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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꾸러기 데이빗
데이빗 섀논 지음, 김서정 옮김 / 달리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우연히 5000원짜리 도서상품권이 생겨 무엇을 살까 고민하던 중 인터넷으로 들어와 이리 기웃, 저리 기웃. 우리 아이에게 책을 사 주어야지 하고 생각한 후 가격에 맞는 책을 고른 것이"안돼, 데이빗"이라는 책이었지요.
그렇게 해서 '데이빗 새넌' 이라는작가와 첫 만남을 하게 되었고, 이제는 우리 아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 되었답니다. 이렇게 멋진 작가를 만나 "말썽꾸러기 데이빗"이라는 지금의 책을 구입하게 되었고, 좀 있으면 "학교에 간 데이빗"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에 손가락으로 꼽으면서 기다리고 있답니다. '유치원에 간 데이빗'이 '학교에 간 데이빗'으로 바뀐 것을 모르고 좀 찾아 헤매였답니다.
유치원 시기의 아이들은 정말 말썽꾸러기 입니다. 이 책은 데이빗 자신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아이는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재미있어 하면서 깔깔 거립니다. 자신과 닮은 줄도 모르고 절대로 자기는 데이빗과 닮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무척 닮았는데도 말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그림은 데이빗 새넌이 다섯살 때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만 다섯살일 테니까 그럼 우리 나라 나이로 말하면 일곱살인 거겠지요? 어째든 동그란 얼굴에 머리카락은 비죽비죽, 이빨은 듬성듬성, 장난꾸러기 같은 표정과 울먹일 때의 천진스러운 눈동자가 정말 귀여운 데이빗. 아마 어른이 그렸더라면 이와 같은 표정은 나올 수 없을 것 같아요.
책은 데이빗이 말썽을 부릴 때마다 늘 하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건 내 잘못이 아냐!" 데이빗이 말썽을 부릴 때마다 늘 하는 말이지요. 데이빗이 아니라면 또 누가 그런 짓을 할까요?
그런데 이것을 보고 있으면 마치 우리 아이가 생각 납니다. 책에 나오는 데이빗 정도는 아니지만 늘 엄마를 귀찮게 하고 힘들게 만드는 아이. 하지만 너무나 사랑스럽고 애교가 넘치는 우리 집의 보배입니다. '미운 일곱살'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 달 후면 일곱살이 되는 우리 아이가 요즘은 제게 조금씩 반항(?)을 시도하는 것 같아 조금 걱정입니다.
데이빗의 하루는 늘 놀이로 시작해서 놀이로 끝나는 것 같네요. 데이빗 혼자서 놀다가 사고치는 것이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큰 말썽은 아니지만 아마 아이들을 기드다보면 늘 일어나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걸 정리하는 것은 결국 엄마들의 몫이기 때문에 힘든 것이지요. 정말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작가의 능력이 놀랍습니다. 아마 남자 아이를 기르시는 가정에서는 데이빗의 이야기를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데이빗은 집 안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다가 미끄러지는데, 그만 램프가 놓여진 테이블을 건드려 함께 넘어집니다.
"저절로 굴러간 거야!"말도 안 됩니다. 바로 데이빗의 변명이 시작되지요. 그런데 어떻게 스케이트보드가 저절로 굴러갈 수 있을까요? 또 "안 돼, 데이빗"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는데 여전히 야구를 좋아하는 데이빗은 오늘도 유리창을 깻습니다. "일부러 그런게 아냐!" 맞습니다. 일부러 야구를 하다 유리창을 깨는 아이들은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엄마가 그렇게도 좁은 공간에서 하지 말라고 주의 를 주었는데 데이빗은 여전히 규칙을 무시합니다.
데이빗은 음식을 먹을 때에도 편식이 심한 것 같습니다. 식탁 앞에 앉은 데이빗의 표정이 무척 화난 것 같아요. "이거 꼭 먹어야 해!"라고 말하는 데이빗의 잔뜩 찡그린 표정과 불평어린 말. 계란을 싫어하는 것 같네요. 그런가하면 다음 장면에서는 바지를 입지 않은 채 속옷만 입ㄱ고 당당하게 밖을 나서는 데이빗을 만날 수 있습니다. 데이빗의 천연덕스러운 표정과 함께 왼쪽 귀퉁이에는 얼굴도 보이지 않은 엄마가 급한 걸음으로 빨간 바지를 들고 오는 것을 볼 수 있지요. 그리고 다른 두 명의 아이들이 데이빗을 보며 웃고 있습니다.
