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이야기에서 다루는 주제는 대체로 같다. 성공한 사람들은 마음이 확고하고 끈질기다는 것이다. 역경을 견디고 계속 나아갔다는 것이다.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힘들어서 휘청대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틀림없이 그에게 열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가 좌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꺼이 덤벼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힘겹게 사는 사람들에게 각자의 이유가 있어서, 즉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거나 유색인종이거나 여성이거나 신체적·심리적 장애가 있거나 부모가 밀입국자라거나 하는 상황은 고려하지 않는다. 자기계발 분야에서는 투지만 충분하다면 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퀴팅을 바라보는 문화적 편견과 빈부격차 심화에 보이는 관용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까? 이 편견은 우리가 소득불평등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합리화하는 데 일조한다.

사람들은 필립 마틴의 삶에서 엄청난 끈기를 엿볼 수 있다고 말하지만 정작 그는 ‘그릿’이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말은 ‘스스로 극복하고 쟁취해야 한다’라는 말과 같은 범주에 속합니다. 지나치게 단순하고 개인주의에 찌든 말이지요."[ 6 ]
마틴은 그의 성공을 다른 요인들에서 찾는다. 그를 지지해 준 훌륭한 사람들과 몇 번의 전략적 퀴팅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는 1973년에 대학교를 자퇴하고 보스턴에서 인종차별 반대 활동가가 된 일과 고향 디트로이트를 떠나야 했던 결심을 예로 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살면서 몇 번 굵직한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이 두 번의 그만두기는 매우 현명한 결정이었어요. 그 덕분에 제 미래가 상상도 하지 못한 방식으로 달라졌으니까요."

사이먼즈는 책이나 팟캐스트를 통해 개인적으로 약간의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그것이 구조적 인종차별, 식량 불안, 불평등한 의료 서비스 접근성 같은 사회적 고통을 초래하는 더 큰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사람들이 어떻게 노력했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그들에게 그만두었다는 오명을 씌우며 현재 상황의 책임을 돌리면 세상은 더욱 불공정해진다. 다른 사람의 삶은 골치 아프고 복잡하며 본질적으로 알 수 없으므로 항상 쉽게 비난을 쏟아낸다.

문화가 일반적인 사고방식의 일부가 된 순간을 명확히 짚어낼 수는 없다.

우리는 쉼 없이 노력하면 언제나 보상이 따른다는 스마일스의 개념으로 세뇌된 세상에 살고 있다. 이 의미를 확장하면,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은 자기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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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인물/광개토대왕

광개토대왕(374년~12년)은 5세기 고구려의 전성기를 이끈 국왕으로, ‘땅을 많이 넓한 왕‘이라는 뜻이다. 소수림왕의 개혁을 바탕으로 한층 안정적인 국가 기반을 다진 고구려는 광개토대왕 대에 대대적인 정복 사업을 벌인다. 상황도 매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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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사건/왕권강화

왕권 강화로 유명한 국왕은 고려의 4대왕이었던 광종이다. 태조 왕건이 호족 세력을 통합하기 위해 결혼 정책을 사용했고 이는 왕건 사후 심각한 문제가 됐다. 광종은 집권 7년차에 개혁을 단행한다. 관복제를 실시하여 신하들의 위계를 분명히했고 노비안검법과 과거제도를 실시한다. 노비안검법은 억울하게 노비가 된 사람들의 신원을 회복하겠다는 제도인데 백성의 억울한 누명을 풀어주고 호족의 경제적 기반을 무력화시키는 데 있어서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역사 최초의 과거제 도입이었다. 당시에는 중국이 5대 10국의 혼란기였기 때문에 여러 중국인이 고려에 정착했다. 중국 후주라는 나라의 사신으로 왔던 쌍기의 뛰어남을 눈여겨봤던 광종은 결국 그를 설득하여 관리로 등용했고, 쌍기의 주도 아래 중국의 선진 제도였던 과거제가 고려 역사에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광종의 이런 개혁 정책은 후대에 다양한 모습으로 반복된다. 공민왕 역시 전민변정도감을 설치하여 권문세족의 토지 기득권을 파쇄하고자 했고, 결국 이성계에 의해 과전법이 실시되는데 이 또한 경제적인 기득권을 해체하여 사회를 개혁하려는 발상이었다. 과거제도는 고려 시대 때 꾸준히 발전했고 조선 시대에는 확고한 관리 운영 제도로 정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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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은 바로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와 《긍정적 사고방식》이다. 당신이 실물은 보지 못했을지라도 한 번쯤 제목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제목만으로도 미국 지식사에서 한자리를 꿰차고 있는 책들이다. 오늘날 라이프코치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 두 책의 저자를 만나게 된다. 나폴리언 힐과 노먼 빈센트 필이다.
필은 목사였고 힐은 판매원이자 배우 지망생이었는데, 둘 다 대중을 상대하는 일에 소질이 있음을 발견하고서 자기계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두 책에 담긴 개념과 이론은 같다. 원하는 것을 시각화하면 그걸 얻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날 힘을 북돋아 주려는 포스터나 눈 덮인 산봉우리가 나오는 화면보호기에 등장하는 문구로도 자주 볼 수 있다.
‘꿈꿀 수 있다면 이룰 수도 있다.’
여러분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은 자기 자신이고, 앞날은 그만두고 싶은 충동을 얼마나 잘 억누르는지에 달려 있으니 정신 차리라는 것이다.

