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우리 집 장수풍뎅이 암컷 한 마리가 알을 낳았답니다. 알 낳을 때가 되었는데 왜 안 나올까 매일 아침마다 온 가족이 함께 장수풍뎅이를 보고 생각했지요.

그러던 어제 저녁 드디어 하나씩 알을 낳는데 그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더라구요.

울 아이 그동안 알을 낳기를 기다리며 들은 풍월이 있어서 빨리 암컷이 알을 잡아먹지 않게 옮겨놔야 한다고 난리입니다.

암컷이 알을 낳고 있는 도중에 어떻게 알을 뺀다는 것인지... 성질 급한 울 아이 한밤중에 울 신랑이 할 때까지 자지도 않고 기다립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고 약속 단단히 해 놓고서 절대로 잠을 청하지 않으려고 눕지도 않고 온 집안을 두로 다니며 정신없게 합니다.

열 네 개 정도 낳은 것 같아요. 몇 시간 걸려 알을 낳고 드디어 장수풍뎅이를 다른 곳에 옮겨놓고 거실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통을 쏟아서 발효톱밥을 살살 헤쳐가며 알을 찾았습니다.

어떻게 해야하나 인터넷 검색을 또 하고 사이트를 발견했습니다.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곤충젤리랑 발효톱밥이 정말 저렴하네요.
단골인데 어떻게할까 생각하다 과감히 주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옮겨놓은 알들이 10일 정도가 지나면 애벌레가 된다고 하네요. 이번에는 정말 잘 자라서 성충까지 되는 것을 보고 싶어요.

장수풍뎅이 암컷이 알을 낳으면 죽는다고 알고 있는 울 아이 왜 안 죽냐고 묻습니다. 집에서 기를 때에는 많으면 다섯번까지 알을 낳는다고 하니 잘 모아서 애벌레가 되는 것도 보고 아이 친구들에게도 주렵니다.

지난 번 유치원에서 누에나방을 관찰하라고 누에 두 마리를 아이들에게 주었는데 한 마리는 죽고 나머지는 번데기가 되더니 끝내 나오지 못해 누에나방이 되는 것을 보지 못했거든요. 다시 한 번 기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네요.

처음에는 울 신랑이 주차장 근처에 있는 사슴벌레 하나를 잡아가지고 와 기르게 되었는데 막상 곤충을 기르다보니 재미도 있고 가장 쉬운 것 같아요. 물고기보다는 비용이 좀 더 들어가는데 알도 낳고 애벌레, 번데기가 되는 것도 보고 너무 좋네요.

게다가 자꾸만 과학책을 보고 궁금한 내용은 인터넷으로 찾으면서 하나씩 곤충에 대해 배워나간답니다.

오늘 아침에도 알이 한 개 있어서 얼른 꺼내 다른 통에 옮겼지요. 아마 아침까지 낳았나봐요. 너무 신기하고,,,

그리고 우리 아이 이제는 벌레가 무섭다고 하지않고 또 개미가 지나간다고 함부로 밟지도 않고 죽은 잠자리를 보고 무척 슬퍼하는 모습이 곤충을 기르면서 가장 좋아진 부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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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2 21: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