"내 숙제 강아지가 먹어버렸어요" 숙제를 먹어버렸다고 두 손을 번쩍 들고 말하는 데이빗을 보고 처음에는 하기 싫어서 그렇게 말한 것 같았는데 창문 밖으로 보이는 강아지가 정말 숙제를 한 종이를 뜯어먹고 있습니다. 변명은 아니었네요. 하지만 이런 상황은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이야기입니다. 우리 아이는 강아지가 숙제를 한 종이를 먹는 그림을 보면서 너무나 재미있게 웃습니다.
학급 사진을 찍을 때에도 데이빗은 앞니를 다 드러내고 "얌전히 있는 거란 말야!"를 외칩니다. 사진을 찍고 있는 표정이 참 재미있어요. 이런 사진이 한 장 있다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볼 때 멋진 추억이 되어 있을 것 같네요.
"배가 너무 고팠거든!" 아마 열심히 공부(?)하고 집으로 온다면 배가 무척 고프겠지요? 하지만 이런 행동은 좀 곤한합니다. 입에 잔뜩 멍멍이 과자를 집어 넣고 먹고 있는 데이빗과 그 옆에서 처량하게 바라보는 강아지의 표정이 무척 대비됩니다.
데이빗은 심지어 꼬양이의 꼬리를 마구 잡아당기면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고양이도 재미있다는데 뭐!"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데이빗. 유리컵이 떨어져 주스가 엎질러졌는데 "저절로 떨어졌어"라는 한 마디 뿐. 급기야 데이빗은 뭐가 불만인지 "난 지금 입에 거품 물었어!"라고 하며 비누를 입에 물고 있습니다. 깜짝 놀라 저를 쳐다보는 우리 아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장난이라고 단단히 주의 를 주었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 아이가 그런 데이빗의 모습이 생각났는지 네모난 작은 종이 상자를 데이빗처럼 입에 물고 "나 지금 입에 상자 물었어!"라고 말을 합니다. 아이에게 그림책이 미치는 영향이 정말 놀랍습니다.
음식을 실컷 먹고 나서 "꺼-억" 트림을 하고 미안한지 곧바로 "미안"이라고 말하는 귀여운 데이빗. 케이크에 손자국을 내고 입에 잔뜩 묻힌 후에도 "아냐, 내가 안 그랬어!"라고 변명하는 데이빗.
데이빗 정도는 아니지만 언제나 아이의뒤치닥거리를 끝낼 수 있는지 늘 생각하게 해는 우리 아이이를 보면서 과연 데이빗의 엄마는 어떻게 했을까 궁금합니다. "안 돼, 데이빗"에서는 엄마의 잔소리가 많이 등장하는데 이 책은 데이빗의 이야기 뿐입니다. 짧은 이야기 이지만 아이와 함께 읽어가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참 많은 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이제 밤이 되고 잠을 자려는 데이빗이 아까의 케이크 사거이 생각나는지 좀처럼 잠을 못 이루는 것 같네요. 벌떡 일러나"그래, 내가 그랬어!"라고 말하는 데이빗. 말썽꾸러기이긴 하지만 결코 나쁜 아이나 악의적인 생각으로 한 짓이아니기에 데이빗의 양심은 그가 잠이 드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네요. "정말 미안해요!"라고 말하면서 눈물이 글썽글썽 거리며 사과를 하는 데이빗의 모습을 꼭 껴안아 주고 싶답니다.
이제는 마음이 편해진 듯 바로 누워 잠이 들면서 "사랑해요, 엄마"라고 중얼거리는 데이빗의 모습이 무척 사랑스럽답니다. 아마 데이빗의엄마도 이런 데이빗의 마음을 잘알고 있겠지요?
오늘 밤에도 아이으 자는 모습을 보면서 이야기 해 주고 싶네요. "너는 엄마 아빠의 가장 소중한 보석이란다. 잘 자라 우리 아가, 엄마 아빠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널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