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매력과 도전은 어쩔 수 없이 그만둔 뒤에 무엇을 했느냐에 달려 있다. 불에 타고 난 잔해를 긁어모아 뭐가 됐든 뭔가를 만들고, 그 위에 다시 쌓아 올릴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 상황을 즐기는 것이다.
일을 그만둬야 할 때 우리를 가로막는 또 다른 요인은 무엇일까? 매몰비용의 오류라는 악명 높은 개념이다. 우리는 전성기의 테라노스처럼 90억 달러 가치의 기업을 설립하지는 못하겠지만, 깊은 관심을 가진 일에 시간과 돈과 노력과 희망을 쏟아붓는 게 어떤 것인지는 알고 있다. 그런 상황이라면 포기해야 함이 명확할 때도 포기를 망설이게 되고, 멈춰야 함이 아주 명확해진 상황에서도 계속 밀고 나갈 것이다. 이미 투자한 시간과 돈과 감정적 에너지를 회수하려 들기 때문이다.
에디슨에게 퀴팅은 실패가 아닌 성공의 수단이었다.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행위였다. 비록 그가 승리하지 못하고, 그가 사망한 뒤에 다른 사람들이 합성 고무를 발명했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일을 수행하는 방식이었다. 그가 보여준 모범은 누구나 따를 수 있다.천재가 아니더라라도 효과적인 퀴팅의 방법은 누구나 배울 수 있다.
진로와 관련해 미심쩍은 선택을 하고 안절부절못하고 있다면, 결정할 당시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여러분은 그때 주어진 정보로 최선을 다했다. 결정을 내릴 때 퀴팅도 언제나 선택지에 있음을 명심하고, 앞으로 나아가자.
전직 페이스북 고위 간부 셰릴 샌드버그 덕분에 유명해진 표현을 사용하자면, 에디슨은 퀴팅에 ‘린 인lean in’했다. 린 인은 위험하고 어려운 일을 끈기 있게 계속해 나간다는 뜻이다. 그는 연속으로 그만두는 기술까지 익혔다. 진정한 끈기는 절대 그만두지 않는 게 아니라는 것을, 열정과 재능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똑똑하게 그만두는 것임을 이해했다. 진정한 끈기란 가치 있는 탐구 과정에서 벌어지는 우여곡절을 견디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퀴팅을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 사람들은 그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자질이 없어서 그만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만두면 모든 사람에게, 특히 자신에게 실망을 안길 것이라고 여긴다. 게다가 세상은 포기가 나약함과 불안함의 징표라고 계속 주입한다. 그 와중에 우리는 퀴팅이 생존 본능이라는 사실을, 우리 뇌가 퀴팅을 잘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퀴팅을 도덕적 실패로 오도하는 문화적 서사 위에 새로운 것을 덧씌울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다. 퀴팅이 여전히 극단적인 선택으로 비치다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새뮤얼 스마일스가 어찌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어떤 사람이든 그의 프로필을 보면 ‘내가 성공하기까지 얼마나 많이 실패했는지 보세요’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중요한 것은 실패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가 얼마나 자의적으로 발생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오랜 세월 동안 들어온 퀴팅의 단점에 대한 뻔한 말을 흘려듣기란 쉽지 않다. 리스트는 《스케일의 법칙》에 다음과 같이 썼다. "실패로 인한 고통을 나중에 장기간 받는 대신 지금 그만둬서 강력하지만 짧은 고통을 택하는 것. 이것이 바로 개인과 조직 모두가 갈고닦아야 할 기술이다.자신에게 이길 기회를 한 번 더 주려면 퀴팅을 택해야 한다."
사업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직장에 다닐 기회가 어디에나 있듯, 그만둘 기회도 어디에나 있다. 그만두고 다른 것을 시작할 수 있다. 물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끝이 비극적이지는 않다. 때로 끝은 어딘가로 가는 길에 잠시 머무는 정차역이 되곤 한다. 물론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그 어딘가가 더 나은 곳일 수도, 더 나쁜 곳일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만큼은 분명하다. 어디든 전과 다른 곳이라는 점이다.
일은 기대한 만큼 잘 풀리지 않는다. 또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실패했다. 그렇다면 마음속 에디슨에게 집중할 때다. 두려움이나 매몰비용 오류의 희생양이 되면 안 된다. 기회비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실수를 범하지도 말자. 퀴팅은 끝이 아니다. 성공의 시작일 수 있다.
우리가 쏟아부은 것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돌이킬 수 없다. 우리는 그만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만두면 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자원을 낭비했다는 생각까지 든다. 그래서 이런 잘못된 이유로 하던 일을 너무 오랫동안 계속한다.
전략적으로 그만두면, 정확성과 창의력을 발휘해 그만두면 중단한 일을 다시 시작하고 새로운 사업을 더 널리 확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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