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눈 - 3단계 문지아이들 11
다니엘 페낙 지음, 최윤정 옮김, 자크 페랑데즈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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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가 된다는 건, 그의 얼굴을 내 눈에 담는 것.

   내 모습을 그의 눈동자에 비춰주는 것.


   관심이 없으면 눈길이 가지 않는다. 관계가 시작된다는 건, 상대와 눈을 맞추고 같은 시간 응시하는데에서 시작된다고 알고있다.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가 있는 푸른늑대, 고향인 시베리아에서 동생인 황금깃털을 구하는 대신, 한 쪽 눈을 다친 채 동물원에 갖히게 되었다. 사람들의 두려움과 무서움 따윈 신경쓰지 않는다. 함께 있던 동료 늑대마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사람들과 아무런 소통을 하지 않고, 한 쪽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끊임 없이 걷는다. 


  그러던 어느 날 얼굴이 까만 흑인 아이 한 명이 나타났다. 오랜 시간 아무 말 없이 푸른 늑대를 바라보며 그의 관심을 끌어낸다. 시선을 피하던 푸른 늑대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게 되고, 두 눈을 뜨고 바라보던 흑인 아이는 그와 눈을 마주치자, 늑대처럼 한 쪽 눈을 감는다. 같은 행동을 하는 아이에게 처음으로 마음을 여는 푸른 늑대.. 자신이 어떻게 동물원에 갇히게 되었는지 아이의 눈으로 들어가며 이야기를 해 준다. 잔잔히 늑대의 말을 들어준 흑인 아이 아프리카. 아프리카 역시 늑대의 눈동자에 자신의 모습을 닿으며, 자신이 이 곳에 오게 된 이야기를 알려준다. 이야기를 통해 가까워지는 푸른 늑대와 아프리카.. 아프리카에게 예기치 못한 병이 생기게 되고, 푸른 늑대의 몸짓 하나로, 감동과 기적이 나타한다.
 

 # 거울이 되는 역할연습을 하며.. 조금씩 닮아가는 우리..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싶다. 방법을 모르겠다. 그 애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말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다. 관계의 시작은 관심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좋은 관계는 상대의 마음을 미루어 짐작한다고 좋아지지 않는다.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려는 마음, 내 살아온 가치관의 거울에 빗대어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SQ 사회지능>이라는 책에서 상대의 표정을 따라하게 되면, 그가 어떤 기분이였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상대가 있을 땐 거울이 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거울처럼 상대의 몸짓과 표정에 나를 하나씩 맞추어 가며, 그 애의 기분을 맞추고 이해할 수 있다. 내 기분에 이끌리지 않고, 한 걸음 물러서서 상대의 페이스에 발을 맞추어 줄 때 좋은 관계는 시작이 된다.

 

 
# 마음이 열렸다면, 시간을 내어 그이의 말을 들어주세요.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시작은 그의 말에 귀기울여 들어주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믿는다. 내 귀에 비치는 이야기가 크고 중요한 것이 아니더라도, 상대의 말을 경청하며 들어주기 시작하는 데에서 마음이 조금씩 열려간다. 시시콜콜한 작은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그가 고마워, 조금 더 중요한 이야기를 말하게 되고,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다가 자신에게 다가올 때 다가서는 장애물을 스스로 다 걷어내버린다. 이솝우화에서 두터운 외투를 입은 사내를 벗긴 건 혹독한 시련과 아픔의 찬 바람이 아닌, 따사롭고 꾸준히 몸을 편안히 해 주는 햇살이듯이, 상대의 행동에 개이치 않고 꾸준히 상대의 이야기를 듵어줄 수 있는 관심을 표명하고, 그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냈을 때 좋은 관계는 시작된다.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은 큰 비밀을 이야기하면 그 애와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상대가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현명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내게, 이 책의 저자는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눈을 맞추고 같은 행동을 하며, 귀를 열라고 속삭여 준다. 많이 배우지 않아도 자신의 큰 비밀을 털어놓지 않아도 친해질 수 있던 어린 시절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이가 먹어 어린시절로 돌아가지 못하는 게 아니라, 상대에게 마음을 열고 나 더 큰 상처를 받을까봐 미리 겁먹고 마음에 빗장을 하나 둘 잠그며 거리를 두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 야생동물의 위태로운 삶과 아프리카의 생태계 파괴.

