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ok of Disquiet (Paperback) - 페르난두 페소아『불안의 책』원서
페르난도 페소아, Richard Zenith 지음 / Penguin Classics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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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두 페소아의 이 책은 현재 모두 중역으로 출간되었다. 그럼에도 이 글의 가치는 조금도 퇴색되지 않는다. 모두 복습했다면, 이번에는 페소아 전문가인 제니스의 번역(포어-영어)으로 읽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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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07-19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르투갈의 페르난두 페소아가 정말 유명한 사람이었군요. 잘 몰랐던 사람인데...

에이바 2015-07-19 21:02   좋아요 1 | URL
북 다이제스터님 댓글을 보고 페소아에 대한 페이퍼를 써 봤어요. 참고하시라는 의미에서 짧게요...

북다이제스터 2015-07-19 21:20   좋아요 1 | URL
<영혼의 미술관>이란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예술 작품이 `페르난두 페소아` 였습니다. 그때 첨 알게되어...

에이바 2015-07-19 21:56   좋아요 0 | URL
알랭 드 보통의 책이군요. 검색해보고 왔는데 리처드 세라의 조형물이 페소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07-19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0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마의 일인자 2 - 1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1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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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은 1권보다 더 재밌다. 출간을 기다리며 공부한 내용들이 소설에 등장하는 것이 반가웠고, 콜린 매컬로의 필력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사실 흥분해서 쓰다가 리뷰가 날아갔는데... 콜린이 얼마나 대단하냐면 독자가 모르는 내용도-모른다는 걸 알아채기도 전에- 문장 속에 녹아 든 설명을 통해 깨우치게 한다는 것이다. 내 생각이지만, 1권 안 읽고 2권부터 바로 읽어도 될 정도? 만화책 5권 읽다가 9권 읽어도 이해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할까? 최고다.

 

2권에서는 가이우스 마리우스가 〈로마의 일인자〉로 부상하는 과정을 다루는데 아주 흥미진진하다. 로마의 최대 문제인 농지 개혁으로 이어지는 군제 개혁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로마군은 모두 자영농으로 구성된다. 재산을 소유하고, 그를 지키기 위한 사람들에게 군인이 될 자격과 의무를 준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이들이 전사하거나 파산하여, 귀환하더라도 노예가 되어버려 로마의 중산층이 몰락하고 있었다... 마리우스는 아프리카 원정을 위해 군인이 필요했고, 전통적 방식의 징병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는 최하층민들을 대상으로 〈모병〉을 실시한다. 물론 원로원들의 반발이 심했지만, 남자들이 없는데 어떡하겠는가? (이 대목에서 “안 돼! 안 돼!”를 외치는 의원들의 모습들이 엄청나게 웃긴다.)

 

최하층민들은 의무도 없고, 책임도 없다며 코웃음치는 이들에게 마리우스는 아프리카 원정 성공과 유구르타 왕의 생포로 보답한다. 로마군에 대한 고증도 탁월하고, 설명도 진짜 흥미로운데- 자영농으로 구성된 로마군들은 자신의 노예, 노새, 식량 등을 실은 수레를 가지고 갈 수 있었다. 당연히 행군이 느려진다. 그러나 재산이 없는 최하층민으로 구성된, 마리우스의 노새들(그들이 스스로 지칭하길)은 군장을 지고 행군하니 속도가 빠를 수밖에. 군장 구성물도 혁신적이다.

 

아무튼 아프리카 원정을 통해 영웅이 된 마리우스는 같은 시기, 게르만족과 붙은 로마군의 참패로 유일한 〈구원자〉로 떠오른다. 일찍이 마르타가 예언했듯이- 그에게 전적인 임페리움을 부여하기 위해, 로마 시민들은 법을 고쳐 1) 집정관 연임이 가능하게 하고, 2) 로마에 부재중이라도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가이우스 마리우스는 최초로 부재중에 당선된, 최초 연임 집정관이 된 것이다! 전쟁 중 파트리키와 신진 세력 집정관의 알력 다툼으로 8만 대군을 잃은 상황이었다. 그것도 속주 시민들까지 어거지로 끌어모은 전통 로마군이었다! 3권에서는 마리우스의 두 번째 집정관 임기의 게르만 원정이 펼쳐질 것이다!! 유쾌 상쾌 통쾌!!

