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 김영진 그림책 2
김영진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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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처음 길벗어린이에서 나오는 [지하철을 타고서] 책을 읽고 지원이와 병관이에게 반했던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그 책을 통해 김영진 작가님을 알게 되었는데, 그 당시엔 고대영 작가님의 글에 김영진 작가님께서 그림을 그렸지요.

생동감 넘치는 두 남매 캐릭터가 정말 잘 어울리는 그림이라서 그런지 한눈에 두 작가님의 팬이 되었네요.

 

세월이 유수같이 흐르고 2006년에 처음 출간된 [지하철을 타고서] 이후 10년 가까이 지나 이젠 김영진 작가님만의 책이 탄생했네요.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 책과 세트가 되는 [아빠는 회사에서 내 생각 해?] 이 두 권의 그림책을 정말 재미나게 읽었어요.

어느 새 10년 동안 훌쩍 커버린 우리 아이에게 이젠 예전과 같이 그림책을 읽어줄 수 없어서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내가 그림책을 일어주는 것을 기다리는 귀여운 꼬마 친구들이 늘 제 옆에 있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언제나 그림책과 함께 하는 생활이 좋네요.

 

어린 아이들을 둔 맞벌이 엄마가 얼마나 바쁜지는 저도 경험해봤던 사실이지만, 책을 넘기며 나오는 엄마의 모습에 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반성해봅니다.

은비를 유치원에 대려다주고 바삐 출근을 하는 은비 엄마의 모습은 남같지가 않지요. 책의 왼쪽 페이지엔 엄마의 모습이 오른쪽 페이지에는 은비의 모습이 나오고 있는데 비교해보며 읽으니 더 재미납니다.

 

바쁜 일과를 끝낸 점심 시간 스파게티를 먹으며 은비 엄마는 은비에게도 맛난 스파게티를 만들어주리라 생각합니다. 은비 또한 친구들과 선생님과 재미나게 놀며 엄마를 생각해보지요.

점심을 먹고 공원에서 산책을 잠시 즐기는 엄마는 공원에 있는 아기들의 모습에 또 다시 은비를 떠올립니다.

저 또한 일을 하면서 우리 아이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겠구나 떠올리는데, 은비 엄마는 은비가 어려서 더욱 눈에 아른거릴 것 같네요.

 

실수로 인해 속이 상한 은비 엄마의 모습도 친구랑 놀다가 울음이 나올 것 같은 은비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도 이럴 때가 있었겠지 싶고, 저 또한 일을 하면서 힘들었을 때를 떠올려보았네요.

제일 힘든 것은 역시나 귀가가 늦을 때지요. 은비 엄마도 일 때문에 바빠서 결국엔 할머니가 은비를 데려러 가게 되었네요.

 

하루종일 엄마를 기다리는 은비. 할머니와 집으로 오는 것은 괜찮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토끼 바지가 끝내 보이지 않자 화가 나고 눈물도 나네요. 

얼른 은비에게 가고 싶은 엄마의 마음에 책 왼쪽 페이지마다 너무 잘 나타나있어요. 얼마나 빨리 가고 싶을까요?

게다가 엄마가 보고 싶은 은비의 모습도 그림 속 은비의 표정에서 너무나 절실하게 느껴지네요.

 

이젠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우리 아이도 늘 집에 엄마가 있기를 바라는데, 유치원생인 은비는 더더욱 그러하겠지요?

은비가 컸을 땐 일을 멋지게 하는 엄마를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과연 우리 아이는 엄마가 일을 할 때 학교에서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하네요. 이젠 다 커서 엄마 생각은 안 할 것 같고, 아마도 집에 와서 무슨 간식을 먹을까 무슨 반찬을 먹을까 생각은 할 것 같은데, 학교에서 아이가 돌아오면 꼭 물어봐야겠어요.

 

잠자리에서 나누는 은비와 엄마의 대화가 좋아요.

"엄마는 회사에서 뭐 했어?"

"엄마? 우리 은비 생각 했지!"

엄마는 은비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지요.

엄마가 회사에 가지 않고 함께 놀면 좋겠다고 하는 은비지만, 그래도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잘 놀고 할머니 말씀도 잘 듣는 은비는 참 착한 것 같아요.

 

어느 새 십대 후반이 된 우리 아이도 여전히 엄마에겐 어린아이이고 싶은가봐요. 텔레비전에 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귀엽다고 하는 엄마를 보며 시샘을 하고,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 이야기를 하면 누가 더 좋냐고 종종 묻지요.

자녀에겐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은 바로 엄마라는 것을,또 엄마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바로 내 아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네요.

 

책 표지를 보며 사랑스러운 표정의 은비가 늘 엄마와 함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채 자랐으면 좋겠어요.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처럼 은비의 성장과 일상의 모습이 나타나는 그 다음 시리즈도 기대해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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