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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놀이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72
기무라 유이치 글.초 신타 그림.한수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어떻게 사는가?
요즘 집에 각종 물고기랑 곤충 등을 기르는 재미를 붙인 우리 가족. 작년 금붕어를 처음 산 후 하나 둘 점점 사다보니 순식간에 꽤 많아졌다.
햄스터랑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거북, 가재, 할로윈 크랩, 우렁, 그리고 여러 물고기.
이렇게 동물들을 하나 둘 씩 기르다보면 애네들은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을 하나 궁금하기도 하다. 늘상 탈출을 감행하는 햄토리들 때문에 야행성이라 낮에는 가만히 있고 밤에는 우리 밖을 빠져나오고 싶어 안달인 햄토리들이라 커다란 종이 상자에 우리를 넣어두고 항상 아침에 일어나보면 우리 밖으로 나와 좁은 상자를 돌아다니며 꺼내 달라고 애원을 한다.
우리 밖으로 빠져나올 수는 있으면서 왜 도로 들어가지는 못해서 낑낑 거리는지... 그럼에도 또 다음 날이면어김없이 우리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지난 주말에는 철사를 사다 우리를 빙 둘러가며 촘촘하게 중무장을 했다. 이제는 나오지 않지만 이빨로 열심히 철사 줄을 갉아대는 햄토리들...
또한 가끔 우렁 역시 수조 안에서 탈출을 감행하고 할로윈 크랩 역시 통이 싫다고 두 세번 빠져나왔다.
그러는 모습을 보면서 이 책에 나오는 동물들의 이야기들이 마냥 우습지는 않았고 과연 동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까,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는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동물들이 있는 숲 근처, 사람이 타고 다니는 버스가 한 대 지나가고 동물들은 갑자기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궁금해진다.
그 때 고양이 노라가 불쑥 나타나 자신은 사람들이랑 살았던 적이 있다고 하면서 으시댄다.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자랑스럽게 뽐내며 말하는 고양이 때문에 급기야 사람 놀이를 하게 되는 동물들.
하지만 고양이가 지휘하는 사람 놀이란 것이 너무 웃긴다. 처음에는 모두들 신이 나고 재미있을 것 같았지만 횡단보도를 만드는 얼룩말은 동물 친구들이 자신을 밝고 건너는 게 아프기만 하다. 역시 철도 건널목이 된 기린 역시 목을 올렸다 내렸다 너무 피곤하고...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선생님 역할을 하는 고양이 노라는 재미있지만 지도가 된 소는 고양이 노라가 자꾸만 쿡쿡 찔러대는 것 때문에 간지럽기만 하다. 점점 더 심해져서 이번에는 요리를 한다고 시범을 보이는 고양이 노라는 새의 목을 잡고 마치 칼처럼 고구마를 자르기 시작한다. 새는 얼마나 괴로울까?
개미 핥기는 청소기가 되어 괴로움을 당하고 박쥐는 옷걸이, 코끼리는 수도꼭지, 양은 소파, 고슴도치는 수세미, 거북이는 체중계...
마지막 하마와 하늘 다람쥐역시 너무 고통을 당한다. 드디어 동물들은 고양이 노라를 놔두고 한 마디씩 한다.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왠지 기분 나쁜 곳이라고...
"그러니까,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란... 아프고, 간지럽고, 맛없고, 창피하고, 무겁고ㅡ 피곤하고, 어지럽고, 아주 기분 나쁜 곳이란 말이지!"
고양이 노라 때문에 순식간에 동물들이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을은 이렇게 되고 말았네요.
사실 고양이 때문에 동물들이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엉뚱하고 나쁜 쪽으로 착각을 했지만 정말 사람들이 사는 생활을 보면 누구 한 사람 때문에 전체가 나쁘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 생각납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리듯이 혹은 나 때문에 전체가 이상해지지 않는지 자신의 행동을 잘 생각해보게 만드는 그런 동화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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