 

한편 마리우스의 친우 푸블리우스 루틸리우스 루푸스의 조카딸 아우렐리아가 자세히 소개되는데, 감 잡았다. 왜냐하면 갈리아 원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황제가 아니었으나 로마의 첫 번째 황제로 여겨지는 바로 그 카이사르 엄마기 때문이다. 후후... HBO 드라마 《로마Rome》에서도 드러난, 로마 파트리키 여성들의 삶은 아우렐리아와 리비아 드루사를 통해 그려진다. 1권에서 등장한 클리툼나, 니코폴리스처럼 자유로운 생활을 하는 이도 있고 제한적인 자유를 누리는 여성들도 있지만 리비아 드루사는 말 그대로 집안에 갇힌 애완동물과도 같다. 루푸스에 따르면 의무가 없는 여성들은 책임도 없고, 상식 없는 최하층민 수준이라는 것이다. 나는 분노했지만 어쩌겠는가, 당시에 그랬다는데... 그러나 아우렐리아에게는 구혼자를 선택할 기회, 저택이 아닌 인술라의 삶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졌다. 4권쯤 등장할 카이사르를 위한 배경 설명이라니 진짜... 인술라 그림과 주변 설명에서 한 번 더 놀란 것이, 아- 콜린 매컬로는 진정 로마를 재현했구나 하는 것이었다. 작가의 머릿속이 궁금했다..

 

재무관으로 수직 상승한 술라의 활약도 빠질 수 없다. 송곳니를 숨기고 자세를 낮춘 술라는, 위대한 마리우스의 성실한 재무관으로서의 연기를 성공적으로 해낸다. 술라를 가리켜, 배우라는 표현을 쓴다. 원정을 성공적으로 보좌했지만, 방탕했던 그의 과거는 아직 희석되지 않았다. 귀족으로서, 원로원의 입장을 대변하며 독재를 이끌 술라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는게 포인트다. 마리우스의 경우 하층민으로 이루어진 퇴역군인들을 위한 연금조의 토지개혁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나중에 그가 몰락하는데 일조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로마 도로의 찬양도 반가웠다. 얼마 전 로버트 해리스의 《폼페이》를 읽고, 로마 수도교에 대해 공부했는데 로마의 기술은 어마무지하다... 이 소설은 캄파니아 지방의 미세눔, 놀라 등지를 배경으로 하는데 《로마의 일인자》에서 지명을 발견하니 즐거워졌다. 아직 폼페이는 속주 도시가 되기 전이다. 이후 집정관이 된 술라가 정복하기 때문이다. 로마의 무식한(?) 도시 건설은 달팽이 애호가 바기엔니우스의 사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리구리아 오지 출신 기병인 바기엔니우스는 말이 풀 뜯는 동안 누워 소풍을 즐기다 〈냄새〉를 맡는다. 살이 통통 오른 아프리카 달팽이 냄새를! 높은 주상절리 현무암 뒤, 가파른 암벽도 그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 달팽이를 위해서라면!! 산악지대 출신인 그는 초인적인 능력으로 암벽을 타고 오르는데, 로마인들은 어떻게 했을까? 계단을 건설한다. (!!!)

 

 

아마 분기별로 이 책을 복습하리라 예감한다...

 

 

 

원로원 여러분! 회의장 양쪽의 가운뎃줄과 뒷줄에 앉은 모든 분들! 우리를 이 위기에서 구해줄 사람은 단 한 명뿐입니다. 바로 가이우스 마리우스입니다! 그의 이름이 귀족의 족보에 적혀있지 않다는 사실이 뭐가 중요합니까? 그가 로마인 중의 로마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뭐가 중요합니까? 로마인 중의 로마인인 퀸투스 세르빌리우스가 우리를 어디로 몰아넣었는지 보십시오! 그가 우리를 어디로 몰아넣었는지 아십니까? 바로 이 똥구덩이 속입니다!  -2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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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5-07-17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2권 읽으셨군요. 뭐 프리리뷰단 중에서 3명 선정헤서 세트 준다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저는 틀린듯. 주문하러 고고.~~~

그런데 아직도 예약주문중

에이바 2015-07-17 17:42   좋아요 1 | URL
기네스님 허리업 허리업 지금 3권 보는데 마리우스 넘 멋있어요.. 이 멋진 인물의 말년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려서..

