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메를 고쳐매며
이문열 지음 / 문이당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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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문열이란 작가를 처음으로 만난 것은 아마도 초등학교 때였던 것 같다. 그 때 우리 학교는 그냥 평범한 작은 여대 옆에 있었기 때문에 그 주변에 형성되었던 작은 상가들을 통해서 대충 대학생활에 대한 어떤 환상을 키울 수 있었다. 그 때 카페나 레스토랑에 붙어있는 조금은 이질적은 광고 포스터에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란 글씨가 퍽이나 낭만적으로 씌어 있었다는 것을 나는 기억한다.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386세대의 젊은 도덕선생님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좋아했는데 난 그것을 아주 잔소리처럼 싫어했다. 저 선생님은 저런 걸 우리들에게 읽히면서 무슨 특권의식같은 것을 느끼는 것이라고 나는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용도 뭣도 없는 이미지 뿐이라는 것을 이미 소년도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문열이 이번에는 이 책을 통해 자신과 그간 논전을 벌여온 젊은 논객들을 또 다시 비판하면서 우리같은 젊은 세대에게 또 잔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이미지가 어쩌고.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이미지를 이용해서 우리들같은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간 사람이 바로 자신이 아닐까. 또한 젊은 논객들에 대한 아쉬움의 표시인지 준엄한 꾸짖음인지에 대해 공감을 안 하지도 않지만 그런 비판을 이문열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은 어떤가? 아마도 동일한 오류를 이문열 자신도 범하고 있을 것이다. 이문열이 그들을 비난하는 것은 오로지 그들이 자기만큼 지적인 탐구도 열심히 하지 않은 "천둥벌거숭이들"이기 때문이지 다른 잘못이 있어서는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다. 공자는 자기가 실천해 익숙치 않은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하였거늘, 오늘날 한국 사회가 이꼴인 것이다. 누구 한사람을 탓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끝으로 나도 작가에게 잔소리 좀 해 보고 싶다. 듣기는 싫고 하는 것은 좋은 것이 이 잔소리이니 말이다. 작가가 과거에는 자신을 비난한 사람들이 선배나 또래였는데 지금은 천둥벌거숭이라고 하는데 행여 작가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상황을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나이값을 해야 하는 법이다. 그 때 선배들이 베푼 관용은 훌륭한 것이나 이제는 상황이 바뀐 것을 작가가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제까지 젊고 참신한 사람들에게 그런 관용을 바란다는 것은 작가의 미련이다. 오히려 작가 자신이 그들에게 관용을 베풀 나이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것은 아마 누가 더 바른 소리를 하건 간에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일반적 규범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계속해서 철없는 아이로 살겠다고 법적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계속 그리하면 여생이 편치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나 역시 이번 책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늙은이들의 책은 이만 읽으련다. 늙은 이들의 잔소리가 싫어 이번 글을 쓴다. 이 글을 빌어 나의 이런 결심을 피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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