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켜는 고슈 그림이 있는 책방 4
미야자와 겐지 지음, 허정은 그림, 박종진 옮김 / 보림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첼로 켜는 고수. 지난번 부터 읽어 본다고 하다 이제야 비로소 읽게 되었답니다. 일본 작가인 미야자와 겐지의 글에 우리나라 사람이 그림을 그려 놓았더군요. 처음에는 다소 어둡고 딱딱할 것 같았는데 책을 읽을수록 그 내용에 빨려 들어 가는것 같았답니다. 그리고 역시 음악에 대한 내용이 등장하기 때문에 같이 들을 수 있는 음반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도 들었지요. 책 속에 등장하는 베토벤의 제 6교향 곡인 '전원 교향곡'과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역시 들은적은 있는데 어떤 음악인지 감을 잡을 수 없어서, 또 '인도의 호랑이 사냥'인데 처음 듣는 제목이었지만 너무 듣고 싶어 졌답니다.

낭만적인 곡인 트로이 메라이를 연주해 달라고 하는 고양이에게 심술이 난 고슈가 연주하는 인도의 호랑이 사냥. 고양이는 작은 호랑이인듯 음악을 들을 때마다 달라지는 반응. 괴로와 하는 모습에 책을 읽으면서 책 속으로 정신없이 빨려들어가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답니다. 언제나 한 박자 느리고 완곡하게 말해야 솜씨가 그저 그렇다고 하는 고슈, 하지만 고양이에게 그 음악을 연주하느 고슈의 모습은 절대로 늘 함께 연습을 할 때 박자를 놓치는 그 모습이 아니었지요.

개구쟁이도 아니고 아이도 아니도 마음씨가 착한 주인공도 아닌 언제나 핀잔을 받고 사는 모습도 결코 행복해 보이지 않는 어른이 동화속 주인공 고슈랍니다. 하지만 고양이와 뻐꾸기, 아기 너구리 등 동물들이 차례로 고슈의 오두막을 찾아오고 그 동물들의 요청에 힘입어 연주를 하면서 고슈 역시 무엇인가 깨달아 가는것 같습니다. 진정한 음악이 무엇인지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 어떠한 것인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느끼고 변화 되어지는 고슈의 모습을 만날 수 있지요.

밤새도록 연주를 하고 날이 새는 것을 느꼈던 고슈, 아마도 고슈가 첼로를 켜면서 그렇게 한날이 처음이었을 것 같은데 과연 고슈는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요? 처음 고양이가 왔을 때는 단순히 고양이를 놀려주고 싶어 연주를 했지만 차츰 뻐꾸기를 위해, 또 아기 너구리와 아기 쥐를 위해 첼로를 연주하면서 점점 변화 되는 고슈의 모습을 우리 역시 알 수 있답니다. 아주 오래전 쓰인 책이고 워낙 작가의 생존 당시에는 조명 받지 못했다고 하는데 책을 읽을수록 마음에 남은 책인 것 같아요.

나중에 음악단 단원들과 함께 연주하는 고슈의 모습을 보면서 왠지 내가 더 자랑스러워 지고 뿌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제 달라진 고슈의 음악세계.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생각하면서 음악이란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기쁨과 슬픔 등의 감정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요즘 우리 아이에게 다양한 음악 교육을 시키고 싶어 음악에 대한 책을 찾아 같이 읽고 또한 다양한 작곡가와 작품 감상을 하는데 단순히 감상과 독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사물이나 자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음악 세계를 체험하고 아이와 이야기를 하면서 멋진 음악을 체험 하렵니다.

밤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별들은 어떤 음악을 들려 주는지 아이와 상상해 보고 그 소리를 다시금 자신만의 방법으로 생각하고 표현해 보렵니다. 조기 교육을 위한 음악이 아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음악을 아이에게도 주어야 한다고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도 해보았지요. 졸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 밤에 우는 다양한 벌레 소리, 바람이 불때마다 나는 자연의 소리 등 주변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모습 역시 진정한 음악세계가 아닌가 싶어요. 학습을 위한 음악이 아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멋진 음악에 우리 아이와 함께 올 여름 푹 빠져 보렵니다.

아마도 이 책을 쓴 미야자와 겐지가 생각한 것 역시 자연에 대한 사랑이었던 것 같은데 책을 읽는 내내 이 작품 속에서도 그의 가치관이 느껴졌고 나 역시 내가 지나 온 시간과 아이에 대한 사랑, 교육 방식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