CREBBP 2015-07-17 17:46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예스에서 응모했는데 3명 준다는 거에 혹시 걸릴까해서 기다렸는데 발표도 개인적으로 했는지 소식도 없고 상품은 아직도 예약주문 상태고.. 미치겠네요 ㅋㅋ

에이바 2015-07-17 17:48   좋아요 0 | URL
출판사에서 연락 안왔나요? 기네스님 받으실 것 같았는데요

CREBBP 2015-07-17 17:51   좋아요 0 | URL
그 전에 뭐 상픔 바꼈다고 메일 왔었는데 제대로 읽지도 않고 설레발쳐 상품 고르는 건줄 알고 잘못 메일 보내고... 미운털박혔나봐요. 그 분야에 워낙 전문가 빰 치는 수준의 독자들이 많아서.. 포인트도 많은데 그냥 지르죠 뭐. 근데 20일 출간... 쩝

에이바 2015-07-17 17:56   좋아요 1 | URL
포인트 부자 기네스님ㅎㅎ 세트라서 예약인가요? 원정단은 1권이랑 가이드북 받잖아요. 조금 기다리시다 아니다 싶으시면 2,3권만 지르세요! 예스 응모하신 분이 많아서 연락이 늦어지는 건 아닌지.. 이 책 보면 볼수록 팔 거 많아요 아주 노다지입니다 지금은 빠르게 로마 가도 같은걸 눈으로만 보고 넘어가는 중인데 복습하면서 파고 또 파고.. 제 운명은 운명할 것 같은 예감이.. 위키 다 믿는 건 아니지만 어찌나 정리가 잘 돼 있던지 참 놀라워요

스윗듀 2015-07-1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빠르십니다ㅎㅎ 저도 우수리뷰어 3명엔 못들어서 주문해야하는데 이번달 구매금액이...OTL

에이바 2015-07-17 17:44   좋아요 0 | URL
저도 행복 속에 비명 지르는중이에요. 책만 보면 되는데 파고드는게 문제인듯..ㅠㅠ

CREBBP 2015-07-17 22: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학교에서 과제가 주어지면 위키에다가 주제를 입력하고 엉터리방터리로 내용을 입력해 놓으래요. 하루 만에 싸악 말끔하게 전문가 수준의 내용이 편집되어 올라올꺼라고.. 또 빅뱅이론에서인가 쉘던 말고 멤버 중 하나가 심심하면 위키 들어가서 망치는 게 취미라 하잖아요. 엊그제 읽은 정리하는 뇌에서 본 얘기인데 미국에서인가 영국에서인가 한 예술 협회에서 대규모로 돈을 들여 엄청 사람을 사서 그 방면의 모든 표제어들을 다 검토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했대요. 그런데 저자 말이 그러면 뭘하느냐는 거죠. 누구든 맘만 먹으면 들어가서 망칠 수 있는 시스템이 위키인데.. 그럼에도 위키는 자정 능력의 거의 끝판왕을 보여두는 거 같아요. 중고딩들이 판치는 인터넷에서 그러한 일들이 가능한 영미권의 문화가 이럴 땐 부럽기도 하구 말이죠.

CREBBP 2015-07-17 22:04   좋아요 0 | URL
(저 위에서 이어지는 답글)

에이바 2015-07-17 22:59   좋아요 1 | URL
저도 그 얘기 들어본 것 같아요 위키작성자들은 자기가 쓴 페이지를 모니터링 하나봐요 좋은 현상이지요ㅎㅎ 어떻게 보면 이거야말로 열정페이?!! 그러고보니 영문위키 모 페이지를 놓고 사이버 배틀이 벌어졌던 게 떠오르네요 -추가: 찾아봤는데 모르겠어요 미국인지 영국 인물 관련한 위키였는데.. 그래도 결론은 위키가 있어 고맙다는 거죠ㅎㅎ 언어공부도 되고요

