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 글쓰기 수업 - 논픽션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
잭 하트 지음, 정세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찬가지로 흡인력 있는 이야기는 독자를 다른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독자는 "기사를 읽는 시간 만큼은 나를 둘러싼 어떤 현실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라고 말했다. 작가는 강렬한 사건에 절묘한 장면을 결합하여 독자의 주의를 끌고, 독자가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되어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가상 현실을 그려낸다. 이 기술도 내러티브 논픽션 글쓰기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p.51

 

한 젊은 엄마가 음주 운전자의 차에 치여 죽은 사건이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끔찍한 비극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참혹한 실수였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 곳곳에서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사고 소식이기도 하다. 이 사건은 사회면의 광고 위에 빼곡히 들어가는 1단짜리 단신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사건이 좀처럼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한 기자가 단신이 아닌 서두와 본문, 결말을 갖춘 제대로 된 기사를 써낸다. 그리하여 치밀한 짜임새로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고, 화젯거리 대신 장면을 담고, 정확성을 기하되 진정성이 드러나는 5,000단어에 달하는 이야기가 탄생했다. 이 이야기는 수많은 사람들을 논픽션 스토리텔링에 매료시켰다.

 

이 책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 즉 '내러티브 논픽션'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이러한 글은 매체에 실리는 저널리즘이긴 하지만 육하원칙에 근거해 사실을 전달하는 전통적 기사가 아니라, 구성과 스타일 등 여러 면에서 문학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 대부분의 스토리텔링 기술을 다루는 책들이 저자의 관점에서만 설명하는데 비해, 이 책은 편집자의 관점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특별하다. 저자에 따르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이야기는 비범한 재능에서 나오는 것도, 수십 년 동안 골방에 들어앉아 쓴다고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독자들의 공감과 열광을 이끌어내는 논픽션 스토리텔링의 비법은 무엇일까. 이 책은 어떤 소재를 만나더라도, 거기서 적합한 스토리를 입혀 독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어주는 핵심 비법에 대래 알려준다.

 

 

 

논픽션 작가는 주제를 반드시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 세상은 끊임없이 이런저런 사실을 우리 앞에 던져 놓는다. 논픽션 전문가라면 그런 사실들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다만 일부라도 이해해야 한다. 존 프랭클린은 2001년도 니먼 내러티브 저널리즘 회의에서 이 ‘의미’가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야기의 형체 그리고 그 형체가 말하는 바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작가가 어디서 가져오는 게 아닙니다. 작가가 이야기 안에서 발견하고 뽑아내는 그 무엇이죠.”        p.269

 

퓰리처상 심사위원인 잭 하트는 170년 역사의 일간지 『오레고니언』에서 무려 25년 동안 편집장과 글쓰기 코치로 일했다. 그 과정에서 쌓인 자료와 실제적인 성과를 기반으로 이 책을 썼으며, 최상급 논픽션 작가들과 30여 년간 논픽션 글쓰기를 해오며 배운 점들을 완벽히 정리했다. 무엇보다 실제 이야기들을 마음을 움직이는 편집과 구성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퓰리처상을 수상한 사례들이 여럿 수록되어 있어 흥미로웠다. 안면 기형을 앓는 10대 소년이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여러 차례 성형수술을 감행하기로 결심한 이야기, 한 음악 신동에 대한 연재 기사, 프렌츠프라이가 아시아의 맥도널드 점포에 닿는 과정을 스토리로 만들어 퓰리처상을 수상하게 된 경우까지 평범한 이야기도 논픽션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하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같은 이야기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게다가 그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던 일, 실화라면 그 임팩트는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평범한 소재를 모두가 열광하는 스토리로 바꾸어주는 특급 글쓰기 코칭을 통해서 누구나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바로 실전에 적용해 볼 수 있는 현실적인 팁들이 가득하고, 스토리텔링 기술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으며, 각종 사례들을 통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논픽션 글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픽션 글쓰기를 하는 작가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고, 기자나 글쓰기를 직업으로 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들이 가득하다. 팔리는 이야기를 쓰고 싶은 작가 지망생들에게도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딩 2021-11-24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찾던 책 소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