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준비하는 가게 - 큰 곰과 작은 겨울잠쥐
후쿠자와 유미코 글 그림, 엄기원 옮김 / 한림출판사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겨울이 문 앞에 다가올 때에 읽으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요즘에 읽어도 좋지만, 11월 말 무렵 서서히 추위가 닥치면서 겨울을 느끼게 될 때 더 생생한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사람들 뿐 아니라 겨울을 준비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무척 재미있게 표현한 책인 것 같네요.

이 책의 주인공은 큰 곰과 작은 겨울잠쥐입니다. 이 책을 쓰기 전 작가가 <숲 속의 단짝친구>라는 그림책을 통해 큰 곰과 작은 겨울잠쥐가 어떻게 만나 친구가 되었는지 알려주고 있는 것 같네요.

<겨울을 준비하는 가게>라는 말이 참 운치 있는 것 같아요. 우리도 겨울이 되면 따뜻한 옷을 꺼내놓고 깨끗하게 손질을 합니다. 작아진 옷들은 입을 수 있도록 좀 더 큰 것으로 구입하고, 김장을 하면서 겨우내 먹을 김치를 마련해 놓지요. 아마도 옛날에는 지금보다 편의시설이 적고 저장기술이 발달하지 않았기에 더욱 겨울을 준비하는 것이 바빴을 것 같아요.

숲 속에 사는 친구들에게 <겨울을 준비하는 가게>에서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큰 곰의 우편함에도 작은 겨울잠쥐의 우편함에도 똑같이. 그리고 다른 동물 친구들에게도 편지가 온 것 같네요.

둘은 서로에게 달려가다 중간에 만나 함께 겨울을 준비하는 가게에 갑니다. 다양한 물건들이 참 많이 있는데 아이가 그 그림을 보면서 무척 좋아하네요. 동물들이 겨우내 먹을 수 있는 음식들과 동화책, 따뜻한 옷... 그런데 그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도토리가 필요합니다.

“엄마, 도토리가 돈인가 봐!” 각 물건마다 종이가 붙어 있는데 도토리 그림과 개수가 적혀 있는 것이 무척 신기해 보였나 봐요. 아이디어가 너무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큰 곰은 자신의 것보다 겨울잠쥐가 입으면 딱 알맞을 것 같은 조그마한 빨간 조끼를 눈여겨봅니다. 그 조끼의 가격은 도토리 50개. 그리고 작은 겨울잠쥐 또한 큰 곰이 입으면 따뜻해 보일 커다란 스웨터를 보지요.

하지만 역시 커다래서 그런지 가격이 좀 비쌉니다. 도토리 500개. 이제 그들은 무엇을 살지 마음에 결정을 하고 도토리를 주워오기 위해 숲 속으로 갑니다.

두 친구 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도토리를 줍느라 바쁩니다. 두 친구가 한참 도토리를 찾는 동안 겨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하나씩만 더 찾으면 되는데 좀처럼 발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들은 함께 나무에 달려있는 도토리를 발견하고 서로 가지려 애씁니다.

결국 겨울잠쥐가 가위바위보를 통해 이겼지만 힘없이 가는 친구가 안쓰러운 겨울잠쥐는 삼나무 아래로 도토리를 떨어뜨립니다.

큰 곰은 삼나무 아래 떨어진 도토리를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빨리 친구의 옷을 사기위해 가게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겨울잠쥐 역시 마지막 도토리를 발견하고 가게로 갑니다.

그러나 두 친구는 <품절>이라고 붙여놓은 가게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많던 물건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곧 문이 열리고 가게 주인인 다람쥐 부부가 나와 그 두 친구에게 원하는 물건을 건네줍니다.

“이거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라고 동시에 서로를 보고 말하는 큰 곰과 작은 겨울잠쥐 미소 띤 얼굴을 보면서 행복해지는데, 그 생각을 하면 올 겨울이 무척 따뜻해질 것 같습니다.

서로를 위한 멋진 우정의 이야기가 겨울을 준비하는 동물들의 모습과 어울려 아주 멋진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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