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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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정말 많이 울었는데 아직도 제자리라니 다시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아직 읽지 않은 분에게 간곡히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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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슬렁슬렁'을 목표로 생활하던 참입니다. 그런데 11월은, 11월은... 도무지 그렇게 할 수가 없었어요.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일도 생기고, 잠을 줄이는 일도... 여러 가지로 아쉽고, 서운한 달이었습니다. 12월은 그렇지 않느냐 하면 글쎄요. 하지만 순간 순간 열심을 다해야겠죠. 약속도 최대한 적게 어기려고 노력해야 하고요. 눙물이 납니다... 책 고르는 일로 위안을...!

 

으아아... 넋 놓고 읽고 싶었던 책을 모으다보니 10권이 훌쩍 넘습니다. 그야말로 취향저격이네요. 그 치열한 경쟁을 뚫고 첫 번째에 꼽은 단연 '교고쿠 나츠히코'입니다!

실은 매번 교고쿠 신간이 나올 때면 제일 먼저 꼽기도 했는데, 한 번도 된 적이 없어요... 여러분... 교고쿠는 진리인데요... 제게 교고쿠를 전파(!)한 친구는 신간 소식에 흥분하며 "두 권이라 더 좋아"라고 말했다지요. 그렇습니다. 끝나는 게 서운한 작가라구요!

 

 

 

 

 

얼마 전 <옆집의 영희 씨>를 낸 정소연 작가와 만나는 자리에 갔습니다. 자신의 작품을 얘기할 때는 차분하게 말을 하더니 좋아하는 작가들과 작품의 이야기가 나오니까 무척 밝아지면서 약간 흥분한 말투로 여러 가지를 추천하더라고요.

낸시 크레스는 정소연 작가가 번역한, 그리고 강력 추천하는 작품이에요. 당연히 읽어보고 싶었죠.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진 작품인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바로 지금, 여기의 이야기를 하는 동시대의 작가가 있다는 것은 이럴 때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작가가 <표백>을 썼을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한국이 싫어서>는 뭐, 말할 것도 없겠죠.

앞의 두 작품처럼, 읽다가 분명 열 받을 것 같지만 말이에요...  

 

 

 

 

 

 

 

 

 

 

이렇게 쭉 읽고 싶은 소설을 꼽아두고 보니 어쩜 이렇게 한 묶음인가, 싶습니다. 교고쿠, 낸시 크레스, 배명훈까지 말입니다. 이것은 기쁨이자 슬픔이네요. 이 작가들을 아는 몸...;;

 

 

 

 

 

 

 

 

 

 

 

소설리스트에서 추천한 작품이라, '읽고 싶은 책'에 꼽아 두었던 책입니다. 읽어봐야겠지만 딱 좋을 거란 느낌이 팍!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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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스트레인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리틀 스트레인저
세라 워터스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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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반영이라는 안경으로 집, 이 공간을 바라봅니다. 새삼스럽고, 특이한 곳이에요.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 자리 차지하고 있는가 하면 생활과는 도무지 거리가 먼 것들도,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네요. 이미 자리를 차지했다고 그에 해당하는 욕망이 끝나는가 하면 또 그건 아니라서 시끄러운 벽시계 대신 조용하고 아름다운 시계를 욕망하고, 풍문으로 들은 다양한 기능의 화분을 두고 죽이면서 또 두고 싶습니다. 자리를 찾지 못해 곁에 쌓여만 가는 책들도, 짚고 넘어가야겠네요. 욕망이라는 것이, 언급한 것처럼 반드시 유형의 어떤 것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죠. 공간에 대한 선호는 성격에 따라 다르다는 연구도 있으니까요.(브라이언 리틀, <성격이란 무엇인가>, 챕터 8)

 

이 작은 공간이 그럴진대 유년기 강렬한 인상에 사로잡힌 꿈의 대저택이라면 어떨까, 어쩌면 저는 패러데이의 집착을 이해할 것도 같습니다. 일찍이 어린 소년은 대저택에 홀려 (말 잘 듣는 아이였음에도 불구하고)저택 안을 잠입해 도토리 석조 조각을 강제로 떼어내기도 하는데요. 그것도 무척 애를 써서 일을 저지릅니다.