  소통의 기술과 함께 지구의 아픈 부분을 엿 볼 수 있어요.

 
  푸른 늑대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수집 욕과 과시욕으로 인해 많은 야생동물들이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태어나면서 삶의 터전을 옮겨야 했던 아프리카의 모습을 통해 아직도 계속되는 아프리카에 전쟁의 모습을 살필 수 있다. 낙타와의 인연을 욕심쟁이 타오에 의해 이별하는 모습을 볼 때, 아직도 사람을 사고 파는 일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아프리카의 숲이 사라지는 모습과 전갈마저도 살길을 잃어버리는 모습을 엿보며 인간의 욕심에 의해 벌어지는 환경파괴와  함께 공생해야 하는 동물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탐욕과 이기심을 통해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는 일들을 보며, 얼마나 나중에 아프려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이런 일들을 벌이는지 그들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얼마나 가져야 더 행복해 질 수 있는지, 주변의 아픔은 전혀 개이치 않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그로 인해 얼마나 더 힘들어 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었다. 
 
  모두가 함께 즐겁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사는 두 가지 큰 삶의 기술을 배우게 되었다. 먼저, 상대와 가까워 지기 위해서는 같은 몸짓과 시간을 내어 귀기울여야 한다는 소통의 기술을 알게 되었다.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야생 생물과 아프리카의 전쟁과 착취, 환경오염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학교에서 교과서에서 배웠지만, 절실히 다가오지 않았던 모습들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생생하게 마음으로 전해져 왔다.  혼자 잘 사는 것이 아닌, 모두가 함께 행복해 지는 세상. 이제껏 이루지 못했던, 아니 언젠가 꼭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할 두 가지 숙제.. 무거운 숙제지만 지금부터 조금씩 노력한다면, 숨을 거두는 그때에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질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까지 지금의 마음을 잊지 말기. 푸른 늑대와 아프리카가 속삭여준 이야기를 잊지 않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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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 - 파피루스에서 e-북, 그리고 그 이후
니콜 하워드 지음, 송대범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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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의 하나가 되어버린 책, 옛 모습은 어떠했을까?

  한 권의 책은 어떻게 만들어 질까? 저자의 탁월한 원고, 편집자의 뛰어난 안목과 실력, 기획자의 탁월한 아이디어, 표지 디자인의 세련됨, 마케팅 시기와 방법의 현명함 등 여러 사람들의 노력과 고민을 통해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진다. 책은 왜 읽는가?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편안함을 찾기 위해 책을 펼친다. 때론 내가 알고 싶은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찾는다. 저자의 생각을 알고 싶어서, 세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책을 보기도 한다. 지식과 정보, 오락과 흥미를 넘어 이제 문화의 한 축을 지탱하고 있다. 

  책은 저자의 생각을 활자를 통해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공간이라 생각한다. 그 공간은 수 천년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과 이해관계를 통해 모습을 바꾸어 왔다. 정보가 귀한 시절이었던 옛날에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정보를 간직할 수 있었다. 책이 매우 귀했던 시절과 책을 읽기 못하게 억압받었던 시절, 기독교의 교리를 널리 전파시키는 데 일조 했으며, 루터의 개혁을 한층 빠르게 해 주기도 했다. 하지만 파피루스에서 왜 양피지를 정보를 담는 수단으로 활용했는지, 구텐베르크는 어떻게 인쇄기를 완성 하였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 인쇄기 발명 이전부터, 종이가 아닌 E-Paper 까지.. 
   문명의 진화와 함께 발전한 책의 모습을 살피다
 

  파피루스에서 e-북, 그리고 그 이후라는 부제에서 책의 여러가지 모습을 다루겠구나 예상했다. 문명과 지식의 진화사라는 어려워 보이는 말과는 달리, 정보를 담는 책이라는 수단이 수천년간 어떤 모습을 통해 변화해 왔는지,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고 있다. 

