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MBTI가 같네요! ㅣ MBTI 테마소설집 3
김홍 외 지음 / 읻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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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의 마지막 책이다. 5편이 실려 있고 나는 mbti라는 소재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읽었다. 읽는 나로서 아무렇지 않았다는 것은 작가 쪽이든 독자 쪽이든 놓친 게 있을 수 있다는 말이 아닐까 싶지만, 이 고민은 내 것이 아니라 금방 잊는다. 

앞의 네 편에 상당히 좋은 인상을 얻었다. 작가의 이름을 잘 기억하면 좋을 텐데(다음에 검색을 할 것을 대비해 이름을 남겨 놓자-김홍 위수정 이주란 최미래). 소설은 기본적으로 인물을 창조하는 일이고, 이 인물로 하여금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을 보여 주도록 하는 것이니, 내가 소설에 빠져 드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누군가를 만나고 이 누군가와 잠깐 함께 살아 보는 일, 안전하게, 간접적으로. 5편 중에 4편의 소설에서 흥미를 느끼며 살아 볼 수 있었다니 퍽 마음에 든다.  

MBTI의 유형에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더하고 덜하고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이쪽 저쪽의 성향을 갖고 있는 것일 텐데 이를 굳이 나누어 이해의 조건으로 삼겠다니. 우선은 수월하고 편리하겠지만 그 때문에 도로 오해가 생길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E라더니 이런다고? T라면서 그러면 안 되지... 등등. 늘 하는 말이지만 나도 나를 모르겠는데 남의 성향을 어떻게 그렇게 바로 알아볼 수 있겠느냐고. 

소설을 읽으면서 mbti라는 소재를 활용했다는 전제에 영향을 받지 않은 것도 나의 모자란 기억력 덕분이라고 해야겠다. mbti를 떠올릴 새가 없이 내용에 인물에 사건에 집중했는데 그 자체로 충분했던 것이다. 그냥 이런 사람, 이런 성격, 이런 행동, 이런 결과,... 무리로 묶어 버리고 싶지 않았다. 내가 가진 생각 중 하나, 사람은 다 다르다라는 것.

mbti에 대해 더 알게 된 바는 없고, 소중한 작가를 더 알게 되어 만족스럽다.  (y에서 옮김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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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인생 한입 46
라즈웰 호소키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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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출간되어 나온 순서대로 읽다가 최근에 나온 것으로 사 본 두 번째 권이다. 내 기억력이 남다르게 무딘 탓일 수도 있고 작가가 구성에 굳이 변화를 두지 않으려고 한 것일 수도 있는데 달라진 게 없어 보여 나로서는 좋다. 마음 편하게 본다. 누구는 마음 편하게 술을 마실 테지만.


한 가지 대상에 깊이 빠지면서 찬탄하다 보면 그로 인해 열리는 세계가 있다. 이 작가나 이 만화의 경우 대상이 술이다. 그것도 일본에서의 술. 일본의 음식 재료로 만들어진 안주와 일본에서 생산하는 술을 중심으로 펼쳐 놓는 이 이야기들은 일본 문화의 한 조각을 차지하고 있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여기면서 읽고 있으니 이것대로 재미가 있다. 


이번 호에서도 특집으로 보이는 에피소드들이 있다. 무제한 음료를 제공하는 바에 가서 마신다거나 사케의 신을 모시는 곳에 가서 술을 마신다는 이야기들. 내게 자극을 주는 바는 없지만 어떤 술꾼들에게는 분명히 부러워할 만한 소재들이다. 


앞서 읽은 만화에서부터 등장해 온 이와마 옆의 두 여성. 내내 맹맹하게 술만 같이 마시는 듯하더니 이번 호에 이르러서야 뭔가 이어질 만한 끈이 생기나 어쩌나 싶게 드러난다. 그것도 아주 살짝. 오래오래 술을 마시는 이야기를 이어 가려면 주인공의 사랑도 결혼도 쉽게 결정해서는 안 될 모양이다. (y에서 옮김202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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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스낵 ㅣ 웅진 우리그림책 55
백유연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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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고라니가 만들어서 동물 친구들과 나눠 먹는 낙엽 스낵. 부럽지 않도록 나도 스낵을 먹는다, 비록 혼자지만. 그래, 스낵은 함께 먹는 게 더 맛있지. 맛도 소리도 양도 혼자보다는 함께에 어울리는 과자가 스낵이라고.  


낙엽을 모아 스낵으로 차려 놓은 그림이 참 예쁘다. 아기 고라니의 마음도 예쁜 스낵만큼 다정할 것이다. 혼자서만 먹겠다는 것도 아니고, 동물 친구들도 챙겨 주며 같이 먹고. 이런 다정한 마음은 몇 살 때까지 살아 있는 것일까? 몇 살 때부터 잃게 되는 것일까? 어떤 부모는 아이에게 이런 마음을 키워 주고 어떤 부모는 아이로부터 이런 마음을 앗아가는 것일까? 나는 어떻게 자라서 지금까지 살아왔을까? 예쁜 그림책을 만날 때마다 빠짐없이 묻게 된다. 답이 무엇이든 그저 한탄을 하면서.


