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거인의 몸 한 가운데 달려있는 귤 배꼽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덩치는 크지만 무척 순박해 보이는 거인 아저씨. 너무나 친근해 보이고 우리 동네에도 이런 거인 아저씨가 있다면 아이들이 매달려 놀고 무척 재미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우리 아이 아주 어렸을 때 사 준 동화책인데 아이가 지금도 너무나 좋아합니다. 이 책과 같은 거인이 나오는 “거인 아저씨 배꼽을 귤 배꼽이래요.”도 함께 무척 좋아하지요. 예방 주사를 맞으려고 줄을 서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심상치 않습니다. 그 뒤에 태연하게 서서 “나는 하나도 무섭지 않아”라고 중얼거리는 거인 아저씨.하지만 자신의 차례가 되어 간호사가 엄청나게 큰 주사기를 꺼내다 깜짝 놀라서 달아납니다. 달아나는 과정이 너무 코믹하게 그려져 있어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무척 좋아합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점점 따라 오는 사람들이 표정과 커다란 주사기를 들고 오는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를 보고 겁에 질린 거인의 표정이 불쌍해 보입니다. 거인 아저씨가 숨어 있는 곳을 알려주는 까마귀와 원숭이를 보고 말하는 거인 아저씨의 대사 또한 거인 아저씨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모두 거인아저씨가 들어간 집까지 따라와 문을 두드리고 포기해서 돌아가는 사람들의 표정 등, 그림 하나하나 모두 세밀하게 그려져 있어서 등장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살펴보는 것도 너무 재미있어요.이제 거인 아저씨가 잠이 들고 꿈속에서 거인 아저씨는 무서운 병마와 싸우게 됩니다. 방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마치 괴물처럼 변하고 벽이 비웃고 천장이 거인을 잡아먹으려고 하지요. 현실의 시계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오직 동화나 상상의 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장면임에도 보는 사람들이 너무 재미있어 웃음이 그리치 않습니다. 꿈속에서 조차 의사와 간호사가 등장하는데 그 주사기은 아까 본 것 보다 더 큰 것 같지요. 땀을 뻘뻘 흘리며 놀라 잠에서 깨어난 거인 아저씨가 이제 예방주사를 맞으려고 결심을 합니다. 큰 주사 대신 작은 주사기 열 대를 맞는 거인 아저씨의 애교 있는 잔꾀가 너무 귀여워 보입니다. 우리 아이는 책을 읽으면서 때로는 거인 아저씨 편에서 때로는 마을 사람들 편에서 역할을 정하면서 책 속으로 빠져듭니다. 그리고 항상 마지막 거인 아저씨가 주사 맞는 것을 보면서 주사기의 숫자를 헤아려 보기도 하지요.지금도 예방주사를 맞으려면 이 책을 기억하고는 읽고 가는 우리 아이의 모습에서 좋은 책이 주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