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역 논어 홍신한문신서 1
이기석.한백우 역해, 이가원 감수 / 홍신문화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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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진항시간(陳恒弑簡)! 논어 憲問 편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지금으로 부터 2500년 전  진항은 이 사건에서 신하로서 주군이었던 제나라 간공을 살해하고 훗날 그의 자손대에는 춘추전국시대 최대 강국이었던 제나라를 탈취하고 만다. 이와 같은 전무후무한 엄청난 사태를 들은 공자는 조정에 나가 이를 문책하여 토벌할 것을 간하나 뜻을 이루지 못한다. 바로 이것이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양문화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공자가 살았던 시대였던 것이다. 그러니 이른 바 노자에 말하기를 큰 도가 없어지니 인의가 생겼다(大道廢有仁義)는 말이 과히 틀린 것이 아닌 것이다.사실 공자의 일생과 주장은 어찌 보면 지나치게 치우친 도덕주의적인 관점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그렇담 공자의 주장은 오로지 이제는 쓸데없는 무가치한 인습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나는 모르겠다. 그것은 이 논어를 통해서 내가 연구하고자 했던 토픽 중의 하나였음을 고백해야 겠지만 아직 결론에 이르지는 못하였다.

그보다도 나는 공자의 고결하고 솔직한 일생에서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공자의 가르침 중 가장 믿을 만한 것은 사실상 논어 한편뿐이라는 점을 잘 알것이다. 이 논어를 통해 본 공자의 일생은 결코 예수처럼 신성하지도 플라톤처럼 진리에 대한 사랑에 몸바치는 대단한 고집을 보여주지도 못한다. 사실 그의 일생은 실패로 점철되어 있다. 생각해보라. 도덕이 땅에 떨어진 춘추에서 전국으로 전환되는 변혁기에 공자의 주장이 먹혀들리가 있겠는가? 그는 여러 열국의 군주와 그 가신들로 부터 멸시당하는 장면이 이 논어에는 솔직히 실려있다. 공자를 멸시하는 사람들은 권력자뿐이 아니라 일반 무지렁이 농사꾼에서 도술을 닥는 은둔자 심지어는 그의 직계 애제자 까지 매우 투터운 층에 걸쳐 광범위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죽을때 까지(一以貫之) 그는 자신의 주장을 한치도 굽히지 않는다. 그렇다면 공자가 그토록 지기코 싶었던 가치와 사상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사상은 복잡한 것 같지만 한가지로 표현될 수 있다. 그것은 참다운 인간다움의 실현 바로 이 간단한 명제이다. 잘 알다시피 공자의 사상은 "인(仁)"이 한자로 대변될 수 있는데 이 글자의 기원은 사람 인자 두 개(人+人) 즉 개인에 그치지 않고사람사이에 발생하는 여러가지 필요한 덕목을 통해 보다 큰 인간다움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 그는 극기복례(克己復禮) 즉 자기 자신의 소아심이나 영웅심리를 초월하여 보다 넓은 세계속의 자기 실현 참다운 인간됨을 추구한 것이며 그를 위한 노력에 한치의 게으름이나 주저함이 없었던 이 위대한 사상가에 대해 우리는 새삼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으며 그의 언행을 기록한 이 논어는 현대인에게도 올바른 삶이 무엇인가하는 지침서가 되기에 충분할 것 같다. 물론 여기 나오는 도덕률이 지나치게 봉건윤리로 충효를 강조하고 수직적 인간관계에 충실하다고 비판하는 이도 있을 것이나 이는 마치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보는 격일 것이다. 공자의 노력은 뒷전으로 보고 당대를 오늘날과 똑같은 시각에서 보기에 그러한 오해가 생기는 것이다.

물론 나도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와 같은 책에 크게 공감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 현실적 문제가 과연 공자로 부터 발생했는지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같다. 공자의 시대나 지금의 시대나 보다 인간적으로 살고자 하는 노력과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는 개혁의지는 존경받을 만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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