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이메일박스 - 소통형 리더가 되는 잡스의 이메일 커뮤니케이션
마크 밀리안 지음, 권오열 옮김 / 서울문화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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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잡스의 이메일 박스는 매우 흥미로운 제안으로 시작된다. 최대한 확인을 해보고 의심스러운 내용은 제외시켰지만 그들이 스티브잡스에게 받았다고 말하는 이메일이 진짜인지 그 여부를 밝힐 방법은 없다고..

 

"만약 당신에게 아이폰이 없다면, 글쎄요, 그건 아이폰이 없는거죠."
"If you don't have iPhone, well, you don't have an iPhone"

 

2011년 애플의 마켓팅 슬로건이 그의 서문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만약 이 책을 믿지 않으면, 글쎄요,, 읽지 않으면 되는거죠.. 정도랄까? ㅎ 그리고, 난 책에도 인용되어 있는 그의 말.. '평생 이렇게 근사한 제품을 구경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는 것 입니다. 이것이 저를 움직이게 하는 힘입니다' 라는 그의 말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받았던 스티브잡스의 답변도 대부분 사실일꺼라고 생각한다. 그는 꽤 간결한 대답을 한다. 그리고 그는 그 어떤 질문에도 노코멘트라는 답변을 보내지도 않았다고 한다.

하기사 그렇게 많은 시간을 답변을 쓰는데 사용할 수 없었을테니.. 하지만 그가 사용하는 말들을 보면 그가 미래를 우리에게 끌어오기 위해, 그리고 사람들이 애플을 계속 사랑해주길 바라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때로는 그가 보내온 간결한 대답이 다양하게 해석되어 혼란을 야기하고 여러가지 소문이 떠돌아다니게 하는 근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상황을 즐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답변을 읽다보면 그가 얼마나 자신의 제품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했는지 느껴졌다. 특히, 여러 매체에도 등장했던 자신의 머리에 애플로고를 세긴 남자와의 에피소드라던지 직원이 분실한 휴대폰을 돌려받길 원한 스티브잡스가 엄청나게 분노를 하면서도 그걸 본 소감이 어떠냐며.. 물어보았다는 이야기를 보며 그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바로 이런 것이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에서 대해서는 열정적이고 길게 답변하곤 했다. 심지어 여러번의 회신이 거듭되기도 했는데.. 원문과 해석본을 한꺼번에 담고 있는 책이라 그의 말투를 볼수 있는 재미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나 역시 그가 열어놓은 새로운 세계를 한껏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일찍 가지 않았다면 얼마나 세상이 바꼈을지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그가 사랑하고 열광했던 애플사는 아직도 우리 곁에 있다. 어쩌면 그의 직통 이메일 주소가 닫히지 않고, 그렇다고 사람들이 보낸 메일을 반송하지도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받았던 답변.. 침묵을 보내고 있다는 것은.. 그는 떠났지만 애플은 여전히 우리곁을 지키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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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의 여행 - 사진가 14인의 매혹의 세계여행
정진국 지음 / 포토넷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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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들이 떠난 세계여행은 어떤 느낌일까? 이 책에 등장하는 사진작가들은 지금의 우리처럼 아무때나 원하는 걸 찍을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니였다. 무거운 장비가 필요했고 원판작업을 하느라 손끝이 까맣게 변하기도 했고 또 지금과는 다르게 부족한 기계를 보완하는 자신만의 방법들을 찾는 사람들이였다. 그래서 그들이 남긴 사진들은.. 그 사진이 갖고 있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뿐 아니라 그들의 피사체에 느꼈던 사랑이 그대로 녹아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지도 모르겠다.
사진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던 나도 들어본적이 있는 여행사진의 선구자 막심뒤캉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내 예상보다는 사진의 분량이 적고 그들의 인생과 그들의 사진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덕분에 인터넷을 활용하여 사진을 찾아보는 즐거움을 느낄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구글에 그들의 이름을 넣으면 나오는 수많은 사진들속에서 책에서 언급되는 이야기속의 사진을 찾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나 내 마음을 사로잡는 그들의 작품에 빠져들어 책을 잠시 내려두고 사진에 빠져들기도 했다.

