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심의 항해
Holland, Danny 지음, 권영주 옮김 / 예수전도단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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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의 인생을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다양한 비유가 가능하겠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비유는 '항해'이다.

 대해는 그 광막함을 통해 우리에게 시원함을 준다. 보이지는 않지만 앞에 있을 미지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기대를 품게 한다. 하지만 반대로 두려움을 주기도 한다. 과연 끝이 있을까라는 막막함을 준다. 어떠한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따르는 두려움을 주기도 한다. 

 우리의 인생은 드넓은 바다 한 가운데 놓인 작은 배와 같다. 거친 파도를 이겨내면 또 다른 파도가 와서 친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 내가 가는 방향이 앞인지 뒤인지 알 수가 없다. 아니, 앞도 뒤도 없다. 끝도 보이지 않는 광막함이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 어떠한 위험이 다시 나를 칠지 알 수 없어 움츠러 들게 만든다. 그래도 희망이 있다. 언젠가 육지를 만날 것이라는 희망.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바다지만 방향을 정확하게 이끌어 주는 지표가 있다. 그것은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이다. 그것만 바라보면 길을,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우리에게는 목적이 있다. 우리의 인생에는 목적이 있다. 그것은 위대하신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를 부르신 이유와 같다!



 이 책, '부르심의 항해'의 부제는 '인생의 목적을 끝까지 이룰 수 있는 지침서'이다. 인생에는 분명한 지침이 있어야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다른 것에 한 눈을 팔지 않을 수 있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이 책은 그 방법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크게 세 파트로 구성 되어 있다. 첫 번째 파트는 '내 인생의 항로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내 인생의 항로로 나아가기 전에 점검해야 할 사항들을 짚어 준다. 주의 해야 할 사랑을 이야기 해준다.
 두 번째 '항해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는가?'에서는 항해를 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항해 과정에서 필요한 6가지 마음가짐 또는 자세에 대해 알려 준다. 
 마지막 '항구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에서는 항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그리고 항해의 목적과 목표를 알려 준다.

 우리의 인생 지침서로써 나름대로 훌륭하다. 우리의 인생 목적을 바로 세워주고, 그것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잘 준비시켜 준다.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들을 잘 짚어 준다.

 읽으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이 책을 분류하자면 비전, 영적성장 등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여느 자기계발 서적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전자의 구분은 신앙서적으로써의 분류이고, 후자의 구분은 일반서적으로써의 분류를 뜻하는데 일반서적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을 기준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 줄 책으로 기대했으나 그렇지 않았다. 그냥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 줄 뿐이다. 한 마디로 기독교인의 인생 지침이 아니라, 사람의 인생 지침이다. 

 그렇다고 신앙인의 인생 지침이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위의 문제는 주로 두 번째 파트에서 나타나는 것이고, 나머지 파트에서는 신앙인의 인생 지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읽는데 큰 문제는 없다.

 뒷부분에서 부록으로 이 책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더욱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질문들이 제공되기 때문에 인생을 다시 계획하고, 나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믿음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고, 그 믿음을 조금씩 완성해 가는 여정이다. 아무리 좋은 말을 많이 듣는다 하여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 말이 나의 인생이 되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 노력은 지금 당장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회만 하다 인생의 막이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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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의 탐험수첩 - 고대의 신비와 유물을 수호하라
데니스 키어넌.조지프 다그네스 지음, 이상구 옮김 / 보누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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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탐험, 모험이라는 말을 들으면 진취적이고, 능동적이며 신비한 느낌이 든다. 미지의 세계가 떠오른다. 그 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새로운 무언가를 획득함으로써, 그 과정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활력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만든다.

 사실 인간의 역사는 탐험과 모험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과학을 예로 든다면 한 가지 가정에 대한 데이터, 결과를 얻기까지의 과정은 탐험이고, 도전이다. 비단 과학만이 아니라, 인간의 모든 행위는 새로운 것에 대한 탐험이고, 모험이다. 그 과정에서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것들을 얻어낸 것이다. 그것이 쌓여 역사가 이루어진 것이다.
   


 '흥미진진한 탐험 이야기.'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이렇게 될 것이다. 

 1982년 1편이 개봉한 이래 올해까지 총 4개의 시리즈를 개봉한 인디아나 존스. 아마 많은 이들이 이 영화에 깊이 빠졌던 적이 있을 것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손에 땀을 쥐게하는 액션, 흥미를 자극하는 유물과 역사이야기. 뭇사람들의 관심을 매우 돋우는 소재들이다.