 

망가뜨릴 생각은 아니었다. 나는 짓궂거나 뭔가를 함부로 때려 부수는 아이가 아니었으니까. 단지 그 집을 숭배하는 마음에서 집의 일부를 갖고 싶었을 뿐이다.(중략) 갑자기 사랑에 눈이 멀어 상대의 머리카락 몇 올을 갖고 싶어하는 남자의 심정이었달까.(13~14쪽)

아마 이때 이미 모종의 불안함이 움텄던 것 같습니다. "상대의 머리카락 몇 올을 갖고 싶어하는" 심정은 그다지 건강해 보이지가 않죠. 실은 심각하게 안 건강해 보입니다.(불안하지만, 소설의 주인공이 이렇게 비뚤어졌다면, 대환영입니다) 그렇지만 주인공은 주인공이고, 이 불안을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불안함은 잠시 사그라드는 듯했습니다.

 

현재 꿈의 대저택은 애처로울 정도로 쇠락하는 중입니다. 헌드레즈라는 대지주의 주인들은 바로 그 헌드레즈와 싸우느라 바쁩니다.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느라 다른 모든 것을 지켜내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처지. 에어즈 가문의 세 모자는 그렇게 세상과 고립되어 저들만의 세계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 간격, 민감하게 벌어진 틈새로 닥터 패러데이가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은 운명적이기까지 합니다. 패러데이에게 집을 구경시켜주는 캐럴라인, 이들의 대화는 운명이라는 고리를 짐작하기에 충분하죠. 심지어 집에 저당잡힌 이 생활을 투덜대는 캐럴라인에게 패러데이는 집이 "사랑스럽"다고까지 말을 합니다. 패러데이의 기저한 욕망.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어쩐지 여기에 많은 에너지를 쏟게 합니다.

 

그런가하면 이 '탐욕스러운' 집은 화려한 과거를 잊지 못하고 투정부리는 고약한 노인 같습니다. 어마어마한 덩치를 자랑하면서요. 마치 살아있는 것 같은 이 집은 소설적 배경에 머무르지 않죠. 오히려 가장 적극적으로 사건을 만들고, 사람들을 갈등하게 만들고, 작품 전체에 지독한 긴장을 자아냅니다.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자꾸 자꾸 터져나오는 바람에 저는 패러데이에 대한 에너지를 거의 잃을 뻔하기까지 했어요. 캐럴라인이 사랑하는 것들을 하나씩 잃고 패러데이를 얻어가게 될 때까지는 말이죠.

 

패러데이는 캐럴라인과 결혼하려 합니다. 그것이 캐럴라인을 지키는 일이고, '헌드레즈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헌드레즈에 집착하는 패러데이는 헌드레즈만큼이나 기괴합니다. 혹시 이 기괴함은 모조리 패러데이의 것일까요? 그 때문에 캐럴라인은 모두에게서 도망치려한 것일까요? 에어즈 가에 드리운 헌드레즈의 저주는 과연 사실일까요? '리틀 스트레인저'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요?

 

답은 아무도 모릅니다. 패러데이 스스로도, 그렇게 말하죠. 소설에서 적고 있는 것은 그뿐이기 때문에 힘 없는 독자로서는, 그저 그걸 믿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음표를 한 쪽에 간직하고 말이에요.

 

하지만 나는 때때로 혼란스럽다. 나는 그 순했던 가엾은 지프를 기억한다. 로더릭의 방 천장과 벽면에 나 있던 이해할 수 없는 검은 그을음 자국을 기억한다. 에어즈 부인의 실크블라우스 위로 솟아나던, 내가 직접 목격한 세 방울의 피를 기억한다. 그리고 캐럴라인을 생각한다. 죽기 바로 전에 달빛 환한 계단참을 가로질러 걸어가던 순간의 캐럴라인을 생각한다. '당신!'이라고 외치는 그녀를 생각한다.(707쪽)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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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가을비가 내립니다. 이제 나날이 공기가 차가워지겠지요. 조금 서럽지만 애써 반기는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그리고 책들을 훑어요. 마음이 조금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신간평가단이 처음은 아닙니다만, 가즈오 이시구로의 책을 읽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ㅠㅠ 이번엔 제발... 하는 심정으로 제일 앞에 놓아둡니다.  

차갑고 서러운 바람이 부는 가을에 읽기 제격일 거예요.

 

 

 

 

 

 

 

 

 

 

 

읽고 싶어 꼽아 두었던 책이에요.

새라 워터스는 한 권 밖에 읽지 않았지만 말이죠.

