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일요일 아이 아빠랑 아이랑 아침 일찍 교회갔가가 아이 고모네 집에 가서 점심이랑 저녁까지 먹고 포만감에 무척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왔지요.

그런데 집에 돌아와 불을 켜고 저는 열심히 집 안 정리를 하는데 아이가 부르는 것이었답니다.

"엄마! 게 다리가 다 없어졌어!"
이게 무슨 말인지...

요즘 한참 애완동물 기르기에 바쁜 울 아이랑 신랑이 기르는 애완용 게 두 마리가 있답니다. 물에 사는 것도 정성이 없으면 기르지 못하는 것 같아요.
가재랑 각종 물고기랑 게 두마리. 그래서 어항도 세 개나 된답니다. 매주 물을 갈아주고, 요즘은 여름철이라서 그런지 냄새도 더 나고 더러운 것 같아 자주 신경을 쓰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게 하나는 덩치가 좀 큰 편이나 다른 하나는 작았거든요. 아이의 말을 듣고 놀라 어항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커다란 게가 작은 게의 몸집을 마구 누르고 공격을 하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집게발을 제외한 여덟개의 다리가 정말 하나도 남아있지 않더군요.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것인지... 단 하루 집을 비웠는데 너무 기가 막혀...

일단 작은 게를 다른 통에 분리해놓고 너무 슬퍼서 눈물이 글썽거리더군요. 아이는 게가 죽으면 어떡하는지 자꾸만 물어보고...
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아직은 살아 있는 것 같은데 걱정입니다. 어떻게 사람들이 없는 것을 잘 아는지 우리가 집에 있을 적에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지난 번에도 작은 게 한마리가 집게 발이 떨어져 다음 날 죽어서 다시 새로 사 가지고 온 것이었는데 그 때는 그냥 집게 발이 떨어졌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큰 게가 그렇게 만든 것이었나봅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여덟 개의 다리. 과연 어디로 갔을까요? 이제부터 그냥 한 마리씩만 기르렵니다. 외로울 것 같아 짝을 맞추어 사다 놓았는데 힘의 원리가 지배하는 양육강식의 세계의 모습을 조그마한 생물들조차 보이더군요.

무서운 세상.
혹시라도 없어진 다리가 새로 날 수 있는 것인지, 아님 이대로 이별인가 혹시 살 수 있어도 단지 집게 발 두 개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조그만 게의 운명이 너무 불쌍해집니다.

내일 울 아이 여름방학인데... 주말부터 우리 집 휴가인데... 이 물고기들을 어찌 해야 좋을지 걱정부터 앞섭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