 어떤 사람들은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문화우월주의가 드러난 영화라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나에게는 최고의 영화이고, 평생 기억될 영화이다.

 이 책 '인디아나 존스의 탐험수첩'은 존스 박사처럼 탐험을 할 때 필요한 정보들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영화 인디아나 존스에 나타난 탐험에 대한 요소들을 분석 정리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정리된 정보들은 사실 실제 탐험과 모험에는 적합하지 않은 내용들이다. 어느 고고학자가 존스 박사와 같은 기가막힌 경험들을 할 수 있겠는가? 영화에 나타난 일들은 모두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기 위한 영화적 기법과 장치들이지 실제와는 별개의 일들이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영화상의 모든 일들이 실제에서는 100%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는 장담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존스 박스의 시대라면 몰라도 최소한 오늘날에는 그런 정보를 사용 할 일은 없을 것이다. 

 어쨌든 책의 내용은 매우 흥미롭다. 그 내용을 몇 가지 살펴본다면, '움직이는 기차 위에서 달리는 법', '잠망경에 매달려 며칠을 버티는 법', '독사에 대처하는 법', '통로와 부비 트랩을 식별하는 법', '신의 진노로부터 도망치는 법'. 실제와는 너무나 동떨어져 허무맹랑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흥미를 갖고 본다면 매우 재미가 있다. 특히 본문에 해당하는 영화 - 를 봤다는 가정하에 - 의 장면들을 생각하며 읽는다면 더욱 재미가 있다.

 이 책에 나타난 정보들은 실제 고고학과 실제 탐험에 필요한 것이라기 보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위한 정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영화에 나타난 탐험에 필요한 정보들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 개봉한 인디아나 존스 4편을 본 후에 이 책을 보니 본문의 내용들에 공감이 가고, 맞장구를 치는 또 다른 재미에 빠져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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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에 앞서 한 가지 양해를 구한다. 논리적 구성력이 떨어지더라도 감안해 주셨으면 한다. 나의 논리력이 워낙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정 없이 최초에 쓴대로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 할 것이다.

 

 성경이 날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둘 중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두 가지 이유란,

 "성경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운동력이 있고, 살아서 날마다 새롭게 역사한다."

는 성도들의 고백과 같이 성령이 성경을 통해 성도들에게 날마다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성경을 읽는 당사자의 마음가짐이 날마다 다르기 때문에, 날마다 겪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날마다 새롭게 역사한다는 말은 성경을 - 같은 본문이든 다른 본문이든 - 볼 때마다 성령에 의해 새로운 것을 깨닫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성경 뿐만이 아니라, 다른 책을 읽을 때도 그렇다는 것이다. 비신앙인들이 다른 책을 읽을 때도 그러한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

 책은 한 번 읽었을 때와 두 번 읽었을 때 느끼는 바가 다르다. 두 번째 읽을 때 그리고 그 이상 읽을 때는 처음 읽었을 때 느끼지 못했던 새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책을 처음 읽고난 후에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새로운 생각들을 하게 되어 그것 만큼 성숙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경험이나 생각을 통해 알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두 번째, 혹은 그 이상을 읽을 때 다른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책을 읽고 느끼는 바는 독자의 경험과 생각에 좌우 된다. 그의 마음의 지경이 얼마나 넓으냐에 따라 그리고 얼마나 넓어졌느냐에 따라 같은 책일지라도 읽을 때마다 느끼는 바가 달라지게 된다.

 그것을 성경읽기에 적용해보자. 성령의 영향을 제거한다면 성경도 다를 바가 없다. 성경 또한 한 권의 책(66권을 묶어서 만든 한 권이라는 뜻이 아니라, 세상에 있는 여러 책 중 하나라는 뜻이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에서 말한 다른 책을 읽을 때의 경험이 일어나지 않을리가 없다. 성령을 배제한다면 성경을 읽을 때의 새로움은 순전히 독자 개인의 문제인 것이다.

