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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록 ㅣ 현대지성신서 19
성 아우구스티누스 지음, 김기찬 옮김 / 현대지성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이르기를 서양의 스승이라 말한다. 그는 영원한 고전 <신국론>에서 황폐화된 반기독교적 로마의 몰락을 비판하고 새로운 그리스도교의 세계의 비전을 제시한 야심가였다. 중세의 대부분을 많은 현인과 성자들이 그의 영향력 아래 있었으며 르네상스 등의 시대를 거치며 교회가 쇠락의 길을 걸을 때 조차 그는 많은 철학자나 사상가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종교인이 아닌 철학자로서도 일급의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런 아우구스티누스가 왜 기나긴 지적 편력을 끝내고 그리스도교에 귀의하게 되었는지를 이 책을 통해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당시 문명의 충돌지대였던 알렉산드리아 근처에서 태어났다. 그리스도교인이었던 어머니 아래서 경건한 가정 교육을 받았던 그는 조금씩 그의 기대에 어긋나기 시작한다. 그가 자주 찾던 탈선의 현장이었던 극장 들이 당시의 아프리카의 생활상을 알 수 있게 한다. 당시 아프리카에는 헬레니즘문화의 꽃이었던 알렉산드리아가 있었으며 레판트에 유입되었던 조로아스터 나 예수 등 명멸한 대사상가들의 사상들이 공존했었다. 물론 석가의 이야기도 어느 정도는 전해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한 때 이들 종교를 절충한 마니교에 심취했었던 듯하다. 그의 지적 방황은 마침내 플라톤 아카데미학파의 회의주의적인 철학과 만났으며 여기서 그는 비록 그들의 현명함에 대해 어느정도 인식하고 그에 대해 놀라움을 느꼈다. 아마도 그것이 후일 그리스도교에 플라톤 철학을 중요한 요소로 남겨놓게 된 이유일 것이다. 허나 그러한 플라톤적 지식은 그의 일상에는 큰 보탬을 주지 못했으며 궁극에 있어 그의 구원자는 바로 예수의 가르침이었던 듯하다.
그래서 그는 믿음을 앎에 위에 두며 알기 위해 믿는 것에 대해 거부하게 되는 듯 싶다. 결국 만신창이가 된 그의 생활에 빛을 던져주고 구원의 손길을 건낸 것은 예수 그리스도 였으며 그에 대한 경배와 참된 사랑 안에서 그는 동양식으로 말하자면 "득도"나 "열반"에 이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당시 대단한 웅변학자인 아우구스티누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빼어난 문체가 일품이다. 한자 한자 읽어내려가면서 파스칼을 읽는 듯한 짜릿함에 몸을 떨었다. 물론 헛된 지식을 지상의 가치로 뽐내는 속물들이야 한마디로 그의 종교적 열정을 이성의 굴복정도로 하잖게 여길 줄 알지만 오히려 아우구스티누스는 그의 오랜 방황을 통해 그러한 오만함의 함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제발 헛된 지식의 장사꾼들은 그의 방황과 편력이 기록된 이 위대한 고전을 읽고 예수의 위대한 사상을 음미하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치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마치 베드로가 예수를 세번 배신한바와 같이 그가 기독교로 돌아오기까지의 몇 년간은 의미 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