AgalmA 2015-07-18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로 쓰신 후 작성 좀ㅎ...벌써 몇 번째 날아가신 겁니까...에이바님 필력 아는데 아깝네요

에이바 2015-07-19 10:58   좋아요 1 | URL
흥분해서 북플로 쓰다가요.. ㅋㅋ 아갈마님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어요. 좋은 건 얼른 받아들여야지! 하고 목표는 한글파일 2페이지 이내로 잡고 1페이지를 안 넘기려고 하는데 잘 안 되네요. 그래서 리뷰는 감상 위주로 쓰고 페이퍼로 한 번 더 정리해야겠다 했지요. 욕심만 많아요ㅎㅎ 글쓰기는 잘 안되고..

AgalmA 2015-07-19 13:14   좋아요 1 | URL
어떤 방식이든 에이바님이 끌리는 방향으로 가다보면 본인만의 방식이 잡히는 거겠죠~중요한 것은 날리지는 마시라는ㅎㅎ;;;;;
 
베르톨트 브레히트 시선 : 마리 A.의 기억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4
베르톨트 브레히트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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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으며 소리내서 말했다. 와.. 좋은데? 충격이었다. 너무 좋아서. 다량의 카페인을 섭취했을 때처럼 눈이 뜨였다. 약자에 대한 연민을 가슴에 품고 `숨소리를 내어` 그대 존재를 증거한다면.. 〈극작가이기 이전에 위대한 시인〉이었던 브레히트를 만나고 싶다면 읽어야 할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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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7-16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이바님 뽐뿌질에 넘어갑니다. 읽고 싶어요 꾸욱~~~^^*

에이바 2015-07-16 16:23   좋아요 0 | URL
진짜로, 완전 좋아요. 리얼리즘에 서정미!

수이 2015-07-16 15: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응 마찬가지 심정_ :)

에이바 2015-07-16 16:24   좋아요 0 | URL
야나님 찌찌뽕!! ㅎㅎ

다락방 2015-07-16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진짜 강력한 뽐뿌질이네요! >.<

에이바 2015-07-16 16:25   좋아요 0 | URL
지금 대머리 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진 듯.. 저 금사빠 할래요!!

CREBBP 2015-07-16 1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저도 궁금해요. 카트로 고고

에이바 2015-07-16 20:59   좋아요 0 | URL
시인데 소설 같아요. 현실에 듬뿍 적신..
 
아틸라 요제프 시선 : 일곱 번째 사람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 3
아틸라 요제프 지음, 공진호 옮김, 심보선 서문 / 아티초크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들만 내 시를 읽어야 한다

나를 잘 알고 사랑하는 당신들만
내 시를 읽어야 한다.
당신들은 허무를 항해하면서
예언할 수 있으니까, 선지자처럼.

미래를, 이제 당신들 꿈의 침묵은
인간의 형체를 갖추게 되었고
가슴속에는 이따금 호랑이와
온순한 사슴이 나타나니까.

[119]

 


공포의 대명사였던 훈족의 아틸라(Attila the Hun)과 같은 이름. 양부모에게 스티브라는 이름을 받았지만 시인의 영혼을 가진 아이는 진짜 이름을 소중히 간직했다. 요제프 아틸라. 그의 이름은 요제프 아틸라다. (헝가리에서는 성을 이름 앞에 쓴다.)

시인 탄생 100주년인 2005년, 유네스코는 그 해를 〈아틸라 요제프의 해〉로 정했다. 같은 해 4월 11일, 헝가리의 시 축제에서는 밤을 새워 시인의 탄생을 축하하고 끊임없이 시를 낭송하였다.

