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울 아이 유치원에서 동요대회를 했습니다. 3년째 같은 유치원에 보내는거라 해마다 이맘 때면 하는 동요대회가 이제는 너무 익숙해졌는데 작년에는 울 아이 연습도 많이 시키고 했는데 이번에는 좀 덜했지요.
그리고 일곱살 아이들은 3-4명이서 함께 부르기에 같이 모여 연습하면 되었지만 맞벌이 엄마도 있고 아이들 스케줄이 다 제각각인지라 그냥 유치원에서 하는 것으로 그쳤지요.
오늘 아침에 갔다 왔는데 울 아이 왠지 힘이 없네요. 다른 때 같았으면 제일 앞에 앉아 있는 엄마 보고 손도 흔들고 방긋 웃어주었을 텐데 좀 긴장을 하는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오늘은 왠지 표정도 심각하고 울 신랑 하는 말 누구랑 싸운 것은 아닌지 얼굴이 좀 붉다고 하네요.
어찌 되었든 동요발표회건 학예회건 무대에 나오면 엄마를 제일 먼저 찾으며 웃던 모습을 오늘 보지 못해 제가 더 속이 상하네요.
게다가 처음부터 시무룩한 표정으로 힘 없이 나오던 아이. 역시나 노래를 하는데도 마이크에서 좀 멀리 그리고 평소보다 더 작은 목소리로 힘없이 부릅니다.
울 아이가 요즘 제일 좋아하는 노래인데 왜 그리 힘이 없는지... 정말 영문을 모르겠네요. 부르기 싫은데 억지로 부르는 것인지 헷갈려 요즘 인라인 강습에 놀이터에서 신나게 너무 놀아 피곤한 아이가 갑자기 아픈지 걱정도 되고...
깔끔하게 입힌 옷이 밥 먹고 놀 때 불편할 것 같아 싸가지고 간 옷으로 갈아입히려고 살짝 불렀더니 울 아이 "엄마, 나 잘했어?" 하고 묻습니다.
아이에게 잘하지 못했다고 할 수도 없고 "그래, 울 아들 정말 잘 했어." 라고 말하면서도 왜 마이크 앞으로 더 가서 좀 더 크게 부르지 않았는지 물어보고 싶었답니다.
차마 그 말은 하지 못하고 나중에 집에와 저녁에 책을 같이 읽으면서 살짝 물어보렵니다. 울 아이 유치원에서 있었던 이야기나 자기 생각을 그 시간에 제일 잘 말하니까요.
어제는 밤에 짱구 흉내도 내고 카리스마 있게 노래를 부르겠다고 씩씩하게 부르고 침대 위를 깐충깡충 뛰면서 부르던 아이가 왜 하루 아침에 이리보 변했는지 정말 아이러니네요.
너무 긴장을 한 것인가 생각해보지만 한 두번 발표회 하는 것도 아닌데 아이가 점점 내성적으로 변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유치원 행사에 익숙해져서 시들한 것 같기도 하고 걱정입니다.
아마 지금쯤 점심을 먹고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고 있겠지요. 놀 때처럼 발표할 때도 씩씩하면 참 좋겠는데 엄마 역시 어린 시절 얌전했으니 울 아이에게 욕심을 부리면 안 되겠지요?
울 신랑 역시 말은 안하지만 왜 울 아이 표정이 그랬는지 궁금해합니다. 슬쩍 지나가는 말로 "도데체 누구를 닮았지?" 하고 말합니다.
누굴 닮았을까요? 엄마, 아빠 아니면 누구를 닮겠냐고요. 저 뿐 아니라 울 신랑 역시 어릴 적 활달했던 성격을 아니라고 하던데...
하지만 학교에 가면 요즘 발표력을 무척 강조한다고 하는데 좀 걱정스럽습니다. 놀 때처럼 씩씩하고 밝은 미소를 수업 시간에도 똑같이 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욕심 많은 엄마의 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