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 - 대한민국 세대분석 보고서
김용섭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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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프랑스 가수 장 자크 골드만의 뮤직비디오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세대간의 갈등을 녹여낸 가사가 인상적이었는데요. 젊은이들의 게으름을 비난하기도 했지만, 너의 젊음이 부럽다고 하는 기성세대에게 청년들은 미래가 없는 유토피아라고 맞서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N포세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세대간의 갈등이 없었던 시대가 있었을까? 이런 반문을 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그 갈등의 양상이 보다 노골적이라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궁금했던 책이 바로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트렌드 분석가이자 경영전략 컨설턴트 김용섭인데요. 이전에 트렌드에 관련된 정보를 챙겨 볼 때, ‘라이프 트렌드시리즈 역시 유용하게 읽었었는데, 그 책의 저자이기도 해서 더욱 믿음이 가기도 하고요.

 현대 한국사회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세대 ‘Big 4’가 있습니다. 요즘 어른들을 구성하는 베이비붐세대와 X세대, 그리고 요즘 애들을 구성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인데요. 저는 X세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때 우리가 받았던 시선을 이제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보내고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너무 뻔한 표현이겠지만… ‘요즘 애들이란이런 것이죠.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어떤 세대가 존재해도, 그들 역시 나이가 들고 변화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X세대의 또 다른 이름은 영포티, 베이비붐 세대의 또 다른 이름은 영식스티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모두가 다 그렇게 트렌트에 민감하게 살아가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전에 우리가 알던 40, 60대의 삶을 살아가는 것 역시 어려워졌고, 새로운 세대와 어우러져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익숙한 세대보다는 Z세대에 대한 이야기들에 더욱 흥미가 갔는데요. 그들의 부모는 X세대로 구분되었던 지금은 영포티로 진화하고 있는 세대이거든요. 신선한 조합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시기라는 생각도 들고요. 2000년에서 2009년생인 Z세대들은 아직 청소년이지만, 높은 소득과 구매력을 갖추고 있는 X세대의 경제력을 쉐어링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소셜미디어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미국에서 십대의 총기난사 사건이 여러 차례 벌어지면서,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음의 피해자는 자신일 수도 있다며 미국총기협회의 후원을 받는 정치인에게 압력을 행사했는데요. 이들의 캠페인은 결국 대기업들이 미국총기협회에 제공하던 혜택까지 중단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SNS의 영향력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세대의 등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우리나라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세대들의 특징을 살펴보고, 또 그들이 변화하는 방식, 그리고 서로 다른 세대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방법 같은 것을 살펴보는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요즘 어른으로서 요즘 애들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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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선 뇌
케빈 데이비스 지음, 이로운 옮김 / 실레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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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과학과 법죄형법정주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법정에 선 뇌> 범죄 전문 저널리스트 케빈 데이비스는 와인스타인 사건을 통하여, 정신이상이 변호의 도구로 사용되는 여러 가지 케이스를 짚어보게 되는데요. 와인스타인 사건이 주요한 이유는 PET라는 기술을 통하여 허버트 와인스타인의 전두엽손상을 확인하고, 이를 활용하여 일시적인 정신이상으로 인한 범죄이므로 형사책임이 없다는 변론이 인정받은 첫 사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법정에서도 큰 영향력을 갖게 되었는데요. 물론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뇌에 특정한 문제가 있는 경우 이를 정상참작 요인으로 간주한 것은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입니다. 로마 역시 이에 찬성하여, 도리어 정신이상을 일종의 형별로 여기기도 했습니다. 영국과 미국의 역사에서도 이러한 케이스를 찾아볼 수 있기는 하지만, 정신이상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데 성공한 케이스가 바로 와인스타인인 것이죠.

