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더운 여름이 계속 됩니다.
아침부터 이렇게 폭폭 찌니 밖에 나가기가 무서워지네요.

여름휴가를 보내놓고 왔더니 제법 몸이 꽤 탔네요. 아이랑 아이 아빠는 긴 팔을 입고서 물놀이를 해서 그렇게 타지 않았는데 제가 제일 많이 시커멓게 된 것 같아요.
좀 서서히 태웠으면 괜찮을텐데 왜 이렇게 햇볕이 강한지 어깨랑 팔이 따갑고 약국에 가서 화상연고를 사 발랐지요.

지금은 그래서 쓰리지는 않는데 계속 가렵고 그렇다고 긁기도 그래 차가운 물을 묻히고 참고 있지요. 아마도 조만간에 허물이 벗겨질 것 같은데...

어제 아이 아빠랑 아이랑 차를 타고 가면서 아마도 허물이 벗겨질 것 같다고 했더니 울 아이 말이 정말 기가 막히네요.
"엄마, 엄마도 허물 벗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무척 놀란 표정으로 제가 무슨 곤충이나 뱀처럼 된 기분이 들더군요. 게다가 울 신랑이 하는 말.
"응, 엄마 원래 허물 벗어. 엄마 뱀인 걸 몰랐어?"
한 술 떠 떠서 아이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군요.

동물원에 가서도 뱀이 허물을 벗는 것을 보았고 또한 집에서 기르는 애완용 가재가 고스란히 허물을 벗었던 것을 보고 그 허물을 잘 말려 보관하고 있었지요. 허물이라는 말에 그 생각이 나는 듯...

옛날 자신의 몸이 새까맣게 타서 허물이 벗겨진 것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듯, 어제 저는 파충류가 된 기분이었답니다.
신이 나서 맞장구치며 장난을 치는 부자의 모습에 귀엽고 엄마 편을 드는 딸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요즘은 왠지 무척 밀리는 느낌이 강하답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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