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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사랑과 광기의 나날
데릭 펠 지음, 최일성 옮김 / 세미콜론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 많은 고흐의 작품과 에피소드들.. 그가 남긴 편지로 그의 마음을 살펴볼까요?
표지에 고흐의 자화상이 담겨있습니다. 그림을 보면 화가의 강렬한 마음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작품의 주제보다 화가의 그릴때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제가 고흐에게 끌리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10년의 시간동안 많은 작품을 남기고, 많은 에피소드와 많은 편지를 쓴 그와 관련된 이야기는 많이 남아 있습니다. 살아 숨실때보다 죽고 난 후 빛을 발한 아쉬운 화가이지만, 그의 작품은 세월의 많이 흘러간 지금에도 많은 감동과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늘 사랑을 갈망했지만, 그는 사랑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사랑에 서툰 그의 일방적인 마음이 원인이 되기도 했고, 이루어 질 수 없는 상실, 변해버린 마음 등 늘 안정을 찾아, 사랑을 찾아 헤맸지만 이루지 못한 그의 흔적들이 작품과 편지에 고스란히 묻어 있습니다. 위장에 총알을 발사하여 생을 마감한 비운의 화가 고흐, 책의 저자는 그가 남긴 편지를 실마리로 하여 그가 생애와 함께 그가 자살을 하게 된 이유를 살펴갑니다.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그 끈을 왜 놓지 못했을까.
자신보다 1년전에 태어난 형이 사망한 뒤 태어난 빈센트는 어머니로부터 대체된 아이라는 느낌을 매번 받아야 했습니다. 일요일마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묘지를 봐야하고, 어머니에게 죽은 형의 존재를 뛰어넘는 사랑을 바랬지만,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심한 성격이 더욱 어두워졌습니다. 어머니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마음은 어머니와 비슷한 존재를 갈망하게 되고, 어려움이 많은 어려운 대상과 사랑에 빠지고 좌절과 광기 분노와 체념에 사로잡힙니다.
런던의 하숙집 딸 유진의 모녀, 미망인 사촌누이 케이, 미혼모였던 거리의 여인 시엔, 연상의 여인 마르호트, 스틴, 화가로서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고갱, 자신을 이해해준 가셰박사와 딸 마르게리트까지.. 많은 사람과 사랑을 꿈꾸고, 부분적으로 기쁨을 느끼긴 했지만, 꾸준한 사랑을 얻지 못하고 사랑을 찾아 헤매이는 그의 모습을 보는 건 안타깝습니다.
고흐의 자살부분에서 시작되는 1장에서, 헤이그, 뇌넨, 파리, 아를, 생레미, 오베르 까지 이동장소와 바뀌어지는 사랑의 대상들이 8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테오에게 전하는 고흐의 편지를 통해 그의 행동과 사랑의 대상, 사랑의 행위의 이유등을 심리분석하는 부분으로 이루어진 책은 고흐의 에피소드보다는 고흐의 내면에 대해 다가설 수 있는 또 하나의 안경을 제공합니다. 저자의 도수에 맞추져 비치는 고흐의 모습은 태생부터 불우했고, 화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순간에 믿었던 지인의 배신과 사랑의 슬픔으로 생을 마감할 수 밖에 없었던 슬픈 존재로 비쳐집니다.
# 사랑에 대한 갈망에서 나온 주옥같은 명언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
여자는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 한 늙지 않는다. 1874년 7월 31일(런던, 테오에게)
사랑을 꿈꾸는 그가 동생에게 쓴 편지 의 일부입니다. 거리의 여인 시엔과의 이별 후 테오에게 전하는 말도 인상적입니다.
"사랑이란 거미줄처럼 약하단다. 오직 성실함 위에서만 밧줄처럼 강해진다."
우울함과 광기에 사로잡히는 시간이 많았던 그이지만, 사랑에 빠졌을 때의 모습은 헌신적이었습니다.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고 마음속 격정을 그림을 통해 표현한 고흐, 그리고 그 격정이 보는 이에게 그대로 전해지게 만드는 법을 알았던 그, 사랑을 꿈꾸었지만 그 사랑을 이루진 못하고 작품으로 승화된 그림들... 조금 더 고흐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작가의 틀에 맞춰진 고흐에 대한 해석은 고흐를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일 뿐입니다. 책을 통해 생겨난 고흐에 대한 관심은 가슴에 담아, 고흐의 작품이 걸린 미술전이 열렸을 때, 그의 그림들과 대면하며 그를 추억할 것을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