  가장 인상적이였던 건 어린아이가 성인이 되는 과정처럼 16세기부터 20세기를 구분한 점이었다. 구텐베르크가 목제인쇄기를 발명한 16세기 이전을 유아기로, 종교개혁의 시대인 16세기를 청년기, 편집자와 인쇄업자, 저작권이 등장한 17-18세기를 성인기, 철제 인쇄기와 석판인쇄, 평판 인쇄가 도입된 19세기를 성숙기, 전기잉크와 종이를 사용하지 않고도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E-북과 E-페이퍼가 등장하는 20세기를 통해 책의 모습이 어떤 이해관계에 의해서, 변화하였는지도 살필 수 있다.  

  예전에는 책의 인세로 삶을 연명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했던 시기가 존재했었다. 변화하는 시대의 가치들 처럼 책에 관한 사람들의 시선 또한 다양한 색깔을 보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변화하는 책... 어떤 능력을 갖추어야 할까?


  적절한 시점에 등장하는 삽화가 책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고, 구텐베르크가 풍족한 삶을 살지 못하였다는 사실과 문맹률이 높았던 예전에는 삽화가의 비중이 높았다는 사실 등 교양으로 알아두면 좋을 상식들이 가득 담겨 있었던 부분은 상식이 부족한 내게 지적 샘물이 되어주었다. E-북과 E-페이퍼를 통해, 책을 만들기 위해 소요되는 많은 나무들을 아낄 수 있는 환경보호의 장점이 있는 것과 함께, 정보의 과다의 시대의 편집의 중요성과 정보를 검색하는 능력이 앞으로 매우 중요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무엇을 알고 있는가가 중요한 암기과 기억의 시대가 아닌, 주어진 정보를 어떻게 적확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를 배워야 하는 편집과 논리적 효용이 더 중요하겠구나하고 예상해 보기도 했다. 책이 만들어진 과거의 모습을 통해 책의 재료와 인쇄술과 사회적 큰 변화에서 책이 어떤 역활을 했는지 알 수 있었고, 정보의 모습이 담긴 책의 현재와 책 대신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컴퓨터가 어떻게 책의 역활을 바꾸어 가는지를 통해 책이 나아가야 할 모습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언젠가 모 작가가 책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라고 했을 때, "만원짜리 한 장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던 글이 떠오른다. 멋진 음식과 귀한 술, 보석 등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많은 선물이 있지만, 수십년이 지나도 그 모습을 지키면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책이기에 작가의 말에 동의한다. 
 
  양질의 책은 현명한 독자를 많이 가진 시장에서 멋진 저자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책이 여러가지 모습으로 변화하더라도, 지적 호기심과 더 나아지려는 욕구를 가진 사람들의 함께 공존하려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더 나은 방향으로 모두가 함께 기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 발전하는 책에 관한 기술만큼, 인간의 감성과 지성 역시 그 발걸음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책의 내용이 아닌, 여러가지 모습과 사회상을 살필 수 있는 책이다. 

  저자가 미국인이기 때문일까? 서양의 모습을 중심으로 책이 전해져 온 부분이 아쉬웠다. 유럽뿐 아니라 중국 이슬람의 부분도 소개했지만, 제 3세계와 동양에서 책을 만든 부분이 많지 않은 점은 많이 아쉬었다. 우리의 문화와 다양한 빛깔의 모습도 함께 담겨있다면 더욱 빛날텐데 하는 소망이 생겼다. 우리의 문화와 기술 역시 외국의 저자들이 인용할 수 있게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노력의 필요성을 느끼며, 책과의 데이트를 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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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랑할래요?
김선우 엮음 / 샘터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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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그 다채로운 빛깔에 눈이 멀다.

 
  <내 입에 들어온 설탕같은 키스들>이란 책에서 엮은이를 먼저 만났다. 저자의 감성이 모여 유리보다 투명한 거울을 만들어지고, 그 거울에 비춰진 달콤한 글들에 사르르 녹았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의 한 편에는, 시인의 감성으로 가려뽑은 80편의 시가 있고, 맞은 편에는 시인의 짧은 느낌이 살아 숨쉬는 글이 담겨있다. 시인이 고른 사랑이란 주제의 달콤한 시들은 어떤 것일까? 책을 펼치기 전에는, 내심 가슴 저미는 연애시를 생각했었다. 첫 장을 열자 보이는 시는 손택수 님의 '거미줄'이란 시였다. 9줄의 행간에 고향에서 자식의 건강을 기원하는 어머니의 따스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기대는 바로 깨어졌지만, 사랑의 다채로운 빛깔을 느낄 수 있었다. 설레이는 마음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바뀐 첫 마음... 시작이 좋았다.