 어쨌든 위와 같은 이유에 성령이 개입됨으로써 성경을 혼자 읽을 때보다는 더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마음의 지경이 넓기 때문에 읽을 때마다 새로움을 느낀다해도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성령이 개입함으로 인해 그 한계를 뛰어 넘게 한다. 성령은 무한한 지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그것을 조금씩 보여 준다. 그래서 성경은 날마다 더욱 새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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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집으로 - 내가 영원히 살 더 나은 본향
랜디 알콘 지음, 김광석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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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국'

 참으로 가슴 떨리고, 기대하게 하는 단어다. 사랑하는 아버지가 계신 그곳. 무척 그리운 곳이다. 속히 가고 싶은 곳이다.

 기독교인들에게 천국은 본향이고, 본처소이다. 아버지와 함께 영원히 거할 곳이다. 아직은 갈 수 없는 곳이지만 생각만으로도 세상의 고단함을 잊게 해주는 곳이고, 힘을 내게 해주는 곳이다.

 그리스도인이 사는 목적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한 가지는 천국, 본향에 가기 위함이다. 아버지와 함께 영원히 살며, 그분 곁에서 영원히 찬송하기 위함이다.

 물론 비그리스도인(모든 비그리스도인이라는 뜻은 아니다.)에게도 천국은 동경의 장소이고, 원하는 장소이다. 누구에게나 천국은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게 해주는 낙원이요, 그동안의 고달픔과 애달픔을 보상해주는 유일한 피난처이며 안식처이다.

 그러한 천국이지만 그곳은 살아 있는 누구도 그곳의 진위 여부를 알 수 없고, 따라서 어떻게 생겼는지 조차 짐작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천국을 그리고, 설명한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다녀왔다고까지 말한다.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은 천국이 그만큼 인간의 마음 속에 크게 자리잡고 있다는 그곳을 향한 간절한 염원의 발로일 것이다.

 내 얕은 지식으로 세계 종교 중 기독교 만큼 천국에 대해 구체화하고, 명시화한 종교는 없을 것이다. 성경 곳곳에서 천국을 얘기한다. 그것은 기독교에서 천국이 얼마나 중요한지 반증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기독교에서 천국은 간절히 바라는 곳이다. 그곳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종착력이다. 하지만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믿는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온전한 믿음의 사람만이 갈 수 있는 곳이다.

 (자칭인지 자타공인인지 모르겠지만) 저자 랜디 알콘은 천국의 성경적 연구에 관한 한 가장 권위자라고 한다. 그런 만큼 그 어떤 이보다 천국에 관하여 가장 명확하면서 구체적으로 그리고 확신있게 정의한다. 천국에 대하여 다른 이들은 자신의 영적 체험을 통해 설명한다. 환상적이고, 신비적인 그림(picture가 아니라 description, 묘사를 뜻한다.)을 통하여 천국을 이야기 한다. 그래서 최면에 빠지듯 동경하게 만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모호성으로 인해 반신반의하게 만든다. 
 이에 반해 랜디 알콘은 이 책을 통해 천국에 대하여 분명하게 이야기 한다. 환상적인 묘사로 모호하게 표현하여 사람을 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단어로 구체적인 설명을 한다. 자신의 생각과 분석에 강한 확신을 갖는다. 반면 확신하지 못하는 부분에서는 자신을 보호하려는 듯 애매한 입장을 취한다. 가정과 추측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억측스러운 부분이 상당히 눈에 띄어 그만 읽을까 계속 망설였다. 천국의 성경적 연구 권위자라면서 성경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천국에 대한 개념을 (성경적이라고는 말하지만) 자기 기준에서 정립한 부분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물론 그는 나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전문가이기에 더 잘 알고, 정확하겠지만 전문가라고 항상 참인 것은 아니기에 내 생각과는 상충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상당히 인내하며 읽었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나도 무척 그리는 천국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부분을 통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리고 바라게 되었다. 전에는 막연하게 '가야지'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가서 무엇을 할지 - 원하는대로 다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 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등 내 본향을 더 가깝게 내 곁으로 끌어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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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미로
아리아나 프랭클린 지음, 김양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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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판 CSI!'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미국 드라마 'CSI(Crime Scene Investigation)'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인 평가로 그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 말이 가장 적당하지 않나 싶다.
 
 의사이자, 해부학에 능하고, 수사술이 뛰어난 아델리아라는 여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책 '죽음의 미로'는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지적 범죄 스릴러이다.



