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사랑 - 2016 오픈키드 좋은 어린이책 추천 바람어린이책 1
곽미영 지음, 조경규 그림 / 천개의바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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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어린 시절도 어렴풋이 떠오르고, 우리 아이의 어린 시절도 떠올려서 오랜만에 재미나게 읽은 동화네요.

 

풋사랑. 다섯 살 유치원에 처음 다니게 된 우리 아이. 워낙 소꿉놀이를 좋아하는 아이인지라 남자 친구들의 숫자만큼 여자 친구들도 많이 있었지요. 게다가 친한 남자 친구들의 집은 걸어서 가기에는 먼 거리에 떨어져있었고 여자 친구들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었기에 유치원에서 돌아와서 주로 놀았던 친구들은 대부분 여자였어요. 시간이 지나고 다른 반이 되어서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남자 친구들도 사귀었고 그렇게 모두 함께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어울려 놀았지요.

그렇게 3년의 유치원 생활을 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처음 만난 여자 짝이랑 무슨 말이 그렇게 많은지 선생님께 들은 첫마디가 수업시간에 짝이랑 이야기하기에 바쁘다는 말이었네요.

 

그래서 그런지 책 속에서 만난 은교를 보면서 어릴 적 우리 아이의 모습이 생각났어요. 또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 중에서 한 여자 아이가 있었는데 네 살 때 만나서 아홉 살이 된 지금까지 늘 함께 지내는 남자 친구가 있어요. 워낙 오래된 친구라 그 친구는 그냥 친구이고 남자 친구는 따로 갖고 싶다는 말에 저도 그 아이들의 엄마들도 빙긋 웃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 때랑 많이 다른가봐요.

 

우리 아이도 유치원에 보내기 전까지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 엄마라고 하더니, 점차 유치원 선생님의 매력(?)에 빠져 구슬을 꿰어 목에 걸더니 자신도 선생님 같냐고 제게 물어봤지요. 심지어 여자 친구가 놀러오자 간식거리를 왜 여자 친구에게 빨리 안 주냐고 재촉을 합니다. 지금은 커서 그 때 이야기를 하면 자신이 언제 그랬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제 기억에 없으니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지요.

 

초등학교 2학년 은비.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책 속에 나오는 은비의 모습도 정말 재미납니다. 다양한 표정을 짓는 은비의 모습과 그림들을 보면서 '풋사랑' 이야기에 더욱 몰입을 하게 해준답니다.

늘 엄마에게 무엇이든 이야기하고 비밀이 없던 은비가 왜 갑자기 돌변했을까요? 요즘엔 사춘기가 빨리 찾아온다고 하는데, 은비에게도 사춘기가 온 것은 아닐런지...

책 속 은비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아직까지 엄마에게 비밀없이 이야기해주는 아이에게 큰 고마움을 느낍니다. 지금도 여전히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해주는 우리 아이가 내일은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궁금하네요.

 

아무튼 그래서 그런 은비 때문에 잠시 서운하다가 궁금증이 더 많아진 엄마는 은비의 풋사랑을 찾기 위해 탐정놀이를 합니다.  은비가 정말 엄마에게 비밀을 갖고 싶다면 탐정놀이를 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깜찍하고 발랄한 은비 역시 아직은 순수한 어린아이임을 보여주네요.

톡톡 튀는 엄마와 은비의 대화도 재미납니다.

과연 9명의 후보 중에서 누가 은비의 풋사랑일까요? 책을 읽는 내내 저도 무척 궁금해서 얼른 뒷부분을 먼저 읽고싶더라구요.

 

예전에는 많았지만 초등 6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같은 반 여자 아이들과 거의 대화도 없는 우리 아이에겐 다시 여자 친구가 생기게 될까요? 언제쯤 그렇게 될지 이 책을 읽으면서 또 궁금해지네요.  하지만 만일 여자 친구가 생긴다면 서운한 마음이 먼저 들 것 같아요.

 

요즘 초등 2학년 여자아이들의 모습이 은비와 많이 닮은 것 같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엄마들이라면 무척 공감을 하면서 읽을 수 있는 동화랍니다.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아이와 더욱 풍성한 대화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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