‘운명은 예측할 수 없다’라는 불편한 진실을 우리가 너무 열심히 부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정하는 태도는 퀴팅을 대하는 방식에서 두드러진다. 우리는 삶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척하기를, 스스로 결정하는 척하기를 훨씬 좋아한다.

여러분은 어려서부터 끈기가 성공의 열쇠라고 들었다. 그만두기는 나쁘다고 주장하는 책을 읽고 팟캐스트를 듣고 유튜브 영상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만두기의 모습은 더 복잡하다. 결국 퀴팅은 새롭게 시작하는 방법이자 자신이 누구인지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사이에 선을 긋는 일이다. 집중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을 감지했기 때문에 그만두는 것이다. 그러니 필요하다면 언제든 그만두자.

좋은 생각이기는 하지만 말도 안 되는 헛소리다.우리는 불가피하게 상황에 휘둘린다. 상황은 우리의 꿈이나 건강과 행복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다. 우리가 여유를 즐기며 쉬었는지, 발톱에 진분홍색 매니큐어를 발랐는지 관심도 없다. 우리가 친절하고 사려 깊은지, 이기적이고 무례하게 구는지도 신경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은, 그냥, 일어나기 때문이다.

믿기 힘들 정도로 가혹한 네이비 실 훈련에서 익힌 것과 비슷한 기술을 활용했다. 종합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대신 ‘당면한 세부 과업을 끝까지 해내는 것이 더 나은 전략’임을 깨달았다. 거창한 구호도, 자극을 주는 원대한 인용구도 필요 없었다. 눈앞에 닥친 순간 이외의 것은 보지 않았다. 그저 꾸준히 조용하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필의 책은 기쁨과 성공으로 가는 길, 힘이 되는 친구들과 사랑하는 가족을 얻는 길은 스스로 생각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냥 벌어지는 일은 없으며 모두 자신이 불러들였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뜻이고, 자기 생각의 질과 방향에 따라 어떤 일을 삶에 불러들이게 된다는 뜻이다.

삶은 대체로 우리의 통제를 벗어난다. 우리는 어디에서 누구의 자식으로 태어날지 결정할 수 없고, 어떤 사건이 언제 일어날지도 대부분은 결정할 수 없다.

우리는 사건과 우발적 상황에 휩쓸리는 가운데 최선을 다해서 버틴다. 그 모든 변화와 뒤틀림과 불확실성 안에서, 끊임없는 대혼란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다음 두 가지만 빼고. 이 두 행동은 간단해 보이지만, 세상을 바꿀지도 모른다.
우리는 필요할 때 그만둘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그만두어야 할 상황일 때 그들을 비난하지 않고 그만두게 만들 수도 있다.

전 즐겁지 않은 무언가를 의도적으로 그만두면 다른 무언가를 할 여유가 생긴다고 믿어요. 소파에 누워 있을 여유, 내 의지에 따라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에 자유롭게 시간을 쓰는 법을 연습할 여유도 생기지요.

해결 방법 중 하나는 그 일이 그녀의 잘못이 아님을 깨닫는 것이었다. 그녀에게 무언가를 바꿀 힘이 있음을, 매우 중요하지만 자주 간과되는 진실을 사람들에게 전해줄 책임이 있음을 깨닫는 것이었다. 그 진실이란 퀴팅은 항상 선택지에 있고, 그 선택이 최선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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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명문장/만파식적

왕이 배를 타고 그 산에 들어가니, 용이 검은 옥대(玉帶)를 가져다 바쳤다. 왕이 영접하여 함께 앉아서 묻기를 "이 산과 대나무가 혹은 갈라지기도 하고 혹은 합해지기도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라고 했다. 용이 대답했다. "이것은 비유하자면, 한 손으로 치면 소리가 나지 않고 두 손으로 치면 소리가 나는 것과 같아서 이 대나무라는 물건은 합한 후에야 소리가 납니다. (...) 대왕께서이 대나무를 가지고 피리를 만들어 불면 천하가 화평할 것입니다. 이제 대왕의 아버님께서는 바닷속의 큰 용이 되셨고, 유신은 다시 천신(天神)이 되셨는데, 두 성인이 같은 마음으로, 이처럼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보배를 보내 저를 시켜 이를 바치는 것입니다."
(...) 왕이 행차에서 돌아와 그 대나무로 피리를 만들어 월성(月城)의 천존고(天尊)에 간직했다. 이 피리를 불면 적병이 물러가고 병이 나으며, 가뭄에는비가 오고 장마에는 날씨가 개며, 바람이 잦아지고 물결이 평온해졌다. 이를 만파식적(萬波息笛)으로 부르고 나라의 보물이라 칭했다.
-일연, <삼국유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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