막심뒤캉의 오리엔탈 여행에 동반한 인물이 보바리 부인을 쓴 귀스타브 플로베르였다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나에게는 차라리 삽화를 넣어주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던 마담보바리라는 책에서 보여준 극단의 묘사력을 갖은 그가 막상 자신의 사진을 싫어했다는 것도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이 책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한 펠릭수 투르나숑은 거인호 선장으로 파리상공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 지하의 '카다콤브'까지 찾아가기도 한다. 물론 그의 전공은 초상사진이였지만.. 정말 저 높은곳에서.. 저 낮은곳까지.. 모든 공간속에서 자신의 시선을 남긴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광산노동자와 그 자녀를 찍은 프랑수와 콜라르의 사진은 그가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참 인상적이였고, 우월감이나 편견없이 진정으로 중국을 사랑한 존톰슨의 사진들은 마치 한편의 수묵화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한편으로는 전쟁에서 인간의 극단을 체험한 리밀러의 사진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구절에서는 어떤 차이를 느껴야 하는지 몰라 여러번 책장을 다시 넘기기도 했다.
책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폴스트랜드의 월스트리트라는 사진은 컨베이어 벨트로 상징되는 테일러리즘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지금과도 그다지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이유로 찰리채플린과 함께 매카시즘에 희생된 폴스트랜드는 프랑스에서 작품활동을 하게 되는데.. 재미있는 것은 그때 그가 찍은 사진들은 흑백사진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사진보다 다채로운 감정이 살아있다. 어쩌면 자신을 그 곳으로 떠밀려오게 만든 사진.. 월스트리트속의 모습처럼 변해갈 사람들.. 야금야금 사라져갈 모습들을 사진으로나마 남겨두고자 했던 그의 마음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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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 페기 - 미국의 평범한 비서 아프리카의 여왕이 되다
페기린 바텔스.엘리너 허먼 지음, 김미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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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술을 바닥에 뿌렸을때 연기가 났다는 이유로 여왕이 되어야 한다는 전화를 받는다면? ^^* 아마도 장난전화일꺼라고 생각하고 그냥 끊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게 오투암의 왕이 된 여자가 있다. 그녀는 미국, 가나 대사관에서 일하고 있지만 가나의 오투암으로 돌아가면 한부족의 왕으로서 쇠퇴해가는 마을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한다. 왕으로서의 그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나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가나는 그 나라를 이루고 있는 각 부족의 왕을 인정한다. 그들은 문화유산을 지키는 수호자이기도 하고 부족민들의 관계를 중재하고 하나로 모으는 역활을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이 왕이 되었음을 받아들이며 가나대사관 벽에 붙어있는 부족상징물들을 본다. 그 중에 '네아 오베 세 오베디 헤네' 즉 '미래에 왕이 되고자 하는 자는 섬기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라는 말이 그녀의 가슴에 깊이 남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왕 페기는 오투암의 낙후된 시설을 고치고 오투암 부족민들이 기품있게 일하며 가난을 벗어나는 미래를 꿈꾸기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그녀가 오투암에서 부딪쳐야 하는 시간들은 나에게도 꽤 당황스러웠다. 즉위식이라고 할 수 있는 착좌식과 선왕의 장례식.. 그리고 그 걸 하기 위한 왕궁을 수리하는 일까지 그녀의 사비가 들어가고 원로회에서 재무를 담당하는 분은 그저 돈이 없다고만 말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왕이란.. 정말 부자가 아니면 못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할 무렵.. 마을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부정부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아프리카의 빈곤은 부정부패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학자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전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오투암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원로들은 자신의 사익을 위해서 돈을 횡령하고 멋대로 사용해버린다. 그러다보니 마을의 시설은 계속 낙후되고 아아들은 교육을 받기보다는 물을 길어오기 위해 몇시간을 길에서 보내게 되는 것이다. 그녀는 원로들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 노력하고 믿음직한 사람을 섭정으로 하여 개혁을 실시한다. 그 과정에서 보이는 원로들의 행태는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심지어 선왕의 세딸과 썩어문드러진 원로들이 작당을 하고 그녀를 망신주기도 한다. 아마 내가 그녀의 입장이였다면 일단 다 감옥으로 보내버렸을것 같지만.. 그녀는 '아난시와 거북이의 우화'를 마음에 담고, 또 아프리카식으로 고쳐나가는 방법으로 하나하나 개혁해나간다. 그녀의 사촌이 해준 충고이기도 한.. '한번에 하나씩 해나가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을의 공금뿐 아니라 자신이 갖은 동전 한닢까지 오투암을 위해 사용하고자 하는 그녀의 바람에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이어진다. 오투암은 지금은 어떻게까지 변해 있을까? ^^* 도리어 내가 더 기대되기도 하다. 그녀가 처음 왕이 되었을때 선조들이 찾아와 이런 말을 한다.

