지음 / 푸르름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 고정관념에서 우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비슷한 조건에 같은 성향 그리고 비슷한 나이까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사회적 결합이 아닌 두 남녀가 만나면 사람들은 큰일이나 되는 것처럼 간섭하고 말이 많아진다. 연상남 연하녀는 결혼에 대한 편견이 그리 많지 않지만, 연하남 연상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아직도 많이 낯설다.
작년 여름이었던가, 30대가 되었을 때, 독신으로 살 것인지, 배우자를 찾을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했었다. 단순한 끌림과 책임이 아닌,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함께 걸어갈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아니면 멋진 솔로가 되기 위해 내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이것저것 알아보았다.
'멋진 솔로'가 되는 것이나, 결혼 생활을 하는 것 모두 아무런 준비없이 해서는 후회하기 십상이라는 것을 배웠다. 멋진 결혼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위한 배려의 마음과 즐거웠을 때가 아닌 화가 났을 때 다시 화해할 수 있는 소통의 창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혼자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둘보다 배 이상의 철저한 자기관리와 계획성 있는 생활, 인생목표가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최근에 연애에 관한 책을 보다, 결혼 상대가 아니라면 연애는 시간낭비에다 사치라고 생각했던 마음이 고정관념이란 걸 깨달았다. 결혼할 사람과 연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연애를 하다 보니 결혼 할 사람을 만난다는 걸 배웠다. 미리 결혼을 생각하면서 만나는 관계는 잔뜩 기대하면서 보는 영화처럼, 내용이 재밌더라도 쉽게 만족할 수 없다고 할까? 추리소설을 뒤에서 읽는 것처럼 재미없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이에 대한 편견은 없다. 연상녀라고 딱히 포근하고 마음이 넓고 모든 걸 이해해 줄거라 생각하지도, 연하녀라고 항상 애교많고 싹싹하고 귀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머니가 되었다고 해서 모두가 현모양처가 되는 것도, 악처가 되는 것도 아니듯이, 결국 그 사람의 품성과 배우자와의 관계에 의해서 나타나게 되는 것이라 믿는다.
문제는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 현실은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현실은 감정적이며, 비합리적이고 불공평한 부분이 많다. 보이지 않는 관습의 족쇄는 언제나 여러가지 발목을 붙잡는다. 진자하게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대상이 연상이었을 때 미리 겁먹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현재 연상녀, 연하남의 연애를 하는 사람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 알고 싶었다. 잠재적 연애대상의 폭을 넓히고 싶다고 할까, 사회적 소수의 사람들이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하는지 알고 싶은 마음에 책을 집어 들었다.
# 사회적 시선에 노예가 되지 말라!!!
전체 8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1부에서는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와 함께 연상녀 연하남 커플의 증가와 대중문화의 연상연하 트렌드를 알려준다. 2부에서는 연상녀, 연하남이 다른 커플들에 비해 가지고 있는 강점이 나와있다. 3부에서는 실제 마음을 빼앗긴 사례에 대해서, 4부에서는 마음에 드는 연상녀, 연하남의 공략법, 5부에서는 현실적인 연하남, 연상녀의 고민과 편견을 짚어주고, 6부에서 연상녀, 연하남이기 때문에 겪는 불안과 스트레스에 대해 알려준다. 7부에서 주변의 편견과 오해를 짚어주고, 8부에서는 상처주는 말들을 짚어주고 간단한 조언이 담겨있다.
냉정히 말하자면, '연상연하커플 백서'라고 할까?, 신문 기사나 주변에 실제 빠져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알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편견의 늪을 대항하려는 것이 아니라, 결국 도망치고 싶은 순간에 사회적 편견을 이용해서 비겁하고 도망가는 거라고 할까? 주변 가족들의 반대와 친구들의 부담, 그리고 확신 없는 마음은 결혼 적령기라는 시점에서 뭔가 절박한 분위기에 빠진 사람들에게 사회적 핑계를 대서 도망칠 명분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이지만,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할까? 주변의 특이한 커플에 대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편견의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바라보았거나 암묵적 동의의 마음이 내 안에 있었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의 연애는 두 사람만의 문제라고 할까? 사회적 시선이 까칠함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멋져 보였다. '용기있는 자만이 연애를 할 수 있다고 할까?' 가볍게 생각한 연애는, 자신과 상대에게 더 많은 상처를 줄 뿐이다.
# 사회적 시선의 벽이 없는 사회는 언제 올까?
유교적 질서가 강한 우리나라에서만 연상녀, 연하남의 연애가 어려운 장벽이라 생각했는데, 2005년 독일의 프리랜서 기자인 수잔느 발스레벤이 '연하남 신드롬'의 서문에서도 '어찌되었건 연상녀 연하남의 사랑은 쉽고 단순해 보이는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나폴레옹 1세와 쇼팽도 6세 이상의 연상녀와 릴케와 살로메는 14살차의 나이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정말 사랑한다면,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사랑에 대한 신념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사랑은 떨리는 마음과 함께, 최소한의 인간적 예의를 동반한다 생각한다. 사귈때나 헤어질 때나 예의를 갖춘 만남이라고 할까.. 역시 연애는 어렵고 글로 다 표현하기 힘들다.
사회적 편견의 벽은 없어지지 않을지 모른다. 그 장벽을 극복하려면 개인이 강해지는 방법밖에 없다. 연애에 대한 편견의 폭을 넓이려는 사람들에게, 가볍게 읽어보는 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평이해서 읽기도 편하다. 그리고 읽다보면, 연상남, 연하녀에서 발생되는 연애의 문제점 역시 그 안에 담겨있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닌 사랑에 대한 생각의 공유라고 생각한다.
말이 통하고, 부정적인 상황에서 자기만 생각하지 않는 사람과 멋진 연애를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당연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편견 하나를 발견하였다. 모르는 것도 죄이지만, 알게 된 후에도 똑같이 행동하는 건 비겁하고 나쁜 짓이라 생각한다. 연상녀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버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P.S 읽고나서 든 생각 셋.
'누구나 나이는 먹는다.',
'중요한 건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살아오고 삶을 바라보는 것이다'
'비겁한 자들이 변명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