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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과 반려동물의 사생활 ㅣ 에프 그래픽 컬렉션
캐슬린 크럴 지음, 바이올렛 르메이 그림,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20년 8월
평점 :
반려동물과 함께한
시간들,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추억인데요. 떠나간 아이들로
인해 아직 마음의 빚이 큰지라 새로운 반려동물을 들이지는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 저에게도 운명처럼 다시
반려동물이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작가들과 반려동물의 사생활>을 읽으며 내내 행복했어요. <괴물들이 사는 나라>로 너무나 잘 알려져 있는 모리스
센닥은 사람보다 개가 더 편했다고 해요. 그 마음 너무나 알 거 같은데요. 또한 한편의 시로 저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거트루드 스타인, 그녀는
앨리스 토클라스와 함께 바스켓이라는 이름의 하얀색 푸들을 키웠어요.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을 담은 바스켓을
연상시키는 푸들이었다고 해요. 그 푸들이 세상을 떠난 후 바스켓 2세를
키우기도 했는데요. 스타인이 세상을 떠나고 홀로 바스켓과 함께 하다 그마저 떠나보낸 앨리스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이제 앞으로는 그 누구도 내게 의지할 일이 없는 그런 삶이 시작되겠지요.” 전 이 말이 참 아프게 들렸어요. 차마 내뱉지 못한 뒷말이 귓가에
들리는 거 같았죠. “이제 앞으로 그 누구에게도 의지할 일이 없는 그런 삶이 시작되겠지요.”라는…
그리고 고양이와
인연을 이어간 작가들도 많았습니다. 그 중에 마크 트웨인과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있습니다. 마크 트웨인의 삶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힘든 일이 참 많았다고 해요. 사랑하는
두 딸과 아내를 앞세우기도 했던 그는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글을 썼다고 하죠. 그의
소설을 읽으며 웃기도 많이 했던 저로서는 이 표현이 참 안타까웠네요. 하지만 그에게는 유머와 고양이가
삶의 방어막이었다고 하네요. 심지어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이미 우리는 친구라니, 털알러지가 마크 트웨인과의 우정을 막네요. ^^ 또한 강인한 남성의
상징 같은 헤밍웨이는 고양이라면 마음이 한없이 약해졌다고 해요. 정말 많은 고양이를 키웠고, 스노우볼이라는 이름의 다지증 고양이의 후손들은 아직도 헤밍웨이의 생가에서 뛰어놀고 있다고 하니 만나러 가보고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과 반려동물이 함께하는 이야기 너무나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