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곤충에 심취해있는 아이. 어제도 친구랑 해질 무렵 놀이터에서 만나 무려 두 시간 넘게 잠자리를 잡으며 놀았답니다.
우리 아이 다섯살 때는 땅에 기는 벌레도 무서워 빙 돌아왔는데 가을 즘 겨우 잠자리를 부들부들 덜며 손에 쥐더니 이제는 정말 씩씩해졌답니다.

어제 잡은 잠자리가 열 세 마리 정도 된 것 같아요. 집에 돌아와 아빠에게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한 후 밤이 되어 밖에 다시 풀어주었지요.

지난 번 놀이터 부근에서 개구리랑 방아깨비 노는 것을 보더니 오늘은 개구리를 잡으러 나가자고 합니다.

저는 당연히 잠자리처럼 개구리도 밤이 되면 풀어줄 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봄부터 개구리 알이랑 올챙이를 기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 아이는 두 마리를 잡고 신이 나서 집에서 기른다고 하네요.

정말 용감해진 울 아이. 저는 징그러워 개구리를 못잡겠는데 자자리 채를 들고 나가 용케 잡더니 손을 쓰윽 집어넣고 개구리를 만져봅니다. 그리고 무사히 잠자리통에 집어넣었지요.

울 아이 다섯살 모습을 아는 동네 사람들도 신기하게 봅니다. 많이 컸다고 울 아이 친구 엄마는 같이 좋아합니다.

급기야 인터넷 검색을 하고 통을 급조해 음료수 페트 병에 넣고 숨 쉴 수 있는 구멍을 내고...

아마 조만간 빨리 파충류 먹이 파는 곳에 가서 개구리 먹이를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집안에 파리는 없고 살아있는 파리 잡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모기는 밤에만 극성을 부리고...

인터넷으로 찾아봤더니 병에 과일껍질을 넣고 구멍을 조금 뚫어 초파리를 유인하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초파리가 꼬이면 구멍을 막아 개구리에게 먹이로 주라고 하는데 가장 쉽고 일리있는 것 같아요,

거미를 잡기도 그렇게 개미도 먹는다는데 설마 먹을까 궁금해집니다. 도대체 얼마나 기를 수 있는 지 혹시 개구리 길러보신 분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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