 유사한 여러 사건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는데 정말 저는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층계에서 떨어져서 병원에 갔고, 퇴원을 해도 좋다고 해서 돌아왔지만 이상한 행동을 반복하던 아빠의 끔찍한 범죄의 피해자가 된 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었어요. 너무나 자상하고 그 어떤 폭력행위를 한 적이 없는 아빠의 변화는 오로지 그 사고때문이니까요. 하지만 그 피해자가 가족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단순히 그 사람의 뇌가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 과연 그 판결을 수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소년법개정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죠. 청소년의 뇌는 성인에 비해 그 기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고, 따라서 감정적이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된다고 해요. 이와 비슷한 논리로 보자면 역시나 뇌손상 역시 재판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내 가슴이 머리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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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가방 2019-05-16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이 핵심이네요. 저도 비슷한 마음인..
 
더 마블 맨 - 스탠 리, 상상력의 힘
밥 배철러 지음, 송근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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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에서는 페이즈1부터 페이즈3 22편의 영화를 묶어 인피니티 사가라고 명명하였는데요. 인피니티 사가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어벤져스:엔드게임을 보고 나서 왠지 모를 아쉬움에 사로잡혀 있기도 했어요. 물론 판권, 왠지 어른들의 사정이라고 쓰고 싶은 사유 때문에 합류하지 못한 엑스맨과 판타스틱4 MCU에 합류한다는 말에 조금은 설레기도 하지만 말이죠. 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 사람, 스탠 리는 마블의 아버지이고 이번에 읽은 그의 전기 제목 그대로 <더 마블 맨>입니다.

기계적으로 만화를 만드는 시대, 만화책 부서의 편집자이자 작가 그리고 아트디렉터의 역할을 홀로 해내던 그는 자신에게 질문을 합니다. 과연 창의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희망이 있는지에 대해 말이죠. 그렇게 지쳐가던 스탠 리에게 아내는 당신이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리고 했고, 그렇게 탄생했던 것이 바로 판타스틱 포입니다. 그는 너무나 완벽하고 신처럼 군림하는 슈퍼히어로보다는 인간적인 슈퍼히어로를 만들어냈는데요. 그런 인물에 가장 부합하는 것은 바로 스파이더맨이 아닐까 해요. 그의 전기를 읽으면서 스파이더맨을 떠올리면, 왠지 자신을 많이 투영해낸 슈퍼히어로같기도 하고요. 이후 헐크, 아이언맨, 토르 다양한 매력을 가진 슈퍼히어로를 탄생시키며 미국 만화역사의 큰 획을 그립니다.

 미국의 대공황 시대, 이민자의 아들로 가난을 온 몸으로 겪으며 성장한 그는 자신이 그리는 어른의 모습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85세가 되던 해에 은퇴할 때까지 쉼 없이 일했던 것이 아닐까 해요. 그가 말년에그의 경력을 다시 정의 내려줄 중대한 창조물을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물론 일부 그의 팬들은 실망하기도 했다지만, 저는 도리어 이미 충분히 자신을 증명했던 사람이 끝까지 도전하고 노력했다는 것에 박수를 치고 싶더라고요. 이 책의 저자인 밥 배철러의 “2000년대 초중반에 스탠이 보여준 끈기는 그 성격의 깊이를 보여주었다라는 평처럼 말이죠.

 1970년대 만화 회사들이 만화책보다 캐릭터를 이용한 수익사업에서 더 큰 수입을 얻게 되던 불안한 시절도 있었어요. 누군가는 만화가로서 그는 이제 침체기에 빠졌다고 평가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만화책에 갇혀 있을 생각이 없었다고 하네요. 그가 나아가고자 했던 것은 바로 영화였죠. 자신이 만들어낸 슈퍼히어로를 할리우드로 보내겠다는 꿈은 정말 현실이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을 다시 열광하게 만들었죠. 70대라는 나이가 되어도 자신의 캐릭터를 어떤 신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공격적으로 투자했다니 절로 감탄을 하게 되더군요. 이제는 영화에 카메오로 등장한 스탠 리도 볼 수 없게 되었는데요. 엔드 게임에서 카메오로 등장한 그는 전쟁을 하지 말고 사랑을 하라라고 말해요. 매우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는 자신이 창조한 모든 캐릭터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정말 사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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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 - 다시, 희망에 말 걸게 하는 장영희의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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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분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어요. 우울한 마음으로 잔뜩 끌어안고 장영희의 <그러나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를 읽다 보니, 어느 새 따듯하고 밝은 빛으로 걸어 나온 기분이 들어요. 심지어 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 역시, 제 삶의 조각 퍼즐 중에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제가 들고 있는 이 마음의 조각이 제 삶에 어디에 속하는지 언제 알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되돌아 봤을 때, 될 수 있으면 이 조각을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며 다행스러워하기를 바라게 됩니다.