헝가리라는 나라보다 더 낯선 이름. 요제프 아틸라는 평생을 가난과 싸웠다. 이불을 젖혀도 가난이 웅크리고 있는 침대, 헐벗은 손과 발. 그의 가난은 시에도 켜켜이 배어 있다. 가난의 친구는 외로움이다. 살아남기 위한 그의 투쟁은 〈자기소개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일곱 번째 사람〉은 존 버거의 책에서 〈제7의 인간〉으로 소개되었다. 번역노트에 따르면 영역본의 역자는 같으나 개고를 거듭하여, 첫 행부터 다르다 한다. 찾아본 바에 따르면, 아틸라의 시는 운율감이 살아있다고 한다. (헝가리어의) 동일모음이 반복되어 만들어내는 운율은 마치 시간을 삼켜버리는 부드러운 파도와 같아 번역하기 어렵다고..(*) 아티초크의 번역가는 원어를 여러번 낭송하여 그 느낌을 살리려 노력했다는데, 언젠가 헝가리어를 배우면 시인의 숨결을 더 가까이 느껴볼 수 있을런지.

 

긴즈버그가 사랑한 시인. 유럽의 비평가들이 주목한 시인. 시집의 표지를 장식한 고흐의 인생과도 통하는 바 있는, 헝가리의 정신. 그 비극적 생애를 껴안고 싶다면..


 

(*) 참고 사이트: http://www.espritsnomades.com/sitelitterature/jozsefattila/attilajozsef.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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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7-16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자에게 감히 명령하는 어조가 있는 시, 참 마음에 들어요. 자신의 시를 읽는 독자들을 향해 ‘위선적인 독자’라고 대들던 보들레르가 생각이 납니다.

에이바 2015-07-16 21:15   좋아요 0 | URL
사실 이 시는 가장 마지막에 실렸어요. 선집이기도 하고.. 시인은 줄곧 `인간`에 대해 얘기하거든요. 저에겐 명령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바람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불역을 보니 내가 원하는 독자란, 이런 느낌이더군요.

하나 2015-07-16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시집에서 ˝나도 당신처럼 지친 한 사람˝이라는 구절이 오래 마음에 남더라구요. ^^

에이바 2015-07-16 21:16   좋아요 1 | URL
하나님도 읽으셨군요! 요제프의 시는 그토록 힘겨움을 노래하면서도 위로를 주는 것 같아요.^^

CREBBP 2015-07-16 1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헝가리가 그 대륙 한가운에서 독특하게 성을 앞에 썼다는 게 신기하네요.

가난과 대립되는 부 자체가 시적 영감이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물론 부자면 부자 나름의 시선이 향한 곳이 있겠지만 말이죠

에이바 2015-07-16 21:21   좋아요 0 | URL
사실 헝가리 문화는 아시아에 많이 기대고 있어요. 마자르족이 조상이기도 하고 헝가리어도 우랄계이고요. 기억나는 건 이 정도인데요. 그러고보니 부 자체를 예찬하는 건 별로 못봤네요. 하지만 부에서 태동한 시각은 분명 있지요. 기네스님 말씀처럼요. 부르주아적 시각같은..
 

드디어 하퍼 리의 《파수꾼》이 출간되었다. 《앵무새 죽이기》가 나온지 55년 만이다.

 

작년이었던가? 원고가 발견되어, 요양원에 있는 작가의 의도와 달리 에이전트가 마음대로 출간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봤다. 리 여사는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고 한다. 하퍼 리는 변호사와 친구들의 조언을 듣고, 사실상 첫 작품(앵무새 죽이기》보다 먼저 쓰임)을 출간하기로 마음 먹는다.

 

앵무새 죽이기》가 1930년대의 미국 남부의 소도시, 메이콤을 배경으로 한다면 《파수꾼Go set a watchman》은 20년이 흐른 1950년의 메이콤에서 진행된다. 진 루이즈(스카웃)은 어른이 되었고, 아빠 애티커스는 몸이 많이 안 좋다.(아스피린 70알을 먹는다고...) 이 얘기를 어떻게 아냐면, 7월 10일 가디언 지에 1장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파수꾼》 미국 표지)

 

 

 

가디언 관련 기사: http://www.theguardian.com/books/2015/jul/10/listen-to-reese-witherspoon-reading-the-first-chapter-of-harper-lees-go-set-a-watchman

 

움직이는 화면, 리즈 위더스푼이 읽는 《파수꾼》 1장: http://www.theguardian.com/books/ng-interactive/2015/jul/10/go-set-a-watchman-read-the-first-chapter

 

 