 

"많은 분들께서 당신을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보살피고 계십니다."

 

처음에는 그분들이 선조일꺼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녀는 그 많은 사람들이 오투암의 주민이기도 하고 또 아프리카의 모든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녀가 부패한 제도를 개형하고 청렴한 관리감독체계를 갖추어 투자자들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많은 오투암의 사람들은 그녀를 지지하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과정이 아프리카에 전역에서도 일어날수 있다고 그녀는 믿고 있기 때문이다. ^^ 그리고 어쩌면.. 우리나라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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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섬 티오 - 제41회 소학관 문학상 수상작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26
이케자와 나츠키 지음, 김혜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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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섬 티오는... 섬이름이 티오가 아닌 것이다. 일본 남쪽의 어느섬.. 그곳에 사는 소년 티오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원제목을 읽으면 명확히 와닿는데.. ㅎ 일본의 조사 'の'의 쓰임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것일까? 어쨋든 일본의 남쪽에 자리잡은 섬이라.. 오키노토리를 남쪽끝으로 보고 있으니.. 오가사와라 제도의 한 섬일까? 아니면 오키노토리를 넘어 저 어느 곳에 있는 섬일까?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읽을수 있는 책이였다. 처음에 나오는 섬의 지도에 섬의 풍경과 이야기를 조금씩 채워넣다보니.. 정말 나도 그 곳을 찾아가 티오를 만나보고 싶은 기분마저 들었다.
뒤에 번역을 하신 분의 후기를 보니 이 섬을 테마로 한 전시회도 했다던데.. 책으로 느낄수 있는 이 섬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전하는데는 무리가 있을듯 하다. 자신이 찍은 사진으로 만든 엽서를 받는 사람은 꼭 그 곳을 찾아오게 하는 마법을 부리는 필씨가 방문한 섬.. 자신의 허락없이 표지판을 설치했다며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장난을 치는 신이 사는 섬.. 새처럼 하늘을 날아가 어디론가 떠나간 소녀가 살던 섬.. 자신의 행운과 행복을 맘껏 나눠주는 남자가 사는 섬.. 옛날옛날 하늘을 받치고 있던 나무가 떠내려온 섬.. 자신이 살아온 나라로 돌아갈수 있는 티켓까지 팔아 머물고 싶어지는 섬.. 아름다운 사랑과 슬픈 기다림이 잠들어 있는 섬..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이를 두고 하늘에서 온 사람과 섬에 사는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섬.. 그런 남쪽 섬을 사진으로 담아낼수 있을까? ^^*
티오가 전해준 이야기중.. 난 에밀리오의 출발이 참 좋았다. 에밀리오는 점점 문명화되고 섬이 주는 풍부한 이야기를 누리며 살아가는 것보다 편리하고 편안한 생활에 만족하는 사람들과 다른 아이였다. 자기손으로 카누를 만들면서도 나무가 자신이 카누가 될 것을 납득하게 해주는 아이니까.. 바다와 산과 산호와 하늘의 신에게 협력을 구하는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보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려는 그 아이가 지혜롭게 느껴졌다. 파도에 밀려온 나무가 하늘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던 그때에 인간은 좀더 겸손했고.. 더 많은 걸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벌써 나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ㅎㅎ 스마트한 시대라고 하지만.. 기계가 스마트해질뿐.. 그 기계를 사용하는 난 점점 더 스마트하지 않은 사람이 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어느새 티오가 사는 섬의 어른들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를 지워가는 사람이 되어가는거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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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소설가 - 오르한 파묵의 하버드대 강연록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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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묵씨, 당신은 이런 것들을 정말로 경함했나요? 라는 질문과 함께 나와 있는 이 목록을 보면서 대충 답을 달 수 있을것 같았다. 이 책은 하버드 대학에서 6차례동안 진행된 강연을 담고 있기 때문에 꽤 명확하게 답을 구할수 있다. 심지어 기억속에서 사라져버렸을때를 위한것인지 찾아보기까지 있기 때문에 '내 이름은 빨강' 속 색깔들이 말을 하기 시작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아 바로 찾아볼수도 있다. 만약, 이 강의록을 읽고 시험을 봐야 한다면 쉽게 답할수 있겠지만 리뷰를 그렇게 쓸수는 없는 것이니.. ^^* 소설과 소설가를 읽으며 난 반대로 내가 소설을 어떻게 읽어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읽어갈것인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설 쓰기란 세상 또는 삶에 우리가 찾을 수 없는 어떤 중심부를 설정하고, 그것을 풍경 속에 - 독자와 상상의 체스 게임을 두면서 - 숨겨 두는 것입니다. 소설 읽기는 같은 작업을 반대로 하는 것입니다. (p.165)


