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개 서울개 국민서관 그림동화 48
도로시 도너휴 그림, 수잔 스티븐슨 크럼멜 글, 김난령 옮김 / 국민서관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어릴 적 꿈 중 하나가 동화작가였고 또 대학 졸업 때도 출판사로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나였기에 요즘 우리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우리 아이도 나중에 동화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색칠하는 것을 싫어해서 그렇지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고 이야기를 만들고 저와 놀이하는 것도 좋아해서 욕심을 내보기도 하고 또 이루지 못한 제 꿈을 우리 아이에게 강요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에 망설이기도 합니다. 그냥 여러 가지 직업이 있고 다양한 직업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꿈을 이루는 데 좋을 것 같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인지 작년부터 화가의 이야기나 그림 그리는 법을 알려주는 동화책을 아이에게 많이 있어주고 있답니다. 유명 화가의 작품을 동화 속에서 만나고 또 명화를 따라 그려보는 책을 사서 그려보기도 하고 찾아보기 시작했더니 다양한 종류가 참 많이 있더군요.

우리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책 중 하나가 <미술관에 간 윌리>인데 그 책에서 만난 여러 화가의 작품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잘 기억하고 있지요. 제목은 좀 긴 것이 많아 외우지 못하더라도 그 책에서 나오는 그림을 다른 책에서 만나면 바로 제게 이야기를 합니다.

이 책을 처음 보더니 "또 화가야?"하고 말을 하네요. 하지만 싫지만은 않은 듯 열심히 보면서 저도 처음 알게 된 화가 로트레크를 우리 아이 역시 처음 소개받았답니다.

시골 쥐와 서울 쥐를 패러디한 듯 보이는 소재인데 오히려 이솝이라는 친구가 자신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시골쥐가 등장해서 이 책에 나온 이야기가 원래 이야기라고 하니... 정말 대단한 상상력이네요.

또한 예전에 제목이 아마도 <피가소가 무티스를 만났을 때>였나요, 피카소와 마티스의 우정을 다룬 책을 읽은 것이 생각나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피카소와 마티스도 친구라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코습도치 엄마인지라 제 눈에만 무척 똑똑해보이는 우리 아이. 요즘 정말 피카소나 마티스에 대한 책도 몇 권 계속 읽어주었거든요.

해바라기로 유명한 고흐와 로트레크의 만남. 이 책을 지은 작가를 잘 알지 못하지만 정말 이야기를 읽어보니 시골 쥐와 서울 쥐 바로 그 이야기가 딱 알맞네요.

'앙리 티 발라르'라는 서울 개와 '빈센트 반 삽살이'라는 시골 개.   그 둘은 미술학교에서 처음 만나게 됩니다. 고흐의 성이 삽살이가 된 것도 너무 웃겼고 로트레크 역시 발바르로 바뀐 데다가 프랑스는 애완동물 중 개가 참 많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재미있답니다.

게다가 책 페이지마다 간단한 프랑스어가 등장하고 미술학교의 교사인 뽀글푸들 선생님의 모습도 무척 사랑스럽답니다.

서로 모든 면에서 달랐지만 참된 우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며 그림을 공부했으리라 생각됩니다. 키가 크고 그림을 그릴 때에도 선이 굵고, 조용한 것을 좋아하고 아름다운 꽃을 그린 고흐(빈센트)와 땅딸막하고 선이 가늘고 시끌벅적한 것을 좋아하고 아름다운 무용수들을 그린 로트레크(앙리).

각 페이지에서는 로트레크와 고흐의 그림이 패러디화 되어 등장하는데 책 마지막에 있는 원작의 그림과 비교해보면 좋답니다.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빈센트는  시골로 향하고 앙리는 서울로 갑니다. 서로 편지를 주고받기로 하고 ... 그들은 편지 왕래를 하다 너무 보고 싶어 앙리는 빈센트의 초대를 박고 빈센트가 사는 시골로 향합니다. 시골 쥐와 서울 쥐의 내용을 아는 아이들이라면 상황을 짐작하시겠지요?

또 빈센트가 앙리가 사는 서울로 가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나는 이솝우화와는 달리 두 친구는 해결점을 찾아냅니다. 편지만 주고받는 것이 아닌 두 친구가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곳. 과연 어디일까 궁금하신다면 꼭 책을 읽어보실 것.

하지만 두 친구의 우정이 너무나 짧은 생애를 산 빈센트와 앙리로 인해 오래도록 지속하지 못한 것을 알고 아쉬움이 커져 갑니다.

짧은 생애 동안 이렇게 멋진 그림을 그린 두 화가는 역시 천재일까요?

비브 라 디페랑스! 바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자!'라는 마지막 말에 적극 공감을 해봅니다. 친구뿐 아니라 가족 역시 그러하다는 것을 늘 깊이 새기고 우리 아이의 개성과 차이를 존중하며 아이를 더욱 사랑으로 대하겠다는 어린이 날을 맞는 저의 다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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