# 시와 함께 쌓여가는 아름다운 추억들.. 시를 통해 두터워지는 지인과의 우정..


  다채로운 빛깔과 함께 너무나 밝아 눈이 부신 시들과 어두운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게 만든 시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좋은 시를 읽으면, 마음에 맞는 벗에게 보내고 싶지만 주변에 시를 좋아하는 이가 거의 없었다. 따뜻한 사람들이 가득한 모임에 가입하면서, 조금씩 친해진 지인들이 있다. 

  힘겨운 사랑에, 자주 볼 수 없음에 마음 아파하는 지인이 있다. 서글픈 마음을 잘 담은 듯 보이는 이홍섭 님의 시, <물수제비뜨는 날>이란 시를 문자로 보내 주었다. 시에 빌어 펑펑 마음속에 슬픔을 덜어내기를 바랬는데, "울리려고 작정했구나"란 문자가 도착했다. 시를 받았을 때, "이게 뭐야"하고 타박하지 않고, 글에 마음을 소통할 수 있는 벗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되었다. 박철 시인의 <연>이란 시를 읽게 되었다.

끈이 있으니 연이다.//

묶여 있으므로 훨훨 날 수 있으며 / 줄도 손길도 없으면 / 한낱 종잇장에 불과하리//

눈물이 있으니 사랑이다 / 사랑하니까 아픈 것이며 / 내가 있으니 네가 있는 것이다 //

날아라 훨훨 / 외로운 들길, 너는 이 길로 나는 저 길로/ 멀리 날아 그리움에 지쳐/ 다시 한 번/ 돌아올 때까지//
 

지인에게 보냈더니, "나 한테 맞는 시네"라는 답이 왔다. 글에 마음을 열 수 있는 이가 세상에 있기에, 아직도 시가 살아남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외에도 나를 닮았다고 느껴지는 풍경을 보내준 지인에게 보낸 시를 지인이 감사하게 받아주었던 추억, 시를 좋아하는 지인에게 보낼 마음에 와 닿은 시를 조금씩 필사해서 담는 행복한 시간들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살펴보니, 시를 좋아하는 벗이 적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세상을 표현하는 함축적인 수단이기에 비평가나 깊이있는 이가 접할 수 있다 생각했었다. 쉽지 않은 시도 있지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시도 적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시를 좋아하는 따스한 감성을 가진 벗이 주변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을 알게 된 소중한 추억이 쌓이게 되었다.


# 혼자가 아님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 사랑은 시작됩니다. 
 

  '우리, 사랑할래요?'라는 제목이 좋았다. 나 혼자 하는 사랑이 아닌, 우리와 사람을 더욱 아름답게 해 주는 사랑이라는 말이 함께 어울린 모습이 좋다. 혼자 하는 사랑은 타인을 힘들게 하지 않아 좋다. 하지만 때론 힘겨움이 있더라도 함께 사랑을 하려 애쓰는 모습이 멋지다고 믿는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내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꾸어 말하면 내가 아는 이는 많지 않지만, 사랑의 힘으로 알아 나갈 수 있는 대상들은 많이 존재한다. 같은 방향을 보는 모습은 우리 통한다는 느낌으로,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을 때, 같은 모습을 보는 다른 시각을 인정하려는 마음만 같는다면... 내 모습이 옳다는 생각. 나는 혼자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좋은 관계를 얻기 위한 시작의 씨앗이 뿌려지는 것이고, 조금씩 관심이라는 물로 적절한 때에 뿌려준다면 아름다운 향을 가진 결실이 나올거라 믿는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그리고 함께하고픈 이가 생겼다는 그 느낌만 있다면 더 나은 자신과 아름다운 삶을 발견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하지 않고도, 사랑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수히 많다는 것과, 표현할 수 없는 많은 사랑들이 존재하기에 아직도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글을 알게 되어, 글을 통해 마음을 느낄 수 있어 기쁘다. 어렵게 느끼고 피하고만 싶던 시에 조금 다가선 느낌.. 조금 더 발걸음하게 만든 계기를 만났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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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력 높이기 기술 - 단숨에 원고지 10장을 쓰는 문장 비법
장하늘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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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사회 초년생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직장인에게 필요한 능력 중 하나는 의사소통 능력이다. 그 중, 글로써 자신이 의도하는 바를 적확히 펼 수 있는 능력은 중요하다. 제대로 활용하는 이는 많지 않다. 

