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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외) ㅣ 범우 사르비아 총서 642
리처드 바크 지음, 김진욱 외 옮김 / 범우사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대략 중학교 때 읽었던 책인 듯 싶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 마음 껏 하늘을 질주하는 갈매기 조나단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던 재미있고 잊혀지지 않는 작품이었다. 첫 장면은 무언가 남들과 다른 단지 살아갈 양식을 구하는 것으로서의 비행 이상의 어떤 것을 시도하려는 조나단이 무리의 우두머리들에게 배척당해 ?겨나는데서 시작한다. 즉 스스로의 원하는 삶을 택하기 위하여는 집단으로부터 가혹한 배척을 받는 고립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 위대한 예술이 가진 불변의 테마이다. 물론 그러한 삶은 비록 괴로울 지라도 자신의 인생의 "의미"와 "성취감"을 주기에 갈매기 조나단이야 말로 자유로운 삶과 보다 높은 경지의 삶을 누릴 영광을 얻게 된다.
요즘 싸구려 대중문화의 홍수의 시대는 과거에는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지던 것을 도리어 괴상한 일이라고 간주하는 일이 많다고 느낀다. 대표적인 것들이 바로 갈매기 조나단의 삶이 이상하고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허나 이말은 우리들이 인스턴트 대중시대의 속류적 삶에 찌든 천민으로 자라왔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할 것이다. 마치 새가 날기 위해서는 알이라는 하나의 세계를 깨쳐야 하 듯 인간이 단지 먹고사는데 매이지 않고 그 이상의 인간됨을 찾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고립감과 모험은 불가피하다. 우리들은 모든 것을 너무 편하고 쉽게 생각한다. 인생을 의식주의 자판기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여기나온 갈매기 조나단과 그의 동료 구도자를 동양적 의미에서 도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거침 없는 그의 기상을 보라! 진정으로 날기 위해서는 세속적인 안락과 안일함을 벗어나 진정한 구도심을 위해 헌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에 동서에 예외없이 모든 구도자들은 세속을 등졌다. 그것이 인도에 있어서는 사문이요 중국의 도인이다. 또한 유럽에도 수도원 등을 두어 학자를 수련시켰다. 철인의 시조 격이었던 플라톤 역시 이러한 엄격한 훈련을 통하지 않은 지도자의 자질에 대해 아무런 기대를 두지 않았던 것이다. 조나단의 꿈과 그것을 위한 역정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삶이었던 것이다. 보다 높이 날기 위해 고립이나 하찮은 근심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새해에는 조나단처럼 보다 높이 날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