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미 에비
J .P. 포마레 지음, 이순미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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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불안정한 시기의 청소년, 거기다 기억을 잃고 자신의 이름이 케이트였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는 에비라고 불리는 소녀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 <콜 미 에비> 그녀는 자신의 기억이 보호자를 자청하고 있는 짐이 주입시킨 것인지 아니면 기억이 돌아오고 있는 것인지 그조차 아니면 환상인 것인지 혼란스러운 상황인데요. 자신의 이름조차 바꾸고 뉴질랜드의 작은 바닷가 마을 마케투에서 은신하게 만든, 하지만 그녀는 기억조차 못하는 사건을 중심으로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고 그 기억의 퍼즐조차 너무나 천천히 맞춰지면서 독자마저 더욱 혼란스럽게 합니다. 그녀는 자신을 믿지 못하면서도, 자신이 남겼던 암호 그를 믿지 마에 집착하며, 짐을 끊임없이 의심하는데요. 짐 역시 보호자인지 감시자인지 아니면 감금자인지 알 수 없는 정말 애매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그녀의 의심과 일탈을 증폭시키는데요.

500페이지가 넘어가는 이야기 중에 거의 대부분이 짐과 짐에 의해 에비라고 불리는 케이트에게 초점이 가 있어서인지 심리스릴러라고 하지만 조금은 단조롭게 느껴지는 면도 있어요. 비슷한 이야기의 변주를 계속 읽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녀가 완성한 기억의 퍼즐 역시 전적으로 그녀의 시점이기 때문에 뭔가 제가 궁금했던 이야기들의 퍼즐은 빠진 느낌도 들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기억이라는 것이 갖고 있는 딜레마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어떤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은 그 사람들의 수만큼 각색될 수 있다고 하죠. 성공한 럭비선수로서의 삶 대신 케이트의 아빠가 되었지만 자신이 선택한 길에서 방황했던 아빠,  그녀의 남자친구지만 사랑이라는 이유로 집착하고 범죄에 가까운 행위를 했던 남자친구, 그녀의 절친이지만 작은 오해로 그녀를 외면했던 친구, 그리고 이 모든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 그녀의 보호자도 결국은 에비라고 불리는 소녀의 기억으로 편집된 것이죠. 어쩌면 그녀는 상처받기 싫어서 자신의 기억에 작은 거짓말을 더했을지도 모르고 말이죠? 마치 힌트를 주는 거 같았어요. 과연 그녀를 믿을 수 있니? 라며 말이죠. 그렇게 생각해보니 다시 이 책을 읽고 싶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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