  <***의 글쓰기 공중*양>,<한국의 이*계는 글쓰기가 두렵다>,<문장*화>, <원고지 10장을 ** 힘>, <대학생 글쓰기 *강>, <문장*술> 등 적지도 많지도 않은 글쓰기 책을 읽었다. 각 책마다 특색이 있지만,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을 강조한다. 자유롭게 편안한 공간에서 아무런 의식을 하지 않고 쓰길 권유하는 이도 있었고, 논리적으로 말이 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며, 얼개를 짜서 체계적으로 글을 쓰기를 원하는 이도 있었다. 

  많은 기술과 마음가짐을 배웠지만 뭔가 허전한 이 마음... 부족한 재능과 함께 글감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글을 다루는 기술을 잘 알지 못해, 더 힘들었다. 쓰기는 써야 하는데, 이게 잘 쓰는 것인지, 적확한 것인지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남에게 보일 때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과 난 잘 모르니까 안 돼 하는 부정적인 생각들.. 문장력에 대한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에 자신감도 부족했었다. 2프로 부족한 문장을 자유자재로 늘릴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 주제부터, 얼개, 기법, 표기법, 정서법까지..

   문장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알려드립니다.


  어떤 말을 할 것인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주제문을 만드는 요령에서부터, 좋은 글감을 발견하기 위한 브레인 스토밍, 머리 굴리기의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수사를 적게 사용하면서 그 의미를 깊이있게 드러내는 간결체 쓰는 요령과 들머리, 묘사의 기법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원한다면, 요약과 수사법을 익히고 표기법과 정서법까지 익힐 수 있다. 모든 기술은 자주 사용할수록 더 세련되어진다. 문장력 역시 꾸준히 글과 친해지면서 자꾸 써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장하늘 선생님이 알려주는 기술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서툰 내겐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늘 옆에두고 봐야 익숙해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책을 읽기만 자연스럽게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든다기 보다는, 어떻게 써야 할지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이에게 앞을 향해 걸을 수 있는 작은 촛불 여러 개를 받은 느낌이라고 할까. 

  10개로 쪼개진 촛불을 다 붙여 걷고 돌아보면, 처음 자리에서 성큼 나아간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을  갖게 해 주었다. 노력 했을 때에만 더 나아질 수 있음을 느끼며, 세상에 공짜가 없음을 다시 깨닫는다.


# 글 솜씨를 익히고  고운 토박이말을 배우고 가려뽑은 아름다운 글을 맛보다.


  익숙하지 않은 글이 책에 많이 보인다는 건 절반의 모험을 담보로 한다. 외래어에 익숙한 내게, 소리내었을 때 경쾌하고 아름다운 토박이 말을 처음 보았을 땐, 이미 잊혀져버린 옛 소설을 읽는 느낌이라 할까? 각 페이지 아래에 있는 해설이, 오래된 한문 소설을 읽었을 때 어려운 단어를 설명하는 것처럼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졌다. 

  토박이말을 사랑하는 장하늘 선생님의 애정이 가득한 토박이 말이 책 곳곳에 가득 실려있다. 빈곤한 어휘의 공간에 토박이 말을 채워 넣으라는 배려가 처음에는 귀찮고 번거롭고 부담스러웠다. 두 번, 세 번 보다보니 생소함이 사라지면서 좀 더 풍성한 어휘를 사용할 수 있고, 소리내어 읽었을 때 귀에 들리는 소리의 매력에 빠져 버렸다. 