오르한 파묵은 소설을 풍경에 자주 비유한다. 하지만 소설속 세계를 밖에서 그저 관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으로 내가 직접 들어가 등장인물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다. 그래서 눈앞에 나타난 모든 것들에서 작가가 숨겨놓은 장치를.. 그 속에 내재된 의미를 찾고 중심부를 찾아나가며 주인공들의 경험을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과정이기도 하다. 사실 그가 자주 인용하는 안나카레니나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리고 모비딕을 미리 접하지 않았다면 조금은 이해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개념들이 몇가지 있었다. 다행히 미리 읽어본 책들이기에.. 특히, 모비딕을 읽으며 느꼈던 끊임없는 탐색과정이 바로 소설의 중심부를 찾는 과정이였다는 것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난 어떻게 읽어 왔을까? 이 책에서는 두가지 독자를 이야기해준다. '소박한' 독자들 그리고 '성찰적인' 독자' 이 두가지 개념을 이해하려면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걸 떠올리면 된다. 바로 풍경에 빠져든다면 전자이겠지만.. 창문에 있는 얼룩에 신경을 쓴다면 후자인 것이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난 최근에 두가지 입장을 다 경험했다. '피에타'를 읽으며 주인공 강도에 바로 몰입해 그 어떤 중심부도, 암시도 이해하지 못하는 전적으로 '소박한'독자이기도 했고,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 트라비아타'를 읽을땐 불륜이라는 소재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편견을 이겨내지 못하고 소설을 즐기지 못했다. 작가들이 끊임없이 추측하고 계산하여 만들어내는 수천수만개의 순간순간들을 난 왜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소설가의 즐거움도 독자의 즐거움도 망치는 사람이 되었던 것일까? 라는 생각과 어떻게 소설을 읽어야 할까? 라는 생각을 하며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적당히 소박하고 적당히 성찰적인 시선으로.. 그리고 작가가 예비해둔 중심부를 잊지 않고 주인공과 풍경의 맞물림을 즐기며 읽는 사람이 되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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