스탠포드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배우 리즈 위더스푼이 1장을 읽는다. 오디오 버전을 빼고 글만 읽을 수도 있다. 1장을 보니, 진 루이즈는 정말 숙녀가 되었더라... 슬픈 이야기도 있는데 미리니름은 자제하겠다 ㅠㅠ

 

 

 

사실 《파수꾼》이 쓰인 1950년대는 흑인 운동이 일어나던 시기였다. 지난 오스틴 페이퍼(http://blog.aladin.co.kr/769383179/7521830) 에서 소개한 로자 팍스가 상징적 인물이기도 한데, 앵무새 죽이기》의 연보를 보면 하퍼 리가 일련의 사건들로부터 영향을 받았음을 암시한다.

 

 

 (로자 팍스. 뒤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로자 팍스는 1955년, 앨라배마에서 일어난 버스 사건의 주인공이다. 당시 미국 남부에는 인종차별이 횡행했는데, 버스에서도 앉는 구역이 지정되어 있었다. 당시 로자는 흑인 구역에 앉아 있었는데 버스 기사는-백인 구역의 자리가 다 찼다는 이유로- 백인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할 것을 요구했다. 로자는 거부한다. 로자의 행동은 인종 차별과 인권 운동의 상징, 세계적인 아이콘이 된다.

 

이러한 시기를 살았던 젊은 하퍼 리는 현실을 소설 속에 옮긴 것이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미국의 인종차별, 세계의 네오나치들과 더불어 사람들의 인식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파수꾼》 한국 표지)

 

한국에서는 열린책들에서 출간된다. 번역가 공진호는 《소리와 분노》, 《번역 예찬》,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등을 통해 검증된 실력가. 앵무새 죽이기》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하퍼 리의 소설은 구성이 탄탄하고 버릴 장면이 없다. 상상도 못했던, 《파수꾼》 출간 비화처럼 이번 작품도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감동적인 파도를 일으키기를 기대한다..

 

 

 

출간이벤트: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50714_watch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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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7-14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신작을 읽으려면 [앵무새 죽이기]를 다시 읽어보는 게 좋겠네요. 그래야 뭔가 더 내용이 쏙쏙 들어올 것 같아요...

에이바 2015-07-14 19:52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요? 저도 다시 읽으면서 가슴이 벅차더군요.. 열린책들 판형이 작다보니 예전 한겨레판이랑 다른 맛이 있어요 물론 번역 퀄은 비교도 안됩니다만..

cyrus 2015-07-14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예출판사 번역본 구판과 열린책들 번역본, 두 권 모두 역자가 동일한데 혹시 번역의 차이가 있나요?

에이바 2015-07-14 21:49   좋아요 1 | URL
김욱동 선생님의 번역후기를 보면 거의 새로 번역했다고 합니다. 스카웃의 나레이션은 경어체로, 흑인들의 사투리는 표준어로, 도량형등은 한국에 맞게 그리고 법정 용어도 신경써서 고쳤다는군요.

cyrus 2015-07-14 21:51   좋아요 1 | URL
답변 감사합니다. 개정판을 안 살 수가 없군요. ^^

보슬비 2015-07-16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파수꾼`이 속편이 아닌 `앵무새 죽이기` 초고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다지 관심이 없었어요.
아마도 끝까지 안 읽을것 같아요.^^

에이바 2015-07-16 22:40   좋아요 0 | URL
저도 초고란 얘기는 들었는데 20년 후의 이야기니 속편으로 방향을 잡고 수정했으리라 생각했어요. 기사 뉘앙스도 그랬고요.. 가디언지에서 공개한 1장도 좀 띄엄띄엄 봤는데 진 루이즈(스카웃)가 아빠를 지칭할 때 애티커스,라고 이름을 부르더군요. 이상하다곤 생각했는데 아빠한테 거리감을 주는 장치라 생각하고 넘겼지요. 책 나오면 보려고 1장을 다 보진 않았는데요. (출판과정) 논란이 일다 보니 고민됩니다. 책을 읽을지 묵혀둘지요.. (추가) 아마 읽을 것 같아요 읽고 생각해봐야죠 지금으로선 좀 미루고 싶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