읽고 싶은 데에는 이렇게 특벼한 이유가 없을 때도 있네요.

어쩐지 읽을 기회가 올 것 같기도 하고 말입니다!

 

 

 

 

 

 

 

 

 

 

우오오, 좀비입니다. 좀비!

불과 10년 전만 해도 좀비물이 대체 뭐가 재미있는 거냐?며 공감하지 못했었어요.

지금은, 10년 전의 나를 원망합니다...

뒤늦게 시작한 좀비 애호를 킹 느님 등등, 의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면 더 없이 기쁘겠지요!

 

 

 

 

 

 

 

 

또 다시 스티븐 킹느님입니다.

말이 필요없으니까요.

 이 성실하고 엄청나게 재미있는 킹 아저씨의 작품들,

언젠가 전작을 완독하는 날을 기다립니다.

그렇다고 새 작품이 안 나와서는 안 돼요!

계속 나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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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블 이야기
헬렌 맥도널드 지음, 공경희 옮김 / 판미동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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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서럽다, 는 생각에 강하게 사로잡혔습니다. 흡사 노래 <Lost stars>를 들었을 때의 서러움 같은 것이었는데요. 그것은 매우 아름답고 처연한 서러움이었습니다. 무척이나 울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상실과 회복에의 부단함, 좌절과 같은 감정들은 피하면 피할수록 좋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저자처럼 말이죠.

 

몇 주일이 흘렀다. 계절이 바뀌었다.(중략) 그리고 나는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소위 '정상적인 애도' 중. 바로 그거였다. 별다른 일 없이 느릿느릿 상실 이후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곧 다 나을 거야.' 내가 얼마나 쉽게 이 말을 믿었는지 돌이켜보면 지금도 쓴웃음이 나온다.(36쪽)

실은 망가지고 있습니다. 회복은 시간이 도와주지 않으니까요. 회복에 필요한 무언가,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무언가, 가 있다는 것은 그래서 행운입니다. 그게 여행이든 로봇강아지든 사랑하는 사람이든 참매든 간에 말이에요. 우리를 살게 하는 것들입니다.

 

'그 후에는' 나는 친구들에게 나를 내버려 두라고 알려 두었다. 냉장고에 매의 먹이를 잔뜩 채우고 전화선을 뽑았다.(116쪽)

그야말로 "몇 달 만에 처음으로 내 삶에 목적이 생"(117쪽)긴 것이죠. 이것으로 버팁니다. 버티다가 이것이 전부가 된다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과거의 상처들을 밝히고 그것들을 다시 찾아가 그 힘을 완화시키는 것."(129쪽) 그것만이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유일한 길이니까요.

 

내게 역사는 소용없었다. 시간은 아무 소용도 없었다. 내가 매를 길들이고 있는 것은 시간을 다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였다.(192쪽)

헬렌, 그에게 매는 훌륭한 피난처가 됩니다. "매 안에는 후회나 깊은 슬픔이 있을 수 없었"(257쪽)고 "오직 현재에 살았"(257쪽)기 때문이에요.

 

사실 우리는 모두 일그러진 존재들입니다. 돌연변이, 이방인이죠. 매는 그 사실을 매 순간 상기시킵니다. 늘 죽음을 떠오르게 합니다. 언제든지 끝날 수 있다는 공포, 그것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우리를 살게 하는 힘일지도 모르겠어요.

우리는 메이블처럼, 헬렌처럼 일상화된 공포에 살고 있지 않나요? 죽음은 곁에 있고, 무한할 것 같은 삶은 나뭇가지처럼 푹 꺾이고 맙니다. 내가 떠날 것이, 곁이 떠날 것보다 두렵지 않을 때가 더 많죠. 아무도 자유롭지 않아요. 그렇다면, 이 냉소가, 현명하지 않다고 말할 사람이 어디 있나요?

 

서서히 이별하는 것들, 도저히 준비할 수 없는 그것들이 못 견디게 슬픕니다. 상상만으로도,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났습니다. 그건 아름답고도, 황홀한 감정이기도 해요.

 

게다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존재들이 어떻게 고군분투하며 대화하는지 엿보는 일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메이블은 아름다운 존재여서, 헬렌과 꼭 어울리는 영혼의 짝이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그런 존재가 하나쯤 곁을 지켜주었으면 좋겠어요.

꼭, 다시 한 번 읽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할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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