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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2월
평점 :
다시 읽어도 좋은 책, 미야머터 테루의《환상의 빛》을 꺼냈다. 태풍이 다시 찾아온다는데, 피해가 많지 않길 바란다. 스산하고 쓸쓸한 날씨에, 마음에 풀리지 않는 의문을 품고 살아가아 할 때, 이 책을 읽는다. 정답이 없는 질문에, 난 어떤 답으로 하루를 살아야 하나. 한 번 더 고민한다.
널찍하게 펼쳐진 바다에 한 덩어리가 되어 반짝반짝 빛나는부분이 있지요. 커다란 물고기 떼가 바다 밑바닥에서 솟아온라 파도 사이로 등지느러미를 드러내고 있는 것 같지만, 그건 사실 아무것도 아닌 그저 작은 파도가 모인 것에 지나지 않답니다. 눈에는 비치지 않지만 때때로 저렇게 해면에서 빛이 날뛰는 때가 있는데, 잔물결의 일부분만을 일제히 비추는 거랍니다. 그래서 멀리 있는 사람의 마음을 속인다. 고 아버님이가르쳐주었습니다. 대체 사람의 어떤 마음을 속이는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그러고 보면 저도 어쩌다 그 빛나는 잔물결을넋을 잃고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풍어豊漁 같은 걸 해본 적이없는 이 근방 어부 나부랭이들의 흐리멍덩한 눈에 한순간 꿈을 꾸게 하는 불온한 잔물결이라고, 아버님은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에게는 좀다른 의미가 있는 듯했습니다. 그냥 그런 기분이 들었다는 것일 뿐, 그게 대체 어떤 것인지 저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소소기는 일 년 내내 해명이 울어대는 가난한 마을입니다. 겨울에는 일본해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강해서, 세차게흩날리는 눈조차 멀리 날려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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