예쁜 그림책에 실려 있는 그림들을 좋아하는 내가 마음에 든다. 유명하다는 그림도 비싸다는 그림도 귀하다는 그림도 내게는 그림책 속의 그림들만큼 가깝지 않다. 계속 만나러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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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인생 한입 45
라즈웰 호소키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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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안주를 삼는 시대는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시절이나 환경을 탓하는 마음이 없는 상황을 꿈꾸는 게 아주 어렵다. 자연인은 그래서 행복할까, 혹은 평안할까, 그것도 아니면 살 만할까? 살고 싶어서 사는 게 아니라 마지못해 살아 있는 것일까? 내가 그렸던 어른의 삶이 아닌 모습인데.

이번 호의 내용 중에 특별히 돋보이는 건 없다. 이젠 이게 더없이 좋은 모습이라는 것을 안다. 늘 옆에 있으면서 늘 스치고 있으면서 무엇이었는지 기억에 남지는 않는데도 늘 충분하다는 느낌. 먹는 일이든 노는 일이든 사람이든 날씨든. 공기처럼 물처럼 하늘처럼 땅처럼. 술 한 잔에 삶이 부드러워지는 순간처럼.

오사카 타코야키를 찾아 다닌다는 에피소드가 셋으로 나뉘어져 실려 있다. 타코야키 하나만으로도 취재가 되고 소재가 되어 그림으로 살아난다. 어째 나는 점점 더 속좁은 인간이 되어 가고 있는 것만 같다. (y에서 옮김202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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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마루야마 겐지 지음, 고재운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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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계기로 이 책을 고른 것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작가 이름에 기본적인 믿음은 갖고 있었고, 차례에 시골 생활에 대해 경고하는 내용이 그득해서 호기심이 생긴 것은 맞다. 시골에서 산 지 20년이 지났는데 내가 살아 본 시골의 생활과 이 작가가 말하는 시골의 위험한 모습을 비교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해야겠다. 나도 모르고 있었던 시골의 위험함을 더 늦지 않게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조바심도 한몫 했고. 


작가는 제대로 준비를 하지 않고 시골에서 살겠다고 하는 도시인(특히 도시의 직장에서 은퇴한 사람)들에게 꽤나 위협적인 말을 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어지간한 사람들은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쓰윽 사라질 것도 같다. 일본 작가이고 일본의 시골과 도시 상황을 말하는 것일 텐데, 어찌 이리도 우리네 사정과 비슷한 게 많은지 신기하기도 했다. 


시골에서 산다는 것, 그렇지, 낭만적이기만 한 건 결코 아니다. 차례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온 말이 '풍경이 아름답다는 건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였다. 얼마 전 첫눈이 내렸을 때, 우리집은 갇혔다. 각오는 하고 있었는데 예상보다 빨리 눈이 온 것이었다. 시골에서 눈에 갇히면 갇혀 있는 동안 지낼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눈이 내린 앞산 뒷산의 모습이야 더없이 예쁘고 근사하지만, 길이 눈에 덮여 오갈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보면, 하필 이런 때 누가 아프다거나 물, 전기, 가스가 떨어지는 비상 사태가 생기기라도 한다면 시골의 낭만은 원망이 되고 말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 가족은 이런 상황에 불평을 하지는 않는다.


'골치 아픈 이웃도 있다'는 말도 의미 있게 다가왔다. 바꿔 말하면 도시에서 인간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사람은 시골에서도 역시 인간 관계 때문에 힘든 일을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세상 어디에도 좋은 사람들만 사는 곳은 없을 것이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다 있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는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사람이 싫어서 시골로 간다는 생각은, 그러니 위험하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아예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오는 사람처럼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혼자 살 게 아니라면. 적절하게 베풀고 적절하게 친절하고 적절하게 거리를 두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는 게 좀 민망한 태도라고 생각하지만, 여기서 어긋나면 상당히 힘들어질 수 있다. 


'하루가 다 가도 모를 정도로 전념할 것이 있어야 한다'는 말도 중요하게 여겨졌다. 작가가 이 책을 은퇴 후에 시골에서 살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특별히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말은 시골 생활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리라 본다. 은퇴한 모든 사람들이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닐까? 유행하는 취미를 계속 바꿔 가면서 돈을 쓰고 시간을 보내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라고 하는 작가의 말은 유념해야 할 것으로 보았다.   


이외에도 흥미를 일으키는 내용이 많이 있는데, 이 책을 읽어야 할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각자에게 필요한 부분을 골라 시골 생활을 준비하는 데에 이용하면 좋을 듯하다. 예습은 중요하다는 생각을 새삼 해 본다.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는 경험이라면 무턱대고 부딪힐 게 아니라 간접으로라도 연습을 해 보는 게 좋겠다. 그래야 시행착오가 줄어들 테니까. 하물며 은퇴 후 시골 생활은 투자 비용이 너무 크기도 하고 자칫 잘못되었을 때 돌이킬 수 없을 수도 있으니 무조건 신중해야 한다는 게 맞는 말이다.


시골에서 살아볼까 하고 이제 막 생각해 본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 봤으면 좋겠다. (y에서 옮김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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