여러 문학작품이 인용되기도 하고, 작가의 시간이 함께하기도 하는 에세이인데, 사랑과 희망으로 엮은 채로 골라낸 느낌마저 듭니다. 문학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 한 학생이 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대답했다고 하는데요. 그 말을 정말 잘 이해하게 해주네요. ‘희망은 우리가 삶에서 공짜로 누리는 제일 멋진 축복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일까, <노인과 바다>에서 인용한 문구도 기억에 남아요. ‘희망을 갖지 않는 것은 어리석다. 희망을 버리는 것은 죄악이다삶의 모든 순간에 숨어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불행과 위험에 너무나 쉽게 붙잡혀버리고, 쉽게 지치고 좌절해버리는 거 같아요. 지치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되는 것이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이 책을 만나서 참 다행이죠. 사랑이 삶을 살아가게 하는 이유라면, 희망은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이니 말이죠.

저는 자신을 성장시킨다는 표현을 늘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스스로를 키운다는 것은 마음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라는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아무리 능력을 키우고, 자신이 그 일을 감당할 수 있어도, 사람들과의 관계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면 그 능력도 빛을 잃을 수 있거든요. 마음이 크지 않으면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잡지 못할 수도 있고요. 마음을 성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도 사랑이 아닐까 해요.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하거든요. 사실 아직까지는 마음이 벽이 높은 상태라 이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할 것 같지만, 조금 더 마음이 안정되면 다시 이 책과 함께 길을 찾아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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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캣의 내가 운전요정이다
스노우캣(권윤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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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 운전툰이라는 소개가 딱 어울리는 <스노우캣의 내가 운전요정이다> 처음 운전을 시작했을 때의 설렘도 떠오르고, 운전하면서 저도 고민하는 것들이 많아서인지, 공감되는 이야기도 너무나 많고 그러네요. 거기다 유쾌하고 귀여운 스노우캣의 만화가 함께하니 더욱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스노우캣의 운전연수선생님이 하신 말씀 중에 운전하다 보면 실수를 할 수는 있는데 그래도 사람만 안 다치면 돼요.”라는 말 저도 기억해야 할 것 같아요. 저도 운전을 하면서 가끔은 실수도 하고, 작은 사고에 휘말리기도 하지만, 지금껏 아무도 다치게 한 적은 없으니 운전요정이라고 해도 되겠죠? ^^ 타고 다니면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귀염둥이 차, 때로는 작고 비싸 보이지 않고, 지나치게 귀엽기만 해서 도로에서도 부당함을 당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말이죠. 차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 운전을 하며 차가 길이 들어갈수록 점점 더 운전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오롯이 담겨 있어요. 저도 처음 운전을 할 때는 주위의 풍경조차 보지 못했었는데요. 그래서 왠지 전방을 주시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만 같은 그 마음도 너무나 이해가 되죠.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운전면허 시험 때 숄더체크도 본다고 하니 신기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어렵게만 느껴지던 숄더체크도 자연스러워지고, ‘무심한 듯 시크하게차선을 변경하게 되는 날도 결국 오죠.

 저는 다른 사람을 태워주며 스노우캣이 한 말이 참 좋았어요. 차를 갖고 있어서 누릴 수 있는 편리함을 나누어줄 수 있었다라고 하거든요. 가끔은 귀찮다고 생각한 적도 있기 때문에, 그 말이 기억에 남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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