 때는 헨리 2세가 잉글랜드를 통치하던 12세기 초. 이야기는 잉글랜드 옥스퍼드에 있는 한 여인숙의 지하 저장고에서 시작된다.
 두 명의 남자와 한 명의 남자. 서로를 알아볼 수 없는 그들은 은밀한 거래를 한다. 그것은 암살을 부탁하는 것이다. 과연 누가 누구를 암살하려는 것일까?

 여 주인공 아델리아는 어느 날 불쑥 잉글랜드 세인트알반스의 주교인 로울리의 방문을 맞는다. 그의 방문 목적은 헨리 2세의 정부인 로지먼드의 죽음을 수사하라는 지시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 아델리아는 그녀에 대한 헨리 2세의 만족스럽지 않은 대접과 로울리 주교와의 묘한 관계로 인해 달가워 하지 않는다. 어쨌든 그들은 몇몇 일행과 함께 수사를 위해 길을 떠난다.



 이 책은 중세를 배경으로 한 역사 스릴물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매우 관심이 갔다. 게다가 내가 참으로 즐기는 스릴러인데 어찌 아니 볼 수 있으랴!

 위의 두 가지 이유로 인해 매우 집중하여 읽었다. 거기에 나의 관심을 더욱 자극시키는 게 한 가지 더 있었으니 그것은 시대적 배경이었다!

 헨리 2세의 이야기는 국내소설 퇴마록 - 세계편 2권 - 에서 처음으로 접했고, 대학교에서 영국 문학과 문화에 대한 강의를 통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영국 왕들 가운데 가장 관심이 있는 두 왕 - 헨리 2세와 엘리자베스 1세 - 중 한 명이 등장하니, 그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너무나 기뻤고,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중에 내가 알고 있는 사실들이 간간히 언급되니 앞으로의 내용을 추측하고, 되새기는 재미가 매우 쏠쏠 했다. 하지만 그러한 나의 재미를 크게 반감시키는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었다.

 스릴러의 묘미는 긴장감과 긴박함인데 500여 페이지라는 너무나 방대한 분량 탓이었을까? 이 책에서는 그것들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리고 계속되는 죽음, 그것이 하나로 이어지는 모습이 너무나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게다가 스릴러의 가장 큰 묘미는 허를 찌르는 반전 - 물론 요즘에는 반전이 너무 흔해서 왠만한 것은 쉽게 예상되고, 진부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 인데 후반부에서 베일이 너무 허탈하게 벗겨지고, 이야가 예상했던 것보다 맥 없이 풀려버렸다. 정확히 말하면 - 투정이긴 하지만 - 예상했던 방식으로 이야기가 풀리지 않았다.
 
 이야기는 크게 봤을 때 두 장소 - 고드스토 대수녀원과 웜홀드 탑 - 만을 배경으로 진행 된다. 이야기가 좁은 장소 혹은 한정된 장소에 집중되면 답답함을 주지만 그만큼 불안감과 긴박함 그리고 긴장감을 더욱 유발시킨다. - 물론 그것은 작가가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지만 말이다. - 그러나 그것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을 뿐더러 이야기의 속도가 너무나 떨어졌다.
 
 이야기의 속도가 떨어졌던 이유는 각 사건의 발생, 그것의 수사 과정이 불필요하게 길었던 탓이다. 긴 사건 수사 과정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수사과정을 좀 더 세밀하게 묘사하고, 그것에 전문적이지 못한 독자들을 위해 궁금증을 유발하여 풀어주어야 하는데 그것이 부족했다.
 그리고 사건들의 발생 원인이 훤히 보인다는 점, 그것이 하나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 너무나 쉽게 예상되었다. 덕분에 - 원래 소설이라는 게 작위적인 것이지만 보통은 이야기의 작위성이 느껴지지 않는데 - 작위적인 느낌이 들었다.

 가장 기대했던 것은 주인공의 직업이었다! 주인공인 아델리아의 직업 - 공식적인 직업은 아니지만 - 은 의사이자, 법의학 수사관이다. 개인적으로 그것을 어떻게 드러낼까 기대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만큼 흥미롭게 드러내지 못해서 매우 아쉽게 느껴졌다. - 바로 위에서 살짝 언급 했듯이 - 사건의 수사과정과 시신을 대하는 모습을 좀 더 디테일하게 그렸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시대적 배경을 고려 했을 때)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과 (역시 시대를 생각 했을 때) 그녀의 직업이 매우 전문적이라는 사실이 매우 신선하고 흥미롭게 느껴졌다.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정말 관심을 갖고 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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