  "모방은 가장 안전한 독창"임을 비사친다(암시한다)고 한다., '좋은 글'을 많이 읽고 보람스런 필자가 되다 등 마음에 꼭꼭 담아두고 싶은 예쁜 문장과 가려뽑은 아름다운 문장들이 문장력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좀 더 빠르게 익힐 수 있게 도와주었다. 

  글쓰기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이가 읽어보면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맛깔나고 재미있는 글을 통해 한 번 글을 써보기를 원하는 독자보다는 문장력의 기술을 조금씩 익히면서, 꾸준히 생활화 하는 작심삼일을 200번 계속 하려는 끈기와 꾸준함의 힘을 믿는 이에게 건네주고 싶다. 조금 더 욕심내자면, 조금 익숙하지 않지만 아름다운 토박이 말이 많이 담겨있는 다소 불편한 5초의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이에게 권한다. 토박이 말 뒤에 숨겨진 의미를 찬찬히 살필 줄 아는 이에게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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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 2 - 군주의 자리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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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편은 원작을 뛰어넘지 못한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시리즈 작품에서 2번째 나오는 작품은 가장 힘겹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원작의 감동을 살리면서도, 원작보다 나은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역사의 배경에 용이 공군으로 활약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역사적 팩션소설인 테메레르 1에서는 용과의 인연으로 해군에서 공군 조장사가 된 로렌드 대령과 테메레르의 우정에 대해서 나오게 된다. 2편에서는 중국의 황제급 용이였던 셀레스티얼 품종인 테메레르가 영국에서 전투병력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게된 중국에서 용싱왕자를 보내 테메레르를 소환하려 하고, 이에 휘말려 영국의 이익을 위해 로렌스 대령과 테메레르가 중국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가 나온다.

  전편에 맞게 이어지는 스토리와 흥미로운 역사인물들의 이야기의 맛은 살리면서도, 사람과 용과의 우정사이에 무게를 둔 1편과는 달리, 외부상황이 그들을 헤어지게 한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내용이 조금 더 부각되고, 중국으로 가는 과정의 암투와 음모 등 테메레르와 같은 고급 용의 알이 어떻게 중국에서 관리되지 않고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서 교전중에 올 수 밖에 없었는지에 관한 실마리를 푸는 단초를 제공한다.

#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용을 통해서 드러나는 상상의 세계.

 
  뛰어난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용,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공군 병력으로 전쟁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용들이 글자를 읽고 공부도 하며 과거시험도 보게 된다. 용을 의인화한 상상의 세계의 완성이다. 영국과 프랑스가 대립하고 나폴레옹이 활약하는 시대의 역사적 사실은 그대로 유지한 채, 용들이 일어나는 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에 맞추어 환타지의 맛을 제대로 살려낸다. 

  태어났을때부터의 인연인 로렌스를 버리고 중국에서의 풍족하고 고귀한 대접을 받으면 전쟁을 수행하는 군인이 아닌 새로운 삶을 살 것인가, 아닌 로렌스와의 우정을 이어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테메레르에게도 매혹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자신과 비슷한 존재가 있고, 거기에 자신을 떠받을어 주는 삶이 보장되어 있는 중국과, 규율에 얽매여야 하는 영국과 특별한 우정을 나누는 로렌스와의 관계 사이에서 선택을 내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내부에서의 왕자들과의 권력다툼과 로렌드 대령을 쉽게 암살한 후 편하게 중국으로 테메레르를 데려가려는 음모 등 권력을 가진 내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툼과 분쟁등은 현실 사회와 집단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 쉽게 제시되어 있어 더욱 몰입하기 편했다. 편하게 읽을 수 있고 거기에 재미를 갖춘 소설이라서, 반지의 제왕의 피터잭슨 감독이 영화화를 결정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역사와 상상력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 알찬 시간이라고 할까. 현실이 답답하고 지루할 때 내 마음을 알아주는 용과 함께 19세기의 역사적 현장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난 시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총 6권으로 이루어진 책의 3분의 1을 걸어왔다. 3번째는 테메레르와 로렌스가 이스탄불로 여행한다고 한다. 용과 인간의 특별한 우정과 역사적 이야기가 이스탄불에서는 어떻게 펼쳐질지 다음 권의 출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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